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의 다변화
PART 3-1. 방
취재 한성옥, 이상진
버지니아 울프는 수필 <자기만의 방>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은 단순히 개인 물품을 보관하고 쉬는 장소가 아니라 한 사람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그래서 내가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을지라도 오직 나만을 위한 방이라면 그곳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듬고 마음껏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방이 과연 그런 공간일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타일은 다를지언정 틀은 비슷한 방에서 살아왔다. 한쪽에는 문, 한쪽에는 외부를 향한 창이 있으며 두터운 벽을 따라 침대, 옷장 등의 가구가 배치된 모습. 때때로 가구를 옮겨 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어렵다. 진정한 나만의 방이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공식 같은 방인 것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생활 방식이 명료한 현대인은 이제 방을 바꿔 나가고 있다. 먼저 생활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조를 영민하게 재편해 수납공간을 확보하거나 실용적인 동선을 구축한다. 생활 패턴에 따라 휴식에 집중하고자 방을 동굴처럼 구성하기도 하고,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사람은 방에 여러 기능을 부여하거나 주거 내 다른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을 탄생시킨다. 실내 구획에서 좀 더 자유로운 1인 주거의 경우 유리 벽체, 박스 등 신선한 방식을 활용해 공간을 재정의한다. 다인 주거에서도 가변형 벽체를 설치하거나 문 외의 통로를 만들어 유연한 연결을 시도함으로써 방과 다른 구역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고정관념을 깨고 거주자에 맞춰 구조를 다변화한 방은 눈에 보이는 모습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때때로 형식이 내용을 결정하듯 방 안에 담기는 삶도 변화한다. 일상이 좀 더 편리해지고 휴식은 한결 아늑해지며 여가 시간도 훨씬 풍요로워진다. 무엇보다도 한계를 깬 틀이 삶의 가능성을 무한히 확장한다. 거주자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토대가 될 자유로운 구조의 방을 만나보자.
안식처가 되는 작은 상자
MONOLOCALE EFFE
Design / Archiplan Studio
Location / Mantova, Italy
Area / 36㎡
Photograph / Giuseppe Gradella with Constanza Zukierman
How to Design 주거 한가운데 상자 형태의 방을 설치해 아늑한 아지트를 마련하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했다.
중세 시대 끝자락에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이탈리아의 만토바(Mantova). 이 도시에 위치한 MONOLOCALE EFFE는 작지만 특별한 풍경을 품은 집이다. 길고 좁은 장방형 구조라 공간 활용에는 제약이 많지만 그 긴 벽 두 면에 15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그려지고 덧발린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이 집이 고유한 가치를 간직한 채 거주자가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식처로 다시 태어나도록 주거 전체를 통합하고 중앙에 거대한 사각형 나무 상자를 배치해 공간을 재구성했다. 또한 집 전반에 부드러운 색과 결을 지닌 나무를 적용해 소박한 분위기를 입힘으로써 세월의 흐름이 배어나오는 프레스코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지게 했다. 내부는 침실 역할을 하는 중앙 상자를 기준으로 현관쪽에 욕실을 배치하고 창이 있는 반대편에는 거실과 주방을 배치해 동선을 정리했다. 욕실에서 상자까지 펼쳐지는 바닥은 단을 높여 영역을 분리했으며 거실은 기존의 테라조 바닥을 유지해 깊이 있는 시간을 이어갔다. 식탁, 창가 벤치 등 가구의 소재를 나무로 통일해 친밀한 느낌을 유지하는 한편 주방은 흰색 상부장과 황동 라미네이트 도어 하부장으로 계획해 빈티지한 멋을 배가하면서 감각적인 포인트를 주었다.
*Focus on ROOM
장방형 집 가운데 나무 상자를 설치해 공간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상자는 한쪽 벽만 열어두고 안을 침대로 꽉 채워 한 사람만을 온전히 품어주는 은신처가 되어준다. 매트리스 아래, 머리맡 상단 등에는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상자는 침실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공간의 축으로서 주거의 각 영역을 느슨하게 경계 짓는 동시에 연결하는 기능도 한다. 먼저 상자에 틈을 내 안팎이 소통하도록 했는데, 벽체를 천장까지 올리지 않고 상단을 비웠으며 머리맡 벽에는 다양한 개구부를 만들었다. 원형, 사각형 개구부로 일상에 위트를 심었으며 침대 높이에 맞춰 개구부를 내 누운 채로 창밖의 빛을 보거나 현관 쪽을 볼 수 있게 한 세심함도 돋보인다. 더불어 현관과 욕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맞은편에 상자가 있는 점을 고려해 상자 외벽에 옷걸이와 선반을 구성함으로써 외출하거나 샤워할 때 옷과 소지품을 간편히 보관하게 했다.
은밀한 둥지로의 모험
The Room for Small Gulliver
Design / rhymedesign
Location / Nagoya, Japan
Area / 80㎡
Photograph / Shinya Watanabe
How to Design 침실과 거실 사이에 비밀스러운 통로를 마련해 아이가 모험하듯 공간을 오가게 했다.
거인국에 간 걸리버처럼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거대하게만 보여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도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The Room for Small Gulliver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 요소와 모험 같은 동선이 펼쳐져 아이가 꿈꾸며 성장하는 집이다. 부부와 아이는 추억을 쌓아가기 위해 모든 공간을 공유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그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거실에 TV와 책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채워 다채로운 활동 영역을 꾸몄다. 거실 한편에 서재 공간을 마련해 같이 책을 읽을 수 있는데, 격자형 책장으로 두 벽을 빼곡히 채우고 마음껏 뒹굴거릴 수 있도록 바닥 단을 올려 평상을 만들었다. 평상에서 뒹굴다 보면 책장의 일부처럼 자리한 회색 박스가 눈길을 끈다. 이는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거실 곳곳에 마련한 박스 중 하나로 아이의 다양한 활동 무대가 된다. 책장 사이에서 아이의 놀이 공간 역할을 하는 동시에 거실과 드레스룸을 잇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창가의 벽을 활용해 만든 박스에서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놀 수 있고 하단에 바퀴를 달아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작은 박스는 어디에서나 나만의 비밀 기지가 된다.
*Focus on ROOM
거실 두 면을 채우는 책장 사이에서 뒤판이 없는 회색 박스가 벽 앞뒤 공간을 연결한다. 아이는 회색 박스를 책상이나 의자처럼 활용하며 책을 읽다 책장 너머 드레스 룸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공간은 침실까지 향하는 비밀 통로가 된다. 옷 사이를 지나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숨어있던 둥지 같은 침실이 나타난다. 슬라이딩 도어는 커다란 액자를 건 듯한 모양으로 지나온 통로를 자연스레 숨긴다. 짙은 청록색으로 통일한 벽과 침구가 아늑함을 전하는 가운데 숲속 사슴 사진이 슬라이딩 도어를 가득 채워 자연의 이미지를 심화한다. 또한 테두리를 두른 듯 하얀색으로 칠한 창가의 벽이 동굴에 스며드는 빛처럼 공간을 밝힌다.
합리적 동선의 탄생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Design / 소호디자인·김형원
Location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9
Area / 163.32㎡
Photograph / HW studio·허완
How to Design 침실 내부 드레스 룸 근처에 세탁 공간을 마련해 가사가 편리해지는 동선을 구축했다.
집 안에서 가사를 하다 보면 남은 일은 너무 많고 이곳저곳 펼쳐진 공간들이 멀게만 느껴진다.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프로젝트는 보편적인 주거 구조의 고정관념을 깨고 가사를 위한 합리적인 동선을 제시한다. 침실의 베란다를 트고 드레스 룸 가까이에 세탁 공간을 배치해 시니어 세대인 거주자가 편하게 오고 가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넓은 침실은 중앙에 침대만 두어 휴식에 몰입하게 하고 파우더 룸에 수납공간을 집중했다. 파우더 룸은 하부장, 선반 등으로 좁은 틈까지 수납공간으로 구성했다. 한편 거실은 자녀 가족이 집을 방문할 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넓고 개방적으로 구성했다. 주방과 거실을 오픈하고 6인용 식탁을 두어 많은 인원이 함께할 수 있으며 햇볕이 잘 드는 거실의 장점을 살려 차분한 톤온톤으로 꾸밈으로써 가족의 시간을 더욱 부드럽게 연출했다. 아울러 창가에 독서 공간을 마련해 혼자 있는 시간에는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Focus on ROOM
거주자는 침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 넓고 개방감 있는 침실은 드레스 룸과 연결되는데, 배수 시설이 있는 기존 베란다 영역을 트고 빛이 잘 드는 곳에 세탁기를 배치해 한자리에서 가사를 관리하게 했다. 세탁 공간은 낮은 가벽으로 침대 공간과 분리하고 좁은 틈에 선반을 짜 넣어 수납공간을 확보했으며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질감이 살아있는 포세린 타일로 바닥 영역을 나누었다. 침실 중앙에는 우드 소재로 제작한 커다란 침대 베이스 위에 싱글 매트리스 두 개만 두어 미니멀하게 구성했다. 한편 드레스 룸입구는 히든 도어를 설치하고 침실 벽 마감재와 자연스레 이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일상을 오롯이 품다
송도 더샵하버뷰
Design / 로멘토디자인스튜디오
Location /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트센터대로97번길 56
Area / 194㎡
Photograph / SOULGRAPH·진성기
How to Design 침실에 여러 기능을 끌어들여 휴식,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꾸몄다.
아이와 부부는 공간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끈끈한 애정을 쌓아간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송도 더샵하버뷰 프로젝트는 공유 공간과 개인 공간을 조율하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풍성하게 모은 집이다. 거실과 주방은 넓고 개방적으로 구성해 가족이 편하게 모여 소통하도록 했으며 개인 공간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설계해 풍요로운 하루를 완성했다. 특히 부부와 두 아이의 침실을 다양한 기능을 담은 복합 공간으로 구성해 개인 시간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 하나의 방에서 취미나 휴식 등을 자유롭게 펼치도록 여러 기능을 포용하고 선호하는 컬러를 사용해 자신만의 공간에 더욱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부부 침실은 업무와 독서 공간을 함께 구성하고 진한 그레이 컬러와 색이 바랜 듯한 원목 마루로 중후한 멋을 더했다. 베이지 컬러를 사용한 큰 아이의 방은 학업과 휴식을 위한 공간을 분리하고 수납 기능을 결합한 독서 공간을 마련했으며 작은 아이의 방은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아치형 벽 뒤에 침대를 배치해 아늑함을 배가했다.
*Focus on ROOM
부부만을 위한 휴식 공간인 침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기능을 알차게 채웠다. 넓은 면적의 침실 중앙에 파티션을 설치해 영역을 분리했는데, 창가에는 침대를 두어 아늑함을 부여하고 반대편에는 업무와 독서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편하게 오고 가며 여유 시간을 보내게 했다. 중앙 파티션을 뒤판으로 활용해 책상과 수납장을 짜 넣어 간단한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수납장과 벽 사이 바닥 단을 올려 독서 공간을 완성했다.
일과 취미의 조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Design / 마음제곱미터·백송희
Construction / 마음제곱미터
Location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95 마포래미안푸르지오
Area / 113㎡
Photograph / 이종훈
How to Design 주거 내에 작업실과 취미실을 별도로 조성하면서 두 실 사이에 창을 내 공간을 이었다.
오랫동안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의 세계가 만나 하나가 되는 곳, 부부의 첫 집. 새로운 관계가 원만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부가 각자의 시간을 지키면서 동시에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신혼부부의 집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실 구성으로 다양한 활동을 포용했을 뿐 아니라 공간을 유연하게 연결해 부부가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레 소통하도록 이끌었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거실, 침실, 주방 외에 두 개의 방을 각각 작업실과 취미실로 조성하고 두 실을 잇는 창을 낸 것이다. 두 실은 각각 다른 분위기로 연출해 개성을 살리는 한편 공용 공간은 딥그린 컬러로 중심을 잡고 이와 어울리는 어두운색 나무로 바탕을 다져 차분함 속에 생기가 감도는 보금자리를 완성했다.
*Focus on ROOM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맞붙어 있는 두 개의 실을 각각 작업실과 취미실로 구성했다. 집에서 주로 일하는 아내의 작업실과 부부가 공유하는 취미실로 이루어지는데 두 실 사이의 벽에 창을 낸 점이 특징이다. 개폐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플립식 창이어서 닫아 두고 개인 시간에 집중하다가도 창을 열어 서로의 모습, 소리, 향기 등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두 실은 공간 성격에 맞춰 각기 다른 분위기로 연출했는데, 먼저 작업실은 커다란 딥그린 컬러 타일로 바닥을 마감해 디자인 스튜디오처럼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밝고 경쾌한 여름이 떠오르는 작업실과 달리 취미실은 겨울의 안식처처럼 포근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헤링본 무늬 원목 마루를 바탕으로 짙은 색감의 목재 가구, 베이지 컬러 패브릭 소파, 내추럴한 러그와 소품 등이 어우러진 공간이 일상에 느긋한 여유를 선사한다.
나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방
EQUADOR 201
Design / DC.AD·Duarte Caldas
Location / Cascais, Portugal
Area / 38㎡
Photograph / DC.AD, Francisco Nogueira
How to Design 침실과 거실 사이의 벽을 허물고 회전형 패널을 설치해 유연하게 연결했다.
작은 공간은 개방적인 구조를 통해 답답함을 걷어내고 확장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설령 혼자 있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구역이 나뉘지 않고 트여 있기만 하면 어수선하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지기 쉽다. 포르투갈의 EQUADOR 201은 협소한 공간을 영민하게 재구성한 프로젝트로 구역을 명확히 나누되 개방성과 폐쇄성을 적절히 조율해 안락하면서도 해방감이 느껴진다. 디자이너는 길고 좁은 공간이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욕실을 제외한 모든 벽을 철거해 내부를 통합한 뒤 영역을 단선적으로 배치해 구조를 정돈했다. 입구 겸 주방, 욕실, 거실, 침실이 차례로 이어지는데 안쪽 벽 앞 공간을 복도처럼 비워 공간의 시작에서 끝까지 관통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특히 흐름이 시작되는 입구 쪽 벽에 전면 거울을 설치해 공간이 끝없이 뻗어 나가는 느낌을 부여하고, 천장에도 복도를 따라 직선형 조명을 설치해 연속성을 강화한 점이 돋보인다. 입구는 주방과 통합해 한정된 면적을 살뜰히 활용했으며 욕실 너머의 거실과 침실은 회전형 패널로 경계를 세워 유동적으로 공간을 통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벽체를 철거하고 남은 천장의 콘크리트 보를 중심으로 오돌토돌한 질감이 살아있는 모르타르 벽, 회색 시멘트 바닥 등으로 인더스트리얼 이미지를 펼치는 한편 면을 매끈하게 가다듬은 흰색 가구를 병치해 상이한 느낌이 충돌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완성했다.
*Focus on ROOM
공간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침실은 다른 영역과 통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주기 위해 거실과 유연하게 연결했다. 벽체를 허문 자리에 회전형 패널을 세워 개폐를 자유롭게 조절하도록 한 것이다. 패널을 열면 침실과 거실이 통합돼 개방감이 느껴지고 패널을 닫으면 침실이 분리돼 휴식에 몰입할 수 있다. 패널은 세 개로 이루어져 개폐감을 좀 더 섬세히 조율할 수 있으며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길쭉한 형태와 푸른색 반투명 소재가 어우러져 문을 닫아도 답답하지 않고 시원한 감각을 선사한다. 침실은 주거 전체의 디자인 테마를 이어가는데 간결한 선의 흰색 침대가 감각을 한층 차분히 가라앉힌다. 침대 헤드 보드는 선반겸 협탁 등으로 활용 가능하게 계단식으로 구성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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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의 다변화
PART 3-1. 방
취재 한성옥, 이상진
버지니아 울프는 수필 <자기만의 방>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은 단순히 개인 물품을 보관하고 쉬는 장소가 아니라 한 사람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그래서 내가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을지라도 오직 나만을 위한 방이라면 그곳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듬고 마음껏 꿈꿀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방이 과연 그런 공간일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타일은 다를지언정 틀은 비슷한 방에서 살아왔다. 한쪽에는 문, 한쪽에는 외부를 향한 창이 있으며 두터운 벽을 따라 침대, 옷장 등의 가구가 배치된 모습. 때때로 가구를 옮겨 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어렵다. 진정한 나만의 방이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공식 같은 방인 것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생활 방식이 명료한 현대인은 이제 방을 바꿔 나가고 있다. 먼저 생활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조를 영민하게 재편해 수납공간을 확보하거나 실용적인 동선을 구축한다. 생활 패턴에 따라 휴식에 집중하고자 방을 동굴처럼 구성하기도 하고,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사람은 방에 여러 기능을 부여하거나 주거 내 다른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을 탄생시킨다. 실내 구획에서 좀 더 자유로운 1인 주거의 경우 유리 벽체, 박스 등 신선한 방식을 활용해 공간을 재정의한다. 다인 주거에서도 가변형 벽체를 설치하거나 문 외의 통로를 만들어 유연한 연결을 시도함으로써 방과 다른 구역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고정관념을 깨고 거주자에 맞춰 구조를 다변화한 방은 눈에 보이는 모습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때때로 형식이 내용을 결정하듯 방 안에 담기는 삶도 변화한다. 일상이 좀 더 편리해지고 휴식은 한결 아늑해지며 여가 시간도 훨씬 풍요로워진다. 무엇보다도 한계를 깬 틀이 삶의 가능성을 무한히 확장한다. 거주자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토대가 될 자유로운 구조의 방을 만나보자.
안식처가 되는 작은 상자
MONOLOCALE EFFE
Design / Archiplan Studio
Location / Mantova, Italy
Area / 36㎡
Photograph / Giuseppe Gradella with Constanza Zukierman
How to Design 주거 한가운데 상자 형태의 방을 설치해 아늑한 아지트를 마련하면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재구성했다.
중세 시대 끝자락에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이탈리아의 만토바(Mantova). 이 도시에 위치한 MONOLOCALE EFFE는 작지만 특별한 풍경을 품은 집이다. 길고 좁은 장방형 구조라 공간 활용에는 제약이 많지만 그 긴 벽 두 면에 15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그려지고 덧발린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이 집이 고유한 가치를 간직한 채 거주자가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식처로 다시 태어나도록 주거 전체를 통합하고 중앙에 거대한 사각형 나무 상자를 배치해 공간을 재구성했다. 또한 집 전반에 부드러운 색과 결을 지닌 나무를 적용해 소박한 분위기를 입힘으로써 세월의 흐름이 배어나오는 프레스코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지게 했다. 내부는 침실 역할을 하는 중앙 상자를 기준으로 현관쪽에 욕실을 배치하고 창이 있는 반대편에는 거실과 주방을 배치해 동선을 정리했다. 욕실에서 상자까지 펼쳐지는 바닥은 단을 높여 영역을 분리했으며 거실은 기존의 테라조 바닥을 유지해 깊이 있는 시간을 이어갔다. 식탁, 창가 벤치 등 가구의 소재를 나무로 통일해 친밀한 느낌을 유지하는 한편 주방은 흰색 상부장과 황동 라미네이트 도어 하부장으로 계획해 빈티지한 멋을 배가하면서 감각적인 포인트를 주었다.
*Focus on ROOM
장방형 집 가운데 나무 상자를 설치해 공간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상자는 한쪽 벽만 열어두고 안을 침대로 꽉 채워 한 사람만을 온전히 품어주는 은신처가 되어준다. 매트리스 아래, 머리맡 상단 등에는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상자는 침실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공간의 축으로서 주거의 각 영역을 느슨하게 경계 짓는 동시에 연결하는 기능도 한다. 먼저 상자에 틈을 내 안팎이 소통하도록 했는데, 벽체를 천장까지 올리지 않고 상단을 비웠으며 머리맡 벽에는 다양한 개구부를 만들었다. 원형, 사각형 개구부로 일상에 위트를 심었으며 침대 높이에 맞춰 개구부를 내 누운 채로 창밖의 빛을 보거나 현관 쪽을 볼 수 있게 한 세심함도 돋보인다. 더불어 현관과 욕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맞은편에 상자가 있는 점을 고려해 상자 외벽에 옷걸이와 선반을 구성함으로써 외출하거나 샤워할 때 옷과 소지품을 간편히 보관하게 했다.
은밀한 둥지로의 모험
The Room for Small Gulliver
Design / rhymedesign
Location / Nagoya, Japan
Area / 80㎡
Photograph / Shinya Watanabe
How to Design 침실과 거실 사이에 비밀스러운 통로를 마련해 아이가 모험하듯 공간을 오가게 했다.
거인국에 간 걸리버처럼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거대하게만 보여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도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The Room for Small Gulliver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 요소와 모험 같은 동선이 펼쳐져 아이가 꿈꾸며 성장하는 집이다. 부부와 아이는 추억을 쌓아가기 위해 모든 공간을 공유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그중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거실에 TV와 책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채워 다채로운 활동 영역을 꾸몄다. 거실 한편에 서재 공간을 마련해 같이 책을 읽을 수 있는데, 격자형 책장으로 두 벽을 빼곡히 채우고 마음껏 뒹굴거릴 수 있도록 바닥 단을 올려 평상을 만들었다. 평상에서 뒹굴다 보면 책장의 일부처럼 자리한 회색 박스가 눈길을 끈다. 이는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거실 곳곳에 마련한 박스 중 하나로 아이의 다양한 활동 무대가 된다. 책장 사이에서 아이의 놀이 공간 역할을 하는 동시에 거실과 드레스룸을 잇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창가의 벽을 활용해 만든 박스에서는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놀 수 있고 하단에 바퀴를 달아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작은 박스는 어디에서나 나만의 비밀 기지가 된다.
*Focus on ROOM
거실 두 면을 채우는 책장 사이에서 뒤판이 없는 회색 박스가 벽 앞뒤 공간을 연결한다. 아이는 회색 박스를 책상이나 의자처럼 활용하며 책을 읽다 책장 너머 드레스 룸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공간은 침실까지 향하는 비밀 통로가 된다. 옷 사이를 지나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숨어있던 둥지 같은 침실이 나타난다. 슬라이딩 도어는 커다란 액자를 건 듯한 모양으로 지나온 통로를 자연스레 숨긴다. 짙은 청록색으로 통일한 벽과 침구가 아늑함을 전하는 가운데 숲속 사슴 사진이 슬라이딩 도어를 가득 채워 자연의 이미지를 심화한다. 또한 테두리를 두른 듯 하얀색으로 칠한 창가의 벽이 동굴에 스며드는 빛처럼 공간을 밝힌다.
합리적 동선의 탄생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Design / 소호디자인·김형원
Location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9
Area / 163.32㎡
Photograph / HW studio·허완
How to Design 침실 내부 드레스 룸 근처에 세탁 공간을 마련해 가사가 편리해지는 동선을 구축했다.
집 안에서 가사를 하다 보면 남은 일은 너무 많고 이곳저곳 펼쳐진 공간들이 멀게만 느껴진다.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프로젝트는 보편적인 주거 구조의 고정관념을 깨고 가사를 위한 합리적인 동선을 제시한다. 침실의 베란다를 트고 드레스 룸 가까이에 세탁 공간을 배치해 시니어 세대인 거주자가 편하게 오고 가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넓은 침실은 중앙에 침대만 두어 휴식에 몰입하게 하고 파우더 룸에 수납공간을 집중했다. 파우더 룸은 하부장, 선반 등으로 좁은 틈까지 수납공간으로 구성했다. 한편 거실은 자녀 가족이 집을 방문할 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넓고 개방적으로 구성했다. 주방과 거실을 오픈하고 6인용 식탁을 두어 많은 인원이 함께할 수 있으며 햇볕이 잘 드는 거실의 장점을 살려 차분한 톤온톤으로 꾸밈으로써 가족의 시간을 더욱 부드럽게 연출했다. 아울러 창가에 독서 공간을 마련해 혼자 있는 시간에는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Focus on ROOM
거주자는 침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원했다. 넓고 개방감 있는 침실은 드레스 룸과 연결되는데, 배수 시설이 있는 기존 베란다 영역을 트고 빛이 잘 드는 곳에 세탁기를 배치해 한자리에서 가사를 관리하게 했다. 세탁 공간은 낮은 가벽으로 침대 공간과 분리하고 좁은 틈에 선반을 짜 넣어 수납공간을 확보했으며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질감이 살아있는 포세린 타일로 바닥 영역을 나누었다. 침실 중앙에는 우드 소재로 제작한 커다란 침대 베이스 위에 싱글 매트리스 두 개만 두어 미니멀하게 구성했다. 한편 드레스 룸입구는 히든 도어를 설치하고 침실 벽 마감재와 자연스레 이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일상을 오롯이 품다
송도 더샵하버뷰
Design / 로멘토디자인스튜디오
Location /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트센터대로97번길 56
Area / 194㎡
Photograph / SOULGRAPH·진성기
How to Design 침실에 여러 기능을 끌어들여 휴식, 독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꾸몄다.
아이와 부부는 공간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끈끈한 애정을 쌓아간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송도 더샵하버뷰 프로젝트는 공유 공간과 개인 공간을 조율하고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풍성하게 모은 집이다. 거실과 주방은 넓고 개방적으로 구성해 가족이 편하게 모여 소통하도록 했으며 개인 공간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설계해 풍요로운 하루를 완성했다. 특히 부부와 두 아이의 침실을 다양한 기능을 담은 복합 공간으로 구성해 개인 시간을 더욱 알차게 보낼 수 있다. 하나의 방에서 취미나 휴식 등을 자유롭게 펼치도록 여러 기능을 포용하고 선호하는 컬러를 사용해 자신만의 공간에 더욱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부부 침실은 업무와 독서 공간을 함께 구성하고 진한 그레이 컬러와 색이 바랜 듯한 원목 마루로 중후한 멋을 더했다. 베이지 컬러를 사용한 큰 아이의 방은 학업과 휴식을 위한 공간을 분리하고 수납 기능을 결합한 독서 공간을 마련했으며 작은 아이의 방은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아치형 벽 뒤에 침대를 배치해 아늑함을 배가했다.
*Focus on ROOM
부부만을 위한 휴식 공간인 침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기능을 알차게 채웠다. 넓은 면적의 침실 중앙에 파티션을 설치해 영역을 분리했는데, 창가에는 침대를 두어 아늑함을 부여하고 반대편에는 업무와 독서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편하게 오고 가며 여유 시간을 보내게 했다. 중앙 파티션을 뒤판으로 활용해 책상과 수납장을 짜 넣어 간단한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수납장과 벽 사이 바닥 단을 올려 독서 공간을 완성했다.
일과 취미의 조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Design / 마음제곱미터·백송희
Construction / 마음제곱미터
Location /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95 마포래미안푸르지오
Area / 113㎡
Photograph / 이종훈
How to Design 주거 내에 작업실과 취미실을 별도로 조성하면서 두 실 사이에 창을 내 공간을 이었다.
오랫동안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의 세계가 만나 하나가 되는 곳, 부부의 첫 집. 새로운 관계가 원만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부부가 각자의 시간을 지키면서 동시에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신혼부부의 집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실 구성으로 다양한 활동을 포용했을 뿐 아니라 공간을 유연하게 연결해 부부가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레 소통하도록 이끌었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거실, 침실, 주방 외에 두 개의 방을 각각 작업실과 취미실로 조성하고 두 실을 잇는 창을 낸 것이다. 두 실은 각각 다른 분위기로 연출해 개성을 살리는 한편 공용 공간은 딥그린 컬러로 중심을 잡고 이와 어울리는 어두운색 나무로 바탕을 다져 차분함 속에 생기가 감도는 보금자리를 완성했다.
*Focus on ROOM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맞붙어 있는 두 개의 실을 각각 작업실과 취미실로 구성했다. 집에서 주로 일하는 아내의 작업실과 부부가 공유하는 취미실로 이루어지는데 두 실 사이의 벽에 창을 낸 점이 특징이다. 개폐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플립식 창이어서 닫아 두고 개인 시간에 집중하다가도 창을 열어 서로의 모습, 소리, 향기 등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두 실은 공간 성격에 맞춰 각기 다른 분위기로 연출했는데, 먼저 작업실은 커다란 딥그린 컬러 타일로 바닥을 마감해 디자인 스튜디오처럼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밝고 경쾌한 여름이 떠오르는 작업실과 달리 취미실은 겨울의 안식처처럼 포근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헤링본 무늬 원목 마루를 바탕으로 짙은 색감의 목재 가구, 베이지 컬러 패브릭 소파, 내추럴한 러그와 소품 등이 어우러진 공간이 일상에 느긋한 여유를 선사한다.
나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방
EQUADOR 201
Design / DC.AD·Duarte Caldas
Location / Cascais, Portugal
Area / 38㎡
Photograph / DC.AD, Francisco Nogueira
How to Design 침실과 거실 사이의 벽을 허물고 회전형 패널을 설치해 유연하게 연결했다.
작은 공간은 개방적인 구조를 통해 답답함을 걷어내고 확장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설령 혼자 있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구역이 나뉘지 않고 트여 있기만 하면 어수선하고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지기 쉽다. 포르투갈의 EQUADOR 201은 협소한 공간을 영민하게 재구성한 프로젝트로 구역을 명확히 나누되 개방성과 폐쇄성을 적절히 조율해 안락하면서도 해방감이 느껴진다. 디자이너는 길고 좁은 공간이 최대한 넓어 보이도록 욕실을 제외한 모든 벽을 철거해 내부를 통합한 뒤 영역을 단선적으로 배치해 구조를 정돈했다. 입구 겸 주방, 욕실, 거실, 침실이 차례로 이어지는데 안쪽 벽 앞 공간을 복도처럼 비워 공간의 시작에서 끝까지 관통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특히 흐름이 시작되는 입구 쪽 벽에 전면 거울을 설치해 공간이 끝없이 뻗어 나가는 느낌을 부여하고, 천장에도 복도를 따라 직선형 조명을 설치해 연속성을 강화한 점이 돋보인다. 입구는 주방과 통합해 한정된 면적을 살뜰히 활용했으며 욕실 너머의 거실과 침실은 회전형 패널로 경계를 세워 유동적으로 공간을 통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벽체를 철거하고 남은 천장의 콘크리트 보를 중심으로 오돌토돌한 질감이 살아있는 모르타르 벽, 회색 시멘트 바닥 등으로 인더스트리얼 이미지를 펼치는 한편 면을 매끈하게 가다듬은 흰색 가구를 병치해 상이한 느낌이 충돌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완성했다.
*Focus on ROOM
공간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침실은 다른 영역과 통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주기 위해 거실과 유연하게 연결했다. 벽체를 허문 자리에 회전형 패널을 세워 개폐를 자유롭게 조절하도록 한 것이다. 패널을 열면 침실과 거실이 통합돼 개방감이 느껴지고 패널을 닫으면 침실이 분리돼 휴식에 몰입할 수 있다. 패널은 세 개로 이루어져 개폐감을 좀 더 섬세히 조율할 수 있으며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길쭉한 형태와 푸른색 반투명 소재가 어우러져 문을 닫아도 답답하지 않고 시원한 감각을 선사한다. 침실은 주거 전체의 디자인 테마를 이어가는데 간결한 선의 흰색 침대가 감각을 한층 차분히 가라앉힌다. 침대 헤드 보드는 선반겸 협탁 등으로 활용 가능하게 계단식으로 구성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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