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ard for New Life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다
취재 신은지, 한성옥, 김소연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끄트머리에서 한 해를 돌아본다.
어제와 오늘을 빼곡히 담아온 공간에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힘이 숨겨져 있다.
올해 주요하게 떠오른 공간 디자인 트렌드 9가지를 살펴보자.
앞으로 나아가는 법밖에 모르던 현대 사회가 올해를 기점으로 잠시 멈춰 섰다. 일시정지된 상태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2020년도 이제 지나가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그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불안과 안도를 오가며 한 해를 흘려 보낸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무의미하지만은 않다. 흘러간 시간은 사라지지 않으며 어떤 형태로든 차곡히 쌓이고 있으므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기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애써야 하는 일상은 우리를 방어적으로 만들기 충분했으나 인고의 시간을 거쳐가며 점차 성숙해졌다. 자유롭던 시절을 잃은 대신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주변을 되돌아볼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삶을 이전과 다른 형태로 바라보게 된 현대인의 시야는 공간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읽어낸다. 이제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욕망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곳이 됐다. 뜨거운 격정만 욕망이 아니다. 따듯한 차 한잔 기울이며 한낮의 여유를 즐기려는 마음이나소 소하게 취미를 즐기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려는 의지도 욕망이다. 특히 욕망이 고스란히 집약된 집은 머무름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되찾아 자아를 확장하도록 이끌고, 이에 사람들은 집의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편적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는 중이다. 또 쉼에 대한 욕구는 자연의 원초성을 탐미하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다양한 생명체와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돼 공생을 추구한다.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태도와도 연관되는데, 흥미롭게도 이익 구조에 좌우되는 상공간까지 화려한 외관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기 시작했다. 어렵고힘든 시대에 이전보다 성숙해지는 욕망의 공간. 올해의 공간을 되돌아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짚어본다.
SPACE_Trend 1
#Wild #Primitive #In-and-out #Organic
자연에 둘러싸인 삶
Lifestyle & Design
선뜻 문밖으로 나서기 힘든 시대가 왔다. 여행은커녕 산책이나 나들이처럼 가벼운 외부 활동조차 위험하게 여겨지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앞다투어 공간에 자연을 들이는 중이다. 집에서 자연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느냐가 새로운 부의 기준으로 떠오를 정도. 이에 그동안 유휴 공간으로만 취급되던 베란다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주거와 상공간 모두 내외부 경계를 흐리거나 바깥을 향해 열린 구조를 시도해 자연에 그대로 흡수될 듯한 공간을 창조하며, 벽과 천장에 커다란 창을 내 차경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공간과 자연이 만나는 방식도 더 본질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거에는 자연을 단정하고 편리하게 가공해 일상 공간에 적응시켰으나 현재는 자연의 물성을 강조하거나 실내에 흙이 가득한 정원을 만들고 울창한 나무를 심으면서 정글처럼 야생적인 풍경을 그린다. 자연의 푸르름을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층 건물의 테라스를 초목으로 뒤덮어 건축물을 자연의 새로운 뿌리로 삼고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진정성 있는 접근을 보여준다.
Detail
실내에서도 자연 속으로 들어온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각광받아 주거에서는 베란다를 캠핑장처럼 꾸미거나 폴딩 도어를 설치해 풍경을 깊숙이 유입하고 상공간에서는 바닥재를 외부와 통일해 안팎을 유연하게 연결한다. 실내에 화단이나 유리 정원을 만들어 야외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내부로 끌어들인 공간도 눈에 띄는데, 나무가 마음껏 자라도록 천장을 뚫고 깊은 토심을 확보하는 등 생장을 해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 식물을 패턴으로 활용할 때도 대상을 단순화하기보다는 식물세밀화처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집중해 자연에 한발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마감재나 가구에 사용하는 소재는 본연의 물성을 강조하는데, 나무의 거친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거나 천연석을 무심하게 두어 탁자로 활용한 공간이 낯설지만 본능에 편안한 울림을 전한다.
◀ 삶을 모으는 자연
42층 높이의 고층 건물에 정원을 마련해 이용자가 자연을 만끽하면서 사회적으로 교류하도록 했다. 이중 캔틸레버 시스템을 도입해 건물을 관통하는 거대한 보이드를 내고 3개의 스카이 가든을 형성했는데, 가까운 공원을 전망하거나 자연광을 받으며 휴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 플랫폼 역할까지 한다.
▶ 정글처럼 싱그러운 집
베트남 후에 지역의 전통 건축 방식을 재해석한 이 집은 외관에 유리 벽과 바람이 통하는 벽을 겹치고 사이에 틈새 정원을 조성해 식물에 뒤덮인 환경을 만들었다. 속이 빈 블록으로 빛과 공기가 드나들어 식물 생장에 적합할 뿐 아니라 주거의 기후 대응력도 높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틈새 정원은 층 경계에 사다리를 설치해 화분을 걸거나 이동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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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2
#Tranquil #Peaceful #Hiding #Meditation
평화를 찾는 은신처
Lifestyle & Design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불안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 출퇴근길이나 장을 보는 필수적이고 일상적인 순간조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사람들은 모든 위험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안전하고 아늑한 은신처를 갈망한다. 온전히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집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뜨겁고, 상공간 역시 안온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다만 기존의따스하고 포근한 이미지보다는 은밀하고 방어적인 인상이 강해져 위협적인 외부로부터 숨고자 하는 갈망을 읽을 수 있다. 원시적 은신처인 동굴처럼 깊이 파이고 어두운 공간으로 보호받는 느낌을 이끌어내며, 이를 확장해 어둠에 잠긴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어둠과 고요함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는 안정감을 되찾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어 단지 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 빛을 드리워 경건함이 감도는 공간 역시 영혼을 맑게 정화하는 느낌이다. 심신을 치유하는 사색, 명상, 요가 등의 활동도 각광받으며 안전을 위해 소규모 인원에 맞춘 공간을 도입하거나 주거에 명상실을 별도로 마련한다.
Detail
간결하게 비운 공간을 빛과 어둠으로 채워 성소처럼 영성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천장을 낮추거나 바닥을 움푹 파 동굴이나 움집 구조를 표현하며 아치나 박공지붕 모양의 벽감형 공간을 별도로 조성해 마음이 쉴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한다. 주조색은 채도를 한껏 낮춰 차분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고조한다. 빛을 최소화해 외부 자극을 극단적으로 절제하면 감각을 내면에 집중시켜 성찰을 유도하고, 공간은 어둡게 유지하되 천장으로 한 줄기 빛을 들이거나 층고를 높이고 자연 채광을 최대한 유입해 환하게 표현하면 성스러운 울림을 빚을 수 있다.
◀ 영혼을 위한 집
커다란 창 너머로 푸르른 정원이 보이고 환한 햇살이 흘러드는 거실 특성을 극대화해 집 전체에 명상적 분위기를 펼쳤다. 1, 2층을 터 높은 층고를 확보하고 벽에 흰색을 입혀 빛으로 차오른 공간을 완성했으며 간결한 회색 가구를 배치해 차분함을 유지했다. 거실과 계단의 경계를 완전히 막지않고 회전 가능한 격자 파티션으로 구획해 빛과 공기가 곳곳으로 퍼져 나간다.
▶ 카페에 숨은 비밀의 정원
카페 한쪽에 비밀스러운 별실을 마련했다. 천을 걷고 들어가면 별실이 나타나는데 천장을 낮추고 바닥에 돌을 깐 뒤 빛을 최소화해 동굴처럼 원초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중앙에 나무 기둥을 세워 구심점을 잡았으며, 천장에서 나무 위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도록 설계해 마음을 고요하게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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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3
#Storytelling #Experience #Value-oriented #Essentia
삶으로 퍼지는 브랜드
Lifestyle & Design
온갖 시각적 자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화려한 콘셉트는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 한때 소비자는 강렬한 이미지와 재미있는 경험 콘텐츠에 열광했으나 모든 것이 자극적으로 변해가자 피로와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단순한 유희 경험을 넘어 가치관에 영향을 미쳐 삶으로 스며드는 것이야말로 소비자가 바라는 브랜드의 형태다. 요즘 브랜드 공간은 은근하다. 자신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삼는다. 구매 시스템으로 유도하기보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치 요소를 심어 브랜드를 은유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마저도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기에 작은 개인의 삶까지 관통하는 전략이 사랑받는 것이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업체까지 오프라인 공간으로 장을 넓혀 일상적인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며, 기존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해석하고 브랜드 성장을 위한 실험적 장소로 공간을 활용한다.
Detail
경험 요소가 심화된다. 카페나 갤러리를 결합하는 등 일상에서 제품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복합 공간도 꾸준히 나타나지만 그 경계가 전보다 확장된 점이 흥미롭다. 제품 속성을 모티브 삼고 재해석해 더욱 다양한 가치를 느끼도록 돕는다. 일례로 향수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향을 공간에 구현해 입체적인 체험을 제안하고, 셀렉 숍의 경우 식사와 판매 공간을 결합해 자연스러운 쇼핑을 이끈다. 외식과 패션이 협업하는 것처럼 이질적인 조합으로 브랜드를 각인하는 것 역시 효과적이다. 나아가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지역성으로 녹여내고 공생을 강조하거나 환경 보호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가미하는 등 의미 있는 접근이 이루어진다.
◀ 향기를 만지는 공간
향의 질감을 구현한 GRANHAND의 쇼룸. 거칠고 부드러운 소재를 한곳에 배치해 드라마틱한 대비를 이끌며, 물성이 빛과 만나 촉감을 강조한다. 아울러 향초의 원료인 파라핀으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만들어 아이덴티티를 살렸다. 독특한 체험 요소도 주목할 만한데, 위층과 아래층을 잇는 파이프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결제함으로써 공간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 지역을 통해 브랜드를 읽다
지역과 어떻게 상생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낸 코오롱FnC의 쇼룸 겸 카페. 업체를 가장 핵심적으로 표현하는 소재로 원단을 채택하고 생생한 산업 현장이 펼쳐진 을지로에 터를 잡았다. 을지로에서 주로 다루는 유리, 프로파일, 원단 등의 소재를 현장에서 가공한 듯 다채롭게 소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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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4
#Diversity #Original #Taste #Flexible
경계를 넘어선 집
Lifestyle & Design
나만의 휴식 공간이라는 수식어로는 더 이상 현대 주거를 담아낼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며 스테이 홈 자체를 인테리어 트렌드로 꼽을 정도로 집을 향한 관심이 증폭됐는데,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위한 공간’ 으로 거듭난 집은 그 가능성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사랑하는 이들과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면서 업무에 집중하는 오피스로, 때로는 건강을 가꾸는 트레이닝 장과 취미 생활을 위한 놀이 영역 등 복합적으로 역할 한다. 이처럼 집의 성격이 능동적으로 확장되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요구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거실, 주방, 침실 등 보수적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평면이 해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오늘날의 집은 정형화된 레이아웃에 구애받지 않고 다채로운 취향을 녹여낼 수 있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구조에 도전한다. 아울러 이전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실험적인 색감과 형태까지 과감히 적용함으로써 취향으로 가득 찬 하나의 정글을 완성한다.
Detail
주거 내 숨은 영역까지 활용성을 최대화한다. 특히 공용 공간의 성격이 더욱 복합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거실에 파티션이나 가벽을 세워 취미나 업무를 위한 공간을 별도 구성하기도 하고, TV와 소파를 두던 지루한 구조에서 벗어나 서재나 갤러리 등 자신의 취향을 전면에 내세운 라이프스타일의 집약소로 탈바꿈한다. 아울러 외식과 간편식의 증가,배달 문화로 사라져가던 주방의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각종 쿡방의 인기가 증명하는 것처럼 주방은 가족이 모여 요리를 즐기고 지인을 초대해 소소한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회생한 것이다. 나아가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난 집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심화하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는 벽과 집기마다 동물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만들고 1인 가구의 경우 체계화된 모듈 시스템으로 공간을 완전히 오픈하기도 한다.
◀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집
거실을 배움의 터로 삼아 자녀의 학습 영역 겸 가족의 소통 공간으로 계획했다. 큐레이팅 서점을 연상시키는 거실은 모든 면에 단을 내고 좌석을 갖춰 공간을 고루 활용했으며, 벽에는 디스플레이 선반을 제작해 가족의 취향에 따라 채우도록 했다.
▶ 모듈로 부여한 자유로움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듈 가구로 생활 영역과 안무 영역을 구성한 발레리노의 집. 아담한 내부에 침대를 포함한 수납장, 책장과 통합된 좌석, 테이블 3개 파트로 이루어진 이동식 모듈 가구를 도입했다. 가벼운 합판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책상과 좌석을 쉽게 옮길 수 있어 안무 연습을 위한 공간, 침실, 다이닝 룸 등 다양한 영역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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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5
#Sustainability #Recovery #Community #Human-touch
함께하는 미래
Lifestyle & Design
바이러스로 인류의 시간이 멈췄다. 이례 없는 감염병은 삶을 향한 시선을 근원적인 곳으로 돌려, 인간의 무절제로 파괴된 환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게 만들었다. 또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으로 직결되면서 전 인류에 관심을 두고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며 건강한 일상을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재활용과 순환자원을 이용하고 패시브와 자체 동력원 시스템 등을 구축해 건강한 건축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내적 영역까지 돌봐 더욱 의미 있는 공생을 행하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발생한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비대면 문화에서 인간적 요소에 주목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데, 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로 연대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공동체를 회복한다.
Detail
필환경의 시대에 따라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산업 폐기물과 건설 현장에서 나온 폐자재를 활용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등 적극적 행보가 보이는데, 말끔하고 세련되게 가공하기 보다는 특유의 거친 질감과 형태를 전면에 드러내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심는다. 동시에 자가 세정 패브릭,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테라조 등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안전한 친환경 소재 또한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환경을 향한 배려는 인간의 삶에도 이어져 자연을 아울러 도시 풍경을 쾌적하게 가꾸고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공공 디자인이 주목받는다. 열린 공간으로 교류를 이끌어내고 공원과 광장을 연출해 주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기여하며,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랜드마크로 자리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는다.
◀ 예술로 그리는 도시
흥미롭고 동적인 외관과 디스플레이 패널로 활용되는 파사드를 갖춰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한 전시관. 미술 전시, 문화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자연을 보듬는 레스토랑
폐자재를 재활용해 공간 구조부터 가구, 소품까지 구성한 레스토랑. 러프한 디자인을 강조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가열된 온수를 활용한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탑재해 지속 가능성을 섬세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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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6
#Mix&Match #Newtro #Simplify #Convergence
시간이 교차하는 공간
Lifestyle & Design
과거의 흔적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갬성’ 이라 불리는 새로움을, 그 시대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한다. 지난 몇 년간 레트로는꾸준히 유행했으나 최근 보이는 흐름은 방향이 남다르다.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것을 넘어 한 시대의 스타일을 현대의 의미와 이미지로 재해석하는데, 과거 요소와 무드를 직설적으로 풀어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드러내거나 독특한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표현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또 무국적, 무시대의 초월적 디자인을 구현해 색다른 미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을 입어 풍요롭게 피어난 역사의 디자인은 경험한 적 없는 것을 추억하는 낯설지만 친근한 공간을 탄생시키며, 세대가 만나는 융합점이자 새로운 헤리티지로 발전한다.
Detail
과거 요소를 한층 정제된 실루엣으로 가다듬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서까래와 아치 같은 전통 건축 요소를 미니멀한 라인으로 표현하거나 그래픽으로 패턴화해 색다른 연출을 꾀한다. 또 과거의 느낌과 정서를 가져오되 구현 방법과 재료로 차별화를 꾀한다. 일례로 고풍스러운 몰딩에 파스텔 컬러를 입히거나, 클래식한 오브제에 스테인리스 스틸과 미러 소재처럼 현대적인 물성을 결합하는 등 의외의 조합으로 세련된 무드를 만든다. 아울러 동서양의 과거 요소를 한 공간에 믹스 앤 매치하고 지극히 예스러운 공간에 모던한 가구를 배치하는 등 경계 없이 자유로운 디자인 세계를 펼친다.
◀ 새로 읽는 역사
서양과 중국의 주거 요소가 결합한 건축 양식인 스쿠먼을 재해석한 쇼룸. 전통적인 아치, 삼각형 등의 요소를 알루미늄 패널, 스테인리스 스틸 등 모던한 소재로 연출했다. 소재의 신비로운 느낌과 고전적 형태가 결합해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공간이 탄생했다.
▶ 시간을 잇는 컬러
빅토리아 시대 주거의 고전미를 살리는 동시에 북유럽 출신 클라이언트의 모던한 취향을 충족한 주거. 공간에 트렌디한 파스텔 톤을 적용해 밝고 화사한 숨결을 불어 넣고, 모던한 실루엣의 가구를 함께 매치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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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7
#Refined #Mild #Elegant #Timeless
마음을 보듬는 모던 럭셔리
Lifestyle & Design
안식을 찾고자 하는 심리는 오랫동안 단정한 이미지를 지켜왔던 모던 스타일에도 변화를 불러온다. 면을 가다듬고 요소를 최소화해 차분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미건조한 모던에 부드러움을 가미하는 것이다. 간결하게 정돈한 형태에 곡선, 온기가 깃든 소재, 은은한 포인트 컬러를 얹어 온화하게 변주한 모던은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바탕은 잔잔하게 유지하되 소재를 섬세하게 조합하거나 예술적인 조형미를 접목하고 수공예 감성의 세공을 곁들여 풍요로움을 자아내는 것도 특징이다. 화려하지 않은 럭셔리 스타일은 오히려 공간을 찾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 심신을 함께 치유하고자 하는 병원의 라운지, 상공간 VIP 룸 등에 적용돼 진정한 환대를 선사한다. 주거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누릴 수 있어 스스로를 대접하고자 하는 심리를 충족해 준다.
Detail
무채색 위주로 담담하게 매만진 바탕에 다채로운 요소를 더해 부드러운 감성이 스며든다. 곡선으로 딱딱한 분위기를 환기하는데 대담할 정도로 큰 규모의 곡선을 펼쳐 공간이 너른 품에 안긴 느낌을 연출하기도 한다. 라인은 정제하되 아슬아슬한 비례감으로 신선하게 표현하고, 포인트가 되는 색을 더스티 핑크, 올리브 그린 등 저채도로 활용해 은은한 생기를 이끌어낸다. 포근한 감각을 전하는 소재의 활용 역시 주목할 만한데 손으로 짠 듯한 패브릭, 보들보들한 촉감이 살아있는 털 등으로 마음이 녹아내릴듯 안락한 모던 스타일을 연출한다.
◀ 유려한 곡선이 감싸 안은 공간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클리닉의 브랜드 가치를 집약해 우아하고 품격 있게 연출했다. 원목을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한 바닥은 옅은 블루와 아이보리를 혼용해 서정적인 느낌을 주며 장식 요소를 배제하고 깔끔한 면과 따스하고 담담한 색을 펼쳐 세련되면서도 안락하다. 가구는 대부분 곡선으로 채택했으며 특히 천장에 흘러내리는 듯한 곡선형 구조물을 덧대 온화하고 예술적인 인상을 전한다.
▶ 소재의 우아한 만남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디테일을 차분한 모던 스타일로 아울러 균형 있게 마무리한 거실. 여러 소재의 조합이 특히 눈에 띄는 공간으로, 바탕이 되는 회색은 촉감이 강조되는 카펫, 패브릭으로 따스하게 표현했고 금빛 무늬가 은하수처럼 영롱하게 흐르는 검은색 대리석으로 럭셔리한 무드를 살렸다. 건조한 색감에 포인트가 되는 분홍색은 톤을 묵직하게 누르고 퀼팅한 벨벳을 선택해 공간이 한결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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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8
#Surrealism #Mysterious #Sensuous #Lightful
미지의 디자인
Lifestyle & Design
공간을 거니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기 어려운 지금, 신화 속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심해 이미지를 차용하는 등 현실에서 벗어난 이색적인 콘셉트는 현대인에게 오아시스처럼 다가온다. 각종 상공간은 초현실적인 무드를 적극 받아들이며 머무는 순간 일상을 환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활동적인 유희 공간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카페처럼 일반 식음 영역에도 신비로운 무드를 심어 색다른 감각을 고조한다. 특히 초현실주의적 정경은 은밀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영적인 시간을 이끌고 심신을 다독여 웰니스 공간에 적용되기도 한다. 자유롭고 신비로워 머나먼 미래를 연상시키지만 차가운 퓨처리즘을 구현하지 않으며, 오히려 풍부한 빛의 향연과 환상적인 색감을 강조해 관능적이고 풍요로운 감성을 고조한다.
Detail
빛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소재에 주력한다.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반사가 매력적인 미러, 뚜렷한 광택을 지닌 각종 메탈에 이어 최근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다이크로익 필름이 인기를 끈다. 소재 표면을 가공하면 빛의 반사와 투과를 더욱 신비롭게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신묘한 보라색, 맑은 푸른색, 불투명한 젖빛, 각종 네온 컬러와 그라데이션 등으로 팔레트를 구성해 감각을 극대화한다. 특히 이러한 색을 조명에 활용하면 공간 전체의 무드를 완전히 이질적으로 뒤바꿀 수 있어 압도적인 전환감을 조성하는 데 탁월하다. 시각적 임팩트를 전하는 컬러와 소재 외에 비정형 실루엣 역시 대상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만드는 데 중요하다. 단 지나치게 불규칙한 라인보다 아치와 곡선 등 도형이 반복되는 형태가 오히려 기이한 리듬감과 몰입감을 심어준다. 아울러 기술이 발달함으로써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통해 추상적인 형태 구현이 원활해졌으며,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면 생생한 컬러와 풍경을 직관적으로 투사할 수 있다.
◀ 심해 속에서의 휴식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클리닉은 차갑기보다 상냥하고 온유한 심상을 그린다. 부드럽게 내려앉는 아치 구조를 반복하고 푸른빛을 다양한 톤으로 변주하면서 공간을 전개해 신비감을 끌어올렸다. 벽을 가득 채운 스크린 앞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반투명한 푸른빛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 굽이치는 산맥처럼 고즈넉하게 표현했다.
▶ 차원을 넘어선 빛의 세계
찬란한 오색빛을 공간에 물들이고 빛을 퍼뜨리는 소재를 선택해 환상 속 세계를 구현한 세일즈 센터. 고객 상담 공간은 바 벽면에 밝은 오렌지 컬러를 입히고 하늘색이 감도는 유리 파티션으로 내부를 구획했는데, 천장에 시공한 스테인리스 스틸 미러의 반사와 굴절 효과로 감각을 압도한다. 푸른빛을 머금은 반대쪽 벽면에는 빛의 일렁임이 떠올라 신비로운 물결이 춤추듯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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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9
#Journey #Pop #Vivid #Bold
삶에 위트를 더하다
Lifestyle & Design
웃음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올해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 비와 컬래버레이션한 ‘새우깡’ 등 기업의 웃음 전쟁이 소비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상공간 역시 장난스럽고 낙천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위트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특히 동화를 모티브로 꾸민 공간은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동심을 회복하고,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콘셉트를 적용해 일상에 산뜻한 미감을 더하며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한다. 소비자는 톡톡 튀는 감성을 지닌 공간에서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자 하며, 공간을 즐기고 노는 과정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긍정적 효과를 더한다. 이러한 디자인 경향은 주거로 확장돼 집에서 보지 못했던 과감한 컬러와 유머러스한 조형 요소가 나타난다. 거주자는 집을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화려하고 과감한 표현주의적 디자인을 그려내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특별한 주거를 완성한다.
Detail
유스 세대의 성향을 반영해 온라인의 비주얼 요소가 오프라인에도 담기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과장되고 장난스러운 조형 요소, 기하학 구조, 그리드 패턴 등이 사용된다. 자연과 인공이 혼재된 불규칙하고 부조화를 이루는 패턴을 조합해 의외성에서 비롯한 유쾌함을 전한다. 아울러 동물을 본뜬 오브제를 통해 우화 속 한 장면을 묘사하고 야자수를 형상화한 구조물로 휴양지를 공간에 들이는 등 현실을 벗어난 다채로운 세계를 시각화한다. 발랄한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눈이 시릴 만큼 강렬한 네온 컬러, 레드, 블루, 오렌지 등 밝고 화사한 원색, 사랑스러운 파스텔 톤 등 선명하고 활기 넘치는 색이 사용되며, 보색 대비와 컬러 블로킹을 연출해 한층 역동적이다.
◀ 컬러를 즐기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부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과감한 디자인과 색채 실험을 시도한 주거. 내부를 넓고 개방된 구조로 변경해 채광을 가득 들이고, 다채로운 파스텔 컬러와 아치형 디테일을 더해 경쾌한 공간을 전개했다.
▶ 스토리가 만든 패턴
폐플라스틱을 모아 브랜드를 상징하는 레드, 블루, 오렌지 컬러칩을 지닌 테라조를 제작했다. 이를 내부에 넓게 마감해 발랄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을 연출하고 버려진 플라스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네온사인과 파스텔 톤 가구를 매치해 한층 생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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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for New Life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다
취재 신은지, 한성옥, 김소연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끄트머리에서 한 해를 돌아본다.
어제와 오늘을 빼곡히 담아온 공간에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힘이 숨겨져 있다.
올해 주요하게 떠오른 공간 디자인 트렌드 9가지를 살펴보자.
앞으로 나아가는 법밖에 모르던 현대 사회가 올해를 기점으로 잠시 멈춰 섰다. 일시정지된 상태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2020년도 이제 지나가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그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불안과 안도를 오가며 한 해를 흘려 보낸 것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무의미하지만은 않다. 흘러간 시간은 사라지지 않으며 어떤 형태로든 차곡히 쌓이고 있으므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기보다 더 나빠지지 않도록 애써야 하는 일상은 우리를 방어적으로 만들기 충분했으나 인고의 시간을 거쳐가며 점차 성숙해졌다. 자유롭던 시절을 잃은 대신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주변을 되돌아볼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삶을 이전과 다른 형태로 바라보게 된 현대인의 시야는 공간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읽어낸다. 이제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욕망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곳이 됐다. 뜨거운 격정만 욕망이 아니다. 따듯한 차 한잔 기울이며 한낮의 여유를 즐기려는 마음이나소 소하게 취미를 즐기고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려는 의지도 욕망이다. 특히 욕망이 고스란히 집약된 집은 머무름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되찾아 자아를 확장하도록 이끌고, 이에 사람들은 집의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편적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는 중이다. 또 쉼에 대한 욕구는 자연의 원초성을 탐미하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다양한 생명체와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돼 공생을 추구한다. 건강한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태도와도 연관되는데, 흥미롭게도 이익 구조에 좌우되는 상공간까지 화려한 외관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기 시작했다. 어렵고힘든 시대에 이전보다 성숙해지는 욕망의 공간. 올해의 공간을 되돌아보며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짚어본다.
SPACE_Trend 1
#Wild #Primitive #In-and-out #Organic
자연에 둘러싸인 삶
Lifestyle & Design
선뜻 문밖으로 나서기 힘든 시대가 왔다. 여행은커녕 산책이나 나들이처럼 가벼운 외부 활동조차 위험하게 여겨지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앞다투어 공간에 자연을 들이는 중이다. 집에서 자연을 얼마나 누릴 수 있느냐가 새로운 부의 기준으로 떠오를 정도. 이에 그동안 유휴 공간으로만 취급되던 베란다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주거와 상공간 모두 내외부 경계를 흐리거나 바깥을 향해 열린 구조를 시도해 자연에 그대로 흡수될 듯한 공간을 창조하며, 벽과 천장에 커다란 창을 내 차경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공간과 자연이 만나는 방식도 더 본질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과거에는 자연을 단정하고 편리하게 가공해 일상 공간에 적응시켰으나 현재는 자연의 물성을 강조하거나 실내에 흙이 가득한 정원을 만들고 울창한 나무를 심으면서 정글처럼 야생적인 풍경을 그린다. 자연의 푸르름을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층 건물의 테라스를 초목으로 뒤덮어 건축물을 자연의 새로운 뿌리로 삼고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진정성 있는 접근을 보여준다.
Detail
실내에서도 자연 속으로 들어온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각광받아 주거에서는 베란다를 캠핑장처럼 꾸미거나 폴딩 도어를 설치해 풍경을 깊숙이 유입하고 상공간에서는 바닥재를 외부와 통일해 안팎을 유연하게 연결한다. 실내에 화단이나 유리 정원을 만들어 야외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내부로 끌어들인 공간도 눈에 띄는데, 나무가 마음껏 자라도록 천장을 뚫고 깊은 토심을 확보하는 등 생장을 해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 식물을 패턴으로 활용할 때도 대상을 단순화하기보다는 식물세밀화처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집중해 자연에 한발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마감재나 가구에 사용하는 소재는 본연의 물성을 강조하는데, 나무의 거친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거나 천연석을 무심하게 두어 탁자로 활용한 공간이 낯설지만 본능에 편안한 울림을 전한다.
◀ 삶을 모으는 자연
42층 높이의 고층 건물에 정원을 마련해 이용자가 자연을 만끽하면서 사회적으로 교류하도록 했다. 이중 캔틸레버 시스템을 도입해 건물을 관통하는 거대한 보이드를 내고 3개의 스카이 가든을 형성했는데, 가까운 공원을 전망하거나 자연광을 받으며 휴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 플랫폼 역할까지 한다.
▶ 정글처럼 싱그러운 집
베트남 후에 지역의 전통 건축 방식을 재해석한 이 집은 외관에 유리 벽과 바람이 통하는 벽을 겹치고 사이에 틈새 정원을 조성해 식물에 뒤덮인 환경을 만들었다. 속이 빈 블록으로 빛과 공기가 드나들어 식물 생장에 적합할 뿐 아니라 주거의 기후 대응력도 높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틈새 정원은 층 경계에 사다리를 설치해 화분을 걸거나 이동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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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2
#Tranquil #Peaceful #Hiding #Meditation
평화를 찾는 은신처
Lifestyle & Design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불안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 출퇴근길이나 장을 보는 필수적이고 일상적인 순간조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사람들은 모든 위험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안전하고 아늑한 은신처를 갈망한다. 온전히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집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뜨겁고, 상공간 역시 안온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다만 기존의따스하고 포근한 이미지보다는 은밀하고 방어적인 인상이 강해져 위협적인 외부로부터 숨고자 하는 갈망을 읽을 수 있다. 원시적 은신처인 동굴처럼 깊이 파이고 어두운 공간으로 보호받는 느낌을 이끌어내며, 이를 확장해 어둠에 잠긴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어둠과 고요함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는 안정감을 되찾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어 단지 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보듬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 빛을 드리워 경건함이 감도는 공간 역시 영혼을 맑게 정화하는 느낌이다. 심신을 치유하는 사색, 명상, 요가 등의 활동도 각광받으며 안전을 위해 소규모 인원에 맞춘 공간을 도입하거나 주거에 명상실을 별도로 마련한다.
Detail
간결하게 비운 공간을 빛과 어둠으로 채워 성소처럼 영성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천장을 낮추거나 바닥을 움푹 파 동굴이나 움집 구조를 표현하며 아치나 박공지붕 모양의 벽감형 공간을 별도로 조성해 마음이 쉴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한다. 주조색은 채도를 한껏 낮춰 차분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고조한다. 빛을 최소화해 외부 자극을 극단적으로 절제하면 감각을 내면에 집중시켜 성찰을 유도하고, 공간은 어둡게 유지하되 천장으로 한 줄기 빛을 들이거나 층고를 높이고 자연 채광을 최대한 유입해 환하게 표현하면 성스러운 울림을 빚을 수 있다.
◀ 영혼을 위한 집
커다란 창 너머로 푸르른 정원이 보이고 환한 햇살이 흘러드는 거실 특성을 극대화해 집 전체에 명상적 분위기를 펼쳤다. 1, 2층을 터 높은 층고를 확보하고 벽에 흰색을 입혀 빛으로 차오른 공간을 완성했으며 간결한 회색 가구를 배치해 차분함을 유지했다. 거실과 계단의 경계를 완전히 막지않고 회전 가능한 격자 파티션으로 구획해 빛과 공기가 곳곳으로 퍼져 나간다.
▶ 카페에 숨은 비밀의 정원
카페 한쪽에 비밀스러운 별실을 마련했다. 천을 걷고 들어가면 별실이 나타나는데 천장을 낮추고 바닥에 돌을 깐 뒤 빛을 최소화해 동굴처럼 원초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중앙에 나무 기둥을 세워 구심점을 잡았으며, 천장에서 나무 위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도록 설계해 마음을 고요하게 다독이는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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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3
#Storytelling #Experience #Value-oriented #Essentia
삶으로 퍼지는 브랜드
Lifestyle & Design
온갖 시각적 자극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화려한 콘셉트는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 한때 소비자는 강렬한 이미지와 재미있는 경험 콘텐츠에 열광했으나 모든 것이 자극적으로 변해가자 피로와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단순한 유희 경험을 넘어 가치관에 영향을 미쳐 삶으로 스며드는 것이야말로 소비자가 바라는 브랜드의 형태다. 요즘 브랜드 공간은 은근하다. 자신을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는 것을 전략으로 삼는다. 구매 시스템으로 유도하기보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치 요소를 심어 브랜드를 은유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마저도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기에 작은 개인의 삶까지 관통하는 전략이 사랑받는 것이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업체까지 오프라인 공간으로 장을 넓혀 일상적인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며, 기존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해석하고 브랜드 성장을 위한 실험적 장소로 공간을 활용한다.
Detail
경험 요소가 심화된다. 카페나 갤러리를 결합하는 등 일상에서 제품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복합 공간도 꾸준히 나타나지만 그 경계가 전보다 확장된 점이 흥미롭다. 제품 속성을 모티브 삼고 재해석해 더욱 다양한 가치를 느끼도록 돕는다. 일례로 향수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 향을 공간에 구현해 입체적인 체험을 제안하고, 셀렉 숍의 경우 식사와 판매 공간을 결합해 자연스러운 쇼핑을 이끈다. 외식과 패션이 협업하는 것처럼 이질적인 조합으로 브랜드를 각인하는 것 역시 효과적이다. 나아가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지역성으로 녹여내고 공생을 강조하거나 환경 보호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가미하는 등 의미 있는 접근이 이루어진다.
◀ 향기를 만지는 공간
향의 질감을 구현한 GRANHAND의 쇼룸. 거칠고 부드러운 소재를 한곳에 배치해 드라마틱한 대비를 이끌며, 물성이 빛과 만나 촉감을 강조한다. 아울러 향초의 원료인 파라핀으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만들어 아이덴티티를 살렸다. 독특한 체험 요소도 주목할 만한데, 위층과 아래층을 잇는 파이프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결제함으로써 공간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 지역을 통해 브랜드를 읽다
지역과 어떻게 상생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낸 코오롱FnC의 쇼룸 겸 카페. 업체를 가장 핵심적으로 표현하는 소재로 원단을 채택하고 생생한 산업 현장이 펼쳐진 을지로에 터를 잡았다. 을지로에서 주로 다루는 유리, 프로파일, 원단 등의 소재를 현장에서 가공한 듯 다채롭게 소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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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4
#Diversity #Original #Taste #Flexible
경계를 넘어선 집
Lifestyle & Design
나만의 휴식 공간이라는 수식어로는 더 이상 현대 주거를 담아낼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며 스테이 홈 자체를 인테리어 트렌드로 꼽을 정도로 집을 향한 관심이 증폭됐는데,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위한 공간’ 으로 거듭난 집은 그 가능성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사랑하는 이들과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면서 업무에 집중하는 오피스로, 때로는 건강을 가꾸는 트레이닝 장과 취미 생활을 위한 놀이 영역 등 복합적으로 역할 한다. 이처럼 집의 성격이 능동적으로 확장되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요구되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거실, 주방, 침실 등 보수적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평면이 해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오늘날의 집은 정형화된 레이아웃에 구애받지 않고 다채로운 취향을 녹여낼 수 있는 유연하고 자유로운 구조에 도전한다. 아울러 이전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실험적인 색감과 형태까지 과감히 적용함으로써 취향으로 가득 찬 하나의 정글을 완성한다.
Detail
주거 내 숨은 영역까지 활용성을 최대화한다. 특히 공용 공간의 성격이 더욱 복합화한 점이 인상적이다. 거실에 파티션이나 가벽을 세워 취미나 업무를 위한 공간을 별도 구성하기도 하고, TV와 소파를 두던 지루한 구조에서 벗어나 서재나 갤러리 등 자신의 취향을 전면에 내세운 라이프스타일의 집약소로 탈바꿈한다. 아울러 외식과 간편식의 증가,배달 문화로 사라져가던 주방의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각종 쿡방의 인기가 증명하는 것처럼 주방은 가족이 모여 요리를 즐기고 지인을 초대해 소소한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으로 회생한 것이다. 나아가 고정된 형태에서 벗어난 집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심화하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는 벽과 집기마다 동물이 드나들 수 있는 통로를만들고 1인 가구의 경우 체계화된 모듈 시스템으로 공간을 완전히 오픈하기도 한다.
◀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집
거실을 배움의 터로 삼아 자녀의 학습 영역 겸 가족의 소통 공간으로 계획했다. 큐레이팅 서점을 연상시키는 거실은 모든 면에 단을 내고 좌석을 갖춰 공간을 고루 활용했으며, 벽에는 디스플레이 선반을 제작해 가족의 취향에 따라 채우도록 했다.
▶ 모듈로 부여한 자유로움
유연하게 움직이는 모듈 가구로 생활 영역과 안무 영역을 구성한 발레리노의 집. 아담한 내부에 침대를 포함한 수납장, 책장과 통합된 좌석, 테이블 3개 파트로 이루어진 이동식 모듈 가구를 도입했다. 가벼운 합판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책상과 좌석을 쉽게 옮길 수 있어 안무 연습을 위한 공간, 침실, 다이닝 룸 등 다양한 영역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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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5
#Sustainability #Recovery #Community #Human-touch
함께하는 미래
Lifestyle & Design
바이러스로 인류의 시간이 멈췄다. 이례 없는 감염병은 삶을 향한 시선을 근원적인 곳으로 돌려, 인간의 무절제로 파괴된 환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하게 만들었다. 또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으로 직결되면서 전 인류에 관심을 두고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며 건강한 일상을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재활용과 순환자원을 이용하고 패시브와 자체 동력원 시스템 등을 구축해 건강한 건축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내적 영역까지 돌봐 더욱 의미 있는 공생을 행하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로 발생한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비대면 문화에서 인간적 요소에 주목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데, 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로 연대의 아름다움을 전하며 공동체를 회복한다.
Detail
필환경의 시대에 따라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산업 폐기물과 건설 현장에서 나온 폐자재를 활용해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등 적극적 행보가 보이는데, 말끔하고 세련되게 가공하기 보다는 특유의 거친 질감과 형태를 전면에 드러내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심는다. 동시에 자가 세정 패브릭,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테라조 등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안전한 친환경 소재 또한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환경을 향한 배려는 인간의 삶에도 이어져 자연을 아울러 도시 풍경을 쾌적하게 가꾸고 지역 공동체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공공 디자인이 주목받는다. 열린 공간으로 교류를 이끌어내고 공원과 광장을 연출해 주민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기여하며,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랜드마크로 자리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는다.
◀ 예술로 그리는 도시
흥미롭고 동적인 외관과 디스플레이 패널로 활용되는 파사드를 갖춰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한 전시관. 미술 전시, 문화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자연을 보듬는 레스토랑
폐자재를 재활용해 공간 구조부터 가구, 소품까지 구성한 레스토랑. 러프한 디자인을 강조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가열된 온수를 활용한 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탑재해 지속 가능성을 섬세하게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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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6
#Mix&Match #Newtro #Simplify #Convergence
시간이 교차하는 공간
Lifestyle & Design
과거의 흔적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갬성’ 이라 불리는 새로움을, 그 시대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한다. 지난 몇 년간 레트로는꾸준히 유행했으나 최근 보이는 흐름은 방향이 남다르다.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것을 넘어 한 시대의 스타일을 현대의 의미와 이미지로 재해석하는데, 과거 요소와 무드를 직설적으로 풀어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드러내거나 독특한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표현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또 무국적, 무시대의 초월적 디자인을 구현해 색다른 미감을 선사한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을 입어 풍요롭게 피어난 역사의 디자인은 경험한 적 없는 것을 추억하는 낯설지만 친근한 공간을 탄생시키며, 세대가 만나는 융합점이자 새로운 헤리티지로 발전한다.
Detail
과거 요소를 한층 정제된 실루엣으로 가다듬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서까래와 아치 같은 전통 건축 요소를 미니멀한 라인으로 표현하거나 그래픽으로 패턴화해 색다른 연출을 꾀한다. 또 과거의 느낌과 정서를 가져오되 구현 방법과 재료로 차별화를 꾀한다. 일례로 고풍스러운 몰딩에 파스텔 컬러를 입히거나, 클래식한 오브제에 스테인리스 스틸과 미러 소재처럼 현대적인 물성을 결합하는 등 의외의 조합으로 세련된 무드를 만든다. 아울러 동서양의 과거 요소를 한 공간에 믹스 앤 매치하고 지극히 예스러운 공간에 모던한 가구를 배치하는 등 경계 없이 자유로운 디자인 세계를 펼친다.
◀ 새로 읽는 역사
서양과 중국의 주거 요소가 결합한 건축 양식인 스쿠먼을 재해석한 쇼룸. 전통적인 아치, 삼각형 등의 요소를 알루미늄 패널, 스테인리스 스틸 등 모던한 소재로 연출했다. 소재의 신비로운 느낌과 고전적 형태가 결합해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공간이 탄생했다.
▶ 시간을 잇는 컬러
빅토리아 시대 주거의 고전미를 살리는 동시에 북유럽 출신 클라이언트의 모던한 취향을 충족한 주거. 공간에 트렌디한 파스텔 톤을 적용해 밝고 화사한 숨결을 불어 넣고, 모던한 실루엣의 가구를 함께 매치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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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7
#Refined #Mild #Elegant #Timeless
마음을 보듬는 모던 럭셔리
Lifestyle & Design
안식을 찾고자 하는 심리는 오랫동안 단정한 이미지를 지켜왔던 모던 스타일에도 변화를 불러온다. 면을 가다듬고 요소를 최소화해 차분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미건조한 모던에 부드러움을 가미하는 것이다. 간결하게 정돈한 형태에 곡선, 온기가 깃든 소재, 은은한 포인트 컬러를 얹어 온화하게 변주한 모던은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바탕은 잔잔하게 유지하되 소재를 섬세하게 조합하거나 예술적인 조형미를 접목하고 수공예 감성의 세공을 곁들여 풍요로움을 자아내는 것도 특징이다. 화려하지 않은 럭셔리 스타일은 오히려 공간을 찾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 심신을 함께 치유하고자 하는 병원의 라운지, 상공간 VIP 룸 등에 적용돼 진정한 환대를 선사한다. 주거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누릴 수 있어 스스로를 대접하고자 하는 심리를 충족해 준다.
Detail
무채색 위주로 담담하게 매만진 바탕에 다채로운 요소를 더해 부드러운 감성이 스며든다. 곡선으로 딱딱한 분위기를 환기하는데 대담할 정도로 큰 규모의 곡선을 펼쳐 공간이 너른 품에 안긴 느낌을 연출하기도 한다. 라인은 정제하되 아슬아슬한 비례감으로 신선하게 표현하고, 포인트가 되는 색을 더스티 핑크, 올리브 그린 등 저채도로 활용해 은은한 생기를 이끌어낸다. 포근한 감각을 전하는 소재의 활용 역시 주목할 만한데 손으로 짠 듯한 패브릭, 보들보들한 촉감이 살아있는 털 등으로 마음이 녹아내릴듯 안락한 모던 스타일을 연출한다.
◀ 유려한 곡선이 감싸 안은 공간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클리닉의 브랜드 가치를 집약해 우아하고 품격 있게 연출했다. 원목을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한 바닥은 옅은 블루와 아이보리를 혼용해 서정적인 느낌을 주며 장식 요소를 배제하고 깔끔한 면과 따스하고 담담한 색을 펼쳐 세련되면서도 안락하다. 가구는 대부분 곡선으로 채택했으며 특히 천장에 흘러내리는 듯한 곡선형 구조물을 덧대 온화하고 예술적인 인상을 전한다.
▶ 소재의 우아한 만남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디테일을 차분한 모던 스타일로 아울러 균형 있게 마무리한 거실. 여러 소재의 조합이 특히 눈에 띄는 공간으로, 바탕이 되는 회색은 촉감이 강조되는 카펫, 패브릭으로 따스하게 표현했고 금빛 무늬가 은하수처럼 영롱하게 흐르는 검은색 대리석으로 럭셔리한 무드를 살렸다. 건조한 색감에 포인트가 되는 분홍색은 톤을 묵직하게 누르고 퀼팅한 벨벳을 선택해 공간이 한결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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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8
#Surrealism #Mysterious #Sensuous #Lightful
미지의 디자인
Lifestyle & Design
공간을 거니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기 어려운 지금, 신화 속 이야기를 풀어내거나 심해 이미지를 차용하는 등 현실에서 벗어난 이색적인 콘셉트는 현대인에게 오아시스처럼 다가온다. 각종 상공간은 초현실적인 무드를 적극 받아들이며 머무는 순간 일상을 환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활동적인 유희 공간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카페처럼 일반 식음 영역에도 신비로운 무드를 심어 색다른 감각을 고조한다. 특히 초현실주의적 정경은 은밀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영적인 시간을 이끌고 심신을 다독여 웰니스 공간에 적용되기도 한다. 자유롭고 신비로워 머나먼 미래를 연상시키지만 차가운 퓨처리즘을 구현하지 않으며, 오히려 풍부한 빛의 향연과 환상적인 색감을 강조해 관능적이고 풍요로운 감성을 고조한다.
Detail
빛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소재에 주력한다.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반사가 매력적인 미러, 뚜렷한 광택을 지닌 각종 메탈에 이어 최근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다이크로익 필름이 인기를 끈다. 소재 표면을 가공하면 빛의 반사와 투과를 더욱 신비롭게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신묘한 보라색, 맑은 푸른색, 불투명한 젖빛, 각종 네온 컬러와 그라데이션 등으로 팔레트를 구성해 감각을 극대화한다. 특히 이러한 색을 조명에 활용하면 공간 전체의 무드를 완전히 이질적으로 뒤바꿀 수 있어 압도적인 전환감을 조성하는 데 탁월하다. 시각적 임팩트를 전하는 컬러와 소재 외에 비정형 실루엣 역시 대상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만드는 데 중요하다. 단 지나치게 불규칙한 라인보다 아치와 곡선 등 도형이 반복되는 형태가 오히려 기이한 리듬감과 몰입감을 심어준다. 아울러 기술이 발달함으로써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통해 추상적인 형태 구현이 원활해졌으며,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면 생생한 컬러와 풍경을 직관적으로 투사할 수 있다.
◀ 심해 속에서의 휴식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클리닉은 차갑기보다 상냥하고 온유한 심상을 그린다. 부드럽게 내려앉는 아치 구조를 반복하고 푸른빛을 다양한 톤으로 변주하면서 공간을 전개해 신비감을 끌어올렸다. 벽을 가득 채운 스크린 앞에는 각기 다른 형태의 반투명한 푸른빛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 굽이치는 산맥처럼 고즈넉하게 표현했다.
▶ 차원을 넘어선 빛의 세계
찬란한 오색빛을 공간에 물들이고 빛을 퍼뜨리는 소재를 선택해 환상 속 세계를 구현한 세일즈 센터. 고객 상담 공간은 바 벽면에 밝은 오렌지 컬러를 입히고 하늘색이 감도는 유리 파티션으로 내부를 구획했는데, 천장에 시공한 스테인리스 스틸 미러의 반사와 굴절 효과로 감각을 압도한다. 푸른빛을 머금은 반대쪽 벽면에는 빛의 일렁임이 떠올라 신비로운 물결이 춤추듯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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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_Trend 9
#Journey #Pop #Vivid #Bold
삶에 위트를 더하다
Lifestyle & Design
웃음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올해 빙그레의 ‘빙그레우스’ , 비와 컬래버레이션한 ‘새우깡’ 등 기업의 웃음 전쟁이 소비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상공간 역시 장난스럽고 낙천적인 표현을 기반으로 위트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선보인다. 특히 동화를 모티브로 꾸민 공간은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동심을 회복하고,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콘셉트를 적용해 일상에 산뜻한 미감을 더하며 자유롭게 떠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한다. 소비자는 톡톡 튀는 감성을 지닌 공간에서 새로운 추억을 남기고자 하며, 공간을 즐기고 노는 과정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이들을 위로하는 긍정적 효과를 더한다. 이러한 디자인 경향은 주거로 확장돼 집에서 보지 못했던 과감한 컬러와 유머러스한 조형 요소가 나타난다. 거주자는 집을 하나의 캔버스로 삼아 화려하고 과감한 표현주의적 디자인을 그려내 타인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특별한 주거를 완성한다.
Detail
유스 세대의 성향을 반영해 온라인의 비주얼 요소가 오프라인에도 담기고 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과장되고 장난스러운 조형 요소, 기하학 구조, 그리드 패턴 등이 사용된다. 자연과 인공이 혼재된 불규칙하고 부조화를 이루는 패턴을 조합해 의외성에서 비롯한 유쾌함을 전한다. 아울러 동물을 본뜬 오브제를 통해 우화 속 한 장면을 묘사하고 야자수를 형상화한 구조물로 휴양지를 공간에 들이는 등 현실을 벗어난 다채로운 세계를 시각화한다. 발랄한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눈이 시릴 만큼 강렬한 네온 컬러, 레드, 블루, 오렌지 등 밝고 화사한 원색, 사랑스러운 파스텔 톤 등 선명하고 활기 넘치는 색이 사용되며, 보색 대비와 컬러 블로킹을 연출해 한층 역동적이다.
◀ 컬러를 즐기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부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과감한 디자인과 색채 실험을 시도한 주거. 내부를 넓고 개방된 구조로 변경해 채광을 가득 들이고, 다채로운 파스텔 컬러와 아치형 디테일을 더해 경쾌한 공간을 전개했다.
▶ 스토리가 만든 패턴
폐플라스틱을 모아 브랜드를 상징하는 레드, 블루, 오렌지 컬러칩을 지닌 테라조를 제작했다. 이를 내부에 넓게 마감해 발랄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을 연출하고 버려진 플라스틱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더했다. 네온사인과 파스텔 톤 가구를 매치해 한층 생기가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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