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 이상의 즐거움 - Stranger Paradise in the City(2017.07)

여행, 그 이상의 즐거움
Stranger Paradise in the City

취재 조민희, 최윤정

여행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된다. 낯선 도시에서 마주하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가 무덥고 따분한 일상에 새로운 탈출구가 되기 때문이다. 현지의 분위기를 담은 호텔과 리조트의 흥미로운 경험을 통해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보자.


에메랄드 빛 지중해 바다가 보이는 해변에 누워 모히또 한 잔을 홀짝이는 여유. 매년 폭염을 기록하는 여름 더위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것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름휴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 최근 휴가 시즌을 맞아 유명 휴양지의 호텔은 럭셔리한 디자인, 최상의 서비스 등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다. 천혜의 자연과 현지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주변 환경이 뒷받침 되는 것은 물론이다.
각박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인이 염원하는 휴식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시각적인 낯선 풍경도 하나의 쉼이 된다. 따분한 일상을 뒤로한 채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여행은 ‘현지의 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어야한다’ 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특색이 강한 도시로 떠난 여행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면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경험을 겪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호텔도 마찬가지다. 현지의 특별한 스타일을 그대로 녹인 호텔은 머무는 동안 잠시나마 일상을 잊고 현지의 문화에 젖어들게 한다.
도시의 콘셉트를 살린 스타일리시한 호텔과 리조트가 전하는 진정한 여행의 맛을 만끽해보자.


Leave an Ancient Mood
Kenshō Boutique Hotel & Suites

Architects / arcmh
Location / Mykonos, Greece
Area / 2,500㎡
Photography / Kenshō Boutique Hotel and Suites


에게 해의 2백 20개 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령 키클라데스제도 중 하나인 미코노스 섬은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휴양지로 손꼽힌다. 이곳 오르노스 해변에 위치한 Kenshō Boutique Hotel & Suites는 미코노스에 방문하는 사람에게 꿈같은 휴양을 선사한다. 이 프로젝트는 arcmh에게 큰 도전이었다. 해변에 버려진 복합건물을 5성급 부티크 호텔로 개조해야 했던 것이다. 건축가는 이 호텔에 찾아오는 고객이 특별한 감정을 느끼길 바랐으며, 미코니안의 전통과 섬의 부유한 자연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마모된 돌과 오래된 나무 그리고 다도해의 건축물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역사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부티크 호텔로 재탄생했다.


호텔의 특징은 흰색 벽과 자연 소재를 활용하는 에게 해의 전통인 키클라데스(Cyclades) 건축과 현대적인 미를 절묘하게 조합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건축가가 의도한 대로 호텔에 도착한 고객은 그리스 신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에 젖어 들게 된다. 에메랄드 빛의 푸른 오르노스 해변에 돌을 겹겹이 쌓아올리고 흰벽으로 덮은 외관에 감탄했다면 내부는 우아하고 독특한 소품을 배치해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여백의 미를 살려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자연스레 쉼을 가져다주며 아치형 통로, 다듬어진 우드 소재, 질감이 독특한 흑석으로 꾸민 내부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을 여과 없이 뽐낸다.


총 25개의 일반실과 10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객실은 같은 건축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다른 장식적 콘셉트를 가져 ‘35개의 예술 공간’ 이라 부른다. 거친 돌 표면을 그대로 살려 내부 벽면에 적용하는 가하면 우드 판넬을 천장에 시공해 묵직한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또 각 실마다 다른 형태로 리듬감을 살린 천장과 바닥은 대리석부터 타일, 우드까지 다채로운 소재를 사용했다. 또 곳곳에 보이는 독특한 소품은 현대적인 감각을 돋보이게 한다. 짚으로 짠듯한 행잉 체어, 천
장에 깊숙이 동굴처럼 숨겨진 간접 조명 그리고 멋스럽게 구부러진 고목이 오브제로 작용해 모던한 무드를 연출한다.


게다가 호텔 내부에는 완전한 휴식을 위해 스파가 마련돼 있다. 자쿠지, 사우나, 마사지 등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욕실의 욕조, 세면대, 액세서리는 비교적 모던한 스타일을 추구했는데, 거친 스톤 벽에 배치된 말끔한 도기가 대비돼 더욱 독특한 효과를 전한다. 또 트렌드를 반영해 블랙 컬러의 수전, 니켈처럼 짙은 세면 도기로 꾸며진 욕실은 유니크한 세련미를 지니기도 했다. 아치형 입구가 감각적인 레스토랑 겸 바는 게이트를 따로 두지 않아 개방적이며 밖의 해변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거친 표면의 나무 기둥이 유리 상판을 통과하는 테이블과 계선주 모양으로 다듬어진 스툴은 자연소재를 활용해 편안하면서도 유희적인 디자인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연 환경 속에서 지역 전통을 경험케 하는 호텔은 심플하지만 현대적인 우아한 스타일로 투숙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휴식처로 자리한다.

The Quintessence of French Classic
le Narcisse Blanc

Architects / Atelier d’ Architecture Jean-Luc BrasㆍAnne Faivre-Duboz
Interior Design / Exclusive Interiors by T&TㆍThierry Martin, Thibaut Fron
Creative Directors / Laurent & LaurenceㆍLaurent Bardet, Laurence Jean
Location / boulevard de La Tour-Maubourg, Paris, France
Rooms / 37EA
Photography / Christophe Bielsa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잠에서 깨면 눈앞에 펼쳐지는 에펠탑과 고요한 파리의 아침 풍경.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꿈꿔봤을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로 손꼽히는 프랑스 파리 한 가운데 자리한 호텔 le Narcisse Blanc는 상상 속 장면을 현실로 만드는 호텔이다. 에펠탑과 센강, 앵발리드(Hôtel des Invalides), 그랑 팔레(Grand Palais) 등 주요 명소와 인접해 머무는 것만으로 그곳 문화와 역사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의 예술적 가치에 걸맞게 호텔은 섬세한 프렌치 클래식의 정수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꾸몄다. 내부 디자인은 20세기의 프랑스 무용수 Cléo de Mérode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Cléo는 고혹적인 미모와 뛰어난 무용 실력으로 Gustav Klimt, Edgar De Gas, Nadar 등 당대 수많은 예술가의 뮤즈가 됐다. 팬들 중 한 명인 작곡가 Reynaldo Hahn는 그녀를 ‘Pretty Little Narcissus’ 라는 애칭으로 불렀는데, 하얀 수선화를 뜻하는 호텔의 이름 역시 그 애칭에서 가져온 것이다. 특히 벨 에포크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만큼 전반적으로 화려하고 풍성한 장식적 요소가 두드러진다.


호텔은 7개의 스위트 룸을 포함한 총 37개의 객실과 함께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 세련된 스파 시설을 갖췄다. 아르누보 풍의 우아한 곡선이 돋보이는 로비를 지나면 리셉션 데스크와 라운지를 만난다. 벽과 바닥을 대리석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결 더했으며, 수선화 이미지를 곳곳에 그려 넣어 뮤즈인 Cléo를 떠올리게 했다. 정원을 곁에 둔 라운지는 온실을 연상시키는 천창을 통해 태양광이 들어오면서 생기를 부여하고, 블랙 컬러 프레임의 모던한 격자창은 은은한 파스텔 톤 컬러 중심의 공간에 포인트를 더한다. 아울러 둥근 라인과 파스텔 컬러의 안락의자는 부드럽게 감성을 자극한다. 같은 무드를 이어가는 레스토랑은 높은 천장고로 개방감을 주며, 내추럴 톤 대리석 벽면과 벨벳 업홀스터리 가구가 어우러져 기품 있게 다가온다. 각 실을 연결하는 통로의 벽면은 부드럽게 라운딩 처리해 리듬감을 살렸다.


객실은 전반적으로 그레이 톤 베이지나 크림색, 파우더 로즈 등 편안하게 마음을 안정시키는 색감을 주조색으로 삼았다. 벽면에 정교한 몰딩 장식을 가미해 클래식한 스타일을 더욱 강조했으며, 가구 역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선택했다. 골드 컬러의 오브제와 펜던트 조명은 미묘한 빛을 발하며 공간을 찬찬히 물들인다. 호텔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스위트 룸은 Classic, Aurore, Cléo, Rooftop of Paris 4가지로 나뉘며, 각각 다른 장점을 지녀 투숙객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이 중 특히 Cléo 객실의 경우 창가에 서면 파리 시내와 에펠탑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일품이다. 또 Aurore 객실은 프라이빗 테라스에서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파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The Colorful Splendor
SOHO HOUSE BARCELONA

Architects / Atelier d’ Architecture Jean-Luc BrasㆍAnne Faivre-Duboz
Interior Design / Exclusive Interiors by T&TㆍThierry Martin, Thibaut Fron
Creative Directors / Laurent & LaurenceㆍLaurent Bardet, Laurence Jean
Location / boulevard de La Tour-Maubourg, Paris, France
Rooms / 37EA
Photography / Christophe Bielsa


어느 도시에나 고유의 특색이 있다. 바르셀로나는 문자 그대로 독특하고 화려한 ‘색’ 으로 가득찬 도시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건물과 그래피티 뿐만 아니라 선명하고 환상적인 색을 사용한 Picasso, Dali의 도시이기도 하다. 색체 자체가 풍경인 이곳에 자리한 SOHO HOUSE BARCELONA는 고딕 지구(Gothic Quater)에서 유명한 랜드마크다. 13~15세기 건축물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호텔은 본래 19세기 스페인 귀족 메디나셀리(Medinaceli) 공작의 건물로 벨 항구(Marina Port Vell)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명당에 위치했다. 호텔을 작업한 SOHO HOUSE는 1995년 런던에서 시작했는데, 주로 아트, 패션, 광고 등 크리에이티브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건축사다. 베를린, 이스탄불, 뉴욕, 마이애미 등 유럽과 미국의 힙한 도시에서SOHO HOUSE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중 바르셀로나는 가장 최근 오픈한 호텔로 공항에서 25분 정도 차로 이동하면 만날 수 있고, 총 57개의 객실, 스파, 헬스장, 루프 탑, 레스토랑 등을 갖췄다.


디자이너는 최대한 과거의 건물 원형을 남겨두면서 고대 카탈로니아와 고딕 건축에서 영향 받아 높은 천장과 아치형 구조를 적용해 클래식한 감각을 표현했다. 호텔 내부는 지중해의 따뜻한 색상과 전통적인 스페인 패턴의 텍스타일이 두드러져 투박한 빈티지 스타일이 모던하게 재해석 돼 색다른 멋을 지닌다. 이 콘셉트가 극도로 표현된 곳이 로비다. 우드로 제작된 아치형 천장이 물결치고 붉은 벽돌로 채워진 벽면과 리셉션 데스크의 태양을 닮은 플라워 프린트를 보고 있자면 누구라도 ‘This is Barcelona!’ 라고 감탄할 것이다. 더운 날씨에 적합한 크고 작은 열대 식물들이 공간을 틈틈이 메우고 럭셔리한 샹들리에, 브라켓이 부티크 호텔답게 모던한 스타일을 일깨운다. 로비나 레스토랑의 소파 테이블은 대부분 웜 톤의 컬러와 두꺼운 패브릭으로 마감한 가구을 선택했는데 덕분에 전체적으로 과감한 패턴과 컬러가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시각적으로 신선한 영감을 주기도 한다.


벽면 몰딩 장식과 짙은 레드 컬러의 카펫이 인상적인 객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예술 작품, 현지의 골동품, SOHO HOUSE의 제작 가구들로 배치해 다채롭고 풍성하다. 중세 시대에 사용했을 법한 묵직한 커튼과 유선형의 침대 헤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니크함을 자랑하며 고급스러운 텍스쳐와 패턴과 어우러져 선물같은 방을 완성했다. 여름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옥상에 위치한 루프 탑 수영장은 환상적인 뷰는 물론, 바가 함께 마련돼 있어 풀장에서 파티를 즐기도록 했다.
여러 예술 분야와 긴밀히 작업해 온 SOHO HOUSE의 세련된 취향을 최대치로 담은 호텔은 스페인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여행자가 원하는 1순위 호텔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Stay with the Memories
Hotel Jen Tanglin Singapore

Design / BTR Workshop
Location / 1A Cuscaden Road, 249716, Singapore
Rooms / 565EA
Photography / Edmon Leong


Hotel Jen Tanglin Singapore는 번화가의 활기와 고유한 문화적 정취를 한 번에 누리고 싶은 이들을 위한 호텔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쇼핑 거리 오차드 로드(Orchard Road)와 인접한 호텔은 최근 리노베이션을 거쳐 싱가포르의 전통 문화가 깊게 배어든 휴식처로 재탄생했다.
총 5백 65개의 객실과 카페, 레스토랑, 라운지 바 등 부대시설을 갖춘 호텔은 지역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따뜻한 색감과 기하학 패턴을 활용했다. 집중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진 로비는 여행의 설렘을 오롯이 간직하도록 밝고 풍성하게 연출했다. 출입구 정면에 배치한 두 개의 커다란 원형 소파와 광택이 나는 메탈 소재 스툴은 조형미를 전한다. 왼쪽에 보이는 리셉션 데스크는 오래된 트렁크 가방을 쌓아 만든 듯한 모습으로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 도착했다는 기대감을 느끼게 한다.


로비 층은 싱가포르 가정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J65와 카페 Jen’ s Kitchen On-the-Go가 있어 투숙객이 아니라도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목재 패널과 바닥 타일 등에 브라운 톤을 입힌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는 입구에 자전거를 다리로 접목한 바 테이블을 두어 독특한 개성을 표현했다. 도로가 잘 정비된 싱가포르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도시로 유명해 호텔 곳곳에 자전거를 활용한 디자인 요소가 나타난다. 1층 엘레베이터 옆 벽면에 실제 자전거를 매달아 포토존을 조성했고, 객실 벽지와 바닥 등에 일러스트가 적용된 모습도 볼 수 있다.


각 객실은 자전거뿐 아니라 난초, 금붕어 그리고 싱가포르 전통 가옥까지 4가지 모티브를 바탕으
로 다채로운 모습을 선사한다. 난초는 싱가포르의 국화이자 동양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식물이고, 금붕어는 행운과 부(富)를 상징한다. 또한 호텔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전통 가옥 형태는 지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4가지 상징적 이미지가 그려진 벽지는 객실에 잔잔한 포인트를 더하며 Hotel Jen Tanglin Singapore만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다음으로 객실에서 눈 여겨 봐야할 부분은 ‘Floating Bed’라고 불리는 침대 디자인이다. 스위치를 누르면 침대 아래 조명이 켜지면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연출해 투숙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한편 17층에 위치한 클럽 라운지는 새로이 디자인 작업을 거치면서 대리석, 콘크리트, 우드 패널 등 묵직한 물성의 마감재를 사용해 고급스럽게 완성했다. 무게감 있는 소재와 어두운 컬러가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높은 천장고와 큰 창 덕분에 개방감이 느껴진다. 천장을 가로지르는 지그재그 형태의 펜던트 조명 역시 시원한 방향감을 형성하며 공간에 클래식한 무드를 가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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