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공간이라는 것은 그 나라 혹은 지역의 주거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익숙하지 않은, 내 집과 다른 주거공간에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다. 여기, 미국, 파리 그리고 한국의 서로 다른 4가지 주거공간 사례를 보면 그 차이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한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굳이 ‘집’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안식처이자 나만의 공간으로 돌아가 하루를 정리하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고자 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그러한 집이라는 공간이 아늑한 쉼터가 됨은 물론이고,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욕구가 생긴다. 이에 사람들은 예쁜 집, 세련되고 개성 있는 집,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나만의 집을 완성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내외 잡지를 비롯한 다양한 서적을 뒤적이기도 하고, 인테리어디자인 전문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며, 홈 액세서리나 가구 등을 쇼핑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분의 마음에 공감을 표하며, 자신의 집을 어떻게 꾸며 볼까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 동참해보고자 한다.
풍부한 상상력에 통통 튀는 위트를 가미하다
CHRISTIAN LACROIX MAISON
Interior Design & Decoration / Sacha Walckhoff(www.christian-lacroix.fr)
Location / Paris
Site Area / 120m²
Photography / Francis Amiand

강렬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전해지는 곳. 감각적인 브랜드들 혹은 디자이너의 상징적인 아이콘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 파리에 위치한 CHRISTIAN LACROIX MAISON은 사람이 살아가는 평범한 주거공간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고 있다.이곳의 인테리어디자인 및 코디네이션을 담당한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Sacha Walckhoff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스위스에서 보냈으며, Barcelona Arts and Fashion Techniques School에서 공부를 마친 뒤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Christian Lacroix와 함께 아티스틱 컨설턴트로서 무려 17년 동안이나 함께 작업해왔다. 이후 그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유럽에서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활약하고 있다. 패션계에서 오랜 시간동안 기초를 닦아서 일까, 이번에 소개될 CHRISTIAN LACROIX MAISON은 패셔너블하고 관능적인 매력과 동시에 일상적이고 내추럴한, 디자이너만의 창조적인 멋이 한껏 깃들여져 있다.

이곳은 첫인상에서 부터 굉장히 개성 넘치고 흥미로운 공간일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는데,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는 커다란 얼룩말 오브제는 디자이너가 파리의 Marche Paul Bert에 위치한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그 누구일지라도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소품으로 마련된 각기 다른 디자인의 의자와 19세기 타일을 활용해 클래식한 느낌의 바닥 패턴, Portobello Market에서 구입한 콘솔, Florence Knoll의 스툴 및 골드 빛 램프는 오묘한 분위기로 조화를 이루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이어, 서재는 사방이 다양한 오브제들로 인해 꽉 찬 공간이라는 느낌이 분명한데, 지브라 패턴 위에 1970년대에 사용되던 빈티지 가구를 책상으로 활용하고 DESIGNERS GUILD의 러그와 강렬한 레드 컬러의 소파 ‘Paseo’, 작가 Daniel Firman이 고안한 가면 장식인 ‘Vanilla’ 등을 통해 사용자의 스타일이나 취향까지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편, 소박한 이미지를 지닌 주방과 식당에는 파리 Les Puces de Vanves 벼룩시장에서 찾아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Syrian’ 캐비닛과 Arne Jacobsen이 고안한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 체어가 놓여 있으며,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나름의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뿐만 아니라 자유분방한 느낌이 다분한 거실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지브라 패턴의 패브릭 외에도 Roger Capron의 커피테이블, Charlotte Perriand의 스툴 등 천장, 바닥 혹은 벽면 그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수많은 볼거리들로 지루하지 않다. 여기에 소파와 쿠션은 모두 DESIGNERS GUILD 제품인데, 다채로운 감각을 전하는 쿠션과 불규칙적으로 쌓아올려진 서적으로 미루어 거주자의 취미를 짐작해볼 수 있다. 또한 거실의 한 쪽 벽면에는 화이트 배경 위 블랙의 입체적인 가구를 마련, 그 안에 화병과 같은 소품으로 장식성을 더하고 브라질 가구디자이너 Sergio Rodrigues의 스툴은 내추럴 & 빈티지한 멋을 살린 우드 플로어와 은은히 어우러진다. 이의 옆에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Maarten Baas가 선풍기를 모티브로 한 이색적인 오브제로 공간 속 임팩트를 더한다. 이 외에도 디테일한 소품까지 흥미로운 볼거리들로 가득한데, 소화기를 닮은 장식품 속 Marcel Wanders의 ‘One Minute Sculpture’에 특히 눈길이 간다.마지막으로,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마스터 베드룸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보는 이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데, Ege의 블랙 앤 화이트 도트무늬 카펫 위에는 블랙 스툴, 램프, 사이드 테이블 등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가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침대 패브릭은 DESIGNERS GUILD의 제품으로 여우털을 믹스해 야생적인 이미지를 살리고, 그 뒤에 놓인 파티션은 소가죽을 소재로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마치 한 마리의 커다란 짐승을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거주자의 성향을 자연스레 드러내다
South Park Residence
Interior Design / Charles De Lisle Workshop ·
Charles De Lisle(www.cdlworkshop.com)
Location / San Francisco, USA
Site Area / 315.87m²
Photography / Sandy Cao(www.angiecao.com)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타운하우스 South Park Residence는 모던하고 정교한 매력이 특징적인 주거공간이다. 이곳은 비록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외부 정원과 커다란 채광창을 갖추고 목재를 주소재로 활용하는 등 내추럴한 스타일로 완성되었다.디자이너는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깔끔한 공간을 추구했는데,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된 거실과 주방 중, 주방을 먼저 살펴보자. 이곳에서 특히 눈에 띄는 펜던트 조명은 지역의 가구숍에서 직접 구입한 것으로, 마치 손전등을 달아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듯 빈티지한 느낌을 전한다. 더불어 천장 조명 아래 화사한 꽃 장식이 더해져 보다 자연적이고 따뜻한 주거 공간이라는 느낌을 더한다. 또한 호두나무를 소재로 한 커다란 수납장과 캘커타산 대리석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띄며, 이 외에도 푹신한 가죽 소파나 모자이크 타일이 부착된 커피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 주방 속 작은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거실은 고풍스러운 클래식 소파가 중후한 무게를 잡고, 과거에서나 볼 법한 천장의 샹들리에 역시 공간 속 기품을 더한다. 벽면에는 다양한 액자를 불규칙적으로 배치해 자연스러운 멋과 동시에 예술적인 감각을 살렸다. 그림 액자 바로 앞에는 블랙 컬러의 커다란 테이블을 두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이의 맞은편에는 팔걸이가 없는 레드 컬러의 심플한 카우치를 볼 수 있으며, 그 뒤로는 창가 바로 앞에 단을 내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로써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외부 환경을 보다 자연스레 내부로 끌어들이며 내추럴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한 그 옆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서적들로 인해 보다 정적이고 여유로운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거실 한쪽에는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주위를 붉은 계열의 모자이크 타일로 마감해 색다른 감각을 부여하고, 주변에는 장식적인 소품 및 커다란 그림액자를 놓아 단조로움을 없앴다. 이외에도 거실 곳곳에 놓인, 마치 살아서 움직일 것만 같은 달팽이나 동물 모형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친근함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마스터 베드룸에 놓인 침대는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침대와 더불어, 역시 침대 뒤 벽면에서 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책장으로 고안해 책을 비롯한 다채로운 소품을 정리해 두었는데, 아마도 이곳에 거주하는 이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익숙하고 새로운 것들을 조화롭게 버무리다
William Wurster Ranch
Architect / Moller Architecture · William Wurster, Ian Moller
(http://moller-architecture.com)
Interior Design / Charles De Lisle Workshop ·
Charles De Lisle(www.cdlworkshop.com)
Location / Portola Valley, California USA
Site Area / 445.93m²
Photography / Art Gray(www.amatgray@aol.com)
캘리포니아, 포톨라 밸리(Portola Valley)에 위치한 William Wurster Ranch는 약 5만㎡ 규모의 넓은 공간에 4인 가족을 위한 주택을 비롯해 야외 정원, 수영장과 차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싱그러운 분위기의 정원은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며 더욱 빛을 발한다. 이곳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자연을 누릴 수 있는 Fire Fit, 수영장과 데이 베드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여유로운 행복감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편, 이 주택은 디자인상을 2개나 수상한 이력을 지니는데, 과거, 건축가 William Wurster에 의해 지어진 이후, 건축가 Ian Moller와 인테리어디자이너 Charles De Lisle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 디자이너는 이 주택의 고유한 멋은 지키되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기존의 토담을 유지하고 일부는 개조했다. 이로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 탄생되었으며, 주택의 내부에는 빈티지한 느낌의 프렌치 및 이탈리아와 아메리칸 스타일의 가구, 조명과 같은 소품들이 믹스 앤 매치된 복합적인 성향을 띤다.
층고가 높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안정감을 주는 형태로 완성된 주택의 입구부는 빈티지한 가구와 특색 있는 소품들로 독특하게 꾸며졌으며, 흰색 벽돌 마감으로 화사하면서도 내추럴한 느낌을 더한다. 이곳의 주조색으로는 그린, 핑크, 코발트와 라이트 옐로를 꼽을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벽면은 밝은 이미지의 화이트 톤에 바닥은 은은한 모래 빛을 선택해 부드러운 공간감을 전하고, 그 위에는 터키 융단의 일종인 킬림(Kilim)을 깔아두기도 했다.거실에는 프랑스 건축가 Jean Prouve의 테이블, 이탈리아 건축가 Gio Ponti가 고안한 조명 등 다양한 볼거리를 뽐내고, 목재 마감된 천장은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었다. 그 아래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가구와 소품들이 각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연에서 따온 듯 내추럴한 색감의 가구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거실 한쪽에는 벽난로를 두어 전원적인 삶을 꿈꾸는 거주자의 바람을 읽을 수 있다.
거실에서 자연스레 연결되는 다이닝 룸에 들어서면 베니어합판을 얇게 잘라 만든, 스카이 블루의 맑은 기운이 전해지는 테이블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조명으로 포인트를 더했는데, 특히,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황동 소재의 샹들리에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큰 규모로 고안된 아일랜드형 주방에는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앉을 장소가 마련되어 있으며, 화이트 프레임의 심플한 카우치, 빈티지한 프랑스식 촛대에 화려한 꽃장식이 가미된 테이블 또한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한쪽 벽면에는 Health Ceramics의 세라믹 타일로 마감해 화려함을 더하는데, 옐로, 아이보리, 브라운 톤의 알록달록한 타일이 시각적인 임팩트를 부여한다.
공간의 내추럴한 분위기는 자연스레 침실까지도 그 이미지를 이어가는데, 마치 산장 속에 마련된 숙소와 같은 모습으로 완성, 장식적인 요소의 간소화 및 내추럴한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며 이곳만의 개성을 완성해낸다. 침대 맡은 편에는 여유로운 삶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작은 벽난로, 발받침대가 함께 마련된 1인용 소파가 배치되어 있으며, 커다란 창을 통해 언제든지 외부의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룸은 안 뜰에서 볼 수 있는 꽃잎을 모티브로, 핸드 프린팅된 리넨 마감의 벽면이 특징적이며, 이 외에도 좁은 통로 부분에 데이베드를 설치하거나 이색적인 디자인의 조명을 설치하는 등 공간 곳곳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엿볼 수 있다.
마치 호텔 로비에 온 듯, 시원하고 고급스러운 공간
일산신도시 L씨댁
디자인 / (주)한성아이디 · 남천희(430-4200)
실시설계 / (주)한성아이디 · 이하나
가구설계 / (주)한성아이디 · 보노야, 이신영
위치 / 경기도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지구
면적 / 244㎡
마감 / 바닥-접합타일, 온돌마루, 석재타일
벽체-도장, 패브릭 패널, 타일, 도배
천장-바리솔, 도배, 도장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좀 더 여유로운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디자이너는 이번에 소개할 주거공간이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쉼’을 위한 공간이 되기를 바랐으며, 이에 따라 공간 속 소품을 비롯한 인테리어적 요소들이 주인이 되는 과한 디자인이 아닌, 절제된 공간 속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을 계획했다.이곳의 클라이언트는 거주자 부부와 삼형제로, 특히, 자녀들이 모두 아들인 점을 감안해 보다 밝은 느낌을 부여하고자 했으며, 각 방은 개개인의 개성과 생활방식에 따라 차별화했다. 또한 가구 사업을 하는 부인의 성향을 곳곳에 반영했는데, 클라이언트가 직접 공수하거나 이제껏 수집해 온 가구와 소품들로 공간을 채워나갔다.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는 이 주택의 독특한 레이아웃을 잘 살렸는데, 복도를 기점으로 가족의 공동공간인 거실과 주방 그리고 프라이빗한 자녀방이 좌우로 분리되어 있는 구조를 적극 활용했다. 나아가 패밀리공간과 개인공간을 분리시키되, 소재와 컬러를 활용해 동선의 흐름을 자연스레 이끌고, 개방형 공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답답하지 않기를 원하는 거주자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와 동시에 주상 복합 아파트의 특징을 살려 시원스럽고 모던한 스타일로 완성했다. 이로써 마치 고급 호텔에 놓인 아늑한 소파에 앉아 높은 천장을 바라보는 여유로움을 아파트라는 공간 속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한편, 전망이 좋은 거실에서는 TV가 걸려있는 가벽이 무엇보다 인상적인데, 공간의 포인트적인 요소로 활용되는 가벽에는 블랙의 배경에 마치 골드 빛 모래가 흩날리는 패턴을 연상시키는 석재타일이 적용되었다. 또한 이 가벽을 통해 거실과 서재가 구분되는데, TV월의 뒷면이 서재의 책장 면이 되는 독특한 구조가 이색적이다. 서재의 책장은 그 높이를 달리해 공간 속 리듬감을 부여하고 효율성을 높였으며, 다크한 컬러의 무늬목과 톤 다운된 카키 컬러로 중후함을 살렸다. 여기에 마련된 슬라이딩 도어는 거실과 서재를 분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투명유리에 특수 필름을 적용해 프라이빗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은 공간감을 전한다. 이어 주방으로 이동하면, 와인 셀러가 마련된 공간이 특히 눈에 띄는데, 버려진 동선의 통로에 와인 셀러를 매입함으로써 장식과 수납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이 외에도 3가지 개성이 담긴 자녀방을 살펴보면, 고등학생인 첫째의 방은 학업에 중점을 두고 고안, 메인 책상 이외에 보조책상을 ㄱ자형으로 배치해 편의를 더하고, 중학생인 둘째의 방은 느릅 무늬목에 옐로그린 컬러를 포인트로 화사함을 강조, 마지막으로 초등학생인 막내의 방에는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한 연령대임을 고려해 부드러운 워시오크에 블루와 오렌지 컬러 포인트로 경쾌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외에도 부부 침실은 고급스러운 단아함을 추구하였으며, 거주자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코지공간에는 아트웍이나 오브제를 진열할 수 있는 선반을 조성하고, 작품들을 부각시킬 수 있는 화이트 도장 마감을 선택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기분을 전한다.
취재 : 유승주 기자 (bellysj@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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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인테르니앤데코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주거공간이라는 것은 그 나라 혹은 지역의 주거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익숙하지 않은, 내 집과 다른 주거공간에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다. 여기, 미국, 파리 그리고 한국의 서로 다른 4가지 주거공간 사례를 보면 그 차이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한 시간이 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굳이 ‘집’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안식처이자 나만의 공간으로 돌아가 하루를 정리하며,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고자 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그러한 집이라는 공간이 아늑한 쉼터가 됨은 물론이고,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욕구가 생긴다. 이에 사람들은 예쁜 집, 세련되고 개성 있는 집,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나만의 집을 완성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내외 잡지를 비롯한 다양한 서적을 뒤적이기도 하고, 인테리어디자인 전문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며, 홈 액세서리나 가구 등을 쇼핑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분의 마음에 공감을 표하며, 자신의 집을 어떻게 꾸며 볼까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 동참해보고자 한다.
풍부한 상상력에 통통 튀는 위트를 가미하다
CHRISTIAN LACROIX MAISON
Interior Design & Decoration / Sacha Walckhoff(www.christian-lacroix.fr)
Location / Paris
Site Area / 120m²
Photography / Francis Amiand
강렬하면서도 활기 넘치는 에너지가 전해지는 곳. 감각적인 브랜드들 혹은 디자이너의 상징적인 아이콘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 파리에 위치한 CHRISTIAN LACROIX MAISON은 사람이 살아가는 평범한 주거공간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고 있다.이곳의 인테리어디자인 및 코디네이션을 담당한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Sacha Walckhoff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스위스에서 보냈으며, Barcelona Arts and Fashion Techniques School에서 공부를 마친 뒤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Christian Lacroix와 함께 아티스틱 컨설턴트로서 무려 17년 동안이나 함께 작업해왔다. 이후 그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유럽에서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활약하고 있다. 패션계에서 오랜 시간동안 기초를 닦아서 일까, 이번에 소개될 CHRISTIAN LACROIX MAISON은 패셔너블하고 관능적인 매력과 동시에 일상적이고 내추럴한, 디자이너만의 창조적인 멋이 한껏 깃들여져 있다.
이곳은 첫인상에서 부터 굉장히 개성 넘치고 흥미로운 공간일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는데, 강력한 이미지를 남기는 커다란 얼룩말 오브제는 디자이너가 파리의 Marche Paul Bert에 위치한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그 누구일지라도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소품으로 마련된 각기 다른 디자인의 의자와 19세기 타일을 활용해 클래식한 느낌의 바닥 패턴, Portobello Market에서 구입한 콘솔, Florence Knoll의 스툴 및 골드 빛 램프는 오묘한 분위기로 조화를 이루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이어, 서재는 사방이 다양한 오브제들로 인해 꽉 찬 공간이라는 느낌이 분명한데, 지브라 패턴 위에 1970년대에 사용되던 빈티지 가구를 책상으로 활용하고 DESIGNERS GUILD의 러그와 강렬한 레드 컬러의 소파 ‘Paseo’, 작가 Daniel Firman이 고안한 가면 장식인 ‘Vanilla’ 등을 통해 사용자의 스타일이나 취향까지도 짐작해 볼 수 있다.한편, 소박한 이미지를 지닌 주방과 식당에는 파리 Les Puces de Vanves 벼룩시장에서 찾아낸,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Syrian’ 캐비닛과 Arne Jacobsen이 고안한 제품을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 체어가 놓여 있으며,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나름의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뿐만 아니라 자유분방한 느낌이 다분한 거실에는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지브라 패턴의 패브릭 외에도 Roger Capron의 커피테이블, Charlotte Perriand의 스툴 등 천장, 바닥 혹은 벽면 그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수많은 볼거리들로 지루하지 않다. 여기에 소파와 쿠션은 모두 DESIGNERS GUILD 제품인데, 다채로운 감각을 전하는 쿠션과 불규칙적으로 쌓아올려진 서적으로 미루어 거주자의 취미를 짐작해볼 수 있다. 또한 거실의 한 쪽 벽면에는 화이트 배경 위 블랙의 입체적인 가구를 마련, 그 안에 화병과 같은 소품으로 장식성을 더하고 브라질 가구디자이너 Sergio Rodrigues의 스툴은 내추럴 & 빈티지한 멋을 살린 우드 플로어와 은은히 어우러진다. 이의 옆에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Maarten Baas가 선풍기를 모티브로 한 이색적인 오브제로 공간 속 임팩트를 더한다. 이 외에도 디테일한 소품까지 흥미로운 볼거리들로 가득한데, 소화기를 닮은 장식품 속 Marcel Wanders의 ‘One Minute Sculpture’에 특히 눈길이 간다.마지막으로,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마스터 베드룸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보는 이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데, Ege의 블랙 앤 화이트 도트무늬 카펫 위에는 블랙 스툴, 램프, 사이드 테이블 등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가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침대 패브릭은 DESIGNERS GUILD의 제품으로 여우털을 믹스해 야생적인 이미지를 살리고, 그 뒤에 놓인 파티션은 소가죽을 소재로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마치 한 마리의 커다란 짐승을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거주자의 성향을 자연스레 드러내다
South Park Residence
Interior Design / Charles De Lisle Workshop ·
Charles De Lisle(www.cdlworkshop.com)
Location / San Francisco, USA
Site Area / 315.87m²
Photography / Sandy Cao(www.angiecao.com)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타운하우스 South Park Residence는 모던하고 정교한 매력이 특징적인 주거공간이다. 이곳은 비록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외부 정원과 커다란 채광창을 갖추고 목재를 주소재로 활용하는 등 내추럴한 스타일로 완성되었다.디자이너는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깔끔한 공간을 추구했는데,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된 거실과 주방 중, 주방을 먼저 살펴보자. 이곳에서 특히 눈에 띄는 펜던트 조명은 지역의 가구숍에서 직접 구입한 것으로, 마치 손전등을 달아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듯 빈티지한 느낌을 전한다. 더불어 천장 조명 아래 화사한 꽃 장식이 더해져 보다 자연적이고 따뜻한 주거 공간이라는 느낌을 더한다. 또한 호두나무를 소재로 한 커다란 수납장과 캘커타산 대리석을 활용한 점도 눈에 띄며, 이 외에도 푹신한 가죽 소파나 모자이크 타일이 부착된 커피 테이블을 배치하는 등 주방 속 작은 휴식공간을 마련했다.취재 : 유승주 기자 (bellysj@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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