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의 추구, 지혜로운 디자인을 말하다 (2014.06)

더 나은 삶의 추구

지혜로운 디자인을 말하다

취재 INTERNI & Decor 편집부




스타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들이 완성한 독특한 건축물이 아니더라도 공간이 지닌 힘은 주변 환경, 거주자, 지역 사회 등 영역의 구분 없이 무한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삶의 질적 가치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공간 자체의 변화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와 국가에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부여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역할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이번 창간 특집호를 맞아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혜로운 디자인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놓고 6인의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근본적인 질문일 수 있는 이 주제를 통해 디자인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책임과 역할을 되짚어보고, 이러한 환경이 구축될 수 있는 사회적 토대와 인식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시간을 가져보자.





아르키움

글 아르키움, 건축가 김인철

현재 국내외 사회·문화·정치·경제적 환경 하에서 디자인의 영향력을 짚어본다면. 건축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건축은 결과일 뿐이고, 건축을 하게 만든 원인은 사회가 제공하는 것이다. 사회의 요구, 시스템, 사회의관념들이 건축을 결정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은 문화의 증거이다’ 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 같다. 건축은 혼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 문화, 제도적, 경제력, 기술, 구체적인 재료를 만들어내는 산업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건축에 표

현되는 것인데, 건축이 형태로 보여지니까 완공된 후에 ‘왜 저런 모양이 되었나’ 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이 결국 사회에 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혜로운 건축에 대한 견해는. 논란이 되었던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경우, 자하하디드 인터뷰를 보면 ‘너희들이 나를 선택했고, 내가 이런 건축 스타일인걸 알면서 선택했을텐데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 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건축가의 입장에서는 변명이 될 수 있겠지만. 건축의 본질로 접근하면, 자하하디드가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건축물이 들어서는 땅이라고 하는 존재는 지구상의 유일한 것이기 때문에 그 땅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인 특징을 살펴서 건축의 언어로 표현해야 된다. 건축은 도시 속에 있고 도시에는 여러 요소들과 관계를 해야되는데 DDP는 도시의 다른것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건축가가 지혜로운 건축을 할 때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면. 캄보디아나 네팔에 했던 나의 프로젝트들은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듯 캄보디아에서는 캄보디아식으로 네팔은 네팔식으로 설계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캄보디아나 네팔의 방식을 소화를 한 후, 거기에 내 생각을 덧붙여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건축가가 해야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가 아닐까 한다. 지혜로운 건축은 기후조건이 모두 다른 각각의 땅의 조건에 순응해야 한다. 캄보디아든 네팔이든그들의 건축방법을 차용하지만 그것은 한국건축가의 개념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캄보디아 것도 아니고 네팔 것도 아니고김인철의 것이 된 것이다. ‘문화’ 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스며들어야 하는 것이지 억지로 이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즉, 그 땅이 갖고 있는 조건에 내 방식을 끼워넣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그 문화에 융합되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견해가 잘 드러난 사례가 있는가.

건축가 루이스칸이 설계한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설계 시작할 때 자기네 회사의 직원들을 방글라데시로 보내서 거기서 나오는 자재나 기술력을 먼저 테스트했다고 한다. 그 결과 루이스칸의 건축 언어로 건물이 표현되었지만 철저히 현지화된 표현을 해 어색하지 않다. 방글라데시 국회의사당을 가보면, 그 자재나 기술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누추한 건물임에도 감동을 주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즉, 그 땅이 가진 전통이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 내가 남을 존중하지 않으면 남도 나를 존중하지 않듯이. 지혜로운건축은 본질에 충실하는 것. 그쪽의 본질이 무엇이느냐는 건축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사를 갖고 있는 땅, 역사의 연장선속에서 건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사회가 지혜로운 건축(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토대를 마련하고 어떤 인식을 갖아야 하는지.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이다. 건축은 건축가 혼자 하는 마스터베이션이 아니다. 건축을 원하는 수요자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 기본적 조건이다. 수요를 잘 읽고 현실화시키는 작업을 해야 되는데, 현실화가 되면 대중의 것이 되는 것이다. 사유물이지만 건물은 대중이 누리는 것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문화의 수준이 계몽주의 시대쯤 가고 있는 것 같다. 틀린 것과다른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다르다라는 것은 차이인데,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차이가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세월호 사건만 봐도 긴박한 상황에서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고 그 자리에 있는 것), 교본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사회를 지탱해 온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발전을 방해할 수도 있다. 토론 프로그램을 보면, 내가 갖고 있는 필터와 맞지 않으면 저사람은 틀렸다고 보는 이분법적인 생각이 있다. 새로운 것을 낯설어 하고 두려워하는 인식이 있다. 새로움을 수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좀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어렵고 돈이 많이 들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것을 내가 발명하는게 아니라 원래 있던 것 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자는 것이다. 재료를 틀어본다던지… 발상의 전환을 두려워하지 말고 고지식함을 벗는 것이 중요하다.


HIMALESQUE


설계 / 아르키움·김인철

설계담당 / 조준영

시공 / 삼부토건(네팔법인)

위치 / 네팔, 무스탕좀솜

용도 / FM라디오 방송국

대지면적 / 1,500㎡

건축면적 / 747.81㎡

규모 / 지상 1층

구조 / 석재 조적조+철근 콘크리트가구조

외부마감 / 석재+THK 8mm 유리

내부마감 / 석재

구조설계 / KYA구조 연구소

건축주 / (주)문화방송MBC,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진 / 전명진




사이

1780년 6월 연경으로 떠나던 연암 박지원은 압록강 국경을 건너며 ‘길은 저 강과 언덕의 경계에 있다’ 라고 일기에 썼다.또 경계 ‘사이’ 는 사물이 만나는 피차의 중간이어서 양변을 잇는 관계 맺기에 따라 도(道)의 이치를 생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경계인 ‘사이’ 란 서로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즈음’ 이라 정의한다. 연암은 ‘사이’ 를 그저 그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사이를 이루는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공간(視空間)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연암의 생각을 빌려오면 안과밖, 비움과 채움 등 이분법적인 이항대립의 프레임은 해체되어 ‘사이’ 는 구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주체가 된다.


테두리

공간의 본질은 비어있는 것이다. 비어있는 공간은 경계를 이루는 테두리를 방법으로 삼아 형성된다. 테두리는 외부로부터 내부를 구분하고 내부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 당연함으로 인해 공간은 결국 닫힌 형식을 하게 되고 그래서 공간의 경계는 안과 밖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도구가 된다. 외부는 내부로 침입할 수 없어야하고 내부는 외부를밀봉하듯이 가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닫고 가려서 만들어진 공간이 진정으로 안전하며 쾌적한지에 대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닫힌 공간으로 인해 잃는 것은 소통이다. 서로의 관계는 물론 사회와 그리고 자연과의 단절로 인해 현대의 도시와 건축은 섬처럼 따로 떠돌고 있다. 모두 이기적인 합리가 만들어낸 기형의 공간들이다.


여유

지평선을 가없이 두른 평원과 산을 병풍처럼 두른 땅의 공간이 같을 수 없고 사계절이 순환하는 온대기후와 두 계절로 나뉘는 열대 기후 역시 같은 공간을 만들 수 없다. 공간은 땅과 함께 다루어지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주어진 땅의 조건에 따라 공간을 형성하는 방법이 다르다면 같은 비움이라도 개념과 성격에서 차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구조이자 경계가 되어야하는 조적의 경우와 달리 틀로 이루어지는 가구의 경우는 구조와 경계가 분리되어 ‘붙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은’ 사이가 된다. 사이는 내부도 외부도 아닌 느슨한 테두리의 여유(餘裕)이다. 안과 밖을 가르는 경계인 벽의 부피를 확대해 ‘사이’ 라는 개념으로 본다면 경계는 닫기 위한 단순 물체가 아니라 관계를 이루기 위한 사이의 실체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중외피

아무런 규제가 없는 자연을 배경으로 삼아 네팔의 고원에 만든 ‘바람품은 돌집(himalesque)’ 은 현지의 풍토조건을 과제로 받아 새로운 해답을 찾으려한 것이다. 그곳의 전통적 경계는 고원의 조건을 한 묶음으로 해결하기 위해 두꺼운 외피로공간을 구축하고 있었다. 내가 착안한 것은 경계인 벽의 두께를 해체하는 것이었다. 웅크리듯 외부와 단절된 폐쇄적인 공간의 벽을 각각 다른 기능으로 나누었다. 바람을 막는 돌의 벽과 실내를 거두는 유리의 벽으로 나누면 그 안에 ‘사이’ 를 만들 수 있다. 건기와 우기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강풍을 맞받아야하는 대지의 조건과 극심한 일교차를 갖는 기후임에도 난방장치 없이 공간을 유지해야하는 환경의 조건을 그 땅의 재료에 오늘의 방법을 더해 재구성한 것이다. 분리된 벽 사이의 작은 뜰은 바람을 눅이고 빛을 가득 들여서 가두어질 수밖에 없는 공간을 열고 그로부터 자연과의 관계를 만드는 ‘사이’ 를 만들었다.





TRU건축사사무소

글 TRU 건축사사무소, 조성익 건축가

현재 국내외 사회·문화·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디자인의 영향력을 짚어본다면. 특히 국내에서 디자인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완공된 DDP에 ‘디자인 광장’ 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만 보더라도 디자인의 파급력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보다 중요해 보이는 현상은 영향력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는 점이다. 동네 골목길의 작은 가게 앞에 잠시 쉴 수 있는 좋은 디자인의 벤치가 등장하고, 숨어있는 생활 명품들을 찾아내어판매하는 디자인 숍이 인기를 얻고 있다. 도시의 광장에 ‘디자인’ 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만큼 이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변화가 우리와 가까운 일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건축 또는 인테리어 분야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을 정의한다면. 기능적이고, 튼튼하고, 아름답고, 가격이 적당할것. 이 네 가지 기본 요소를 갖추면 똑똑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똑똑한 것을 넘어서 지혜로운 디자인이 되려면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해져야 한다.

주택을 설계하는 일로 생각하면, 가족의 요구를 수용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절약하며, 건강에 도움이 되는 집을 디자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아침에 옷을 즐겁게 고를 수 있는 옷장, 온 가족이 행복하게 요리를 함께하고 가사를 분담할수 있는 주방, 좋은 생각이 나도록 하는 서재가 있는 집이라면, 더욱 지혜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실용적인 가치와 함께 의미, 이야기, 관점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있다면 지혜가 담긴 디자인이다.

지혜로운 디자인을 위한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땅과 사람, 두 가지의 특징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면 지혜로운 건축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두 가지는 집의 설계를 시작할 때 건축가에게 주어지는 기초 조건이며, 설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그런데, 두 가지 모두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숨겨진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땅과 어느 사람도 똑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아 단순화하여 파악하기 어렵다. 건축가는 ‘땅과 사람의 관상가’ 라고 해야 하나? 이 보이지 않는 특징을 잘 찾아내고 설계에 반영한다면 지혜로운 집이 되리라 생각한다.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착한 디자인, 지혜로운 디자인’ 을 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면. 과감한 상상력과 겸손한 디자인, 일상에 대한 관찰과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 추억이 깃든 물건에 대한 애정과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한 관심 등 일견 상반되어 보이는 이런 것들이 집의 설계에서 균형있게 만나도록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지하우스

설계 / TRU 건축사사무소·조성익

설계팀 / 최제일, 윤경옥, 박준호, 김완기, 배성훈, 조현철, 조미경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산운로 208번길 10-3

대지면적 / 231㎡

건축면적 / 116㎡

연면적 / 217㎡

규모 / 지하1층~지상2층

마감 / 외부-백색 페인트, 적삼목

내부-백색 페인트, 타일, 원목마루



판교 운중동의 주택, 이지 하우스에는 두 개의 거실이 있다. 집에 들어서면 만나는 라운지와 마당에 별채로 세운 파빌리온이 그것이다. 원래, 거실은 가족들이 모여 대화하는 도시의 광장 같은 곳이다. 그러나 가족들 모두가 바쁜 요즘, 거실은 TV를 보는 곳 정도로 활용도가 떨어졌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활용도는 그만큼 높지 않은 거실은 주택에서 새로운 쓰임새를 부여해야 할 공간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지 하우스에 갤러리와 같은 여유로운 공간의 라운지 거실과 바닥에 앉아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놀 수있는 파빌리온 거실을 만들었다. 라운지 거실의 내부는 백색으로 단순하게 마감하고 대형 그림을 걸 수 있는 여백의 벽을두었고, 파빌리온 거실의 내부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로 마감하고, 창문 앞에 툇마루를 두어마당과 연결되도록 했다. 가족들과 대화를 위한 공간과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위한 장소로 거실을 나누어, 쓰임새와 분위기에 맞는 공간을 만들었다.


진천벚꽃집

설계 / TRU 건축사사무소·조성익

설계담당 / 최제일, 윤경옥, 박준호, 김도연

시공 / 디아키즈

위치 / 충북 진천군 백곡면 사송리 485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2,499㎡

건축면적 / 132㎡

연면적 / 215㎡

마감 / 백색페인트, 평기와



노부부를 위한 주말 주택인 진천벚꽃집에는 마당을 둘러싼 벚꽃의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옥상에 전망대를 두었으며,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한적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집을 원했던 노부부를 위해 두 사람이 여유롭게 자연을 바라보며 살기에 적합하며, 때로는 두 아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하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집으로 설계했다. 특히, 이곳은 초봄이면정원을 가득 채운 벚나무가 꽃을 피워 화려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우리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집의 남서쪽에 3층 높이의 전망대를 두었고, 아름다운 산과 정원의 풍경을 여러 높이에서 완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전망대 옥상의 난간을 일반적인 벽의 높이로 높여서 ‘하늘로 열린 방’ 과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옥상은 주택에서 햇빛과 바람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공간이지만, 여름과 겨울의 기후가 혹독한 우리나라에서 이용이 쉽지 않고 방치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옥상 벽을 높여 강한 바람을 순화하고 그늘을 만들어, 오래 머물기 좋은 ‘벚꽃 전망대’ 로 만들었다.





建築集團 MA

글 建築集團 MA, 유병안 대표

건축 혹은 인테리어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을 정의한다면. 사전적 의미로 ‘지혜롭다’ 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내는 정신의 능력’ .결국 지혜로운 디자인이란 건축주 스스로가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공간을 생각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디자이너, 건축가는 건축주와 미팅을 거듭하면서 도면과 각종 스케치 등을 통해서 결과물을 도출해내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원론적이고도 본질적인 결과물을얻기 위해서는……. 건축가나 디자이너는 건축주가 이러한 건축물이나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궁극적인 본질을 건축주와의 대화를 통해 꿰뚫어 볼 수 있어야만 한다.

지혜로운 디자인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건축주를 만나보면, 그들은 삶의 지향점이나 건축물을만들고자 하는 이유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건축가를 만나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구체적인 공간 사이즈나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 경향 등을 정리하거나 스크랩을 해오는 건축주들의 상황은 조금 낫다고 볼 수 있다.하지만 본질적인 것은 건축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향점이나 그 건축물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모습까지도 계획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좋은 건축물, 지혜로운 결과물이란 후회하지 않는 건축물이자 본인 스스로의 업그레이드를 이뤄내는 디자인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살 주택이라면 삶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두철미한 고민을 해야하고, 상업시설이나 특수한 목적의 건축물인 경우, 그 공간을 통해 본인이 얻고자 하는 바에 대한 냉철한 사고가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전문가로써 건축가가 많은 부분을 제시하고 방향을 정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그 공간을 사용하는 것은 온전히 건축주의 몫이므로 건축주 스스로의 공부와 객관적 시각에서의 건축행위에 대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러한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가 충분한지,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부분을 보완해야하는가. 지금까지의 한국 근현대 건축의 흐름을 짚어보면 오로지 경제성에 초점을 맞춰 지금의 도시환경을 이루는데, 문제는현재의 모습을 무조건 부정하고 앞으로의 건축행위 자체를 차별성에만 오롯이 포커스를 두거나 형태적, 표피적으로만 튀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주와 그러한 건축주를 통해 경제적인 부만을 얻으려는 일부 비양심적인 건축가들이 미디어의관심과 지원 속에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있다. 건축주의 소유욕과 건축가나 디자이너의 차별화, 독창성에 대한집착에서 우리의 모습들이 변질되고 기형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혜로운 디자인을 통한 좋은 건축과 그로 인한 쾌적한 도시환경은 건축주의 양보와 배려, 공공성에 대한 책임감이 시발점이다. 마음을 비우고, 건축물을 통한 자기과시나 자신만을 위한 재산이라는 이기심에서 벗어나야만 겸손한 건축, 우리 모두의 유산으로 남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잠시 내 이름으로 머무를 뿐이라는 겸손함, 함께 소유하고 나누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너그러움, 내 삶을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라 일상 생활을 가다듬고 편리함 속에 휴식이 되어야 한다는 소박함. 욕심을 버리고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의 공간을 꿈꾸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 가지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을 차선으로 밀거나 포기할 수도 있다는 희생정신이야말로 지혜로운 디자인을 해나가는데 있어서의 기본이다. 그것이 지혜로운 디자인에 의한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 후회하지 않을 건축행위를 만들 수 있는 초석이자 우리 시대 우리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동명여고 운연당 雲然堂

동명여고 설립자의 사택을 학교 기념관과 동창회 사무실로 기증해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을 위한 전시관과 학교의 여러 모임들이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난 프로젝트이다. 40년 된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하며, 오랫동안 생활공간으로 유지되어온것을 보존해야 할 옛것들은 복원하되 나머지 부분은 과감히 새것으로 바꾸어서 공존하게 한 지혜로운 디자인의 좋은 예시이다.

인보성당

천주교 신자들만을 위한 성당이 아니라 마을사람 모두가 이용하고 마을의 안마당처럼 뒷길과 앞길을 연결하는 통로로 개방했다.

판교주택

햇볕이 가장 잘 들어오는 남향공간을 가족실이 위치한 지하실, 어머니의 안방이 자리한 1층, 두 아들의 거주 공간인 2층,함께 모이는 옥상정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계단실을 배치하여 가족 간의 소통과 만남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의지를 가시화했다.

서현 준오헤어

1층 가로의 분위기를 그대로 연결시켜서 숍 in 숍의 개념을 도입했다. 많은 유닛을 배치하기보다는 차를 마시는 공간, 야외 정원 등 대기공간으로 할애해 준오헤어만의 특색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Ma堂 + 마당이층

회사의 사적인 공간을 인근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려는 의지를 현실화 한 디자인. 상업시설과 마을 공동체 의식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여 동네 주민들과의 어울림을 만들겠다는 것이야말로 이 회사가 추구하는 건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Hotel 4月

단순히 객실 수를 많이 만드는 것이 경제적 이윤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객실 수를 희생하고, 그 희생된 공간으로 외부 발코니가 있는 차별화된 공간을 디자인하여 그에 의한 홍보효과와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까지 동반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디자인스튜디오

글 (주)디자인스튜디오, 김종호 대표

건축 혹은 인테리어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을 정의한다면. 지혜로운 디자인이란 주제는 어떻게 보면 디자이너로써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지혜롭지 않은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가 있을까? 하는 반문을 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과연 지혜로운 디자인의 정의는 무엇인가? 이 주제를 해석하는 데에 있어서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정의가내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것을 말하고 이것이 시대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고 변하고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결국 지혜로운 디자인이란 건축주 스스로가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공간을 생각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디자이너, 건축가는 건축주와 미팅을 거듭하면서 도면과 각종 스케치 등을 통해서 결과물을 도출해내도록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거쳐 온 변화의 과정을 짚어본다면. 과거에는 디자인 혹은 디자이너라고 하면 아주 특출한 분야이거나 재주가 뛰어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면이 있지만, 그만큼 과거에는 정보의 공유화가 안 되었고, 컴퓨터,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어서 해외에서 보고 오거나, 여러 해외서적을 참고해 디자인하면 그것이 참신하고 새롭게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이미 클라이언트도 자기의 관심 분야에 있어서는 인터넷 등을 이용해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토대로 디자이너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시대인 것이다.

디자인은 Creation과 Originality가 생명이다. 디자이너로써 이러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받고 그것을 재해석하여 최고의작품을 만드는 것이 요즘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다. 여기에 Innovation한 Idea를 더해서 우리는 흔히 이러한 디자이너를 Denovator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Originality, Creation, Innovation이 합쳐서 요즘 말하는 Design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전적으로 디자이너 측면에서 얘기하는 하나의 Design Story이다.

지혜로운 디자인을 위한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한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은 무인가? 나는 디자이너로써 서비스란 단어를 들여다보고 싶다. 서비스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과제를 분석, 연구하여 그것에 맞는 Solution을 도출해야하는 것이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의 Needs를 정확히 인지하고 Analysis를 통해 Fact를 파악해 그것을 토대로 창의적인 작업을 해 야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단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듣고 분석 없이 자기의 재주만을 믿고 혹은 그 결과물을 가지고 고객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Project를수행한다면, 그 결과는 누구도 성공하리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한복과 된장찌개를 원하는 고객에게 당신은그것보다 양식과 양복이 어울린다고 설득하여 그것을 만들고 먹였을 때 과연 고객이 만족할 수 있을까? 순간 설득을 당해 결과물을 받았을 때에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은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지혜로운 디자인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의 Needs를 충분히 인지하고 Service 정신을 가진 후 창의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후에 고객도 만족하고, 디자이너도 그것에 대해 보상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녀야할 가치와 버려야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요즘은 순수예술과 응용예술의 경계가 없어진 것은 분명하다. 화가나 조각가도 공간디자인을 할 수 있고 그 반대로 공간디자이너가 순수예술 분야에 도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pplied Art(응용예술), 즉 디자인을 할 때에도 상대가 있는 것이다. 그 상대가 고객이고 그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한 채 디자이너만 만족하는 디자인은 결국 성공적인 디자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즉, ‘지혜로운 디자인’ 이란. 고객과 소통해 현실에 입각하여 과제를 분석해서 거기에 디자이너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Idea가 접목될 때 그것이 바로 지혜로운 디자인이고 이러한 행위가, 디자인이란 큰 명제를 사회와 좀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현 시대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디자이너는 그만큼 더 공부해야 하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project를 분석해야 한다. 남과 똑같은 결과는 디자이너의 자격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른 해석을 할 수 있고 1+1=2가 아닌 3, 4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디자이너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디자인’ 은 앞서 말했듯이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 또한 디자이너가 되야 하지 않을까.






김개천

글 국민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김개천 교수

현재 국내외 사회·문화·정치·경제적 환경 하에서 디자인의 영향력을 짚어본다면. 디자인계의 현실은 긍정적이지만은 않고 외적 성장은 이룩했지만 내부의 난제들을 풀 방법은 아득하다. 사회적 영향력은 국제 디자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때 저절로 획득 될 수 있다. 들러리가 되거나 추종하기 보다는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자기화 된 내적인 힘이 필요하다.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각자의 내부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을 때 문제해결의 단초를 얻게 될 것이다. 들어보지 못한 말과 경험하지 못한 형식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많아질 때 우리가 처한 삶과 현실을 가로 질러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축 혹은 인테리어 분야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을 정의한다면. 디자인은 지혜보다는 반지혜의 편에 서 있는 것이다. 지혜는 현명함을 갈구하나 디자인은 현명함에 대항한다. 지혜는 불안정하고 우둔한 것을 조롱하며 감각을 속박한다. 디자인은 안정 속에 예속되지 않고 끊임없이 미적인 삶의 관점을 탐구하고 제시하는 것으로 구속하는 것에 저항하고 혼돈과 위험성에 기초한 새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

지혜로운 디자인을 위한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디자인은 삶의 모든 영역을 미학적이고 과학적이며 창의적으로 해석한다. 삶을 개선하기 보다는 멋진 제안을 하는 것으로 반미학적이고 반철학적이며 반이성적인 즉 이기적이고 야생적인 디자이너를 더욱 요구한다.

지혜로운 디자이너가 즐겨하는 생각보다 본연의 욕망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놀이하듯창조의 힘이 솟아 나와야 한다.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착한디자인, 지혜로운 디자인’ 을 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면. 착하고 바른 것을 추구하고 부르짖는 사회일수록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마치 버드나무처럼 위가 아닌 아래로 자신을 향하며 춤을 추듯 선(善)을 추구하기 보다는 추구하는 것이 없는 디자이너이고 싶다. 인간 본연의 모습대로 자유분방함으로서 선도 찾지 않고 악도 멀리하지 않는 위험한 방식 속에 일상을 배신하는 것들과 포옹하고 흥분을 불어넣고 싶다.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 중에 이러한 견해가 잘 드러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한칸집은 구획하고 한정하는 것을 갖고 있지 않은 삶을 살되 삶을 잊게 하는 집이다. 공간은 허의 터전처럼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다. 거의 모든 것이 허용되는 자유로운 삶의 놀이터이다. 아무 제약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고 신나고 멋지고 자유롭게 삶의 놀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희의 건축(Playing Architecture)이 되고 싶다. 옥토끼 사옥 역시 프레임 속에 있으나, 프레임을 벗은 건축이라 할 수 있고, 자신이 아닌 주변을 담기 위한 장치이다. 혼돈 속의 탄력적인 형식으로 활력을 솟게 하고 삶과 건축적 형식을 유희로 만드는 생생한 건축에 대해 생각했다.

앞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현 업계가 지녀야할 가치와 버려야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틀에 박힌 교육과공정한 것이라는 허명 아래 남들 하는 대로 하기를 원하는 사회는 선진적인 창조의 터전이될 수 없다. 창조적 사회란 생각의 형태가 없고 무엇이 나올지 예견할 수 없는 곳이다.






장순각

글 한양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 장순각 교수

현재 국내외 사회·문화·정치·경제적 환경 하에서 디자인의 영향력을 짚어본다면. 국내외적으로 디자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디자인은 단순한 심미성에만 포커스를 둘 수 없는 범주로써, 그보다 더 넓은 기술 및 예술의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술이 굉장히 빠른 발전을 거듭할수록 예술 및 철학 같은 인문학과의 소통이 필요한데, 그러한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해도 그것이 인간의 삶과 자연스럽게 믹스 앤 매치 되지 않는다면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을 인간의 삶 속에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 및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건축 혹은 인테리어 분야의 관점에서 지혜로운 디자인을 정의한다면. 건축 및 인테리어는 타인의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디자인은 예술처럼 예술가의 개인적인 이상이나 철학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적절하게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완성하는 고민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지혜로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디자이너는 공간을 완성하는 대행자의 역할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서 주체에 대한 고민 그리고 주체와의 소통을 통해서 오류를 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건축가로써의 적절한 주관을 유지함으로써 객관적인 입장에서 밸런스를 맞춰나가는 것이 지혜로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혜로운 디자인을 위한 건축가 및 디자이너의 역할을 재정의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삶의 밸런스를 조정해주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는 공간의 주체가 되는 건축주 삶을 담아내기 위해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요구를 파악하고, 학문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로써의 이성 및 기술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이상적인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은 그간 디자이너로써의 오래된 경험에서 비롯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삶의 단계가 있었는데, 책이나 역사에서 배우던 이상을 좇던 단계에서 나아가 그러한 이상이 현실에 부딪힌 후 현세대에서의 한계점을 느껴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현재는 그릇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방향성을 설정하게 되었다.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착한디자인, 지혜로운 디자인’ 을 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면. 각각의 프로젝트는 상황 및 사용자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디자인의 효율성, 합리성, 파격성, 개성 및 사람들의 프라이드 등 다채로운 요소를 인지하고, 프로젝트가 처한 상황 및 성격에 따라 적절하게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전에 했던 프로젝트 중에 이러한 견해가 잘 드러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1인 국민소득이 답보상태에 이른 현재 건축계는 불황에 놓였으며, 이는 건축계가 받아 들여야 하는 완충적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충분한 보수 및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금전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나며, 공간의 질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와더불어 국민의 문화 및 예술적인 안목은 과거와 비교하여 월등히 향상되었으며, 우리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도래했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는 더 높아질 국민 소득 시대를 대비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윤리 의식을 고취하고 디자인 문화를 만들고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할 것이다. 그 속에서 눈속임이 없는 디자인, 알찬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현 업계가 지녀야할 가치와 버려야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현재 대한민국은 IT 강국으로서 국민 개개인의 정보력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비슷한 1인 국민 소득을 지닌 타국에 반해 높은 수준의 디자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건축 및 인테리어 분야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다채로운 기술력을 융합할 수 있는 학문으로 발전함으로써 다양한 기술 및 삶의 모습을 지혜롭게 융합할 수있을 것이다.



미래의료재단 미래메디컬센터

생체학적 순환과 검진의 흐름이 유사한 것을 인지하여 컴퓨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동물의 근간을 이루는 갈비뼈를 활용한 생체모방적 형태를 나타냈다. 이는 이미 검증된 생물학적 구조의 건축적 재해석으로 시각적으로는 안정적인 신비로움과 함께 신선한 공간 감각을 실현한 것이다.

포항공과대학 창의IT융합공학과 (CITE) 창의공간

‘Dream Road’ 로 명명된 중앙 공간은 축이 뒤틀린 듯한 형태를 취하는데, 이는 강의공간, 휴식 및 창의공간을 나누고 전체 동선의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하나은행 YOUTH BRANCH_WASAC BASAC

대학생 등 자산개념이 부족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가교 역할의 프로젝트로써 은행과 젊음의 새로운 교집합을 디자인 출발점으로 삼아 유니크하고도 신선한 공간 디자인을 완성했다.

하나은행 INSTORE BRANCH

은행의 업무가 과거 단순한 거래업무에서 은행상품 및 상담으로 변모한 것을 인지하여 공간 디자인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에 상담의 근원적 형태인 공간의 기본 유닛을 디자인하고, 이러한 유닛의 배치가 은행 공간 전체를 지배하는 HANA MODULE SYSTEM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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