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공간 - 무위의공간 (2023.2)

나를 만나는 공간
무위의공간

취재 최지은

끊임없이 일렁이는 마음을 잠재우는 일, 요가.
무위의공간은 꾸밈과 인위로부터 자유로운 자연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스테이다.

디자인 / Atelier ITCH
브랜딩 / Atelier ITCH
시공 / Atelier ITCH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면적 / 967㎡(대지 면적) 80.08㎡(무, 위) 80.08㎡(자) 78㎡(연)
마감 / 천장-통나무, 도장ㅣ벽체-스투코(외벽), 통나무, 무늬목 필름, 타일ㅣ바닥-강마루, 타일
사진 / 홍기웅

차분한 호흡과 동작을 통해 마음을 수련하는 운동 요가. 천천히 긴 숨을 들이쉬고 집중하는 동안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제주에 등장한 무위의공간은 전국에 지점을 둔 요가 수련원 요가쿨라의 요가 마스터 4인이 함께한 스테이로 요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공간이 선사하는 여유로운 숨결을 통해 쉼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디자인과 브랜딩을 모두 담당한 Atelier ITCH는 요가의 본질이 꾸밈없는 내 모습을 깨닫고, 비워냄과 덜어냄을 통해 무심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라는 분석을 시작으로 요가, 명상, 치유의 스테이 무위의 공간을 계획했다. 무위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간을 연출하고자 제주도의 한적한 마을에 남겨진 낡은 통나무집을 매만졌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킨 만큼 멋대로 자란 토착 식물들과 건물이 어우러져 마을과 동화된 모습을 띠었는데, 제주도라는 지역과 통나무집이 선사하는 정취를 간직한 채 그렇게 존재했을 것만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기존 통나무 벽을 최대한 살리고 외벽은 검게 칠했다. 덕분에 밤이 될수록 햇빛과 함께 건물의 존재감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공간에는 숙박객과 제주의 자연만 남는 듯한 기분이 느껴지게 의도했다. 또한 객실마다 요가 수련 공간과 별도의 정원, 명상 존을 마련함으로써 나에게 집중할 시간을 선사했다.

너른 대지에 늘어선 나지막한 검은 건물과 담장을 따라 가면 자연석의 질감이 연상되는 스투코 위로 단정히 적힌 로고와 함께 무위의 공간이 시작된다. 독특하게도 개방된 주차장이 숙박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며 그 뒤로 두른 담장 너머에는 무, 위, 자, 연이라는 네 개의 객실이 정원과 어우러진 세 채의 건물 안에 자리한다. 주 출입구로 들어서면 두 채의 건물 사이로 자유로운 조경이 조금은 투박한 인상을 주는 메인 정원이 등장한다. 자갈밭 위 높고 낮은 나무, 억새, 로즈메리가 자연스레 어우러졌으며 그 사이 화롯가를 두어 건물 자체의 소박한 분위기를 고조했다. 무위의공간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왼편 건물은 고요함을 테마로 한 객실 무, 위다. 2인 기준의 객실로 외부의 모든 시선을 차단한 채 오롯이 내면에 몰입할 공간을 연출하고자 메인 정원, 다른 객실과 맞닿는 면에는 창을 전혀 내지 않은 대신, 개별 정원인 사적인 정원을 만들고 침실, 티 명상 존과 창과 문으로 연결해 개방감을 주었다. 또한 티 명상 존 내부를 온통 검은색으로 칠함으로써 통나무와 무늬목 필름으로 온화한 인상을 주는 다른 공간과는 달리 차분히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완성했다.

맞은편 건물은 객실 자의 공간이다. 무, 위와 구성된 공간은 같지만 4인 객실인 만큼 중앙의 주방을 중심으로 두 개의 침실이 나눠진 구조를 띤다. 테마는 제주의 자연으로 침실 창가를 따라 로즈메리 등의 식물과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숙박객이 자연물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사적인 정원 속에 야외 자쿠지를 마련했다. 반대편으로 향하면 다른 공간과 온전히 분리된 객실 연이 등장한다. 요가, 명상 등 다양한 수업과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는 객실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박공지붕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 천장과 커다란 창,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무늬목 필름이 가득한 요가 홀이 탁 트인 인상을 준다. 높은 층고를 이용해 한쪽편에는 나선형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다락 구조의 명상 공간을 꾸몄으며, 침실과 욕실 등의 개인 공간은 벽과 문을 활용해 요가 홀과 영역을 명확히 분리했다. 또한 자쿠지 정원 중앙에도 돌담을 세움으로써 요가 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고 혼자만의 시간에 몰입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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