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잇다 - 건축 및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취재 허혜림
오래된 건축물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건축가의 철학뿐 아니라 그 시대의 가치와 유행, 계절의 변화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까지…. 하지만 그간 우리는 급격한 산업화의 미명 아래 너무도 쉽게 그 진한 이야기를 지워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미 오래전부터 영국과 프랑스 등과 같은 선진 유럽 국가에서는 역사적 건축물을 개인이나 기업이 함부로 개보수할 수 없도록 법률을 제정하고 있으며, 낭만의 도시 프라하를 여행해 본 이들은 전쟁의 총탄자국까지 그대로 보존한 체코인들의 국민의식에 혀를 내두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료(史料)적 가치를 위해 온전히 건물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기둥과 보, 벽체의 일부를 재사용하고 가구만을 현대적 스타일로 바꾸는 리노베이션 작업을 통해, 공사경비 절감 효과는 물론 시대적 충돌이 일으키는 센세이션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에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몇몇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시공간의 두 건축가가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길 바란다.
Annakapelle Schladming
Architecture / HPSA·Hammerschmid, Pachl, Seebacher(www.hpsa.at)
Collaboration / Wolfgang Gunther
Location / Schladming, Austria
Photography / Dietmar Hammerschmid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Hammerschmid와 Pachl, Seebacher는 14세기 석조 예배당 Annakapelle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번 개보수를 위해 200년 만에 공개된 토굴에는 이름 모를 이들의 해골과 뼈가 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지상 층에 위치한 채플실은 다양한 목적에 활용 가능하도록 재구성되었다. 성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화이트 컬러로 리뉴얼된 예배당 중앙으로는 실용적인 디자인의 나무벤치와 테이블을 다양한 형태로 배치하여 내부 구성을 플렉시블하게 구성하고, 이곳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오픈하여 전시 또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렇듯 이번n Anakapelle Schladming 프로젝트는 주민들에게 조차 멀어져간 14세기 공간을 21세기에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드라마틱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에만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끌어들여 시공간을 연장함으로써 우리 삶의 수레바퀴 속에 다시금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했다.
Caro Hotel
Design / Francesc RiféStudio(www.rife-design.com)
Location / Calle Almirante, 14 VALENCIA
Building Area / 2,000㎡
Photography / Fernando Alda
스페인 발렌시아 대성당 가까이에 위치한 Caro Hotel의 디자인을 담당한 Francesc Rife Studio는 상업적으로 돋보일 수 있는 호텔 프로젝트를 위해 역사적인 요소들이 병합된,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형상 라인의 절충주의에서 그 해법
을 찾았다. 여기서 디자이너는 호텔 리뉴얼 프로젝트에 앞서, 호텔에 속한 레스토랑 Alma del Temple Restaurant의 인테리어를 먼저 완성해 선보인 바 있는데, 이때에도 레스토랑의 중심을 차지했던 것이 바로 15m 높이의 12세기 Almohad 벽체였다.
이에 연장선상으로 기원전 2세기 로마시대의 건축요소와 12세기 도시성벽, 19세기 스타일의 계단, 고딕 아치와 같은 건축의 역사적 세부 사항들이 한 곳에 모인 공간이자 지극히 현대적인 트렌디함이 살아있는 호텔을 이루고자, 각각의 요소들은 세심한 조화의 균형과 절충이 필요했다.
먼저, 복도의 경우 기본적으로 심플한 블랙 앤 화이트로 매치되었는데, 한쪽 벽면은 점토가 묻은 붉은 벽돌이 이어지고 반대편 벽은 화이트의 시멘트몰탈 벽면으로 처리해 두 시대가 한 공간 속에 이어진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마치 성문을 통과하는 듯한 아치 벽돌기둥 뒤로는 모던한 스타일의 바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반쯤 무너진 벽체들이 마치 역사적 가
치를 지닌 유물처럼 당당히 자리하고 있으며, 그 바로 옆에 놓인 미래지향적인 형태의 소파가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하 레스토랑에서 유명 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분위기를 즐겼다면, 이곳에서는 실제 19세기 건축 벽과 기둥을 복원한 역사의 흔적을 감상할 수있다는 데에서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호텔의 26개 객실 인테리어는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천장에 크라운 몰딩을 두르고 거대한 벽화를 그린 화려한 스타일의 객실이 있는가 하면, 기울어진 낮은 천장과 소박한 나무 대들보로 다락방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객실 인테리어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천장에서 바닥까지 태양광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리 썬루프를 적용했으며, 그 태양이 닿는 바닥에는 이끼
정원을 꾸며 이색적인 멋을 더했다.
이렇듯 Caro Hotel은 고대 건축언어와 현대 건축언어가 공존하는 곳으로, 스페인의 수많은 호텔과 차별화된 이곳만의 매력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DOWNTOWN Mexico
Project / DOWNTOWN Mexico
Location / Histórico, Mexico City
Photography / Design Hotels™
"모방“ 을 지양하고, 모방하는 사람들을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 각각의 지역에 기반을 둔 각기 다른 부티크호텔, 그리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상품을 만들 뿐이다.” 호텔 기업 Grupo Habita의 공 동 설 립 자 Carlos Couturier는 이 같은 말을 남기며, 유사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부티크호텔로서의 견고한 입지를 세웠다.
이에 지난 6월 멕시코 시티 중심가 Histórico에 오픈한 DOWNTOWN Mexico 역시, Grupo Habita의 호텔답게 주변 지역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미학이 반영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모았다.
17 세기 궁전 건축물인 Palacio de los Condes de Miravalle를 리노베이션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건축가 Cherem Serrano Arquitectos와 가구 디자이너 Paul Roco가 참여해 낡고 무거웠던 전체 공간을 송두리째 보헤미안 시크 스타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화려한 기법의 도어핸들, 핸드메이드 타일과 우아한 아치석조, 계단과 연못과도 같이 건축 본연의 사료적 가치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그대로 살려, 부티크호텔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호텔의 파사드가 매우 화려한 석조로 시선을 끈 것과는 대조적으로 공용홀은 그레이 톤 화산암과 노출 콘크리트 벽체로 이뤄진 심플한 오아시스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17개의 스위트룸은 건물 본래의 타일 바닥과 소박한 가구를 매치시킨 인테리어로 휴식에 걸맞은 편안함을 선사하고, 드라마틱한 조명과 아치형 벽돌천장 등을 통해 시대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보헤미안 감성을 표현했다. 또한 스위트룸 전용 발코니에서는 자갈로 포장된 오래된 도시 전경과 깔끔하게 정돈된 안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Farma Kreaton
Architecture / Minas Kosmidis(www.minaskosmidis.com)
Location / Komotini, Greece Area / 270㎡
Photography / STUDIOVD, N.VAVDINOUDIS – CH.DIMITRIOU
인테리어 디자이너 Minas Kosmidis는 그리스 Komotini 중심부에 270㎡ 규모의 농장 창고와 안마당을 레스토랑으로 리노베이션하여 선보였다.
1950년대 정육점과 농가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는 방문객들에게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에 내부 곳곳에는 농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투박한 원목 벽체와 천장을 가로지르는 철제빔, 원형 나무기둥을 그대로 살린 것 등에서 목가적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우드 플로링의 경우 새롭게 화이트 도장하여 레스토랑다운 깔끔한 분위기를 이끌어 냈으며, 원목으로 짜 맞춘 테이블과 와인 숙성통을 활용한 테이블 등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나무가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소재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지런히 배치된 이 테이블 위로는 양철통을 연상시키는 앙증맞은 펜던트 조명을 매달았으며, 무심하게 배치된 서로 다른 디자인의 체어가 조화를 이루며, 격식 없이 편안한 시골 농가의 테이블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한편, 테이블 뒤의 벽면으로는 항아리와 햄, 와인통과 같은 컨츄리 풍 오브제들을 가지런히 연출하여 마치 헛간의 선반을 연상시키고, 사이드 벽면으로는 소 여물통과 삽, 곡갱이와 같은 농기구를 세워두어 이곳만의 향취를 더해준다. 이밖에 공간 곳곳에 삽입된 동물 일러스트는 간단한 블랙의 선만을 사용한 모던한 스타일로 자칫 레스토랑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움과는 전혀 거리가 먼 컨츄리 클럽으로 치닫을 수 있는 위험성을 해소한다.
이렇듯 기존의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하는 Farma Kreaton 프로젝트는 그리스의 가장 대중적인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자 향수를 자극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 인테르니 앤 데코
COPYRIGHT 2012.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잇다 - 건축 및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취재 허혜림
오래된 건축물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건축가의 철학뿐 아니라 그 시대의 가치와 유행, 계절의 변화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까지…. 하지만 그간 우리는 급격한 산업화의 미명 아래 너무도 쉽게 그 진한 이야기를 지워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미 오래전부터 영국과 프랑스 등과 같은 선진 유럽 국가에서는 역사적 건축물을 개인이나 기업이 함부로 개보수할 수 없도록 법률을 제정하고 있으며, 낭만의 도시 프라하를 여행해 본 이들은 전쟁의 총탄자국까지 그대로 보존한 체코인들의 국민의식에 혀를 내두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료(史料)적 가치를 위해 온전히 건물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기둥과 보, 벽체의 일부를 재사용하고 가구만을 현대적 스타일로 바꾸는 리노베이션 작업을 통해, 공사경비 절감 효과는 물론 시대적 충돌이 일으키는 센세이션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이에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몇몇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시공간의 두 건축가가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길 바란다.
Annakapelle Schladming
Architecture / HPSA·Hammerschmid, Pachl, Seebacher(www.hpsa.at)
Collaboration / Wolfgang Gunther
Location / Schladming, Austria
Photography / Dietmar Hammerschmid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Hammerschmid와 Pachl, Seebacher는 14세기 석조 예배당 Annakapelle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번 개보수를 위해 200년 만에 공개된 토굴에는 이름 모를 이들의 해골과 뼈가 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지상 층에 위치한 채플실은 다양한 목적에 활용 가능하도록 재구성되었다. 성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화이트 컬러로 리뉴얼된 예배당 중앙으로는 실용적인 디자인의 나무벤치와 테이블을 다양한 형태로 배치하여 내부 구성을 플렉시블하게 구성하고, 이곳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오픈하여 전시 또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렇듯 이번n Anakapelle Schladming 프로젝트는 주민들에게 조차 멀어져간 14세기 공간을 21세기에 어울리는 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드라마틱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에만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끌어들여 시공간을 연장함으로써 우리 삶의 수레바퀴 속에 다시금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했다.
Caro Hotel
Design / Francesc RiféStudio(www.rife-design.com)
Location / Calle Almirante, 14 VALENCIA
Building Area / 2,000㎡
Photography / Fernando Alda
스페인 발렌시아 대성당 가까이에 위치한 Caro Hotel의 디자인을 담당한 Francesc Rife Studio는 상업적으로 돋보일 수 있는 호텔 프로젝트를 위해 역사적인 요소들이 병합된,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형상 라인의 절충주의에서 그 해법
을 찾았다. 여기서 디자이너는 호텔 리뉴얼 프로젝트에 앞서, 호텔에 속한 레스토랑 Alma del Temple Restaurant의 인테리어를 먼저 완성해 선보인 바 있는데, 이때에도 레스토랑의 중심을 차지했던 것이 바로 15m 높이의 12세기 Almohad 벽체였다.
이에 연장선상으로 기원전 2세기 로마시대의 건축요소와 12세기 도시성벽, 19세기 스타일의 계단, 고딕 아치와 같은 건축의 역사적 세부 사항들이 한 곳에 모인 공간이자 지극히 현대적인 트렌디함이 살아있는 호텔을 이루고자, 각각의 요소들은 세심한 조화의 균형과 절충이 필요했다.
먼저, 복도의 경우 기본적으로 심플한 블랙 앤 화이트로 매치되었는데, 한쪽 벽면은 점토가 묻은 붉은 벽돌이 이어지고 반대편 벽은 화이트의 시멘트몰탈 벽면으로 처리해 두 시대가 한 공간 속에 이어진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마치 성문을 통과하는 듯한 아치 벽돌기둥 뒤로는 모던한 스타일의 바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반쯤 무너진 벽체들이 마치 역사적 가
치를 지닌 유물처럼 당당히 자리하고 있으며, 그 바로 옆에 놓인 미래지향적인 형태의 소파가 어우러져 초현실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하 레스토랑에서 유명 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분위기를 즐겼다면, 이곳에서는 실제 19세기 건축 벽과 기둥을 복원한 역사의 흔적을 감상할 수있다는 데에서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호텔의 26개 객실 인테리어는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천장에 크라운 몰딩을 두르고 거대한 벽화를 그린 화려한 스타일의 객실이 있는가 하면, 기울어진 낮은 천장과 소박한 나무 대들보로 다락방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객실 인테리어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천장에서 바닥까지 태양광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리 썬루프를 적용했으며, 그 태양이 닿는 바닥에는 이끼
정원을 꾸며 이색적인 멋을 더했다.
이렇듯 Caro Hotel은 고대 건축언어와 현대 건축언어가 공존하는 곳으로, 스페인의 수많은 호텔과 차별화된 이곳만의 매력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DOWNTOWN Mexico
Project / DOWNTOWN Mexico
Location / Histórico, Mexico City
Photography / Design Hotels™
"모방“ 을 지양하고, 모방하는 사람들을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 각각의 지역에 기반을 둔 각기 다른 부티크호텔, 그리고 그것이 다른 이들에 의해 지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상품을 만들 뿐이다.” 호텔 기업 Grupo Habita의 공 동 설 립 자 Carlos Couturier는 이 같은 말을 남기며, 유사 브랜드와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부티크호텔로서의 견고한 입지를 세웠다.
이에 지난 6월 멕시코 시티 중심가 Histórico에 오픈한 DOWNTOWN Mexico 역시, Grupo Habita의 호텔답게 주변 지역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미학이 반영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모았다.
17 세기 궁전 건축물인 Palacio de los Condes de Miravalle를 리노베이션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건축가 Cherem Serrano Arquitectos와 가구 디자이너 Paul Roco가 참여해 낡고 무거웠던 전체 공간을 송두리째 보헤미안 시크 스타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화려한 기법의 도어핸들, 핸드메이드 타일과 우아한 아치석조, 계단과 연못과도 같이 건축 본연의 사료적 가치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그대로 살려, 부티크호텔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호텔의 파사드가 매우 화려한 석조로 시선을 끈 것과는 대조적으로 공용홀은 그레이 톤 화산암과 노출 콘크리트 벽체로 이뤄진 심플한 오아시스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17개의 스위트룸은 건물 본래의 타일 바닥과 소박한 가구를 매치시킨 인테리어로 휴식에 걸맞은 편안함을 선사하고, 드라마틱한 조명과 아치형 벽돌천장 등을 통해 시대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보헤미안 감성을 표현했다. 또한 스위트룸 전용 발코니에서는 자갈로 포장된 오래된 도시 전경과 깔끔하게 정돈된 안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Farma Kreaton
Architecture / Minas Kosmidis(www.minaskosmidis.com)
Location / Komotini, Greece Area / 270㎡
Photography / STUDIOVD, N.VAVDINOUDIS – CH.DIMITRIOU
인테리어 디자이너 Minas Kosmidis는 그리스 Komotini 중심부에 270㎡ 규모의 농장 창고와 안마당을 레스토랑으로 리노베이션하여 선보였다.
1950년대 정육점과 농가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는 방문객들에게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에 내부 곳곳에는 농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투박한 원목 벽체와 천장을 가로지르는 철제빔, 원형 나무기둥을 그대로 살린 것 등에서 목가적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우드 플로링의 경우 새롭게 화이트 도장하여 레스토랑다운 깔끔한 분위기를 이끌어 냈으며, 원목으로 짜 맞춘 테이블과 와인 숙성통을 활용한 테이블 등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나무가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소재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가지런히 배치된 이 테이블 위로는 양철통을 연상시키는 앙증맞은 펜던트 조명을 매달았으며, 무심하게 배치된 서로 다른 디자인의 체어가 조화를 이루며, 격식 없이 편안한 시골 농가의 테이블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한편, 테이블 뒤의 벽면으로는 항아리와 햄, 와인통과 같은 컨츄리 풍 오브제들을 가지런히 연출하여 마치 헛간의 선반을 연상시키고, 사이드 벽면으로는 소 여물통과 삽, 곡갱이와 같은 농기구를 세워두어 이곳만의 향취를 더해준다. 이밖에 공간 곳곳에 삽입된 동물 일러스트는 간단한 블랙의 선만을 사용한 모던한 스타일로 자칫 레스토랑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움과는 전혀 거리가 먼 컨츄리 클럽으로 치닫을 수 있는 위험성을 해소한다.
이렇듯 기존의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하는 Farma Kreaton 프로젝트는 그리스의 가장 대중적인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자 향수를 자극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 인테르니 앤 데코
COPYRIGHT 2012.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