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8.31, 11.15…….
무의미한 듯 보이지만 이재에 밝은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챘을 이 숫자들은 부동산 부문에서 주요한 의미를 지니는 날짜들이다. 이 때 발표된 굵직굵직한 부동산 대책들과 소소한 개정안들은 실로 ‘하룻밤 자고 나면 변해있을 만큼’ 급변하며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 3월 15일에 발표된 개정안 역시 관련시장의 또 다른 흐름을 예언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리모델링에 관한 규정은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20년이 지나야 가능하던 아파트 리모델링이 5년 앞당겨진 15년 후에도 가능해짐에 따라 까다로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이와 같이 리모델링이 재테크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급기야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한 자치구는 자체적으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하여 대대적인 가치상승을 꾀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렇듯 리모델링 시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많은 건축가와 인테리어디자이너들이 관련 프로젝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는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의 비약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 단순한 평면의 확장, 기능성의 부가, 고급스러운 공간 연출 등에 그치던 주거공간 리모델링이 거주자의 특성을 적극 수용하고 남다른 디자인이 있는 디자인 위주의 프로젝트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그런 아파트, 혹은 다른 용도로 활용되던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변모시킨 프로젝트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와 자신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일련의 스토리를 늘어놓으며, 공간 자체의 가치상승 뿐 아니라 거주자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수단으로 손색이 없을, 남다른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이에,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5개의 국내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때로는 안락함 속에서 고급스러움을, 어쩌면 놀라움을 안겨줄 프로젝트들이 더 이상 강 건너 불 이야기가 아닌, 우리 집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에.
백인일색(百人一色)의 아파트 속 달나라 별천지 -달나라에 토끼가 사는 것처럼…
디 자 인 / (주)Plan it ․ 윤석민, 이지순(575-8166)
디자인팀 / 이정호, 강혜연, 손량경
시 공 / (주)Plan it ․ 강주원, 안재우
위 치 / 대구 포스코 더#
면 적 / 320㎡
마 감 / 바닥-미장 위 에폭시수지, 우드플로링, 블루라임스톤, 모자이크타일
벽체-노출도장, 금속와이어, 도장, 벽지, 블루라임스톤, 글라스 위 애칭시트, 모자이크타일
천장-도장, 천장지, 모자이크타일
협력업체 / 알파개발, 까라라, ZDF 조명, 타일메카, (주)동현DH, 백두유리
달나라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토끼의 이야기나 과학책을 통해 보던 각각의 생김새 등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사연은 모두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 눈에는 다 똑같이,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우습게도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주거 공간과도 닮아 있다. 같은 평면, 같은 공간이 박스처럼 차곡차곡 포개진 아파트들은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사연과 일상은 백인백색이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백인일색인 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탈피한 디자인. 그것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가 실현하고자 한 바람이었다.
높다란 아파트의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 하늘과 맞닿은 이 곳을 디자이너는 거주자들만의 특성이 살아 숨쉬며 어느 한 공간도 간과할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의 디자인으로 채워 넣음으로써, 토끼가 사는 달나라로 완성했다.
공간만의 아이덴티티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소는 범상치 않은 인테리어 자재들이다. 모든 벽을 감싸고 있는 에폭시수지도장은 공간을 무심한 듯 멋스럽게 연출하며, 보는 이들을 기존의 펜트하우스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과감하게 탈피시킨다. 클라이언트가 원했던 이 노출마감은 공간 전체를 소통시키며 서로간의 감정이나 시선, 공간 자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금속 와이어 역시 포인트가 되거나 훌륭한 마감재의 역할을 수행하며 통일감 있으면서도 개성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조명 역시 극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된다. 현관에 일렬로 늘어선 조명은 강력한 흡인력으로 내방객들을 실내로 인도하며 거실의 천장에 매달린 원형의 조명은 차가운 공간 속 부드러운 포인트가 된다. 뿐만 아니라 계단부의 모서리를 따라 배치된 조명은 어두운 계단과 대비를 이루며 극적인 환상감을 부여하고, 핸드레일에 매입된 사선의 조명은 긴장감을 안겨주면서도 흥미롭다.
복층형의 펜트하우스 가운데 1층은 부부와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2층은 자녀와 취미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되었다. 어두운 컬러의 마감재와 낮은 조도의 매입형 조명으로 깊이있게 연출된 안방에는 거대한 자개장이 화려한 포인트가 되어 묘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러스틱한 대리석의 파우더룸은 모던한 공간 속에서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거실이나 AV룸 등 곳곳에 배치된 강렬한 레드컬러의 소품들과 그린의 식물들을 통해, 심심하거나 차갑지 않은 공간을 의도한 디자이너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대지의 우단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상생의 공간 -Barry Loft
Design / Elizabeth Whittaker/Architecture, Inc. ․ Elizabeth Whittaker(+1 617 670 0265)
Site / Boston, Messachusetts
Area / 148.65㎡
Photography / Anton Grassl
싫증과 짜증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도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들과 빠르게 돌아가는 삶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보스톤의 다운타운을 바라보는 Barry Loft에서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는 소위 ‘도심지의 환경문제’라 불리우는 것들로부터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공존하기 위한 지혜들을 풀어냈다.
시끄럽고 혼잡한 중심지를 바라보고 있는 대지 위의 건축물은 레스토랑과 상공간, 주거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승강기를 통해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세 개의 주거공간은 상층부에 위치하여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접근성이 높지만, 소음이나 매연 등의 단점을 안고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이러한 도심지의 번잡함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닌,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을 원했으며 이에 따라 디자이너 역시 외부 환경을 포용하고 필터링하여 내부로 적극적으로 유입하는 상생의 공간을 유념한 채 디자인에 착수하였다.이러한 공존, 혼합의 컨셉트에 따라 폴리카보네이트 패널과 백페인티드 글라스 등 반투명한 자재들이 중심 소재로 사용되었으며, 이들은 전면과 후면에만 존재하는 창문을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을 공간의 중심부까지 이르도록 도와 보다 밝은 내부 공간을 연출한다. 이에 더하여 밝은 톤의 목재와 콘크리트 등은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
한편, 클라이언트는 자신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지 않으면서도 손님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게스트룸을 원했다. 이에 따라 주방의 연장선상에 배치된 가구에는 가변형의 침대를 숨겨 놓았으며, 이와 클라이언트의 공간 사이에는 유동적인 슬라이딩 도어를 두어 내방객들의 프라이버시도 함께 보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고전과 현대의 신비로운 접점 -21 HOUSE
Design / FOUGERON ARCHITECTURE ․ Anne Fougeron(+1 415 641 5744)
Site / San Francisco
주거를 구성하는 여러 공간 가운데, 과거의 그것에 비해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곳은 어디일까. 이러한 질문에 서슴없이 주방과 욕실을 꼽는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이를 달리 해석해 보면, 오래 전에 지어진 주택에서 거주하고자 할 때 리모델링이 시급히 요구되는 공간이 욕실과 주방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21 HOUSE는 고전적인 빅토리안 양식으로 지어진, 노후된 주택이었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는 주방과 욕실의 현대화에 중점을 두고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고풍스러운 주택은 모던한 편리함과 클래식의 품격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기존 주택 벽면의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창들은 주변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자연광을 실내로 그대로 유입시킨다. 이를 극대화하고자 디자이너는 투명성을 기본 컨셉트로 선정한 후 전반적으로 열린 공간을 창출하였고, 내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을 위해 유리를 적용하였다. 유리 벽면으로 구획된 모던한 식당은 클래식한 다른 공간과 무난한 조화를 이룸과 동시에 자연광의 변화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낮에는 남쪽의 주방을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을 받아들여 따스한 공간을 연출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불빛을 외부로 내뿜으며 환상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고전과 현대의 조화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21 HOUSE 프로젝트에서 디자이너는 단순한 형태나 패턴만으로 고전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순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에 따라 고전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스틸 프레임은 서로간의 대화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접점이 되어 주었다.
밝고 즐거운 설레임이 있는 나만의 호텔 -타워팰리스 프로젝트
디 자 인 / 에프알디자인 ․ 최선희(3446-5113)
시 공 / 에프알디자인
위 치 /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내부마감 / 바닥-대리석, 강화마루, 타일
벽체-도장, 도배, 타일
천장-벽지, 도장
협력업체 / 와츠, 다래장식, (주)윤현상재, 성신도기, 은성퍼니쳐, 봄므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타워팰리스’는 단순한 주거단지를 넘어 도회적인 고급스러움, 모던하고 하이테크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부여하는 단어로 인식되는 듯하다. 이러한 고정관념 속에서 디자이너는 컨셉트 설정에서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들에 따스하고 활기찬 이야기를 부여함으로써 거주자의 행위까지도 끌어안는 배려있는 공간을 완성하였다.
부부와 두 딸이 거주하는 공간을 위해 디자이너는 호텔 같은 공간, 즉 고급스러움과 설레임을 안겨주면서도 내 집이라는 편안함을 동시에 부여하는, ‘편안하고 익숙한 새로움’을 기본 컨셉트로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각 공간은 사용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밝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특히 공간별로 구분된 메인 컬러들은 각각이 갖는 특성을 연구한 디자이너의 노력에 따라 다채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며 감각적인 디자인을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 여자아이들은 곧 핑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스카이블루와 옐로, 화이트로 채워진 아이들 방은 각각의 개성을 뚜렷이 보여주면서도 조화를 이루어 소녀들의 발랄하고 순수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거실과 부부의 공간은 오만한 컬러로 인식되는 블랙을 메인 컬러로 채택하였는데, 디자이너는 이를 다른 컬러들과 적절히 혼합, 배치하여 조화 속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이에 따라 밝은 베이지톤의 컬러들과 결합한 블랙은 고급스러움은 살리되 보다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연출하며, 블루톤과 레드 등과 만난 블랙은 공간에 색다른 흥미를 부여한다.
고가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배려의 공간 -성복동 아파트 프로젝트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사 진 / 홍인근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신축과는 달리 리모델링은 때때로 예전의 것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 혹은 기존의 것들을 새로운 요소들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프로젝트의 핵심이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선조들이 보유하고 있던 가구들을 물려받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이너는 공간 자체의 디자인 보다 오래되고 소중한 가구 및 소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전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어둡고 러스틱한 원목 바닥재는 고가구들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며, 화이트의 벽체에도 불구하고 가볍지 않은 공간을 완성한다. 또한, 각 방들은 거주자들의 개성을 반영하여 디자인되었는데, 이 가운데 음악을 좋아하는 아들의 방은 모던한 노출콘크리트 벽지를 과감하게 적용하고 어두운 원목 책상과 짙은 그레이 커튼으로 강인하고 모던한 싱글 남성의 공간으로 마감하였다. 반면, 화이트와 핑크가 주조를 이루는 딸의 방은 여성스러우면서도 차분한 이미지가 돋보이는데, 분가 후 게스트 룸으로 사용될 이 공간은 보편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이트 클래식으로 채워졌다.한편, 와인과 요리를 즐기는 클라이언트의 특징을 적극 반영하여 주방 측 발코니의 일부분을 확장하여 와인 바를 구성했으며 편리한 이동식의 아일랜드를 두고 사용 빈도가 높은 서재를 가장 너른 방에 배치하는 등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공간 활용으로 무의미한 부분을 최소화했다.
취재 : 이성진기자 (coolmiss4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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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인테르니앤데코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11, 8.31, 11.15…….
무의미한 듯 보이지만 이재에 밝은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챘을 이 숫자들은 부동산 부문에서 주요한 의미를 지니는 날짜들이다. 이 때 발표된 굵직굵직한 부동산 대책들과 소소한 개정안들은 실로 ‘하룻밤 자고 나면 변해있을 만큼’ 급변하며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지난 3월 15일에 발표된 개정안 역시 관련시장의 또 다른 흐름을 예언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리모델링에 관한 규정은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20년이 지나야 가능하던 아파트 리모델링이 5년 앞당겨진 15년 후에도 가능해짐에 따라 까다로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이와 같이 리모델링이 재테크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급기야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한 자치구는 자체적으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하여 대대적인 가치상승을 꾀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렇듯 리모델링 시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많은 건축가와 인테리어디자이너들이 관련 프로젝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는 양적인 측면에서나 질적인 측면에서의 비약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 단순한 평면의 확장, 기능성의 부가, 고급스러운 공간 연출 등에 그치던 주거공간 리모델링이 거주자의 특성을 적극 수용하고 남다른 디자인이 있는 디자인 위주의 프로젝트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그런 아파트, 혹은 다른 용도로 활용되던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변모시킨 프로젝트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클라이언트와 자신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일련의 스토리를 늘어놓으며, 공간 자체의 가치상승 뿐 아니라 거주자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수단으로 손색이 없을, 남다른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이에,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5개의 국내외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때로는 안락함 속에서 고급스러움을, 어쩌면 놀라움을 안겨줄 프로젝트들이 더 이상 강 건너 불 이야기가 아닌, 우리 집의 미래가 될 수도 있기에.
백인일색(百人一色)의 아파트 속 달나라 별천지 -달나라에 토끼가 사는 것처럼…디 자 인 / (주)Plan it ․ 윤석민, 이지순(575-8166)
디자인팀 / 이정호, 강혜연, 손량경
시 공 / (주)Plan it ․ 강주원, 안재우
위 치 / 대구 포스코 더#
면 적 / 320㎡
마 감 / 바닥-미장 위 에폭시수지, 우드플로링, 블루라임스톤, 모자이크타일
벽체-노출도장, 금속와이어, 도장, 벽지, 블루라임스톤, 글라스 위 애칭시트, 모자이크타일
천장-도장, 천장지, 모자이크타일
협력업체 / 알파개발, 까라라, ZDF 조명, 타일메카, (주)동현DH, 백두유리
달나라에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토끼의 이야기나 과학책을 통해 보던 각각의 생김새 등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사연은 모두 다르다 할지라도 우리 눈에는 다 똑같이, 그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우습게도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주거 공간과도 닮아 있다. 같은 평면, 같은 공간이 박스처럼 차곡차곡 포개진 아파트들은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사연과 일상은 백인백색이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백인일색인 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탈피한 디자인. 그것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가 실현하고자 한 바람이었다.
높다란 아파트의 꼭대기 층 펜트하우스. 하늘과 맞닿은 이 곳을 디자이너는 거주자들만의 특성이 살아 숨쉬며 어느 한 공간도 간과할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의 디자인으로 채워 넣음으로써, 토끼가 사는 달나라로 완성했다.
공간만의 아이덴티티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소는 범상치 않은 인테리어 자재들이다. 모든 벽을 감싸고 있는 에폭시수지도장은 공간을 무심한 듯 멋스럽게 연출하며, 보는 이들을 기존의 펜트하우스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과감하게 탈피시킨다. 클라이언트가 원했던 이 노출마감은 공간 전체를 소통시키며 서로간의 감정이나 시선, 공간 자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금속 와이어 역시 포인트가 되거나 훌륭한 마감재의 역할을 수행하며 통일감 있으면서도 개성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조명 역시 극적인 공간을 연출하는 하나의 디자인 요소가 된다. 현관에 일렬로 늘어선 조명은 강력한 흡인력으로 내방객들을 실내로 인도하며 거실의 천장에 매달린 원형의 조명은 차가운 공간 속 부드러운 포인트가 된다. 뿐만 아니라 계단부의 모서리를 따라 배치된 조명은 어두운 계단과 대비를 이루며 극적인 환상감을 부여하고, 핸드레일에 매입된 사선의 조명은 긴장감을 안겨주면서도 흥미롭다.복층형의 펜트하우스 가운데 1층은 부부와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2층은 자녀와 취미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되었다. 어두운 컬러의 마감재와 낮은 조도의 매입형 조명으로 깊이있게 연출된 안방에는 거대한 자개장이 화려한 포인트가 되어 묘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러스틱한 대리석의 파우더룸은 모던한 공간 속에서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거실이나 AV룸 등 곳곳에 배치된 강렬한 레드컬러의 소품들과 그린의 식물들을 통해, 심심하거나 차갑지 않은 공간을 의도한 디자이너의 배려를 엿볼 수 있다.
대지의 우단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상생의 공간 -Barry Loft
Design / Elizabeth Whittaker/Architecture, Inc. ․ Elizabeth Whittaker(+1 617 670 0265)
Site / Boston, Messachusetts
Area / 148.65㎡
Photography / Anton Grassl
싫증과 짜증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도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의 문제점들과 빠르게 돌아가는 삶이 주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보스톤의 다운타운을 바라보는 Barry Loft에서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는 소위 ‘도심지의 환경문제’라 불리우는 것들로부터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공존하기 위한 지혜들을 풀어냈다.
취재 : 이성진기자 (coolmiss4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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