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경계가 흐릿한
A House Welcoming Spring
에디터 이은희, 장영남
봄이 오는 길목에서 집은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스며드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겨울의 무거운 소재와 어두운 색상을 걷어내고, 화사한 꽃무늬 쿠션과 파스텔톤의 소품으로 공간에 생기를 더할 때다. 집 안에서 봄을 맞이한다는 것은 단순히 꽃병을 놓거나 쿠션을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공간 자체가 호흡하도록 만드는 작업, 유리 너머로 보이는 나뭇가지와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디자인, 햇빛이 각 층위를 타고 흐르며 그림자를 새기는 구조적 계산이 필요하다. 최근 주거 트렌드는 외부 환경을 차단하기보다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 무너지듯 열린 발코니는 내부 공간과 마당을 잇고, 거친 질감의 마감재는 손끝에 흙냄새를 전달한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연결된 대형 창은 하루 종일 변화하는 빛의 각도를 공간에 새기며 계절감을 각인시킨다. 나무 테이블 위에 떨어진 벚꽃잎 한 장조차 의도된 무드의 일부가 되는 이 완급조절이 핵심이다. 이번에 소개할 주택 프로젝트들은 외부 환경과의 경계가 흐릿한 공간들로 봄이 완연한 계절에 어울린다.
이중 높이의 중정
Hidden Villa
에디터 장영남
히든 빌라는 한적한 정원에 둘러싸인 부지의 특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연과 건축, 인테리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방적인 구조가 특징으로, 거주자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실내에서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Architecture Design & Interior Design / i29 architects
Structural Engineer / Huib Jol(Hopman Ingenieursbureau)
Landscape Design / Frank Heijligers
Location / 네덜란드
Photogragh / Tim Van de Velde
네덜란드 남부, 고요한 정원 속에 숨겨진 듯 자리한 히든 빌라(Hidden Villa)는 자연과의 연결성을 강조한 주거 공간이다. 과거 병원으로 사용되었던 부지를 암스테르담 기반의 건축 스튜디오 i29가 건물의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며 2층 규모의 현대적인 주택으로 개조했다.
i29는 유서 깊은 수목과 독창적인 건축 디자인,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이 조화를 이뤄 자연 속에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빌라를 완성했다. 대지는 울창한 정원으로 둘러싸여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건축 설계는 실내외 공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조하면서 곳곳에 정원을 배치해 다양한 방향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특히, 중심부에 자리한 이중 높이(Double-Height) 구조의 중정이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현하는 핵심 요소이다. 각 공간은 개방감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고려해 설계했고 실내에서 실외를 바라볼 때 건물과 정원 요소가 층층이 겹쳐 보이는 풍경을 연출해 풍부한 깊이감과 다채로운 시각적 흐름이 형성되도록 했다.
외관은 나무, 석재, 콘크리트,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면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했다. 입구와 중정, 2층 외벽은 오일 처리한 물푸레나무로 마감했으며, 1층 남쪽과 동쪽 외벽 및 별채는 밝은 색상의 콜룸바(Kolumba) 벽돌로 구성했다. 캔틸레버 캐노피는 스틸 프레임을 사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캐노피 끝단은 프리캐스트(Precast) 화이트 콘크리트 모듈로 마감하고 아래 테라스도 화이트 콘크리트를 사용해 세련된 디테일을 더했다.
실내 공간은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정원이 풍성하게 펼쳐지듯 빌라는 다채로운 녹색 공간을 품는다.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고 곳곳에서 흥미로운 조망이 펼쳐져 개방감을 더한다. 나무와 식물로 채워진 이중 높이의 중정은 정원의 푸르름과 햇살을 실내 깊숙이 들여 어디서든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중정은 정원 요소를 넘어, 건물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구조적 중심 역할도 한다. 이중 높이의 중앙 중정과 복도에 위치한 작은 중정은 빌라의 1층과 2층을 연결한다. 두 개 중정을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 겹쳐서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상층부에서도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자연 채광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창 구조는 최대한 얇고 간결한 창틀을 적용해 시각적 방해 요소를 최소화했다. 거주자들이 빌라 주변을 자유롭게 거닐도록 주택 외곽을 따라 캔틸레버(Cantilever) 구조로 설치된 대형 캐노피도 실내외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건축 요소이다. 캐노피는 태양의 이동 경로를 고려해 설계되었고, 그 깊이는 태양의 궤도와 정밀하게 맞춰져 파사드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유리로 인해 실내가 과열되는 문제를 방지한다.
내부는 입구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구조이다. 넓은 현관을 지나면 만나는 개방형 주방과 식사 공간은 탁 트인 중앙 중정과 직접 연결되어 시각적으로도 한층 넓고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실내 장식은 맞춤 제작된 가구와 빌트인 수납장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짙은 오크 패널, 연속된 화이트 콘크리트 바닥, 천연석으로 제작된 주방 디자인 등에 장인 정신을 담아냈으며 욕실과 화장실은 다양한 질감과 색감의 타일로 개성을 살렸다. 조명은 각 공간에 맞게 섬세하게 조율되었고 KNX 시스템을 도입해 원하는 분위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빌라와 직접 연결된 정원에는 수영장과 야외 화로가 자리하고 있다. 야외 주방과 캐노피 아래 테라스는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기능한다.


히든 빌라는 건축과 조경, 인테리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외부 풍경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중정과 테라스를 통해 거주자가 언제든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설계된 히든 빌라는 현대 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10m에 이르는 계단형 정원
Casa SA
에디터 장영남
카사 SA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가 없는 오래된 건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공간 창출로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Architecture Office / Sandro Ferreira arquitectura
Main Architect / Sandro Ferreira
Location / 브라가, 포르투갈
Total Area / 845㎡
Photograph / Ivo Tavares Studio
카사 SA(Casa SA) 프로젝트에서 핵심 과제는 도로와 야외 공간 사이의 약 10m에 이르는 고도 차이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모든 세대에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올 수 있도록 다양한 건축적 접근법을 시도했고 대형 개구부, 계단형 정원, 오픈 플랜 등을 통해 넓고 밝은 실내 공간을 조성했다. 총 4개 층 규모의 주택 내부는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동선을 최소화하는 등 거주자의 실생활을 고려한 공간 배치를 적용했다. 도로와 같은 레벨에 있는 1층은 주차 공간과 건물 출입구로 활용된다. 2층은 각각 방 1개, 방 2개 타입의 주거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실내와 실외 공간의 연계를 고려한 설계가 돋보인다. 3층은 주방, 거실 등 듀플렉스 아파트의 사회적 공간이 위치해 있다. 이 공간은 실내와 실외 간의 연속성과 관계성을 우선시한다. 특히 경사진 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실내외 활동을 자연스럽게 연계하되, 트래버틴, 월넛 목재, 슬레이트 벽 마감재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해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공간적 연속성을 강조했다. 야외 공간의 상층부로의 접근은 계단과 계단참이 단계적으로 배치되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이 동선은 최종적으로 수영장으로 연결된다. 도로 쪽에서 한 단계 물러난 형태로 설계된 4층은 4개의 방으로 구성된 프라이빗 공간으로 구성된다. 동쪽을 향한 방들은 정원과 수영장이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연과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카사 SA는 현대적 주거 건축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돋보인다. 주거 공간의 기능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거주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설계를 적용했다.
인테리어는 자연 친화적인 요소를 활용해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형 개구부를 통해 유입되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자연이 카사 SA 인테리어의 핵심을 이룬다. 목재, 석재 등 자연 질감을 살린 소재를 사용하고 화이트, 베이지, 내추럴 우드톤, 차콜 등의 색조를 조화롭게 배치해 따뜻함과 차가움의 균형을 맞췄다. 거실과 주방, 식사 공간은 개방형 구조로 설계해 공간감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가구 배치를 최소화했다. 벽면과 천장에는 간접 조명을 적용해 은은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침실은 베이지와 그레이톤을 조화롭게 활용해 아늑한 느낌을 강조하고 벽면 전체를 활용한 붙박이장을 배치해 실용성을 높였다. 욕실은 대리석과 대형 포셀린 타일로 마감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파사드는 그림자가 형성되면서 깊이감이 강조되는 디자인으로 건물의 조형적 완성도를 높였다. 평지붕은 미니멀한 디자인을 강조하며 건물의 조형적 통일성을 유지한다.


카사 SA 프로젝트에서 계단형 정원은 자연을 실내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계단형 정원은 건물 후면에 점진적으로 높아지는 지형을 따라 조성했다. 정원 앞쪽은 키 낮은 초목을, 뒤쪽은 키가 큰 나무를 배치해 시각적 변화를 줬다. 경사진 정원은 내부에서 수직적인 녹색 경관을 형성하며 시각적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주변을 둘러싼 하얀 벽은 외부의 시선을 차단한다. 건물 후면의 거실과 식사 공간은 정원을 향해 전면 개방형으로 설계되어 실외 자연이 실내에서 연속된 공간처럼 느껴지는 확장감을 제공한다.
계단형 정원과 건물 후면의 대형 개구부는 채광, 환기, 그리고 에너지 절약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중정과 거실 사이의 큰 유리문은 중정의 자연광을 실내 깊숙이 들여오며 차양 구조는 조형적 역할을 넘어 태양광을 조절하고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계단형 정원 반대편 벽에도 개구부를 배치해 자연 환기가 원활하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개구부 디자인은 여름철 시원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형의 가장 높은 곳에 배치한 수영장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하늘과 맞닿은 듯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실내에서 수영장은 시선을 수평적으로 확장해 개방감을 높이고, 빛과 결합한 물 반사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자연을 품은 집
Whispering Stones
에디터 이은희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위스퍼링 스톤즈는 지속 가능성과 웰빙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한다.

Design / Swatt+Partners
Location / 힐즈버그, 미국
Area / 790㎡
Photograph / Tim Griffith
자연의 숨결을 간직한 채 조용히 머물며, 그 자체로 경관이 되는 공간. 미국 캘리포니아 힐즈버그, 참나무와 레드우드, 월계수, 마드론 등 다양한 수목이 둘러싼 능선 위에 자리한 위스퍼링 스톤즈(Whispering Stones)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탄생한 현대적 주거 공간 프로젝트다. 속삭이는 돌이라는 이름처럼, 자연 속에서 조용히 자리 잡아 환경을 보존하고 존중하는 철학을 반영한다.
콘크리트,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격자, 붉은 삼나무 사이딩 등 다양한 재료를 결합해 디자인했으며, 이러한 조합은 주변의 거친 자연 요소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세련된 도시적 감각을 부여한다. 또한 지속 가능성과 웰빙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적용했다. 교차 환기와 균형 잡힌 자연광, 태양 노출 조절 및 온도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으며, 태양광 패널 배열과 물 절약 시스템을 도입해 친환경적인 주거 공간을 완성했다. 조경은 주로 토착 식물과 가뭄에 강한 식물들로 구성되었으며, 자동 관개 시스템을 활용해 최소한의 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노출된 보드 형태의 콘크리트 옹벽은 지형과 초목을 따라 배치됐으며, 수많은 나무 뿌리를 보호하기 위한 설계가 돋보인다. 3층 790㎡ 규모의 이 주거지는 능선을 가로지르며 자연과의 공존을 이루는 건축 철학을 담고 있다. 거대한 테라스는 대지를 따라 확장되며, 기존 참나무는 지붕 개구부를 통과해 자라면서 건물과 자연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한다. 실내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개방적인 구조를 통해 자연광을 극대화하며, 실내와 실외를 잇는 투명한 공간 감각을 제공한다.

공간의 선형적 배열 속에서도 입구 위의 유리 다리와 조각적인 ‘점자’ 벽은 입구와 주방, 거실 간의 볼륨을 압축하는 역할을 한다. 정확한 직선과 수평적인 기하학적 요소는 능선의 기복이 있는 자연 풍경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건축적 조형미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또한, 이 지역이 산불 위험이 있는 지역인 점을 고려하여 화재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했다. 건물 옥상에는 환경 친화적인 화합물을 저장하는 이동식 탱크가 배치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구조물과 주변 식물이 화염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한다.


서랍 같은 구조가 만든 파티오
M2: Country House
에디터 장영남
M2 컨트리 하우스는 서랍이 열리는 듯한 독창적인 구조를 통해 공간의 깊이감과 개방감을 극대화한 주택이다. 중앙 파티오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모든 공간은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며 외부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Architecture / Architect Raz Melamed
Location / 헤르츨리야, 이스라엘
Area / 350㎡
Photography / Amit Geron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서랍을 여닫으며 기억과 경험을 저장하는 과정과 같다. 주로 주거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이스라엘 건축가 라즈 멜라메드(Raz Melamed)는 이런 삶의 은유를 M2 컨트리 하우스(M2: Country House) 설계에 담았다. 주택은 마치 서랍장이 열리는 듯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세 방향으로 깊이가 다르게 열리면서 생성된 공간이 파티오로 활용되며 집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집 주인은 60대 부부로, 전원에서 편안한 일상을 보내면서 주말마다 자녀와 손주들을 맞이할 수 있는 집을 원했다. 부부는 이를 위해 멜라메드에게 두 가지를 요청했다. 첫째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필요까지 고려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접근성을 갖추는 것이고, 둘째는 집 어디서든 모든 공간이 보이는 중앙 파티오를 배치하되, 주말에는 적절한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것이었다. 야외 주방과 수영장도 필수 요소로 포함했다.
M2 컨트리 하우스 중심은 정사각형의 파티오이다. 파티오는 세 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으며, 나머지 한 면이 수영장과 경계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분한다. 이 설계는 마치 서랍을 열고 닫는 듯한 개념을 반영한다. 이 구조 덕분에 모든 공간이 중정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실내에서도 외부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서랍이 열리는 듯한 형상의 전면부는 세로 패턴의 목제 패널로 마감했다. 실내로 이어지는 길은 넓은 계단이 놓인 다리 형태로 설계했다. 계단은 타지마할 스타일의 천연 화강암으로 마감해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다리 한쪽은 푸른 식물을, 반대쪽은 지하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개방감 있는 검은 난간이 자리 잡고 있다. 다리를 건너면 울창한 나무 사이로 웅장한 현관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파티오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목제 계단이 있고 그 아래층에는 4개의 손님방이 마련되어 있다. 각 객실은 개별 출입구를 갖춰 손님들이 독립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티오를 마주 보는 거실은 가죽을 선호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특별한 가구들로 꾸며졌다. 가죽 안락의자와 가죽 스트랩으로 받쳐진 소파를 배치하고 중심에는 높이가 다른 원형 테이블 세트를 뒀다. 목재와 대리석 조합으로 제작한 거실 테이블은 공간에 깊이감을 더하면서 파티오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식당은 검은색 테이블과 갈색 가죽 의자로 구성했으며 벽면에는 개성 있는 선반을 배치했다. 선반 아래에는 낮은 창을 두어 실내에서도 녹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낮은 창은 이웃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주방은 어두운 목재로 마감한 붙박이장과 대형 청동 아일랜드가 중심을 이룬다. 이 요소들은 실내외 색감을 조화롭게 연결하며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일랜드 옆에는 일상적인 식사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고 그 맞은편에는 손주들을 위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가족실을 배치했다. 가족실은 쿠션감 있는 부드러운 소재의 소파로 아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디자인했으며 천장에는 원형 조명을 설치해 공간의 유기적인 형태를 강조했다.
집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길고 가느다란 조명 라인은 실내 분위기를 조율하며, 각 공간에는 개별 조명 디자인을 적용했다. 식당에는 화려한 조명기구를, 주방에는 천장에서 뻗어 나온 장식적인 조명 파이프를 배치하는 등 공간마다 차별된 개성을 더했다.
M2 컨트리 하우스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실내와 실외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이다. 부드러운 흰색 커튼이 드리워진 유리문 장식장을 지나면 야외 식사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곳에는 밝은 색상의 의자가 놓인 식탁과 수영장을 마주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수영장은 바닥과 같은 높이로 조정할 수 있는 가변형 경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필요에 따라 완전히 덮어 추가적인 마당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주변 정원은 면밀한 계획 아래 다양한 큰키나무와 관목들을 배치해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듯한 자연스러운 풍경을 연출했다. 부부 침실은 넓은 워크인 옷장을 갖춘 여유로운 공간으로 설계했다. 바로 옆 욕실은 검은 대리석과 갈색의 가구가 어우러지는데, 이는 건축가가 선호하는 회색 톤과 클라이언트가 선호하는 갈색 계열을 조화롭게 융합한 결과물이다. 세면대는 검은 석재로 주조된 싱크볼이 두 가지 높이로 배치되어 있어 노년기에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M2 컨트리 하우스는 건축가 라즈 멜라메드의 철학과 집 주인의 삶이 결합한 맞춤형 디자인이다. 실내와 실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필요에 따라 공간을 여닫을 수 있는 유연한 구조, 따뜻한 갈색과 세련된 검정의 조화, 그리고 가족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스며든 M2 컨트리 하우스는 거주자의 삶을 담아내는 ‘서랍’ 같은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중정과 갤러리 사이
MN House
에디터 장영남
MN 하우스는 갤러리 같은 차분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견고한 외벽과 개방된 내부, 계획된 빛 연출을 통해 내부에서의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한 이 공간에서 거주자는 갤러리에 머무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Architects / Sata Na Architect·Chalermchai Asayot
Location / 방콕, 태국
Gross Built Area / 305㎡
Photograph / Rungkit Charoenwat
‘예술과 함께하는 삶(Living with Art)’은 예술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디자인 개념이다. 집을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하는 방식을 뜻하므로, 예술 애호가의 거주 공간은 종종 갤러리에 비유되곤 한다. 그들은 생활 공간 곳곳에 예술 작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MN 하우스(MN House) 역시 이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MN 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타 나 아키텍트(Sata Na Architect)는 공간의 구조, 빛과 재료의 활용, 시선의 흐름, 그리고 거주자의 공간 경험 등을 고려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도록 의도했다. 외부의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실내는 오롯이 사적인 공간을 유지하도록 견고한 흰 벽을 둘러쌓고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외부를 전망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MN 하우스는 건축주 부모의 집 바로 앞에 위치한다. 1층은 개방형 주차 공간으로 조성하고 두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를 마련해 유기적 관계를 형성했다. 2층부터는 높은 흰 벽으로 둘러싸여 사적인 공간을 확보하면서 외부 전망을 선택적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로 설계했다. 조명 계획은 갤러리에서 경험하는 분위기를 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MN 하우스에서 빛은 채광을 넘어 공간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빛의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건물 형태는 종이 한 장을 반으로 가볍게 접었을 때 만들어지는 ‘곡선’에서 착안했다. 이에 자연광은 곡면 벽을 따라 부드럽게 확산하며 공간에 깊이감을 더하고, 분산된 빛은 일반적인 직선 벽이 주는 강한 인상을 완화해 보다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실은 벽이나 천장에 반사된 빛으로 은은한 조도를 유지한다. 이웃집과 맞닿아 있는 한쪽 벽은 2층에서 불필요한 시선을 차단하며, 동시에 천창을 통해 벽면을 타고 부드럽게 퍼지는 빛은 갤러리의 ‘화이트 큐브’ 같은 고요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조성한다.

MN 하우스 2층에는 중정과 수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주요 공간이자, 거실, 식사 공간, 서재 등을 하나로 연결하는 집의 중심 역할을 한다. 중정을 중심으로 한 설계는 층간 이동 없이도 공간 간의 시각적, 기능적 연계를 가능하게 하며, 3층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간과 거주자 간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중정은 집 안 곳곳에 자연광을 끌어들이고 수영장은 물소리와 산들바람, 그리고 미묘한 빛의 반사를 더해 개방적이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한다. 덕분에 면적이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개방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중정 중심의 레이어드 구조는 또한 공간이 하나의 장면에서 또 다른 장면을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독특한 공간적 흐름을 형성한다. 일반적인 주택이 기능적 배치를 우선하는 것과 달리, MN 하우스는 공간을 하나의 장면(Scene)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모든 공간은 빛과 선(Line)을 활용해 각 공간이 액자 속 사진처럼 보이도록 했는데, 이는 실제로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할 때 관람자의 시선 흐름을 고려한 방식과 유사하다. 또한 벽과 천장에 곡선을 적용해 조화와 균형감을 강조했으며 선반과 가구 디자인에도 원형 패턴을 활용해 디자인 요소 간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찰럼차이 아사욧 (Chalermchai Asayot) 선임 건축가는 “MN 하우스는 공간의 맥락, 기능, 그리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고려한 주택으로, 거주자가 사색에 잠기고 빛의 변화를 감상하며 공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갤러리 같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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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경계가 흐릿한
A House Welcoming Spring
에디터 이은희, 장영남
봄이 오는 길목에서 집은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스며드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겨울의 무거운 소재와 어두운 색상을 걷어내고, 화사한 꽃무늬 쿠션과 파스텔톤의 소품으로 공간에 생기를 더할 때다. 집 안에서 봄을 맞이한다는 것은 단순히 꽃병을 놓거나 쿠션을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공간 자체가 호흡하도록 만드는 작업, 유리 너머로 보이는 나뭇가지와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디자인, 햇빛이 각 층위를 타고 흐르며 그림자를 새기는 구조적 계산이 필요하다. 최근 주거 트렌드는 외부 환경을 차단하기보다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한다. 무너지듯 열린 발코니는 내부 공간과 마당을 잇고, 거친 질감의 마감재는 손끝에 흙냄새를 전달한다. 천장에서 바닥까지 연결된 대형 창은 하루 종일 변화하는 빛의 각도를 공간에 새기며 계절감을 각인시킨다. 나무 테이블 위에 떨어진 벚꽃잎 한 장조차 의도된 무드의 일부가 되는 이 완급조절이 핵심이다. 이번에 소개할 주택 프로젝트들은 외부 환경과의 경계가 흐릿한 공간들로 봄이 완연한 계절에 어울린다.
이중 높이의 중정
Hidden Villa
에디터 장영남
히든 빌라는 한적한 정원에 둘러싸인 부지의 특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연과 건축, 인테리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방적인 구조가 특징으로, 거주자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실내에서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Architecture Design & Interior Design / i29 architects
Structural Engineer / Huib Jol(Hopman Ingenieursbureau)
Landscape Design / Frank Heijligers
Location / 네덜란드
Photogragh / Tim Van de Velde
i29는 유서 깊은 수목과 독창적인 건축 디자인,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이 조화를 이뤄 자연 속에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빌라를 완성했다. 대지는 울창한 정원으로 둘러싸여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높은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건축 설계는 실내외 공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강조하면서 곳곳에 정원을 배치해 다양한 방향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특히, 중심부에 자리한 이중 높이(Double-Height) 구조의 중정이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구현하는 핵심 요소이다. 각 공간은 개방감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고려해 설계했고 실내에서 실외를 바라볼 때 건물과 정원 요소가 층층이 겹쳐 보이는 풍경을 연출해 풍부한 깊이감과 다채로운 시각적 흐름이 형성되도록 했다.
외관은 나무, 석재, 콘크리트, 유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면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했다. 입구와 중정, 2층 외벽은 오일 처리한 물푸레나무로 마감했으며, 1층 남쪽과 동쪽 외벽 및 별채는 밝은 색상의 콜룸바(Kolumba) 벽돌로 구성했다. 캔틸레버 캐노피는 스틸 프레임을 사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캐노피 끝단은 프리캐스트(Precast) 화이트 콘크리트 모듈로 마감하고 아래 테라스도 화이트 콘크리트를 사용해 세련된 디테일을 더했다.
실내 공간은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정원이 풍성하게 펼쳐지듯 빌라는 다채로운 녹색 공간을 품는다.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고 곳곳에서 흥미로운 조망이 펼쳐져 개방감을 더한다. 나무와 식물로 채워진 이중 높이의 중정은 정원의 푸르름과 햇살을 실내 깊숙이 들여 어디서든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한다. 중정은 정원 요소를 넘어, 건물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구조적 중심 역할도 한다. 이중 높이의 중앙 중정과 복도에 위치한 작은 중정은 빌라의 1층과 2층을 연결한다. 두 개 중정을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 겹쳐서 배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상층부에서도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자연 채광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했다.
내부는 입구에서부터 점진적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구조이다. 넓은 현관을 지나면 만나는 개방형 주방과 식사 공간은 탁 트인 중앙 중정과 직접 연결되어 시각적으로도 한층 넓고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실내 장식은 맞춤 제작된 가구와 빌트인 수납장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짙은 오크 패널, 연속된 화이트 콘크리트 바닥, 천연석으로 제작된 주방 디자인 등에 장인 정신을 담아냈으며 욕실과 화장실은 다양한 질감과 색감의 타일로 개성을 살렸다. 조명은 각 공간에 맞게 섬세하게 조율되었고 KNX 시스템을 도입해 원하는 분위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빌라와 직접 연결된 정원에는 수영장과 야외 화로가 자리하고 있다. 야외 주방과 캐노피 아래 테라스는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기능한다.
10m에 이르는 계단형 정원
Casa SA
에디터 장영남
카사 SA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가 없는 오래된 건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공간 창출로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Architecture Office / Sandro Ferreira arquitectura
Main Architect / Sandro Ferreira
Location / 브라가, 포르투갈
Total Area / 845㎡
Photograph / Ivo Tavares Studio
계단형 정원과 건물 후면의 대형 개구부는 채광, 환기, 그리고 에너지 절약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중정과 거실 사이의 큰 유리문은 중정의 자연광을 실내 깊숙이 들여오며 차양 구조는 조형적 역할을 넘어 태양광을 조절하고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계단형 정원 반대편 벽에도 개구부를 배치해 자연 환기가 원활하도록 설계했다. 이 같은 개구부 디자인은 여름철 시원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형의 가장 높은 곳에 배치한 수영장은 외부 시선을 차단하면서 하늘과 맞닿은 듯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실내에서 수영장은 시선을 수평적으로 확장해 개방감을 높이고, 빛과 결합한 물 반사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자연을 품은 집
Whispering Stones
에디터 이은희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위스퍼링 스톤즈는 지속 가능성과 웰빙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한다.
Design / Swatt+Partners
Location / 힐즈버그, 미국
Area / 790㎡
Photograph / Tim Griffith
자연의 숨결을 간직한 채 조용히 머물며, 그 자체로 경관이 되는 공간. 미국 캘리포니아 힐즈버그, 참나무와 레드우드, 월계수, 마드론 등 다양한 수목이 둘러싼 능선 위에 자리한 위스퍼링 스톤즈(Whispering Stones)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탄생한 현대적 주거 공간 프로젝트다. 속삭이는 돌이라는 이름처럼, 자연 속에서 조용히 자리 잡아 환경을 보존하고 존중하는 철학을 반영한다.
서랍 같은 구조가 만든 파티오
M2: Country House
에디터 장영남
M2 컨트리 하우스는 서랍이 열리는 듯한 독창적인 구조를 통해 공간의 깊이감과 개방감을 극대화한 주택이다. 중앙 파티오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모든 공간은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며 외부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Architecture / Architect Raz Melamed
Location / 헤르츨리야, 이스라엘
Area / 350㎡
Photography / Amit Geron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서랍을 여닫으며 기억과 경험을 저장하는 과정과 같다. 주로 주거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이스라엘 건축가 라즈 멜라메드(Raz Melamed)는 이런 삶의 은유를 M2 컨트리 하우스(M2: Country House) 설계에 담았다. 주택은 마치 서랍장이 열리는 듯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세 방향으로 깊이가 다르게 열리면서 생성된 공간이 파티오로 활용되며 집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M2 컨트리 하우스 중심은 정사각형의 파티오이다. 파티오는 세 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으며, 나머지 한 면이 수영장과 경계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분한다. 이 설계는 마치 서랍을 열고 닫는 듯한 개념을 반영한다. 이 구조 덕분에 모든 공간이 중정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실내에서도 외부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파티오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목제 계단이 있고 그 아래층에는 4개의 손님방이 마련되어 있다. 각 객실은 개별 출입구를 갖춰 손님들이 독립 공간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파티오를 마주 보는 거실은 가죽을 선호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특별한 가구들로 꾸며졌다. 가죽 안락의자와 가죽 스트랩으로 받쳐진 소파를 배치하고 중심에는 높이가 다른 원형 테이블 세트를 뒀다. 목재와 대리석 조합으로 제작한 거실 테이블은 공간에 깊이감을 더하면서 파티오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M2 컨트리 하우스는 건축가 라즈 멜라메드의 철학과 집 주인의 삶이 결합한 맞춤형 디자인이다. 실내와 실외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필요에 따라 공간을 여닫을 수 있는 유연한 구조, 따뜻한 갈색과 세련된 검정의 조화, 그리고 가족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스며든 M2 컨트리 하우스는 거주자의 삶을 담아내는 ‘서랍’ 같은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중정과 갤러리 사이
MN House
에디터 장영남
MN 하우스는 갤러리 같은 차분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견고한 외벽과 개방된 내부, 계획된 빛 연출을 통해 내부에서의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한 이 공간에서 거주자는 갤러리에 머무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Architects / Sata Na Architect·Chalermchai Asayot
Location / 방콕, 태국
Gross Built Area / 305㎡
Photograph / Rungkit Charoenwat
‘예술과 함께하는 삶(Living with Art)’은 예술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디자인 개념이다. 집을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하는 방식을 뜻하므로, 예술 애호가의 거주 공간은 종종 갤러리에 비유되곤 한다. 그들은 생활 공간 곳곳에 예술 작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중정 중심의 레이어드 구조는 또한 공간이 하나의 장면에서 또 다른 장면을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독특한 공간적 흐름을 형성한다. 일반적인 주택이 기능적 배치를 우선하는 것과 달리, MN 하우스는 공간을 하나의 장면(Scene)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모든 공간은 빛과 선(Line)을 활용해 각 공간이 액자 속 사진처럼 보이도록 했는데, 이는 실제로 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할 때 관람자의 시선 흐름을 고려한 방식과 유사하다. 또한 벽과 천장에 곡선을 적용해 조화와 균형감을 강조했으며 선반과 가구 디자인에도 원형 패턴을 활용해 디자인 요소 간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찰럼차이 아사욧 (Chalermchai Asayot) 선임 건축가는 “MN 하우스는 공간의 맥락, 기능, 그리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고려한 주택으로, 거주자가 사색에 잠기고 빛의 변화를 감상하며 공간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갤러리 같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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