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들려주는 공간의 시간(2) 타투이스트의 하루가 흐르는 곳 - Casa T (2025.08)

타투이스트의 하루가 흐르는 곳

Casa T

에디터 이석현


태국 방콕 서쪽에 위치한 ‘카사 T’는 타투이스트의 삶과 작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이중 목적의 주거 공간이다.

Architect / SSAA

Location / 방콕, 태국

Area / 230㎡

Photographer / Chakkraphob Sermphasit


카사 T는 내면적인 작업 공간과 따뜻한 가족 공간, 두 가지 전혀 다른 프로그램을 하나의 지붕 아래에 담아 두 세계의 아름다움을 함께 드러낸다. 조각적인 외관은 타투이스트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고, 건축은 자연, 창작, 그리고 집이라는 일상의 의식을 조용히 연결한다. 카사 T에서 이중성은 의도적이다. 예술과 주거의 경계에서 카사 T 프로젝트는 타투이스트로서 일하고 산다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다. 두 세계가 자연스럽게 얽혀 있는 듯 보이지만, 건축은 조용하면서도 분명한 경계를 그린다. 장인의 정교한 작업과 일상의 따스함, 이 두 가지가 한 공간에 공존한다.

방콕 서부의 중밀도 주거지 내 사다리꼴 대지에 자리한 건물은 각진 입면을 바쁜 대로 쪽으로 돌려 외부로부터 내부를 미니멀한 표면 뒤에 감춘다. 조각 같은 껍질 안에서 카사 T는 작업 공간과 사적인 주거 공간으로 펼쳐진다. 건축적 언어는 타투 예술에서 직접적으로 차용했다. 바늘의 움직임을 닮은 날카로움과 정밀함이 선명한 선과 각진 모서리로 드러난다. 건물의 단단한 매스는 거리 풍경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도 내부 중정으로는 선택적으로 열려 있다.

카사 T는 내향적인 작업 공간과 따뜻한 가족 공간, 두 가지 뚜렷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작업실은 프라이빗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의식과 신비로움을 담아낸다. 빛의 변화와 자연을 받아들이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어둡고 밀폐된 기존 타투 스튜디오와는 다르다. 어둡고 잉크 같은 재료는 타투이스트의 매체에 대한 오마주다. 숨겨진 입구를 통해 들어서면, 극적인 2층 높이의 공간이 중심을 이룬다. 이 수직성은 시선을 위로 이끌고, 내부 중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자연광과 녹음을 실내로 끌어들여, 엄격한 공간에 섬세함과 생기를 더한다.

별도의 입구로 들어가는 주거 공간은 부드럽고 평온하게 펼쳐진다. 따뜻한 재료와 밝은 색감, 부드럽게 들어오는 자연광이 공간의 리듬을 느리게 하고, 각진 형태를 완화해 휴식과 사색을 가능하게 한다. 일상적인 기능은 두 개 층에 걸쳐 배치되고, 사적인 중정 쪽으로 열려 있다. 가족과 조용한 시간을 위한 공간으로 타투이스트가 일과 분리된 시간을 보내며 창의력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 카사 T 프로젝트에서 대비는 의도된 것이다. 일과 삶의 경계는 벽이 아니라 문턱이며, 예술성과 사적인 삶이 공존하는 지점이다. 균형을 제안하는 카사 T는 건축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이야기, 즉 잉크와 빛, 공간에 새겨진 한 사람의 삶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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