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얼과 혼을 담다
한국적 원형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취재 / 원선영

한국인의 삶의 가치와 전통문화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공간은 한국적 공간에 대한 의미와 범위, 가치에 대해 재정의 하며 새로운 시각의 한(韓)스타일 디자인을 만들어간다.
한국 전통 문화가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 때문인지 몇 해 전부터 북촌 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과 더불어최근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한(韓)스타일의 지극히 평범한 디자인이 아닌, 한국인의 삶의 가치와 전통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재해석된 한국적 공간이 눈에 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12년에 처음 진행한 한국적 생활문화공간 우수사례 선정 공모를 통해 다시 한번 이슈가 되었고, 지난 12월에 2회 공모의 우수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이렇듯, 디자이너의 감각과 견해로 재해석된 한국적 스타일은 지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3의 메인 주제인 ‘거시기, 머시기’ 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졌고, 이제는 전시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문화공간과 주거공간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다채로워지면서 한국적 스토리가 반영된 공간, 전통문화를 계승 및 활용한 공간, 한스타일의 조형미를 살린 공간 등으로 표현되면서, 기존에 한옥 스타일에만 머물렀던 흐름에 잔잔한 파동이 일고 있다.
부티크호텔 도원몽(桃源夢)

디자인 / 모노콜렉션·장응복(
02-3417-0665)
주 최 / 서울시립미술관
주 관 / 서울시립미술관
위 치 /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
부티크 호텔 도원몽(桃源夢)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 프로젝트이다. 한국 고유의 전통적 소재들을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풀어낸 것으로 지난해 생활미술관으로 새롭게 출발한 남서울생활미술관을 ‘도원몽’ 이라는 호텔로 탈바꿈함으로써 20세기 초 벨기에 영사관으로 건축된 역사적 공간을 풍성한 한국의 미로 가득 채운 것이다.특히 디자이너가 부티크 호텔을 콘셉트로 한 것은 환경과 역사, 이야기, 건축, 인테리어, 예술, 음악, 음식, 사람 등 문화 전반에걸 쳐 특급호텔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동반된다는 점에 큰 매력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전시공간의 디자인콘셉트로 삼은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안평대군이 1447년, 꿈에서 복숭아꽃이 만발한 언덕과 기암절벽, 구불구불한 냇가길이 있는 풍경을 보고 화가 안견에게 부탁하여 현실경과 이상경이 공존하는 꿈속의 낙원을 재현한 작품이다. 이에 몽유도원도를 콘셉트로 한 각 공간은 1층 도원몽(1-5 전시실)과 2층 산수(6-11 전시실)로 이뤄진다. 그 중 1층의 5개 전시실은 각각 호텔의 리셉션, 리빙룸, 다이닝 홀, 침실, 개인 라운지 등으로 구성되며, 조선후기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일상적인 이미지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들로 연출되었고, 특히 대담하고 화려한 색상의 패브릭과 패턴으로 호텔 각실의 기능에 맞춰 공간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했다. 아울러 2층은 호텔 비즈니스 센터와 스위트룸으로 구성되는데,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조선시대 문인과 예술가들의 시, 서, 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된다.
이렇듯 부티크호텔 도원몽은 서양 근대 건축과 한국 전통 문화, 현대 텍스타일 디자인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풍경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설 계 / 엠피아트 시아플랜 컨소시엄
(주)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민현준(
02-766-5045)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윤정현(
02-570-1057)
시 공 / GS건설 컨소시엄
위 치 / 서울 종로구 소격동 165번지 외 4필지
대지면적 / 27,264㎡
연 면 적 / 52,101㎡
규 모 / 지하3층~지상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구조, 철골트러스구조
마 감 / 테라코타 패널, 화강석, 익스펜디드 메탈,
자료제공 / (주)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지난 11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의 대지는 종친부의 역사 이외에도 대한제국 시대에는 일본식 목구조로 개축되어 후궁들의 거처인 인수궁으로 이용되다가 최초 철근콘크리트조의 서양식 병원이 들어섰고,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이후에는 군사시설로 사용된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대통령을 위한 국군수도통합병원이 북촌로 변에 최근까지 있었으며, 일제시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써 전두환의 1212 쿠테타의 주동지이기도 한기무사가 있었다. 이처럼 이곳에 새로운 기능이자 문화의 중심지인 우리나라 대표 현대미술관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중요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한편, 두 차례 현상공모로 진행된 서울관은 주변의 맥락을 강조하여 미술관의 형상을 자제하는 무형의 Shapeless 미술관, 주변의 건조 환경과 비슷한 규모로 분절하여 일련의 섬처럼 구성되는 군도형 Archipelago 미술관, 사방에서 진출입이 가능한 open 미술관을 목표로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정형의 마당 Courtyard를 그 중심개념으로 삼았다. 이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합일을 이루는 과정을 거쳤고, 미술관 프로그램에 있어서 공모전 초기부터 미술관 큐레이터들과 현대미술관의 개념정립과 공간 프로그램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협의하며 설계방향을 잡아나갔다. 공모 당선 이후에는 미술관 프로그램과 건축 디자인 방향까지 구체화했는데, 열린 미술관, 반 신전형 미술관 등의 아이디어는큐레이터들과의 합의에 의해 구체화된 것으로 이들의 요구에 의해 과천관과는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도심형, 놀이터형, 교육중심과 설치 및 다원예술을 포괄하는 현대미술관으로 방향설정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 서울관은 층고가 서로 다른 7개의 전시장을 중심으로 블랙박스 공연장과 영화관 등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장으로 다원예술을 포괄하며, 아카이브 및 교육 공간 등 다변화된 관람자를 위한 시설을 부각시켰다. 결과적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경근당과 옥첩당의 종친부와 과거의 기무사 등 역사의 편린들과 문화재급의 수목들을 포함한 맥락과 결합된 미술관의 구성은 서울관만의 고유하고 새로운 미술관 개념이다. 전통의 역사와 현대의 문화 그리고 미술은 장소와 작품으로 동시에 다른 층위로 공존한다. 기능이 규정되지 않은 일련의 마당은 이를 위한 용도이며 장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생성하고 촉매되어 작동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배열되었다.이렇듯,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적한 사색의 미술관이라기보다는 주변 시설들의 영향을 받아 북적거리는 미술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운영자와 사용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마당을 중심으로 미술관 기능과 주변은 변화무쌍한 기능을 유발하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진화해 갈 것이다.
4인 4색의 남도문인화 부티크 호텔
공 간심재 이규석 대표와 모노콜렉션의 장응복 대표, 꼬세르 배영진 대표, 옷칠 및 자개분야 허은경 회화작가까지 4인의디자이너가 참여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3의 남도문인화 부띠크 호텔은 한옥과 전통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개념의 전시공간이다.
이 전시는 겸재 정선의 주역에 바탕을 둔 음양조화의 사상을 본받아, 조화로운 삶을 지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음양오행설을 디자인 콘셉트로 잡았으며, 남도문인화(윤선도의 오우가, 허련의 풍경화와 모란도, 윤두서의 인물화)의 미학적 가치를 여러 형태의 디자인으로 해석하여 옛것이 현대적인 미와 부합되어 새로운 미를 창출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또한 겸재 정선의 음양오행의 이론에 입각하여 모자란 것을 음양오행의 색이나 성질로 대처하여 한옥이라는 전통 공간 안에서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 치우침이 없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가시적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각공간은 오행을 대표하는 콘셉트가 존재하며, 4인의 디자이너 각자의 해석에 맞춰 다채롭게 디자인되었다.
■Mother Earth_Therapy Room
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水
마감 / 바닥-장지장판
벽체, 천장-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끝없이 중첩되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꿈의 세계를 담는다. 꿈을 꾸듯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모호하게 여행하는 공간이다. 경재정선의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드로잉된 선으로 한지에 디지털 프린팅으로 그려 넣어 단아하고 깊은 미감을 담아냄으로써 휴식을 도모하고 깊이 사유할 수 있는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White on White_Guest Room 1
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木
마감 / 바닥-장지장판
천장, 벽체-패브릭,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휴식을 관장하는 많은 요소 중 빛은 참으로 중요하다. 투영하는 LED의 불빛으로 한지와 리넨의 섬세하고 미묘한 백색의다양한 질감을 바라보며, 시각적인 치유의 효과를 갖게 한다.
■Gold Room_Guest Room 2
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木
마감 / 바닥-장지장판
천장, 벽체-패브릭,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이 방은 오행의 요소 중 ‘금’ 을 주제로 잡아 표현한 공간이다. 금은 예로부터 좋은 기운을 갖고 있어 착용하거나 곁에 두기만 해도 치료효과를 본다는 영험한 광물질이다. 또한 그 기운을 얻고자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최상의 물질로 여겨진다. 순금과 오행의 금을 대표하는 흰색을 사용함으로써 방의 사용자가 좋은 휴식을 취하고 그 결과를 극대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Deachung_Reception Area
디자인 / 이규석
협업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허련
음양오행 / 水, 木
마감 / 바닥-낙엽송 합판 위 우레탄 페인팅
벽체-한지 위 염색
외부공간을 실내로 끌어들여 집안의 기운이 소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한 신개념 대청마루이다. 맑은 물과 좋은 바람을 메인 주제로 삼고 허련의 산수화가 배경을 이룬다. 관람객들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달(영국작가 사이먼몰리의 영상작업)의 위상과 함께 유기적으로 가상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Entertaining Room
디자인 / 허은경
협업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水, 木
마감 / 바닥- 패브릭
벽체- 종이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정선의 산수화와 강의 물결을 모티브로 한지 위에 먹으로 재드로잉 한 조명탑이 방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탑조명은 이 방의 다양한 엔터테이닝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분위기를 변형할 수 있는 조형물이기도 하다. 자연의 일부를
닮은 장응복 디자이너의 쿠션들과 허은경 작가의 옻칠작품, 조형물, 회화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어린이와 어른
이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전통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놀이와 휴식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Courtyard
디자인 / 장응복
음양오행 / 土
마감 / 바닥- 카펫, 잔디, 패브릭 조형물
천장- 패브릭 위 디지털프린팅
이 중정은 달빛이 중정의 물에 비치 듯 만월의 아름다움을 카페트에 디자인하여 중정의 중앙 잔디밭 안으로 끌여 들여 태초의 하늘을 재연한 곳이다. 관람객이 작품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각 작품들을 바라봄으로써 교감을 이룬다.
■Café Lounge
디자인 / 배영진
협업디자인 / 윤명환
동양화 모티브 / 윤선도, 허련
음양오행 / 金
마감 / 바닥- 낙엽송합판위 우레탄 페인트
벽체- 갑사천, 종이 모빌
천장- 갑사천위 먹물 서체
우리의 전통 패브릭인 갑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레이어드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활옷과 원삼 앞에 갑사를 이용하여 오브제의 역할을 하고, 천장에는 윤선도의 오우가를 입체적, 반복적으로 표현해 물과 바람, 자연이 흐르는 듯한 광경을느낄 수 있다. 아울러 양옆의 한지문은 허련의 동양화를 모빌로 표현했으며, 한 편에는 임명환의 도자기를 진열해 현대적 카페공간을 전통적인 분위기로 연출해냈다. 마지막으로 ‘ㅁ’ 자와 ‘ㅣ’ 자의 테이블은 많은 사람이 만남과 동시에 쉼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제공한다.
■Kitchen
디자인 / 허윤경
협업디자인 / 이윤신
음양오행 / 火
마감 / 바닥-종이 위 디지털프린팅
벽체-패브릭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의 건강을 책임지게 될 주방은 오행의 모든 요소를 음식이라는 재료를 통해 실전에서 가장 밀접하게 오행론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전통의 미와 현대의 편리함을 조화롭게 디자인한 실용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RESIDENCE IN BANGBAE-DONG
디자인 / ZIUM ART ELIER·박재우
디자인팀 / 전소연, 서재휘
위치 /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동
면적 / 149㎡
마감 / 오크 우드, 페인트, 우드플로링, 바리솔, 샌드스톤
사진 / 박영채
디자이너는 처음 이 집에 방문했을 때 있었던 이강소, 강익중, 샤갈 아르망, 백남준, 잉고 마우러 등의 작품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장식이나 컬러를 배제하고 미니멀하면서 담백하게 디자인했다. 이에 이 집의 가장 큰 건축적 특징은 박공 형태의 천장과 거실 그리고 화장실에 뚫려있는 천창이다. 이는 어린시절에 집의 이미지로 떠올리는 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삼각형의 지붕이 있는 집을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해 디자인 한 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박공모양의 지붕 아래 놓인 툇마루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고, 천창을 통해 하늘을 보며 샤워를 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메인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그 결과, 창가에 툇마루의 감성을 적용하여 좌식의 다실기능을 수용함으로써 전통주거의 모습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박공 형태 천장에서 새어나오는 소프트한 조명효과와 천창의 자연적인 빛의 유입을 통해 감성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울러 딸의 방의 도어는 훈증무늬목을 브러쉬처리하고, 3m가 넘는 크기로 제작하여 도어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뮤지션이자 피규어 컬렉터인 아들 방은 침실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음악작업실을, 오른쪽에는 샤워룸과 드레스룸을 배치해 생활과 작업공간을 극명하게 분리했다.

마지막으로 길쭉한 모양의 욕실은 철거공사 시 노출된 콘크리트 벽을 살렸다. 오래된 마감재를 걷어내니 콘크리트 벽 본연의 느낌이 눈에 들어왔는데, 디자이너는 그 벽을 그대로 살려 투명유리를 덧입히고, 색을 입힌 투명한 욕실 문을 포인트로 두었다. 이처럼 방배동 주택은 한국 전통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거실과 그 외에 주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방과 욕실 등이 빛과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COPYRIGHT 2014.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자 - 인테르니앤데코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국의 얼과 혼을 담다


한국적 원형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취재 / 원선영
한국인의 삶의 가치와 전통문화의 형태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공간은 한국적 공간에 대한 의미와 범위, 가치에 대해 재정의 하며 새로운 시각의 한(韓)스타일 디자인을 만들어간다.
한국 전통 문화가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 때문인지 몇 해 전부터 북촌 한옥마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과 더불어최근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한(韓)스타일의 지극히 평범한 디자인이 아닌, 한국인의 삶의 가치와 전통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재해석된 한국적 공간이 눈에 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12년에 처음 진행한 한국적 생활문화공간 우수사례 선정 공모를 통해 다시 한번 이슈가 되었고, 지난 12월에 2회 공모의 우수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이렇듯, 디자이너의 감각과 견해로 재해석된 한국적 스타일은 지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3의 메인 주제인 ‘거시기, 머시기’ 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졌고, 이제는 전시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문화공간과 주거공간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다채로워지면서 한국적 스토리가 반영된 공간, 전통문화를 계승 및 활용한 공간, 한스타일의 조형미를 살린 공간 등으로 표현되면서, 기존에 한옥 스타일에만 머물렀던 흐름에 잔잔한 파동이 일고 있다.
부티크호텔 도원몽(桃源夢)
디자인 / 모노콜렉션·장응복(02-3417-0665)주 최 / 서울시립미술관
주 관 / 서울시립미술관
위 치 /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
부티크 호텔 도원몽(桃源夢)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 프로젝트이다. 한국 고유의 전통적 소재들을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풀어낸 것으로 지난해 생활미술관으로 새롭게 출발한 남서울생활미술관을 ‘도원몽’ 이라는 호텔로 탈바꿈함으로써 20세기 초 벨기에 영사관으로 건축된 역사적 공간을 풍성한 한국의 미로 가득 채운 것이다.특히 디자이너가 부티크 호텔을 콘셉트로 한 것은 환경과 역사, 이야기, 건축, 인테리어, 예술, 음악, 음식, 사람 등 문화 전반에걸 쳐 특급호텔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동반된다는 점에 큰 매력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전시공간의 디자인콘셉트로 삼은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는 안평대군이 1447년, 꿈에서 복숭아꽃이 만발한 언덕과 기암절벽, 구불구불한 냇가길이 있는 풍경을 보고 화가 안견에게 부탁하여 현실경과 이상경이 공존하는 꿈속의 낙원을 재현한 작품이다. 이에 몽유도원도를 콘셉트로 한 각 공간은 1층 도원몽(1-5 전시실)과 2층 산수(6-11 전시실)로 이뤄진다. 그 중 1층의 5개 전시실은 각각 호텔의 리셉션, 리빙룸, 다이닝 홀, 침실, 개인 라운지 등으로 구성되며, 조선후기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일상적인 이미지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들로 연출되었고, 특히 대담하고 화려한 색상의 패브릭과 패턴으로 호텔 각실의 기능에 맞춰 공간을 감각적으로 디자인했다. 아울러 2층은 호텔 비즈니스 센터와 스위트룸으로 구성되는데,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조선시대 문인과 예술가들의 시, 서, 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된다.이렇듯 부티크호텔 도원몽은 서양 근대 건축과 한국 전통 문화, 현대 텍스타일 디자인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풍경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설 계 / 엠피아트 시아플랜 컨소시엄
(주)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민현준(02-766-5045)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윤정현(02-570-1057)
시 공 / GS건설 컨소시엄
위 치 / 서울 종로구 소격동 165번지 외 4필지
대지면적 / 27,264㎡
연 면 적 / 52,101㎡
규 모 / 지하3층~지상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구조, 철골트러스구조
마 감 / 테라코타 패널, 화강석, 익스펜디드 메탈,
자료제공 / (주)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 (주)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지난 11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의 대지는 종친부의 역사 이외에도 대한제국 시대에는 일본식 목구조로 개축되어 후궁들의 거처인 인수궁으로 이용되다가 최초 철근콘크리트조의 서양식 병원이 들어섰고,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이후에는 군사시설로 사용된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주변에는 대통령을 위한 국군수도통합병원이 북촌로 변에 최근까지 있었으며, 일제시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써 전두환의 1212 쿠테타의 주동지이기도 한기무사가 있었다. 이처럼 이곳에 새로운 기능이자 문화의 중심지인 우리나라 대표 현대미술관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중요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한편, 두 차례 현상공모로 진행된 서울관은 주변의 맥락을 강조하여 미술관의 형상을 자제하는 무형의 Shapeless 미술관, 주변의 건조 환경과 비슷한 규모로 분절하여 일련의 섬처럼 구성되는 군도형 Archipelago 미술관, 사방에서 진출입이 가능한 open 미술관을 목표로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정형의 마당 Courtyard를 그 중심개념으로 삼았다. 이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합일을 이루는 과정을 거쳤고, 미술관 프로그램에 있어서 공모전 초기부터 미술관 큐레이터들과 현대미술관의 개념정립과 공간 프로그램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협의하며 설계방향을 잡아나갔다. 공모 당선 이후에는 미술관 프로그램과 건축 디자인 방향까지 구체화했는데, 열린 미술관, 반 신전형 미술관 등의 아이디어는큐레이터들과의 합의에 의해 구체화된 것으로 이들의 요구에 의해 과천관과는 의도적으로 대비되는 도심형, 놀이터형, 교육중심과 설치 및 다원예술을 포괄하는 현대미술관으로 방향설정이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 서울관은 층고가 서로 다른 7개의 전시장을 중심으로 블랙박스 공연장과 영화관 등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장으로 다원예술을 포괄하며, 아카이브 및 교육 공간 등 다변화된 관람자를 위한 시설을 부각시켰다. 결과적으로 마당을 중심으로 경근당과 옥첩당의 종친부와 과거의 기무사 등 역사의 편린들과 문화재급의 수목들을 포함한 맥락과 결합된 미술관의 구성은 서울관만의 고유하고 새로운 미술관 개념이다. 전통의 역사와 현대의 문화 그리고 미술은 장소와 작품으로 동시에 다른 층위로 공존한다. 기능이 규정되지 않은 일련의 마당은 이를 위한 용도이며 장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생성하고 촉매되어 작동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배열되었다.이렇듯,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적한 사색의 미술관이라기보다는 주변 시설들의 영향을 받아 북적거리는 미술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운영자와 사용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며, 마당을 중심으로 미술관 기능과 주변은 변화무쌍한 기능을 유발하며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진화해 갈 것이다.4인 4색의 남도문인화 부티크 호텔
공 간심재 이규석 대표와 모노콜렉션의 장응복 대표, 꼬세르 배영진 대표, 옷칠 및 자개분야 허은경 회화작가까지 4인의디자이너가 참여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3의 남도문인화 부띠크 호텔은 한옥과 전통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개념의 전시공간이다.
이 전시는 겸재 정선의 주역에 바탕을 둔 음양조화의 사상을 본받아, 조화로운 삶을 지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음양오행설을 디자인 콘셉트로 잡았으며, 남도문인화(윤선도의 오우가, 허련의 풍경화와 모란도, 윤두서의 인물화)의 미학적 가치를 여러 형태의 디자인으로 해석하여 옛것이 현대적인 미와 부합되어 새로운 미를 창출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또한 겸재 정선의 음양오행의 이론에 입각하여 모자란 것을 음양오행의 색이나 성질로 대처하여 한옥이라는 전통 공간 안에서 우주의 이치를 깨닫고 치우침이 없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가시적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각공간은 오행을 대표하는 콘셉트가 존재하며, 4인의 디자이너 각자의 해석에 맞춰 다채롭게 디자인되었다.
■Mother Earth_Therapy Room
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水
마감 / 바닥-장지장판
벽체, 천장-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끝없이 중첩되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꿈의 세계를 담는다. 꿈을 꾸듯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모호하게 여행하는 공간이다. 경재정선의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드로잉된 선으로 한지에 디지털 프린팅으로 그려 넣어 단아하고 깊은 미감을 담아냄으로써 휴식을 도모하고 깊이 사유할 수 있는 명상과 치유의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White on White_Guest Room 1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木
마감 / 바닥-장지장판
천장, 벽체-패브릭,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휴식을 관장하는 많은 요소 중 빛은 참으로 중요하다. 투영하는 LED의 불빛으로 한지와 리넨의 섬세하고 미묘한 백색의다양한 질감을 바라보며, 시각적인 치유의 효과를 갖게 한다.
■Gold Room_Guest Room 2
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木
마감 / 바닥-장지장판
천장, 벽체-패브릭,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이 방은 오행의 요소 중 ‘금’ 을 주제로 잡아 표현한 공간이다. 금은 예로부터 좋은 기운을 갖고 있어 착용하거나 곁에 두기만 해도 치료효과를 본다는 영험한 광물질이다. 또한 그 기운을 얻고자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최상의 물질로 여겨진다. 순금과 오행의 금을 대표하는 흰색을 사용함으로써 방의 사용자가 좋은 휴식을 취하고 그 결과를 극대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Deachung_Reception Area디자인 / 이규석
협업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허련
음양오행 / 水, 木
마감 / 바닥-낙엽송 합판 위 우레탄 페인팅
벽체-한지 위 염색
외부공간을 실내로 끌어들여 집안의 기운이 소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한 신개념 대청마루이다. 맑은 물과 좋은 바람을 메인 주제로 삼고 허련의 산수화가 배경을 이룬다. 관람객들은 고요하고 신비로운 달(영국작가 사이먼몰리의 영상작업)의 위상과 함께 유기적으로 가상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Entertaining Room
디자인 / 허은경
협업디자인 / 장응복
동양화 모티브 / 겸재 정선
음양오행 / 水, 木
마감 / 바닥- 패브릭
벽체- 종이 한지 위 디지털프린팅
정선의 산수화와 강의 물결을 모티브로 한지 위에 먹으로 재드로잉 한 조명탑이 방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탑조명은 이 방의 다양한 엔터테이닝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분위기를 변형할 수 있는 조형물이기도 하다. 자연의 일부를
닮은 장응복 디자이너의 쿠션들과 허은경 작가의 옻칠작품, 조형물, 회화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어린이와 어른
이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전통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이 놀이와 휴식을 통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Courtyard디자인 / 장응복
음양오행 / 土
마감 / 바닥- 카펫, 잔디, 패브릭 조형물
천장- 패브릭 위 디지털프린팅
이 중정은 달빛이 중정의 물에 비치 듯 만월의 아름다움을 카페트에 디자인하여 중정의 중앙 잔디밭 안으로 끌여 들여 태초의 하늘을 재연한 곳이다. 관람객이 작품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각 작품들을 바라봄으로써 교감을 이룬다.
■Café Lounge
디자인 / 배영진
협업디자인 / 윤명환
동양화 모티브 / 윤선도, 허련
음양오행 / 金
마감 / 바닥- 낙엽송합판위 우레탄 페인트
벽체- 갑사천, 종이 모빌
천장- 갑사천위 먹물 서체
우리의 전통 패브릭인 갑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레이어드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활옷과 원삼 앞에 갑사를 이용하여 오브제의 역할을 하고, 천장에는 윤선도의 오우가를 입체적, 반복적으로 표현해 물과 바람, 자연이 흐르는 듯한 광경을느낄 수 있다. 아울러 양옆의 한지문은 허련의 동양화를 모빌로 표현했으며, 한 편에는 임명환의 도자기를 진열해 현대적 카페공간을 전통적인 분위기로 연출해냈다. 마지막으로 ‘ㅁ’ 자와 ‘ㅣ’ 자의 테이블은 많은 사람이 만남과 동시에 쉼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제공한다.
■Kitchen
디자인 / 허윤경
협업디자인 / 이윤신
음양오행 / 火
마감 / 바닥-종이 위 디지털프린팅
벽체-패브릭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의 건강을 책임지게 될 주방은 오행의 모든 요소를 음식이라는 재료를 통해 실전에서 가장 밀접하게 오행론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전통의 미와 현대의 편리함을 조화롭게 디자인한 실용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RESIDENCE IN BANGBAE-DONG디자인 / ZIUM ART ELIER·박재우
디자인팀 / 전소연, 서재휘
위치 /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동
면적 / 149㎡
마감 / 오크 우드, 페인트, 우드플로링, 바리솔, 샌드스톤
사진 / 박영채
디자이너는 처음 이 집에 방문했을 때 있었던 이강소, 강익중, 샤갈 아르망, 백남준, 잉고 마우러 등의 작품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장식이나 컬러를 배제하고 미니멀하면서 담백하게 디자인했다. 이에 이 집의 가장 큰 건축적 특징은 박공 형태의 천장과 거실 그리고 화장실에 뚫려있는 천창이다. 이는 어린시절에 집의 이미지로 떠올리는 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삼각형의 지붕이 있는 집을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해 디자인 한 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박공모양의 지붕 아래 놓인 툇마루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고, 천창을 통해 하늘을 보며 샤워를 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메인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그 결과, 창가에 툇마루의 감성을 적용하여 좌식의 다실기능을 수용함으로써 전통주거의 모습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박공 형태 천장에서 새어나오는 소프트한 조명효과와 천창의 자연적인 빛의 유입을 통해 감성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울러 딸의 방의 도어는 훈증무늬목을 브러쉬처리하고, 3m가 넘는 크기로 제작하여 도어 자체가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뮤지션이자 피규어 컬렉터인 아들 방은 침실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음악작업실을, 오른쪽에는 샤워룸과 드레스룸을 배치해 생활과 작업공간을 극명하게 분리했다.
마지막으로 길쭉한 모양의 욕실은 철거공사 시 노출된 콘크리트 벽을 살렸다. 오래된 마감재를 걷어내니 콘크리트 벽 본연의 느낌이 눈에 들어왔는데, 디자이너는 그 벽을 그대로 살려 투명유리를 덧입히고, 색을 입힌 투명한 욕실 문을 포인트로 두었다. 이처럼 방배동 주택은 한국 전통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거실과 그 외에 주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방과 욕실 등이 빛과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의 미학을 보여준다.COPYRIGHT 2014.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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