복합문화공간의 범주를 넓히다- 국내외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5월 가정의 달과 따뜻한 봄날씨가 맞물려, 가까운 곳으로 떠나고자 하는 가족들에게 ‘복합문화공간’은 가장 솔깃한 키워드가 아닐까.
취재 / 원선영
복합문화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한다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교육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 이보다 유익한 경험은 없을텐데, 이는 꼭 어린이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다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문화공간의 타깃을 어린이를 포함한 어른들로 보았을 때, 역사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문화장르나 건축 디자인을 도입해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또는 어린이만을 타깃으로 해 교육과 놀이부터 지역 커뮤니티 시설을 결합시켜 색다른 문화공간으로서의 변화를 추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본지에서 소개할 최근 프로젝트들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교육공간의 변화가능성과 다양한 접근방법들을 짚어보자.
문화역서울 284
설계 /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 삼부토건(주)
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1번지
면적 / 9,202㎡
규모 / 지하 1층~지상 2층


지난 4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며,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사가 복합문화공간의 사명을 띠고 ‘오래된 미래’ 전시를 시작으로 공식출범했다.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은 명칭공모전에서 구 서울역의 사적번호 284를 문화공간이라는 콘셉트와 접목시켜 사적으로서의 모습과 그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가 교차되는 역으로서의 의미를 계승하자는 의도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문화 스테이션 284’를 우리말로 바꾼 공식브랜드 명칭이다.
한편,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역동적이고 개방된 공간으로서,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전시, 공연, 컨퍼런스, 연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누리고 감상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전형을 보여주고자 각 공간의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공간들은 기존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공간의 쓰임새가 조금씩 바뀌었는데, 그 중 1층의 중앙홀은 이전의 쓰임 그대로 12개의 석재 기둥과 돔으로 구성되어 문화역서울 284의 중심공간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홀 양측의 매표소는 물품보관소로 바뀌어, 그 시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으며, 1925년 당시, 서울역 광장에서 직접 출입할 수 있었던 3등 대합실은 현재 다목적홀로 새롭게 디자인해 전시공간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아울러, 기존에 남자용과 여자용으로 구분되어 있던 1, 2등 대합실과 부인대합실은 원 모습이 많이 훼손되었으나, 준공 당시의 사진첩에 근거하여 복원해, 클래식한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한 기존에 이발소였던 2층 복원전시실2는 구 서울역사를 원형 복원하면서 나온 부자재와 역사적 사료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적벽돌을 사용해 빈티지한 분위기로 꾸며진 이곳에서는 복원 공정 과정의 동영상도 상영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외에도 2층의 복도는 아치형 창문과 검은 철제 프레임이 어우러져 공간 자체에서부터 고풍스러운 인상을 자아내고 있으며, 이는 현대적인 전시물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문화역서울 284는 남녀노소 누구나 잊고 있던 역사적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오감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교육적 기능이 충만한 곳이다.
울산박물관
설 계 / (주)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김태집, 한기영(추후추가)
위 치 /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 1060번지 외 15필지
면 적 / 33,058㎡
규 모 / 지하 1층~지상 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 철골조


공업도시로 인식되어 있는 울산은 선사문화와 고대문화유적이 밀집 분포된 역사문화도시이며, 경주와 연결되는 역사적 관문이자 거점도시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걸맞게 설계자는 계획초기부터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그리고 타 도시박물관과는 어떠한 차별성을 둘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이에 박물관 전면에는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상징화했으며, 하단에는 반구대에 면한 태화강을 상징하는 투영못을 조성하여 관람객들이 입구로 진입할 때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받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뒤편 지면으로부터 전면으로 뻗어나온 사각구조물의 열린 창은 진취적인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담은 박물관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 설계자는 박물관이 울산대공원의 지형의 흐름을 따라 박물관 내외부에 입체적으로 연계된 중정과 열린마당, 대공원 산책로와 연결된 옥상의 야외전시장 등 대공원 산책로가 확장된 공원 속 편안한 역사문화 산책로가 되길 바랐다. 그리고 건축물 자체가 울산대공원의 오브제로서 조형적으로 부각되기 보다는 공원 지형의 흐름과 일체화되는 자연스러운 경관을 연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울산박물관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엇보다 그 안에 담기는 유물과 관람동선, 쾌적한 환경은 기본적으로 구축했으며, 여러 종류의 전시공간을 통해 기능적으로 다양한 전시체험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는 울산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유물들을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이처럼, 울산박물관은 이곳에 방문한 이들에게 장소적 가치를 일깨워주고, 건축적인 형태를 통해 울산이라는 도시를 보다 친밀하게 알아갈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지역과 시민의 소통의 장소라 볼 수 있다.
Vittra Telefonplan
Architect / Rosan Bosch Ltd·Rosan Bosch(+45 3379 1939)
Location / Stockholm, Sweden
Area / 1,900㎡
Photography / Kim Wendt, Rosan Bosch


앞서 소개한 문화역서울 284나 울산박물관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에 교육적 기능까지 더한 경우라면, 앞으로 소개할 비트라 대안학교는 교육공간이라는 메인기능에 놀이의 개념을 부여한 신개념 복합문화 교육공간이다. 이에 이곳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발전, 생활 문화 양식과 도전적인 학습 환경에 중점을 둔 교육을 강조하며, 학습능력의 수준에 따라 분류된 각각의 집단 속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에 교실이라는 틀을 두지 않고,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사각형의 딱딱한 교실 형태에서 벗어나 거대한 빙산 형태나 영화관, 아일랜드, 동굴 등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난 공간형태 나 가구로 구성해 학생들의 활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한편, 철제프레임으로 박공지붕을 이루고 있는 공간은 팀원들간의 모임을 할 수 있는 아지트같은 공간으로, 블랙 앤 화이트만으로 꾸며진 모던함이 돋보인다. 이러한 박공지붕 구조체는 나란히 여러 개가 세트로 배열되어, 감각적인 펜던트 조명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공간으로 시선을 끈다. 아울러, 멀티미디어 공간인 ‘Chalk House’는 집 형태로 꾸며진 부스 외벽을 칠판처럼 구성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도록 해 마음 속 담아 둔 이야기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기하학적인 형태로 디자인 된 ‘Conversation Furniture’에서는 안거나, 엎드린 자세로 휴대용 컴퓨터를 이용하는 등 본인에게 편안한 상태로 학습의 능률을 높일 수 있어서 비트라의 교육이념과 가장 부합된 공간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등받이가 벽을 타고 지붕까지 이어져 있어서, 아늑한 공간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곡선 덕분에 몸을 기댔을 때 안정된 마음을 갖게 한다.
이렇듯, 비트라 대안학교는 한번쯤 다녀보고 싶은 학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유년기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마음의 여유가 없다시피하는데, 이러한 학교라면 공부를 하면서도 조금은 즐겁게, 가볍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annisto School
Architect / Linja Architects Ltd·Timo Koljonen(+358 44 777 1022)
Location / Vantaa, Finland
Area / 13.000㎡


핀란드의 Marja-Vantaa지역은 신주거지와 업무지가 결합된 곳으로, 이 지역에서만 3만 여 명의 거주자를 위한 주거지와 2만 5천여 개의 직업이 창출될 계획이다. 이에 5백 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Kannisto 초등학교는 내부에 백 여 명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와 로컬 커뮤니티센터, 치과가 함께 마련됨으로써 지역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한편, 학교는 주거지와 커머셜센터 사이에 위치한 대규모 공원과 맞닿아 있으며, 동편에는 패밀리 하우스들이 밀집되어 있고, 서편에는 축구장이, 남쪽에는 대규모 레저공원이 위치하고 있는 등 지리적으로 교육공간이 자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이에 설계자는 밝은 분위기의 교육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먼저 필로티로 구성된 출입구는 건물 외관 옥상지붕의 유기적인 곡선의 흐름처럼 필로티 안쪽에도 물결치 듯 파동을 그려냈다. 이와 더불어, 외관 파사드를 구성하는 화이트와 그린, 옐로, 베이지 컬러는 놀기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의 쾌할함을 네 가지의 컬러로 표현해낸 것이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내부에서도 네 가지의 컬러를 활용해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특히, 메인홀 바닥을 그린 컬러로 선정해서 눈의 피로감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그린이 주는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공간에 전했다. 또한 메인 로비와 다이닝 홀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했고, 측면에 넓은 창을 두어 외부의 자연경관을 내부로 끌어들여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변화를 주었다.
이렇듯, Kannisto 초등학교는 전체적으로 곡선미를 살린 미니멀한 디자인이지만, 부분적으로 벽돌벽을 만듦으로써, 차가워 보이는 인상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설계자가 내세운 ‘Playful’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과하지는 않되, 경쾌해 보일 수 있는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는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COPYRIGHT 2012.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복합문화공간의 범주를 넓히다- 국내외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5월 가정의 달과 따뜻한 봄날씨가 맞물려, 가까운 곳으로 떠나고자 하는 가족들에게 ‘복합문화공간’은 가장 솔깃한 키워드가 아닐까.
취재 / 원선영
복합문화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한다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교육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면 이보다 유익한 경험은 없을텐데, 이는 꼭 어린이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보다는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문화공간의 타깃을 어린이를 포함한 어른들로 보았을 때, 역사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문화장르나 건축 디자인을 도입해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또는 어린이만을 타깃으로 해 교육과 놀이부터 지역 커뮤니티 시설을 결합시켜 색다른 문화공간으로서의 변화를 추구하기도 한다.
이처럼, 본지에서 소개할 최근 프로젝트들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교육공간의 변화가능성과 다양한 접근방법들을 짚어보자.
문화역서울 284
설계 / (주)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 삼부토건(주)
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1번지
면적 / 9,202㎡
규모 / 지하 1층~지상 2층
지난 4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며,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사가 복합문화공간의 사명을 띠고 ‘오래된 미래’ 전시를 시작으로 공식출범했다.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은 명칭공모전에서 구 서울역의 사적번호 284를 문화공간이라는 콘셉트와 접목시켜 사적으로서의 모습과 그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가 교차되는 역으로서의 의미를 계승하자는 의도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문화 스테이션 284’를 우리말로 바꾼 공식브랜드 명칭이다.
한편,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역동적이고 개방된 공간으로서,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전시, 공연, 컨퍼런스, 연구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누리고 감상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전형을 보여주고자 각 공간의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공간들은 기존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한 채, 공간의 쓰임새가 조금씩 바뀌었는데, 그 중 1층의 중앙홀은 이전의 쓰임 그대로 12개의 석재 기둥과 돔으로 구성되어 문화역서울 284의 중심공간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홀 양측의 매표소는 물품보관소로 바뀌어, 그 시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으며, 1925년 당시, 서울역 광장에서 직접 출입할 수 있었던 3등 대합실은 현재 다목적홀로 새롭게 디자인해 전시공간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아울러, 기존에 남자용과 여자용으로 구분되어 있던 1, 2등 대합실과 부인대합실은 원 모습이 많이 훼손되었으나, 준공 당시의 사진첩에 근거하여 복원해, 클래식한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한 기존에 이발소였던 2층 복원전시실2는 구 서울역사를 원형 복원하면서 나온 부자재와 역사적 사료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적벽돌을 사용해 빈티지한 분위기로 꾸며진 이곳에서는 복원 공정 과정의 동영상도 상영되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외에도 2층의 복도는 아치형 창문과 검은 철제 프레임이 어우러져 공간 자체에서부터 고풍스러운 인상을 자아내고 있으며, 이는 현대적인 전시물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듯, 문화역서울 284는 남녀노소 누구나 잊고 있던 역사적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오감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교육적 기능이 충만한 곳이다.
울산박물관
설 계 / (주)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김태집, 한기영(추후추가)
위 치 / 울산광역시 남구 신정동 1060번지 외 15필지
면 적 / 33,058㎡
규 모 / 지하 1층~지상 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 철골조
공업도시로 인식되어 있는 울산은 선사문화와 고대문화유적이 밀집 분포된 역사문화도시이며, 경주와 연결되는 역사적 관문이자 거점도시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에 걸맞게 설계자는 계획초기부터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그리고 타 도시박물관과는 어떠한 차별성을 둘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이에 박물관 전면에는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상징화했으며, 하단에는 반구대에 면한 태화강을 상징하는 투영못을 조성하여 관람객들이 입구로 진입할 때 그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받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의 뒤편 지면으로부터 전면으로 뻗어나온 사각구조물의 열린 창은 진취적인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담은 박물관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 설계자는 박물관이 울산대공원의 지형의 흐름을 따라 박물관 내외부에 입체적으로 연계된 중정과 열린마당, 대공원 산책로와 연결된 옥상의 야외전시장 등 대공원 산책로가 확장된 공원 속 편안한 역사문화 산책로가 되길 바랐다. 그리고 건축물 자체가 울산대공원의 오브제로서 조형적으로 부각되기 보다는 공원 지형의 흐름과 일체화되는 자연스러운 경관을 연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울산박물관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무엇보다 그 안에 담기는 유물과 관람동선, 쾌적한 환경은 기본적으로 구축했으며, 여러 종류의 전시공간을 통해 기능적으로 다양한 전시체험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는 울산이라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유물들을 관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이처럼, 울산박물관은 이곳에 방문한 이들에게 장소적 가치를 일깨워주고, 건축적인 형태를 통해 울산이라는 도시를 보다 친밀하게 알아갈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지역과 시민의 소통의 장소라 볼 수 있다.
Vittra Telefonplan
Architect / Rosan Bosch Ltd·Rosan Bosch(+45 3379 1939)
Location / Stockholm, Sweden
Area / 1,900㎡
Photography / Kim Wendt, Rosan Bosch
앞서 소개한 문화역서울 284나 울산박물관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에 교육적 기능까지 더한 경우라면, 앞으로 소개할 비트라 대안학교는 교육공간이라는 메인기능에 놀이의 개념을 부여한 신개념 복합문화 교육공간이다. 이에 이곳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발전, 생활 문화 양식과 도전적인 학습 환경에 중점을 둔 교육을 강조하며, 학습능력의 수준에 따라 분류된 각각의 집단 속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에 교실이라는 틀을 두지 않고,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사각형의 딱딱한 교실 형태에서 벗어나 거대한 빙산 형태나 영화관, 아일랜드, 동굴 등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난 공간형태 나 가구로 구성해 학생들의 활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한편, 철제프레임으로 박공지붕을 이루고 있는 공간은 팀원들간의 모임을 할 수 있는 아지트같은 공간으로, 블랙 앤 화이트만으로 꾸며진 모던함이 돋보인다. 이러한 박공지붕 구조체는 나란히 여러 개가 세트로 배열되어, 감각적인 펜던트 조명과 함께 스타일리시한 공간으로 시선을 끈다. 아울러, 멀티미디어 공간인 ‘Chalk House’는 집 형태로 꾸며진 부스 외벽을 칠판처럼 구성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도록 해 마음 속 담아 둔 이야기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기하학적인 형태로 디자인 된 ‘Conversation Furniture’에서는 안거나, 엎드린 자세로 휴대용 컴퓨터를 이용하는 등 본인에게 편안한 상태로 학습의 능률을 높일 수 있어서 비트라의 교육이념과 가장 부합된 공간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등받이가 벽을 타고 지붕까지 이어져 있어서, 아늑한 공간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유기적인 곡선 덕분에 몸을 기댔을 때 안정된 마음을 갖게 한다.
이렇듯, 비트라 대안학교는 한번쯤 다녀보고 싶은 학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유년기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마음의 여유가 없다시피하는데, 이러한 학교라면 공부를 하면서도 조금은 즐겁게, 가볍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annisto School
Architect / Linja Architects Ltd·Timo Koljonen(+358 44 777 1022)
Location / Vantaa, Finland
Area / 13.000㎡
핀란드의 Marja-Vantaa지역은 신주거지와 업무지가 결합된 곳으로, 이 지역에서만 3만 여 명의 거주자를 위한 주거지와 2만 5천여 개의 직업이 창출될 계획이다. 이에 5백 여 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Kannisto 초등학교는 내부에 백 여 명의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와 로컬 커뮤니티센터, 치과가 함께 마련됨으로써 지역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
한편, 학교는 주거지와 커머셜센터 사이에 위치한 대규모 공원과 맞닿아 있으며, 동편에는 패밀리 하우스들이 밀집되어 있고, 서편에는 축구장이, 남쪽에는 대규모 레저공원이 위치하고 있는 등 지리적으로 교육공간이 자리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이에 설계자는 밝은 분위기의 교육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먼저 필로티로 구성된 출입구는 건물 외관 옥상지붕의 유기적인 곡선의 흐름처럼 필로티 안쪽에도 물결치 듯 파동을 그려냈다. 이와 더불어, 외관 파사드를 구성하는 화이트와 그린, 옐로, 베이지 컬러는 놀기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의 쾌할함을 네 가지의 컬러로 표현해낸 것이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내부에서도 네 가지의 컬러를 활용해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특히, 메인홀 바닥을 그린 컬러로 선정해서 눈의 피로감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그린이 주는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공간에 전했다. 또한 메인 로비와 다이닝 홀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깨끗한 이미지를 표현했고, 측면에 넓은 창을 두어 외부의 자연경관을 내부로 끌어들여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변화를 주었다.
이렇듯, Kannisto 초등학교는 전체적으로 곡선미를 살린 미니멀한 디자인이지만, 부분적으로 벽돌벽을 만듦으로써, 차가워 보이는 인상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설계자가 내세운 ‘Playful’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과하지는 않되, 경쾌해 보일 수 있는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는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COPYRIGHT 2012.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