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signer’s Touch (3) 빛이 흐르는 집 - 월곡 샹그레빌 아파트 (2025.07)

빛이 흐르는 집

월곡 샹그레빌 아파트

에디터 이석현


월곡 샹그레빌 아파트는 흑과 백의 명확한 대비와 절제된 표현, 그리고 빛의 흐름을 통해 젊은 부부의 일상에 차분한 긴장감과 여유를 담아낸 미니멀리즘 주거 공간이다.

디자인 / 블러커(Blurker)

시공 / 블러커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로5길 100

면적 / 105㎡(32평)

마감 / 천장-도장 I 벽체-도장 I 바닥-원목마루

사진 / Dayoff studio


월곡 샹그레빌 아파트 프로젝트는 젊은 부부의 삶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흑과 백의 뚜렷한 색채 대비와 절제된 표현을 통해 일상에 차분한 긴장감과 여유를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본질에 집중해 심플하게 완성한 이 집은 ‘조화로운 대비’와 ‘빛의 흐름’이라는 두 가지 디자인 개념을 중심에 두고 설계되었다.

중문은 프레임이 없는 유리 슬라이딩 도어로 디자인해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요소를 더했다. 도어는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분하면서도 시야를 막지 않아 구조적 기능성과 시각적 개방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투명한 재료는 이 집에서 중요한 디자인 언어로 작동하며, 빛과 공간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천장에는 불필요한 매입 조명을 최소화해 흔히 볼 수 있는 한국 아파트의 과도한 직부등 배치를 피했다. 대신 간접조명과 펜던트 조명을 중심으로 구성해 공간에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조명은 시간대와 활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환되며, 공간 전체에 편안하고 유연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창에는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블랙아웃 커튼 대신 자연광을 부드럽게 여과시키는 패널형 커튼을 선택했다. 커튼은 공 간의 존재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빛의 방향과 강도를 섬세하게 조절해주고, 시각적으로도 공간에 가볍고 유연한 흐름을 더한다.

공간의 톤앤매너는 블랙과 화이트의 단색 조합을 중심으로 했지만, 단조롭거나 차가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세심하게 구성했다. 주방과 복도에는 150×150㎜ 크기의 작은 화이트 타일을 바닥재로 사용해 공간에 밀도를 더했고, 거실과 침실에는 넓은 폭의 검정 원목마루를 적용해 시각적으로 안정감으을 주었다. 벽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으로 마감해 가구와 조명이 자연스럽게 중심이 되도록 했으며, 주방과 현관 가구에는 블랙 프레임으로 라인을 강조해 균형 잡힌 단단한 볼륨감을 연출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멋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의 삶의 방식과 감성을 세심하게 반영해 설계했다. 최소한의 재료와 색감만으로도 충분히 깊이 있고 풍부한 분위기를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기능성과 감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미니멀리즘 주거의 좋은 예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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