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ing an Identity for Your Home (2024.2)

Designing an Identity for Your Home

에디터 이석현, 이은희

사람이 가진 본래의 특성이 개성이라면 주거 공간에는 정체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공간의 정체성은 공간을 사용하는 거주자의 개성을 반영한다. 특별히 디자이너에 의해 창조되지 않아도 주거 공간은 거주자의 행동 패턴과 삶의 궤적을 따라 수정되고 변화하면서 정체성으로 변해간다. 공간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주거 공간을 마주하며 그리는 첫 번째 의미들은 바로 종국에 펼쳐질 정체성과 닿아 있다. 디자이너와 거주인 누가 더 많은 주도권을 갖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 의미도 갖지 못했던 공간이 주체자에 의해 어떤 감성으로, 단어들로, 기능으로, 색감으로 변화되어 앞으로 사용자와 어떻게 호흡하게 될지 거기에 우리가 처음 공간을 마주할 때 떠올린 생각의 잔상들이 현실로 구현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전 세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거 공간에 정체성이 뚜렷하다면 어떤 생활들이 벌어질까. 그들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기로 하자.




도서관이 된 집
House Under the Boat

에디터 이은희

학자인 집주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도서관의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한 주거 공간 ‘하우스 언더 더 보트(House Under the Boat)’.
자연 요소를 공간 가까이에 들여 학문에 집중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주거로 완성됐다.

Design / Chaoffice
Location / 베이징, 중국
Area / 480㎡
Photograph / ZHU Yumeng

책은 항상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는 물건이기에 도서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치 세상의 지식이 머릿속에 전부 들어온 기분이 들어 커다란 편안함을 준다. 그렇기에 집 안에도 나만의 도서관을 만들어 편안한 여가를 누리고 싶은 상상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본다. 최근 중국 조백강 유역의 습지에 공간을 책장과 테이블로 가득 채워 도서관처럼 완성한 주거 프로젝트 ‘하우스 언더 더 보트(House Under the Boat)’가 등장했다. 집주인이 학자인 특성상 2만 권 이상의 책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기에 집 중앙 영역을 크게 할애해 도서관을 만들었다.

커다란 도서관이 주는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공간 일부를 2층으로 설계하고 더욱 넓게 보일 수 있도록 천장의 지붕을 뒤집는 방식으로 연출한 특징이다. 강철 구조물로 2층 높이 공간을 만든 뒤 천장에 낸 창으로 빛이 바닥까지 닿게 만들어 분위기가 아늑하다. 또한 집주인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사나 사찰 등에서 경험했던 평온함을 공간에 들이고자 목재를 주로 활용하고 실내 공간 중간에 정원을 만드는 등 자연 요소를 들였다. 안으로 들어가면 주방과 침실 등 생활 공간이 먼저 나타나고 공간 중앙부터 도서관이 자리한 구조다. 내부에 두 개의 정원도 있는데 하나는 주방 옆에 배치해 생활 공간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하나는 도서관 옆에 배치해 책을 읽으며 자연을 접할 수 있게 했다.

내부는 특별한 장식 없이 바닥은 깔끔하게 콘크리트 마감하고 벽과 천장은 화이트 컬러로 도장했으며 가구는 전부 목재를 사용해 자연 소재의 아늑함이 돋보인다. 생활 공간 곳곳에는 박공지붕 형태의 천장이 돋보이는데 문에도 박공지붕의 경사진 각을 적용해 통일감을 주는 등 옛 건물의 특징을 세련되게 풀어냈다. 생활 공간을 지나면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은 생활 공간과 도서관 사이에 자리하는데 천장이 없어 자연광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식물을 심기보다 바닥을 콘크리트 마감하되 중앙에 둥글게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한적한 분위기가 감돈다. 줄기가 두꺼운 나무가 아닌 가지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나무를 심어 변화를 줬다. 도서관은 2층 높이의 벽을 전부 책장으로 만든 뒤 중앙에 테이블을 만들어 학구적인 분위기로 완성했다. 중간에 바닥 단 차이가 있어 공간이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지며 나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높은 곳에 있는 책에 접근할 수 있다. 천장은 거꾸로 된 지붕 형태인데 천장에 커다란 배를 띄운 듯한 느낌이 들어 공간에 웅장한 느낌을 배가한다. 천장과 벽이 닿는 사이에는 약간의 틈을 만들어 자연광이 스며들 수 있게 했다. 지붕 위쪽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데 계단을 따라 문을 열고 나가면 바깥 공간이 나타난다. 계단식 구조로 공간을 둘러쌌으며 목재를 활용해 아늑하다. 도서관 옆에도 정원이 위치하는데 커다란 직사각형 정원을 둘러싸고 좌석과 책장을 배치해 자연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박공 지붕으로 아파트의 정체성 부여하기
Ariramba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아파트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같은 규격과 구조를 가진 공간의 탈바꿈은 언제나 디자이너를 설레게 하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상파울루 라자 지역에 위치한 아리람바 아파트(Ariramba Apartment)는 거실에 지붕을 설계해 보호받는 쉼터 같은 공간을 완성했다.
정체성을 갖기를 원했던 고객의 의도에 맞게 편안하면서도 사생활이 보호되는 주거 공간으로 새롭게 정의되었다.

Architecture / Estúdio BRA Arqutietura
Design Team / Nathalia Nicodemos, Vitor Gomes, Rachel Buzzini
Location / 상파울루, 브라질
Area / 185,000㎡
Photographs / Maíra Acayaba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축사무소는 집에 정체성을 부여해달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집을 방문했을 때 친구와 가족들이 쉽게 알아보고 식별할 수 있도록 거실 위에 지붕을 디자인했다. 지붕은 박공 모양의 목제 구조물로 만들어졌고 타우아리(Tauari) 나무판자로 마감되었다. 지붕은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일 뿐만 아니라, 편안함과 함께 주민들에 따르면 ‘높은 집의 느낌(Feeling of a House in the Heights)’을 선사한다.
한눈에 보이는 거실의 지붕은 직사각형 공간을 박공 형태로 품고 있다. 아파트에서는 결코 흔하게 볼 수 없는 천장 구조를 창조한 것이다. 비스듬히 떨어지는 천장 디자인은 주택의 거실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나무 소재로 인해 따뜻함이 느껴진다. 거실 공간에는 프로젝트의 이름을 딴 아리람바 새의 색상 중 하나인 녹색 소파를 배치했으며 브라질 디자이너의 가구들은 차분한 거실 분위기를 조성한다.
박공지붕과 함께 공간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브라질산 현무암이다. 자연 소재인 우드와 어울리며 사암처럼 부드럽게 처리된 회색의 현무암은 공간 곳곳에 적용되어 있다. 메인 주방에는 주방가구를 현무암으로 마감했으며, 바비큐 공간은 현무암으로 조리 공간을 구분했으며, 바비큐, 바닥, 벤치에 현무암을 적용했다. 화장실은 무채색으로 마감한 뒤 현무암으로 디자인한 세면대를 배치해 소재를 더욱 강조했다.

식당 공간에서 지붕은 식탁, 도자기, 캐비닛, 현무암으로 덮인 뷔페, 수납함 등의 위로 섬세하게 놓여 있다. 천장의 긴 결은 바닥의 마루와 동일하게 직선으로 뻗어있고 우드 소재의 식탁을 놓아 중간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벽면의 수납장은 모두 화이트로 마감해 안정감을 높였으며 나무 천장과 마룻바닥, 우드 가구가 또 다른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바탕이 되어 주고 있다. 발코니에는 ‘높은 집의 느낌’을 배가하기 위해 파편 패턴으로 깔린 석재를 바닥재로 선택했으며, 발코니를 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경을 강화했다.
부부의 스위트룸은 흰색 질감과 벽과 침대, 헤드보드, 화장대에 타우아리 목재를 사용해 평온함이 이어지는 분위기로 연출했다. 화장실과 동일한 조명으로 통일감을 주고, 따뜻한 톤으로 침실의 궁극적 역할에 힘을 실었다. 벽면은 녹색 미네랄 질감의 벽지와 그래픽 일러스트레이션이 디자인된 제품으로 마감했다.




주말을 위한 옥상 아파트
Roofs of Podil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Design / Yana Molodykh
Location / 키이우, 우크라이나
Area / 50㎡
Photo / Yevhenii Avramenko

클라이언트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교외의 개인 주택에 살고 있으며, 주말에 키이우에 자주 와서 문화생활에 몰두하고 자녀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이 아파트를 사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피데 아 테르(Piede-à-Terre)’다. 피데 아 테르는 도시의 아파트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표현으로 주 거주지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며 호텔이나 임시 정차 장소로 사용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부수적인 공간으로 사용하는 만큼 제약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디자이너는 공간의 기술적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고 금속 기둥과 벽 사이 공간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아파트 내부는 키이우에서 가장 그림 같은 지역 중 하나인 포딜(Podil) 지역의 맥락과 일치한다.
클라이언트가 포딜의 아파트를 도시 거주지로 선택한 이유는 두 사람의 고향인 우크라이나 남부 바닷가 휴양지 헤르손(Kherson)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포딜은 가볍고 절충주의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드니프로(Dnipro) 제방을 통해 바다에 접근할 수 있다. 포딜은 도시에서 오래된 지역 중 하나로 고대에는 장인과 상인의 중심지였다. 전 세계 방문객을 기꺼이 환영하면서 문화적 전통을 혼합하고 국제적인 풍미를 형성하는 지역이다. 포딜의 건축물은 절충적이고 때로는 기발하다. 현대식 건물은 20세기 초에 복원된 건물과 인접해 있다. 수많은 카페와 상점이 1층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점 근처에 고급, 고층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디자이너는 인테리어를 통해 포딜의 문화적 맥락을 전달하고자 한다. 고전과 모더니즘 건축의 요소를 기본으로 혼합하되 구성주의의 색상과 다락방 장식에 나무 요소를 내재했다. 새 건물 8층에 자리한 프로젝트는 포딜 옥상의 환상적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다락방 같은 아파트다. 지붕 아래 다락방 공간에는 고려해야 할 몇 가지 디자인 특징이 있었다. 기둥과 금속 기둥은 노출된 채로 남겨져 있었고, 거실의 선반과 침실의 옷장 뒤에 부분적으로만 숨겨져 있었다. 디자이너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기존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용적이면서도 편안한 공간을 연출했다.

클라이언트 가족은 요리와 손님 접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편안하고 기능적인 주방과 아늑한 거실이 필요했다. 가벼운 소파와 안락의자, 테이블과 의자의 모양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라 거대한 물건으로 공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구조적 무거움이 공간을 지배하지 않도록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통풍이 잘되는’ 포인트 중 하나로는 비트라(Vitra)의 아카리(Akari) 플로어 램프도 한몫하고 있다.
침실은 6.4㎡ 규모의 가장 작은 방이지만 연단에 올려놓은 침대, 틈새의 기둥 뒤에 있는 옷장, 침대 근처의 선반과 서랍 등 편안한 숙박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천장의 거대한 빔은 석고 보드 상자에 꿰어 시각적으로 밝게 처리해 머리 위 무거운 금속 구조물의 느낌을 피했다. 보와 기둥 구조물 사이에는 옷장이 삽입된 별도의 탈의실도 마련되어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클라이언트에게 욕조와 샤워실은 필수적이었다. 특히 욕실의 타일 구성은 구성주의를 표현한 디자인의 의지가 엿보인다. 디자이너는 구성주의에 내재한 미학, 모양, 색상을 재현하기 위해 네 가지 브랜드의 타일 컬렉션을 혼합했다. 벽에는 테라코타 세라믹 촛대로 포인트를 주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디자이너 율리아 코노넨코(Yulia Kononenko)가 만든 작품이다.
인테리어의 색상 범위는 밝은 목재 색조와 빨간색, 검은색, 파란색, 테라코타 및 흰색의 모더니스트 악센트가 결합했다. 벽은 따뜻한 색조의 젖은 점토와 함께 지구 색상으로 페인트 마감했다. 어릴 적 할머니가 계셨던 집의 벽을 물로 희석한 점토로 하얗게 칠하는 것을 도왔던 디자이너의 과거 추억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따뜻한 색감의 흰색으로 재탄생되었다.




장인 정신을 느끼다
Palmeira Apartment

에디터 이은희

Design / STUDIO GAMEIRO·João Gameiro, Alexandre Cisneiros
Location / 리스본, 포르투갈
Photograph / Francisco Nogueira

집을 만드는 일은 편안함을 찾아나가는 여정과도 같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할 때 현대적인 감각을 적용하되 과거의 흔적을 남겨 옛 시대의 향수를 담은 주거에서도 그런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리스본의 프린시페 레알(Principe Real)에 자리한 리모델링한 프로젝트 팔메이라 아파트(Palmeira Apartment)는 19세기 후반의 예술성과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세기 후반 공예적 특징을 남기되 현대적인 방식으로 연출해 옛 것과 새 것의 균형을 이루고자 한 점이 특징이다. 복잡한 웨인스코팅, 나무 자체의 연식이 느껴지는 복잡한 패턴의 마루 바닥 등 오랜 건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지역의 숙련된 장인들과 협업해 가구를 제작했는데 옛 느낌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제작해 공간의 완성도를 높였다. 색감은 화이트 컬러를 바탕으로 하고 블랙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했으며 목재와 석재 등 천연 소재의 패턴을 강조해 시대적 특성에 국한되지 않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건축주가 주방을 중시했기에 사교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 한 켠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목제 가구를 배치해 자연 소재의 온화함을 가미했다. 전체적으로 높이가 낮은 가구를 배치해 공간이 더욱 넓어 보인다. 건축주가 주방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일상을 보다 즐길 수 있길 원했기에 다른 공간보다 주방은 더욱 화려하고도 편안하게 완성했다. 바닥과 벽, 천장의 컬러를 화이트로 통일하고 아일랜드 상판과 조리공간의 벽에 캐나다에서 직접 절단한 화강암을 사용했다. 베인이 자연스럽고 무늬가 은은하고 밝아 고급스러우며 천장에는 살구색 컬러의 펜던트 조명을 달았는데 조명 헤드 세 개를 마치 뜨개실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듯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끈다. 침실과 서재 등 다른 방도 거실과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이어나간다. 화이트 컬러 베이스에 목재 가구를 들여 온화한 분위기를 들였으며 모던한 형태의 가구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서재에는 클래식한 프레임의 액자를 달아 옛 것의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정원에는 잔디 위에 화이트 컬러의 블록을 깔아 깔끔하게 정돈했으며 예술품, 패브릭 소파, 의자 등을 배치해 편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수영장도 자리하는데 바닥의 타일을 채도 높은 울트라 마린 컬러로 깔아 거주지 내부의 따뜻한 색감과 대비되며 청량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신고전주의 아파트의 포스트휴먼 추락 사고
Posthuman Crash in a Neoclassical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이 아파트 리모델링은 건축가의 SF적인 상상력을 스토리로 만들고 이를 공간에 옮긴 듯한 해설이 눈에 띄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명으로 지어진 ‘신고전주의 아파트의 포스트휴먼 추락 사고’ 에서도 알 수 있듯 건축가는 논픽션의 상상 공간안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성해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는 네오클래식 분위기가 곳곳에 드러나면서 가벼운 색채로 분위기를 띄우고 절제된 마감으로 공간의 근본을 돌아보게 한다. 클래식한 요소들의 결합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개념을 설명하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지극히 작가주의적인 상상의 설정이 공간에 입혀졌을 때 일반인들이 동일하게 생각의 끝에 닿을 수는 없지만 건축가의 소설 같은 이야기는 그 내막을 알게 되었을 때 공간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건축가는 어떠한 이야기를 공간에 담았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Architect / Mario Montesinos Marco
Location / 바로셀로나, 스페인
Area / 175㎡
Photographer / Luís Beltrán

2021년 말, 미확인 비행 물체가 도시 중심부의 오래된 신고전주의 건물에 충돌하여 귀를 의심케 하는 굉음과 함께 큰 구조적 손상을 입혔다. 그 아파트는 건축 예술 작품이었다. 높은 천장과 열대 식물로 가득한 내부 안뜰이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창문, 도시의 그란비아 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전망대를 갖추고 있었고, 고전적인 모티브로 장식된 모자이크 바닥과 몰딩이 인상적이었지만 우주선은 돌이킬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부엌과 욕실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아파트의 벽이 날아가면서 공간이 열리고 빛이 들어왔다. 이제 벽은 마치 레이저로 조각한 것처럼 들쭉날쭉한 균열과 특이한 무늬를 보였다. 장식용 몰딩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파트의 가구는 힘의 충격으로 끌려가고 뒤틀리며 일부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적인 우주선처럼 보였지만 과학자들이 UFO를 조사하기 위해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생명체의 흔적은 없었고, 우주선 내부에서 이상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우주선에는 우주를 탐험하고 새로운 형태의 거주지를 찾도록 설계된 인공 지능이 탑승하고 있었다.
AI는 기술적 결함으로 통제력을 잃고 결국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에 충돌했다. 하지만 AI는 스스로 비활성화하는 대신 진화하여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 세계를 탐험하고 있었다. AI는 손상된 신고전주의 건축물과 합쳐지기 시작했고, 벽과 바닥이 구부러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일종의 차원 간 공간을 만들었다. 이제 공간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와 금속 부품으로 채워졌다.

칸막이는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포털이 될 금속, 유리, 플라스틱 커튼 층으로 대체되어 초공간을 반사하고 증식시켰다. UFO의 조각을 레이저로 절단하고 녹여 문, 선반, 가구로 만들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에너지의 순환 시스템인 금속 트레이 네트워크가 아파트 천장을 가로질러 퍼지기 시작했다.
에너지는 결국 새로운 의인화된 형태를 실험하기 위해 도구, 케이블, 첨단 기계로 가득 찬 첨단 실험실을 만들었다. 커다란 유리 조각의 잔해가 그의 작업 기반이 되었다. 그는 장비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새로운 형태와 잠재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UFO는 실험실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체와 기술을 창조하고 요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은 과거와 미래, 신고전주의와 포스트휴머니즘, 전통적 요소와 첨단 기술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공간, 다양성을 기념하는 포용적이고 이분법적이지 않은 새로운 건축을 창조하면서 평면 건축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아파트에서의 삶은 UFO 착륙 이후 결코 예전과 같지 않았다. 포스트휴먼의 존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가져왔고, 주민들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으로 마음을 열었다. UFO는 커뮤니티의 아이콘이 되었고, 그 안에 탑재된 인공 지능은 포스트휴먼 미래에 가능한 일의 상징이 되었다. 비록 그 기원과 운명은 불확실했지만, UFO와 탑승자는 기술과 인류가 만나 진정으로 놀라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녹색 큐브, 집의 이야기를 만들다
Ettefagh House

에디터 이석현

집이 단순히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삶의 서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에테파그 하우스(Ettefagh House)’는
아파트 설계의 제약을 감안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에테파그 하우스는 ‘사건’이라는 뜻의 ‘Ettefagh’에서 유추할 수 있듯 스토리를 가진 집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의지가 담겼다.

Design Studio / Darkefaza Design Studio
Architect / Mahyar Jamshidi
Location / 카라즈, 이란
Area / 135㎡
Photographer / Mohammad Hossein Hamzehlouei

이란 카라즈 지역의 골레스탄(Golestan) 거리에 있는 135㎡ 규모의 이 집은 새로 지어진 우아한 집이었지만 일반적인 집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늘날 제한된 아파트 생활방식처럼 컨테이너에 갇힌 듯 설계된 기하학적인 구조에 단지 생명 기능만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이에 다케파자 디자인 스튜디오(Darkefaza Design Studio)의 건축가들은 생명을 담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높은 비전을 시각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리노베이션 이전에는 침실 3개와 주방 사이에 대각선 모서리가 있는 홀이 있고 메인 욕실과 화장실을 유닛의 중앙에 배치하는 순서로 평면이 설정되어 있었다.

주방은 쾌적한 환경이지만 집의 구석에 있었고 삼각형 창틀을 통해 이웃 건물을 반쯤 볼 수 있었다. 창문 덕분에 주방에 채광이 잘 들어왔지만, 단단한 벽으로 주민들은 길 끝에 있는 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없었다.
다케파자 디자인 스튜디오는 에테파그 하우스를 디자인하는데 미학과 더 나은 성능의 원칙을 적용하는 측면에서 레이아웃과 방향을 변경, 주방과 테라스를 유지하고 침실 3개를 마스터 침실과 서재, 작업실로 전환했다. 침실의 두꺼운 커튼 뒤에 숨겨져 있던 넓고 넓은 창문이 있는 큰 거실 옆에는 크기와 기능 면에서 유연한 특성을 갖는 개인 공간도 마련했다. 사람들이 모이고 파티가 열리는 동안 거실은 집의 중심이지만, 공간의 전통적인 정의를 뒤로 하고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놀랍고 잊을 수 없는 효과를 주는 완전히 새로운 버전을 만들기로 했다.

녹색의 큐브 형태의 개인 공간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다기능 공간으로 창조되었다. 파티가 열리는 동안에는 입식 또는 좌식의 식당으로 변형될 수 있으며, 개인 작업공간과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 녹색 큐브는 에테파그 하우스의 이야기를 발생시키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천장 매립이 가능한 테이블은 공간의 활용도를 더욱 높인다. 식탁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제한된 공간에 테이블이 지속적으로 존재하면 공간의 유연성이 방해된다. 이에 그린 큐브 중앙에 바닥 난방 방식과 유압식 리프트 모터를 적용해 사용자가 필요할 때 적절한 높이로 이용 가능한 테이블을 제공한다. 식탁은 단순히 점심을 먹기 위한 테이블이 아닌 서서 노트북으로 작업하거나 바닥에 앉아서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테이블로도 활용된다. 또한 녹색 큐브의 요소들은 동일한 색상과 소재를 사용해 공간의 무결성을 이해하는데 아무런 해가 없고 전체적인 거실 영역의 순수성을 유지하는 것에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이 접근 방식은 프로젝트의 다른 부분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에테파그 하우스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활동을 위한 플랫폼을 창조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그리고 전체 단위로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은, 집의 모든 세부 사항과 구성 요소의 설계 프로세스에서 생산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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