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하반기와 2006년 상반기의 Interior Hot Issues (2006.06)

INTERNI & Decor의 눈으로 바라본 2005년 하반기와 2006년 상반기의 Interior Hot Issues

 

 


6월은 재미있는 달이다. 지난해와 올해를 딱 반으로 접으면 사계절을 아울러 또 하나의 1년을 살펴볼 수 있는 시기이다. INTERNI & Decor의 7년째, 지난 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그 반절씩의 1년 동안 사회적, 문화적 흐름의 변화와 함께 인테리어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훑고 지나갔다. 전년도의 맥락을 이어 하나의 굵직한 흐름으로 자리 잡은 분야도 있었고, 사회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화두도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양상을 INTERNI & Decor는 늘 주시해왔으며, 그 이모저모를 ‘THEME’ 부분의 기획기사를 통해 MAIN THEME와 ZOOM IN이라는 이름하에 다각도로 조명한 바 있다.이 같은 1년간의 행보는 다채로운 형태로 선보여왔지만, 크게 보아 다음의 6개 키워드로 집약해볼 수 있다. 또한 각 키워드는 편의상 기능적인 면에서 제품과 공간 자체의 변화에 집중한 ‘Function(기능)’과 사람들의 민감한 심리와 감성에 호소해 제품과 공간의 이미지 형성과 마케팅에 깊게 관여한 ‘Marketing(마케팅)’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해 보았다.

Function(기능)에 있어서는 ‘Health(건강)’, ‘Balcony Extension(발코니 확장)’, ‘Remodeling(리모델링)’의 화제가 있었고, Marketing(마케팅)에 있어서는 ‘Color(컬러)’, ‘Emotion(감성)’, ‘Luxury Goods(명품)’라는 이야깃거리가 존재했다.

바로 현재의 트렌드이며 앞으로 더 많은 진화를 거쳐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미래의 트렌드이기도 한 위의 6가지 키워드에 대해, INTERNI & Decor가 한 해 동안 보여준 기획기사의 주제와 그 주요 메시지들을 하나의 맥락으로 살펴본다.


Function 기능


Health 건강

200510 ZOOM IN 다양한 시도로 치료하는 집-주거공간에 도입되는 테라피 기능



주거공간에도 건강을 생각하는 다양한 치료기능을 담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시각적 효과로 치료하는 컬러테라피, 식물을 이용한 그린테라피를 중심으로 그 경향을 살펴보았다. 건설사 및 제품개발업체, 전문색채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음양과 오행, 물, 컬러컨셉트 등 각기 개성 있는 요소들로 건강을 고려하는 주거인테리어를 제시했다.



Balcony Extension 발코니 확장

200601 ZOOM IN 발코니 확장이 던진 이슈와 이에 부각되는 제품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며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발코니 확장법’ 사안이었다. 아직 건설사들에서는 채 그 준비가 전개되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발코니 확장과 함께 수혜를 입을 각 제품 및 자재업계의 움직임은 이미 활력을 띠고 있었다. 이에 발코니, 바닥재, 난연자재, 인테리어업체 등의 제언을 통해 그 새로운 제품경향을 살펴보았다.



200605 ZOOM IN 다채로운 제안이 현실화되는 공간의 현 주소를 점검한다

-각 건설사들의 확장형 발코니 활용 방안



연초에 선보인 발코니 확장 관련 제품업계의 경향에 이어, 각 건설사들이 고안한 확장형 발코니의 활용방안에 대해 최근 분양된 모델하우스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아직 몇몇 업체의 사례 소개에 그쳤지만, 각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에 대한 안정적 해법을 찾게 되면 차후 기획되는 기사에는 보다 다양한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계기였다.




Remodeling 리모델링

200604 MAIN THEME 디자이너와 거주자가 함께 웃는 집-아파트 리모델링 사례



우리 주거 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라는 공간에 거주자의 필요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아파트 리모델링’을 소재로 하여, 서울시 내 다양한 지역, 평형, 디자인스타일의 주거를 각 거주자와 디자이너의 호흡으로 적절하게 재구성한 사례 위주로 소개하여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Marketing 마케팅


Luxury Goods 명품

200508 MAIN THEME 정통성의 기반 위에 선-디자인, 브랜드



‘명품’이라는 이름하에 단지 고급스럽고 값비싼 제품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역사적 전통성과 고유의 정체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혁신을 창조하는, 완전히 차별화된 ‘정통성’을 지닌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에 해당하는 인테리어 관련 브랜드들을 한 데 모아 소개하였다.




200601 MAIN THEME 품질력과 합리성의 명품-Masstige Brands for Interior Design



브랜드를 중시하고 가격의 합리성 또한 중시하는 중산층의 상향 소비성향을 충족하는 ‘매스티지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고, 인테리어계의 그 대표적 브랜드들을 제시하며 각각의 개성적 마케팅 전략에 대해 소개하였다.





Color 컬러

200602 MAIN THEME 천의 얼굴로 공간을 밝히다-Color Performances of Conceptual Interior



‘21세기는 컬러의 시대이다’라는 명제에 입각하여, 공간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컬러표현과 그 조화가 사용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컬러가 살아있는 여러 실제 인테리어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Emotion 감성

200509 MAIN THEME 디자인계에 떠오른 공감각적 심상-그들이 제시하는 감성디자인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리는 디자인 성향을 가구와 인테리어, 컬러와 컨셉트, 플라스틱 소재 연구분야에 본보기가 되는 업계리더들의 경향 제시를 통해 현재와 근미래의 감성디자인 트렌드로 분석하였다.





2006년 현재, 한 걸음 도약하는
한국의 유니버설 디자인

쓰기 쉽고 알기 쉬운 디자인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쓰기 쉽고 알기 쉬운 디자인 시대가 열리고 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화려하고 멋진 것만을 강조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모든 사용자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개념이 도입되어 작게는 제품에서부터 건축, 도시환경까지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접근하여 디자인되고 있다.유니버설 디자인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접근권을 보장하는 무장애디자인(Barrier-free Design)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개념은 과거 장애인이나 노인 등 특정 대상이 아닌, 연령·성별·신체·민족·교육·문화·장애여부·신체크기·능력의 차이를 가진 모두 사람들을 가능한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디자인(Design for All)이며, 개개인의 사용자 요구를 유연하게 디자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유니버설 디자인은 1970년대 Ronald Mace가 용어를 사용하므로 시작되었으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나 실제적으로 사회에서 관심을 갖고 디자인에 반영하게 된 것은 10년도 채 안되었다.




‘자립’과 ‘공생’으로서의 일본 유니버설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을 사회 전체적으로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1990년대에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모든 분야에 복지의 개념을 도입하게 되었다. 그러나 용어의 한계 때문에 사회 전반에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새로운 용어인 누구나 편리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디자인의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을 1990년대 후반부터 도입하게 되었다. 노인과 장애인들을 포함한 사회 전체구성원이 함께 자립하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품, 건축환경, 도시환경 등 전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으며, 디자인 초기부터 사용자의 불편함과 요구를 파악하기 시작하여 과거의 트렌드나 미적인 요소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사용자의 편의성을 중시하고 사용자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공공시설의 복지 개념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상업적으로도 노인이 잠재적 소비층으로 떠오르게 되어, 사용하기 편리하게 디자인되는 요소를 마케팅 전략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TOTO사와 TOYOTA사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특히 TOTO사는 ‘모두에게 사용하기 쉽다’ 개념을 도입하여 1991년대부터 실버연구소를, 2002년에는 UD연구소를 설립하고 유니버설 디자인 5개 원칙인 ‘자세와 동작이 즐겁다, 이해하기 쉽고 단순하게 조작한다, 사용자의 차이와 변화에 대응한다, 쾌적하다, 안전하다’를 수립하여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건축에서도 록본기 힐과 후쿠오카 지하철 3호선 등에서 초기 계획부터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반영하여 건설되었다. 특히 록본기 힐은 상업시설이지만 누구든지 쇼핑을 즐겁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제품과 건축 환경뿐만 아니라 1990년대 말부터 교육, 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도시 전체의 유니버설 도시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표적 도시가 시즈오카현과 구마모토현이다.


새로운 트렌드 개념으로서의 국내 유니버설 디자인

국내의 유니버설 디자인도 장애인·노인 복지 분야에서 시작되었으며, 1990년대 후반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1997년에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익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2004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었으며 고령친화산업 관련법도 제정될 예정이어서 기본적 정책 여건을 갖추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제품, 건축 환경과 도시환경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특정 대상인 장애인이나 노인 등을 위해 기능 정도를 배려한 사례는 찾을 수 있으나, 모든 사람을 배려하여 디자인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2006년 아이네트워크가 발표한 4대 트렌드 중 하나가 유니버설 디자인이고 2008년부터 시니어 마켓이 도입될 것을 대비하여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을 반영하려 하고 있다. 특히 유니버설 디자인은 하이테크, 하이터치를 지향하는 기업을 필두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LG 전자는 국가 간 차이는 물론 세대간,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통합하는 제품의 디자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세빗 2006년에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 코너에서 화면의 각도가 자유롭게 조정되는 3중 접이식 모니터, 조작경로를 단순화시킨 MP3와 숫자 2, 3, 8, 0키를 크게 해 입력 오류 확률을 줄인 블루블랙폰이 전시되어 각광을 받았다.

몇 년 전부터 주택 내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거주자 모두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가 가능한 디자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건설의 래미안과 포스코 건설의 더샵에서는 유비쿼터스와 어고노믹스 개념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포함시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리는 소프트한 주거환경 구현을 목표를 세워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공공시설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디자인이 아닌 편의증진법에 맞춰 기능성만을 반영하고 실제적으로 디자인 전반에 고려하여 계획하지는 못하고 있어, 대표적 건물도 2001년과 2005년에 건립된 인천국제공항과 세브란스 병원 정도이다.또한 도시환경 분야에서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발맞춰 무장애도시 만들기(Barrier-free) 개념을 도입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물리적인 장애를 제거하는 측면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든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되는 것과는 약간 동떨어져 있다.





필요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디자인

국내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고, 아직 디자이너들에게 개념 정립도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새로운 트렌드의 마케팅 전략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 정도만으로 생각하여 기능만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때론 비장애인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라는 그릇된 사고로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진정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초기부터 계획에 포함시켜서 어느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하던 허약하던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유니버설 디자인에 의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능이 숨어 버리고 필요한 사람에게만 기능이 눈에 띄어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유니버설 디자인일 것이다.

글 / 부천대학 실내건축과 소준영 교수

한국이 가는 차별화의 길
한국성이 있는 디자인

오리엔탈리즘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 스타일의 오리엔탈 문화가 각광을 받아왔던 최근까지의 흐름을 이어, 또 다른 제 3의 오리엔탈리즘이 요구되는, 말하자면 우리에게 하나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사실 또한 그러하다.우리 전통문화에는 분명 동양의 다른 국가들과는 구분되는 정신적인 가치의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때로는 화려한 색채와 문양으로, 때로는 절제된 선과 재료로 표현되는 한국적 디자인의 모티브들은 분명 쉽게 인지되지는 않으나 깊이 내재된 우리만의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우리 한국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그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지금껏 미흡했던 이유라면, 그 내재된 정신세계라는 것이 아직까지 세계인의 언어로 공감대를 이뤄내지 못한 채 그저 우리들끼리 이해하고 인정하는 가치였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한 적절한 상품화의 해법이 마련되지 못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상품과 문화적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이미 크게 시장을 점하지 못한 입장이라면, 남과 완전히 다른 무언가, 바로 컨셉트의 절대적인 차별화가 더욱 절실하다.






우리가 원하는 한국적 문화, 그 중에서도 디자인에 있어서의 차별화와 세계화는 표피적인 디자인의 컬러와 형태에서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그러한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의 배경이 되는 문화적 깊이에 대한 이해도이다. 즉, 가장 설득력 있는 소통의 채널을 통해 이해가 가능한 형태의 디자인문화를 제공하는 것이 숨어있는 차별화의 가능성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하는 길이다. 이에 있어 가장 설득력 있는 채널의 구축은 세계적으로 저변을 확보한 우리의 기업, 국내의 저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앞장서 만들어나가야 몫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누군가의 시도가 그 자신에게 설득력 있는 채널을 부여해주는 경우 또한 대환영이다.

자연 . 공간 . 사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사회, 문화 현상은 탈 서구화의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수십 세기 동안 삶의 터전인 공간문화를 이끌었던 서양 양식이나 사조가 쇠퇴한 반면 동양의 정신세계와 공간의 질서가 세계 디자인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것은 디자인 역사의 큰 사건으로, 물질 중심의 디자인 한계를 정신과 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양의 공간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며, 자원을 무제한 소비해야 하는 산업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인류의 소망이 담겨있다. 이러한 경향은 식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효율화만 앞세워 지난 20세기 인류가 만들었던 가장 반인간적 식품인 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Fast Food)보다 동양의 발효 음식인 슬로우푸드(Slow Food)를 더욱 선호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처럼 조급하고, 빨리 달리기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기술의 발전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뒤를 돌아보며 여유를 갖고, 느리게 걷다가 때로는 쉬기도 하는 것, 이것이 오히려 어려운 삶의 코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나는 아름다움의 절대 가치를 자연에서 찾는다. 자연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 자연 그대로 두는 것, 이것이 아름다움의 기준이며, 현대 미학에서 추구해야 할 정신이다. 서양의 건축구조는 폐쇄적이다. 문을 닫으면 프라이버시는 유지되지만 외부 공간과는 단절된다. 서양의 건축 양식이 대부분 자연에 도전적인 것인 반면, 우리의 건축은 자연에 순응하며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문을 닫아도 빛이 들어오고, 기침으로 소통을 한다. 자연과 공간, 공간과 공간, 또는 비어 있는 공간이 서로 질서와 관계를 갖고 있다. 특히, 동양의 공간 중 자연을 인위적으로 표현하는 일본양식이나 과장된 형식의 중국양식보다 한국의 정원과 공간은 더욱 자연과 닮아 있다. 나는 소쇄원을 자주 다닌다. 거칠고 좁은 대나무 길을 지나 숲길이 품고 있는 조그마한 집터, 그러나 그것은 자연의 품안에 있으며, 정형화 되지 않고 불규칙적으로만 보이는 조직들은 자연과 호흡하는 이치를 잘 알고 있다. 그곳은 자연과 공간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가장 한국적인 민가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이곳에서 나는 자유를, 아름다움을 마음껏 호흡할 수 있다.



철저히 서구 중심의 주거문화인 공동주택에 현대적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면서 우리 전통 공간을 표현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열린 구조에 의한 소통의 관계’ 이것은 단지, 형식만이 아닌, 전통공간이 지닌 속성과 사상, 정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문명 발달의 속도에 맞추어 우리의 옛 것을 망각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지만, 웰빙 문화를 생각하기에 앞서 자연을 생각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따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는 슬기를 배우고 싶다. 이제는 여성과 남성,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이 사는 집에서 서구의 색채를 빼내고 한국성을 표현하며 한국적 감성을 드러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의 공간이 가진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일, 우리 전통공간의 아름다움을 세계화 하는 일은 우리 시대가 해야 할 일이며,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것은 동양의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세계적 디자인의 경향과 맞물려 있기도 하지만, 유행에 따르는 디자인 트렌드가 아닌, 다중의 삶의 공간을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정신이자 책임인 것이다.


글 및 스케치 / 김부곤(코어핸즈 대표, 국민대학교 실내설계대학원 겸임교수)

열린 가능성으로 능동적 변화를 이루는 주거공간

양식 주택의 경우 현관의 기능은 집으로 들어오는 첫 이미지를 만드는 곳이라는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다. 그러나 우리네 주택의 경우 좌식생활로 인해서 꼭 신발을 벗어야만 하므로 좀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이곳은 신을 벗거나 신고, 옷매무새를 만지고, 집에서 외출을 하는 경우이거나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이거나 모두 양식 주택이 갖는 상징성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 그런데 사실 우리의 옛 주거에는 이런 특별한 현관이라는 공간이 따로 없었다. 어디서건 신발을 벗는 곳, 그 곳이 곧 현관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양식 주택을 받아들이면서 실내에서 신을 신고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으므로 서양의 그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이한 공간이 양식 주택의 현관처럼 만들어져 왜곡되어 버린 것이다. 보통 이 공간은 신발장이 놓이고 그 주변에 분전함이 자리 잡게 되었다. 결국 신발 저장고나 전기 콘트롤 박스 같은 기능적인 공간으로 남게 된 현관은 잠시 통과하는, 동선상의 죽은 공간이 되어 버렸다.전통적인 주택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점은 현재 우리 주택들의 현관과 같은 죽은 공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 세한가라는 주택을 설계하게 되었을 때 이런 전통적인 현관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주택의 경우에는 긴 대지의 중앙에 건물이 얹혀졌는데 양쪽정원으로 모두 접근이 가능하면서도 실내외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특수한 현관이 필요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현관의 개념을 넘어 독창적인 현관이 만들어졌는데 이 현관에서는 양쪽의 정원이 신발을 신고서 그대로 연결될 수도 있고 현관부분의 좁은 틈을 건너뛰면 방과 방들이 신을 신지 않고서도 그대로 연결된다. 한편 이 현관은 그저 신이나 벗고 신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전통 가옥의 그것처럼 넓은 대청마루처럼 구성되어서 양쪽의 정원을 모두 관망하면서 작은 소반이라도 하나 놓고 차를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다.이와 같은 공간의 가변성은 비단 현관만이 아니라 주거공간 곳곳에서 실현될 수 있겠다. 흔히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도 하는, 똑 부러지는 서양식의 공간개념은 침실에서는 수면만, 서재에서는 일만 해야한다는 듯 그의 이름에서부터 공간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한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반해 우리의 공간에서는 비슷비슷한 형태의 방들이 침실로, 식사공간으로, 서재로 활용되었다. 이렇듯 거주자의 상황에 맞게, 현재에 맞게 유동적으로 사용되던 우리네 공간이 언제부터인가 서양식의 공간개념이 유입되면서 점차 불편해지고 있는 듯 하다.그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어 사용자의 임의대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우리네 전통가옥이 그러했듯이 현관에서 잠을 잘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적 유니버설 디자인이 아닐까.

글 및 스케치 / 민규암(토마건축사사무소 대표)

Housing Convergence with
Korean Style

2000년, 뉴밀레니엄의 도래와 함께 아파트브랜드 ‘래미안’을 런칭하고 국내에 브랜드 아파트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물론 이후 아파트에 관한 발전적인 시도와 새로운 상품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국 주거문화를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건설. 고객의 니즈를 한 발 앞서 생각하고 제품화하여 기능과 감성을 조화롭게 담아온 래미안은 2005년 하반기의 시작과 함께 디자인 전략 T/F를 구성, 약 5개월간 디자인 철학과 전략을 재구성하였으며,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사인 영국의 탠저린사와 협업하여 디자인 경영환경과 조직에 대한 진단과 분석을 통해 새로운 조직 구상안을 검토하였다. 그리하여 ‘사람은 집을 짓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란 래미안의 주거철학과 ‘한국적 정서가 담겨있는, 한국 사람을 위한 집을 지어야 한다’라는 CEO의 의지를 담아 ‘Future Heritage’ 디자인 철학을 만들어냈다.
Future Heritage는한국의 자연을 받아들이고,
한국적 재료의 특성을 살리며,
한국만이 가진 기술과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여,
한국인의 감성과 주거문화를 수용하는
그리고 한국인의 미래와 꿈을 담는
미래 문화유산으로서의 ‘래미안’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국의 전통주택은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누적되어 온 선조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 빠른 산업성장 및 공동주택의 보급과 함께 단절되었던 우리주거문화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변화하는 한국인의 생활을 보다 나은 방법으로 담아내어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디자인 철학을 통해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건설은 지난 4월 27일 ‘06 래미안 스타일 발표회’를 통해 한국의 전통성을 이어 받은 디자인과 모든 사람들의 편의를 동등하게 배려한 사람중심디자인 개념을 더한 새로운 스타일을 ‘Housing Convergence’라는 하나의 통일된 컨셉트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래미안이 추구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앞으로의 집의 모습을 분야별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에 선보인 다양한 전시 항목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실내 공간의 재해석이다. 안채를 둘러싼 ‘ㄷ자’형 전통 한옥구조의 장점을 살리며 사람과 집, 공간과 공간 간의 소통을 중요시 했던 우리네 정서를 담아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실내공간은 전통적이라기보다 오히려 미래적인 느낌이 들 정도다. 안마당인 발코니를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 식당공간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하나의 열린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공간 간의 소통은 물론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활동에서는 교류와 통합 그리고 제약 받지 않은 편안함이 함께 한다. 이와 함께 TV가 평정하던 기존의 거실은 가족 전체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우리네 대청마루 개념인 ‘Multi-Room’으로 변화되고 TV는 천장 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조망을 극대화하며 필요시에만 간단한 리모컨 작동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 Multi-Room에서는 지향성 스피커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TV시청, 학습, 취미 생활 등 가족구성원들의 갖가지 활동들이 동시에 가능하다. 또한 식사 위주였던 식당 공간은 ‘Family Room’이란 명칭 아래 가족 구성원 간의 교류와 대화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요리와 취미활동이 함께 가능한 ‘Media-Tree’는 주부에게 또 다른 자유를 선물한다. 특히, 구이나 전골 요리가 많은 우리 음식문화를 반영하여 식탁에서 조리를 해도 음식 냄새가 집안으로 퍼지지 않는 식탁조명 겸용 후드와 모터 팬을 분리하여 소음문제를 해결한 SF렌지후드 등 다양한 시스템을 설치하여 보다 쾌적한 사용자 중심의 주방 공간을 만들었다.


인테리어디자인 요소로 살펴보면 자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공간구조에 한국적이고 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적용된 원색적 컬러와 패턴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미래적이다’이라는 생각에 동기를 부여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래미안 스타일 발표회 내용 중, 사람에 대한 배려가 디자인으로 승화된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문’ 디자인을 들 수 있다. 문은 전통적으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건축요소로서 우리 조상들은 문에 길흉화복을 싣는 등 의미를 부여해 왔다. 현재 아파트란 공동주택에서 내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몇 단계의 문을 지나게 되는데 단지 문, 주동 문, 전실 문, 현관문 등 매우 획일적인 모습의 이들은 방범과 방화라는 단절의 의미만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래미안은 여러 단계의 문을 ‘Gate System’이란 명칭으로 묶고 가족사랑을 의미하는 Family Heart 모티브를 패턴화하여 통합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출입구 바 게이트 대신 정화와 정결의 의미를 담은 분수게이트를 시도하였고 주동 출입구는 아파트 생활에서 가장 큰 불편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는 음식 쓰레기 처리를 해결하는 기능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했다. 특히, 엘리베이터 홀에서 보이는 세대의 전실 도어는 우리네 전통인 ‘싸리문’ 개념을 담아 프레임 형으로 디자인하여, 이웃과의 교류 및 외부환경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한편 전통가옥의 마당공간을 제공하여 심리적 안정감과 내 집에 대한 넉넉한 여유를 느끼게 하고 있다. 더불어 현관방화문 역시 패밀리 하트 모티브를 가족 구성원이 눈높이에 맞추어 디자인하여 모든 구성원의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가족사랑’의 의미를 담고자 하였다. 래미안의 모든 디자인에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기본으로 담겨 있지만 특히 Gate System에는 유니버설개념이 적극적으로 배어있다. 출입구에서 자동차의 센서로 작동되는 분수,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두 손이 모두 사용 불가능 할 때 편리한 Foot Switch, 양방향으로 무리 없이 가볍게 열리는 전실도어 그리고 현관도어에 부착되어 있는 유니버설 도어락이 그것이다. 그 중, 유니버설 도어락은 2003년 삼성건설이 업계 최초로 개발 적용하고 있는 베리어 프리 아이템으로 현재는 지문과 원카드 시스템으로 연동되는 디자인을 재개발 중이다. 이번 스타일 발표회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아이템으로 엘리베이터 디자인을 들 수 있다. 래미안의 디자인 철학을 함께 수립한 영국의 탠저린사에서 직접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여 우리 전통건축의 아름다운 디테일을 모티브로 응용, 개발한 래미안 엘리베이터는 의미와 함께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담겨있어 우리 주거문화에서 전통을 반영한 미래디자인이 되어갈 사례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정겨운 마을의 개념을 담아 디자인된 래미안 커뮤니티 센터와 생활문화 프로그램,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태 놀이공원 ‘에코-플레이 파크’, 우리 전통 시장의 열린 정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연도형 상가’ 등은 아름다운 우리 전통 문화를 현대인의 삶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하여 미래지향적인 주거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는 래미안의 결과물들이다.

글 및 사진자료 / 조금령(삼성건설 디자인실 과장)

한옥의 정감을 담은 친환경 뮤지엄
성남판교 6공구를 기준으로

성남판교 6공구는 판교에서의 중대형평형 분양을 위하여 주택공사에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로 발주되었으며, 경남기업(주)가 선정되어 8월경 분양 예정인 사업지이다.


1) 배치에 대하여

삼면이 숲으로 둘러쌓여 있고 도롱뇽이 서식하는 습지와 물길이 흐르는 판교 6공구는 생태시범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 최고의 품격을 갖춘 주거단지를 계획하고 환경친화적인 생태마을을 구현하기 위해 경남기업(주)은 삼우설계+무한건축+장건축과 함께 에코뮤즈(Eco-Muse)를 계획하였다. 에코 뮤즈란 친환경 에코와 격조높은 뮤지엄의 합성어이다

한국의 자부심이 담긴 고품격 생태주거단지는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 친환경, 생태전문가와 함께 유럽의 선진사례를 연구하여 다음과 같은 밑그림을 그렸다. 우선, 생태단지는 주변 자연과의 동화 즉, 땅의 품성을 읽고 해석하여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부지는 12,000평이 아니라 주변을 포함한 5만평을 대상으로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 땅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자연이 내어준 자리에 겸허하게 자연의 프로세스에 따르는 단지 입주민 전부의 체험이 가능(EQUITABLE USE)한 생태마을을 계획했다. 또한, 건강한 자연 속에서 우리의 일상을 담고 이웃과의 만남이 건강한 자연을 매개로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한국적 자부심이 담긴 유니버셜 디자인을 실현하였다.

전체적인 단지의 모습은 자연을 감싸 안은 듯하며 또한 자연이 마을 안으로 스며드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건축물 배치에서는 마을안길을 따라 자연의 유기적인 질서를 추구했다. 타원형의 마당을 중심으로 3개 내지 4개동이 짝이 되어 클러스터를 형성하였다. 외부공간은 마을의 중심이 되는 마을마당과 4개의 클러스터마당으로 이루어졌다. 마당은 주변의 자연을 받아들이고 자연으로 열린 개방형 공간이다. 그린데크로 계획된 마을 안길은 주변의 숲, 물길, 바람길을 열어주며 이웃간의 정도 이어주는 일상과 여가의 공간이다. 특히 마을 안길의 경우 차량은 지하로, 소생물은 땅위로, 사람은 우드데크로 입체적으로 분리하면서 장애인을 고려하여 장애물을 제거하여 접근이 용이하게 배치하였으며, 이러한 Multi Layered System은 생명력이 넘치는 생활가로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마을의 중심인 마을마당은 서판교의 통경축과 응달산의 능선이 만나는 자리에 배치했다. 이는 전통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穴자리에 마을사람 모두를 위한 정자를 배치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마을마당은 갤러리와 같은 커뮤니티센터, 수공간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통경 구간 내는 이웃마을 사람들을 배려하여 응달산으로의 등산로를 열었으며, 원형의 매스를 통하여 마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클러스터 마당도 테마를 달리 했다. 블루 코트는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으로 흙장난도 하고 물과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도롱뇽 산란지는 자연 지반 위의 습지를 원래 모습 그대로 보존하여 생태공원으로 계획했다. 특히 생태마을 특화 커뮤니티 시설로써 도롱뇽 서식지와 연계된 생태학습장을 계획했다. 이는 부모와 아이들의 여가와 학습을 동시에 담아내는 체험교육장이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숲의 서식지를 오가는 생태통로를 열어주는 배치계획을 실현했다.

에코뮤즈는 땅의 품성에 따라 외관의 모습과 평면 구성 역시 각기 달리했다. 산록을 따라 저층, 저밀도의 생태전원형을 계획했으며, 도시가로변으로는 고층의 도시 경관형을 배치했다. 마을 입구에 위치한 에코타워는 단지를 대표하는 친환경 랜드마크이다. 에코 코아를 통해 자연이 유입되며 3개층 마다 설치된 온실을 통해 정화된 공기는 거실 내부로 유입된다. 온실은 지붕층 태양광 집열판을 통해 유지관리 된다. 또한 1층에는 생태 마을 홍보관을 두어 생태 시범단지를 방문하는 내 외국인들에게 마을을 자랑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산록 조망형은 응달산의 흐름에 대응하고 숲의 조망을 갖추었으며, 도롱뇽 산란지 주변은 생태 전원형으로 차별화했다. 앞마당과 후정으로 열린 테라스 하우스를 계획하여 내집 앞마당 같은 생태공원의 조망을 갖추었다. 에코뮤즈의 커뮤니티 시설은 진정한 마을 공동체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커뮤니티 위계별 즉, 주동단위-클러스터단위-마을단위별로 커뮤니티 시설을 구분하고 마을 안길을 따라 커뮤니티 시설과 자연요소를 공간단위로 통합 배치했다. 시설 면적은 지침의 2배 이상에 달하는 650평을 계획함으로써 충분한 커뮤니티 공간 확보는 입주민의 편의를 배려한 것이다. 휘트니스 센터, 주민카페, 보육시설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센터는 지역 주민의 한 차원 높은 문화와 여가를 담아낼 것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디자인은 어떤 방향에서 보더라도 한국적인 갤러리와 같은 고품격을 느끼게 할 것이다.



2) 인테리어에 대하여

성남판교 6공구 생태시범단지 단위세대는 지속적으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가는 주거로서 조망권이 극대화 되어있으며 작은 코너라도 최대한 자연의 길을 열어 주어 내,외부 공간의 반복 교차경험을 가질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긴 동선상의 여유로운 움직임을 유도함으로써 정서적으로 풍요로울 수 있는 한국적 주거의 기본개념이 도입된 새로운 주거형태로 계획되었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인테리어 개념을 반영하기 위하여 넥서스 디자인과 협의를 통하여 진행되었다.


1- 101㎡ 원형전망창이 있는 세대의 경우

현관 앞에서 거실을 통해 나아가는 복도공간이 발코니 확장을 통하여, 자연을 그림으로 하는 프레임형태의 갤러리로, 190도의 넓은 원형 전망창은 중앙공원을 바라다볼 수 있는 정자(거실)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수 있다고 보고 있다.


2- 115㎡ 세대의 경우

적극적인 자연과의 소통을 위한 돌출 형태의 발코니를 활용한 누마루 공간, 반신 욕조에서 수변조망이 가능한 부부욕실, 전망조망형 주방등은 개인적인 삶과 행복 건강을 중시하고, 글로벌한 세계관과 자연적 생활이 중심이 되고 있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응 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적이고, 융통성있게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3- 150㎡ 복층형 세대의 경우

천장 높은 거실과 차별화된 건축공간을 형성하고, 거실, 외부테라스, 반외적인 공간인 누마루 공간이 단면적으로 연계되며, 반신 욕조에서 수변조망이 가능한 부부욕실, 전망조망형 주방의 제시로 기능적으로는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가족간의 프라이버시와 유대, 친밀감을 갖을 수 있도록 실 배치가 되어 있으며, 특히 주부의 관심도가 높은 주방은 Outer Peace Inner Value(ㄷ자, 11자 형태) 개념으로 심플하면서도 컴팩트하게 구성되어 있다.


수납계획에 있어서는 다양한 형태의 수납(계절수납/운동용품/행사용품/식품및 대량구입물품류)이 가능하도록 하고, Walk-in closet방식으로 디자인이 되어 있고 쾌적한 드레스룸을 위해 외부로의 열린공간을 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트렌드의 적용은 토양,식물색등 자연색을 닮은 컬러군, 식물줄기,잎새, 자연 질감이 살아있는 소재와 패턴등의 사용으로 환경주의적 내추럴트렌드와, 부드러운 모던함, 동서양의 여러 가지 문화와 사조가 믹스앤매치 되어 나타나는 퓨전이미지로서 다채로운 내부이미지를 주고 있어 입주자들의 개성적 삶을 담을 수 있도록 하였다.


끝으로 지면을 통하여 삼우설계 강동완소장님, 넥서스디자인 김황봉이사님께 판교 6공구 턴키를 위한 좋은 작품, 말들에 감사를 표한다

글 및 스케치 / 민경억(경남기업(주) 설계팀 민경억 팀장)

음양오행 사상 기반의
‘화합’이 완성하는 리빙디자인

종로의 창덕궁 후원 후문 곁에는 층층이 오른 기와지붕이 개성 있는 매무새의 한옥집 한 채가 자리해 있다. (주)한샘의 디자인 브레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종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여유로운 시야, 수풀과 바람, 풀잎과 아름다운 건축이 어우러진 이곳, DBEW디자인센터의 정취가 완성한 업무환경은 말 그대로 신선놀음터이다. 얼마 전 런칭과 함께 화제를 모은 KITCHENBACH(키친바흐)의 한국적인 디자인, 그 크리에이티브의 배경이 되기에 충분한 곳이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과 참 잘 어울리는 이, 이동진 수석디자이너는 제품이 놓인 공간과 라인, 컬러를 언급하기 이전에 이야기의 첫머리부터 음양오행 사상을 꺼냈다.
水乘火降(수승화강). 물은 위로 불은 아래로 보낸다는 음양오행의 핵심이며 한의학의 원리이기도 하다. 모든 이치에 있어 극단적인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차갑거나 뜨거운 두 가지 요소가 중화되어 어울릴 때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네 생활문화의 근저에는 모두 이와 같은 원리가 적용되어 있어 음식을 만들 때에도 짠맛과 매운맛을 중화하기 위해 단맛이 쓰이며, 한복에는 상의와 하의를 조화시키기 위해 옷고름이 쓰인다. 대립되는 요소는 존재하되 이를 자연스럽게 수렴해줄 매개체가 반드시 존재하여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이 요소들이 조화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우리의 전통적 사상에서 도출한 바람직한 주방가구 디자인은 ‘조화로움은 곧 생명이다’라는 개념으로 응집되었다. 공간에 그대로 반영된 이 개념은 주방시스템 각 요소의 배치에 적용되었으며, 주방가구의 컬러와 재질 사용에도 나타난다. 뜨거운 레드는 하단부에, 차가운 화이트는 상단부에 적용하며, 이 둘의 사이에는 토의 성질을 지닌 원목소재의 라인을 가미해 상반된 요소를 중화하며 조화를 꾀한 것이다. 이러한 조화는 단지 가시적인 컬러와 소재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간의 화합으로도 연결된다. 고급 주방이 주로 적용되는 40평형대 이상의 주거에는 자녀와 부모세대 간의 독립적 공간이 분리되어 가족이 함께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조화를 추구하며 상징적으로 두 대립요소를 화합해줄 수 있는 공간을 주방으로 정의한 것이다. 어린 자녀와 부모, 노인 세대의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사용하고자 하는 주방의 모습이다.다른 한편 이 같은 배치와 조화의 부분 이외에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해당 브랜드,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시각화할 수 있는 요소는 바로 ‘패턴’이다. 이에 최근에는 선덕대왕 신종의 음과 양이 대립이 아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가장 한국적인 선과 컬러를 적용하여 특유의 패턴을 고안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패턴 연구를 통해 키친바흐라는 브랜드만이 가진 다이나믹한 생명력의 패턴을 브랜드화하여 ‘패턴의 다이나믹함-브랜드아이덴티티-한국성의 부각’를 이루어낼 계획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가구가 부동산화 되었던 시대에서 자동차와 같이 패션이 되는 시대를 맞이하며 이를 선도하며, 한국의 대표적 디자인 브랜드, 리빙브랜드, 키친바흐를 선보일 것이다.

도움말 및 스케치 / 이동진((주)한샘 키친바흐 수석디자이너)

한국형 유니버설디자인의 욕실
Wall to Wall System

유니버설디자인과 한국성이 적용된 디자인. 모두 세계화로 가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도구이다. 그러나 각 국가, 지역별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서로 다른 편의성에 대한 잣대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유니버설, 해당 국가의 특성을 담은 디자인적 표현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를 내리게 한다. 즉, ‘Locality(지역성)’를 가장 잘 반영하여 현지화를 이룰 수 있는 역량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의 어느 시장을 만나더라도 그 시장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유니버설디자인, 한국적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이 바로 (주)엔텍이 지니고 있는 디자인관이다.
이에 ‘한국적 자부심이 담긴 유니버설디자인’은 가장 기본적 시장인 ‘한국’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풀이될 수 있다.

욕실에서의 행위는 크게 배설, 입욕, 세면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현재 우리나라 주거에서의 욕실은 1960년대에 서구 문화인 아파트가 도입되면서 획일적 유니트 욕실로 정의되었으며, 건축비, 공간절약을 이유로 배설(양변기), 입욕(욕조), 세면(세면기)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되어왔다. 이는 외래문화에 길들여져 우리의 욕실문화가 왜곡된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인 사용자의 욕구를 수용하기에는 무언가 알맞지 않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는 공간설계인 생각한다.
이에 새롭게 정의되는 한국형 유니버설디자인의 욕실은 인간과 사물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욕실의 정면배치에 있어 우리의 주위에 존재하는 비효율성과 부적합성을 야기할 수 있는 나쁜 효과를 수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보다 안락함을 주고 피로감을 줄일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존 욕실공간에서의 분리 및 배치 방법에 있어 ‘Wall to Wall’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세 가지 타입의 욕실을 제안한다. 그림A는 욕조와 양변기 사이에 유리파티션을 두고 세면대와 욕조 사이를 샤워커튼으로 분리, 개별적 사용 환경을 주었으며, 그림B는 철저한 독립적 공간으로 접근하였고, 그림C는 소재를 이용한 공간분리를 적용, 기존의 차가운 느낌을 지닌 타일에서 목가적 이미지를 느낄 수 있게 디자인하였다.

도움글 및 스케치 / 정용일((주)엔텍 전략기획팀 팀장)

안정감있는 전통소재의 현대적 적용으로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서는 가구디자인

기본적으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뿐더러, 이를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개념과 접목시킨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따라서 가구를 통해 새로운 한국적 유니버설 디자인의 모델을 제시하는데는 많은 습작이 필요했다.
먼저 제품의 주된 소재로는 자개와 민화를 사용하였다. 자개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전통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색채적인 면에서도 오리엔탈적이면서 엘레강스하고, 클래식적인 요소와 미니멀한 요소와도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소재와는 확연히 차별화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개는 나전칠기의 대국이었던 우리나라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재로 인식되어 있기에 더욱더 현대적 요소로의 전환에 주안점을 두었다. 한편, 개인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이 비단 제품에 있어 사용의 편의를 돕는 특정 기능이 부가된, 모든 사람들에게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쉽고 편리한 디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우리의 전통적 요소인 이들이 사용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심리적 편안함이 모든 이들에게 있어 접근하기 쉽고, 이에 따라 사용하기에도 편리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요소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이 두 가지 요소를 그의 근본인 전통의 개념을 유지하면서도,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접근하기 쉬운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되살리기 위하여 자재가 갖고 있는 본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그 적용법에 변화를 주었다. 먼저 자개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마치 대리석을 가구에 접목하듯이 쉽게 제품에 적용하여, 하나의 소재가 가구에 접목되는 방식으로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했다. 또한 고전적인 이미지의 민화를 가구의 도어나 오브제, 액자 용도로 삽입시켜 부드러운 이미지의 전통적인 그림을 현대적 색채와 함께 배치하여 묘한 풍취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가구에 자개와 민화를 삽입하였다고 한국적 이미지, 전통의 현대화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본인이 추구하는 현대적인 한국적 가치는 그 形에 있어 글로벌적인 느낌이어야 하고 때론 서양의 클래식 形에 간결하게 민화나 자개를 삽입하여 새로운(클래식 오리엔탈리폼) 形과 色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컨셉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과 편안함 혹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서 드러나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곧 모두가 즐겁고 아름답게 사용할 수 있는 한국적 유니버설 디자인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글 및 스케치 / 권관(권스샵 대표)

상, 동서양의 상징

內外가 通하는 宇宙에열두 秩序가 있어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의
生의 시점에서
그들이 다시 하나로 이룬
디자인 業을
花롭게 기린다.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보편타당한 제품이라는 의미를 가진 용어, 유니버설디자인. 이에 대해 무수한 풀이와 나름의 해석이 난무하며 인간공학에 기반을 둔 고기능성, 쉽게 인지할 수 있는 형태적 디자인을 겸비한 제품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일부 디자인학회에서 명명한, 극히 평범한 이 단어가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와닿지는 않는다.
물론 그가 내포하고 있는 뜻에는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진정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요소라면 단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지될 수 있는, 보편적이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은 키 컨셉트의 유무가 아닐까. 또한, 일상 속에서 실제적으로 사용되는 제품들이 갖고 있는 편리함 뿐 아니라,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이러한 키 컨셉트에 기반을 두고 기획될 때에 비로소 보편타당한 디자인이 성립되는 것이 아닐까.
얼마 전,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에게 상패를 헌정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칭찬과 격려가 지나쳐도 좋은 사회가 한국이 아닌가 할 정도로 제품디자이너로서 엮고 또 풀어나가게 되는 수많은 매듭 중에서 특히 인연이 깊은 것이 상패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해마다 개최되는 단체와 기업의 각종 시상식이 쏟아내는 상장과 상패의 수는 가히 기하급수적이지만 상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면서도 그 의미 만큼이나 길이 남길만한 품격과 아이덴티티를 가진 디자인은 얼마나 있을까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동서의 디자인을 아우르며 문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 준 다원적 전시와 함께 진행되었던 이번 행사에서, 현대 디자인의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디자이너에게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그리고 일상적 삶의 양식과 디자인 산업시스템 간의 대립적 구도를 넘어서 현재의 다양한 문화현상을 담아낼 수 있는 디자인 유산을 가늠해보고자 했다. 이에 무형문화재 입사장 홍정실 선생님과 매듭장 김은영 선생님의 숨과 손결을 빌어 20세기를 대변하는 서양의 디자이너였던 임즈 부부의 업적을 풀어내어 보았다.일례로 트로피디자인을 꼽았지만, 앞으로의 디자인은 의미를 되새기고 정신을 담아내는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치하를 포함한 모든 문화 역시 고유한 한국적인 감성을 근간으로 시대적인 통찰력을 통한 인간-자연-사물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한 전일적인 세계관을 담아야 할 것이다.

글 및 스케치 / 은병수(VIUM 대표)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는 국조 단군의 건국이념이자 고조선 한국의 최고(最古) 이념이다.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사람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은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네 홍익인간과 많이 닮아 있다.고구려 이미지로부터 착안한 전통적인 심볼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그래픽이 두드러지는 LG에어컨 휘센 ‘오리엔탈 골드’. 금빛 배경 위에서 힘차게 상승하는 삼족오와 봉황무늬는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 주는 전령의 의미를 지녔으며 인본주의 사상이 담긴 홍익인간으로부터 뿌리내린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더불어 신화 속에 등장하여 태양, 수호신, 희망을 상징하던 길조문양을 새겨 넣어 화려하면서도 중후한 이미지를 강조하였으며 신성한 기운과 충만한 생동감으로 집안에 생기를 부여하고자 디자인 되었다. 주로 사용된 골드는 예나 지금이나 ‘부(富)’의 기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고 하여 상서로운 색으로 여겨지고 있다.‘자연의 생명력’을 디자인 컨셉트로 염두하고 이를 한국적 코드로 설명함으로써 현대인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도 오묘하게 부합되는 제품은 심플한 단색 위주의 에어컨에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하였고 이와 함께 현대적 공간 속에서 한국적 이미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다. 에어컨과 더불어 김치냉장고는 김치의 장기간 보관이라는 한국적 보관문화를 배경으로 출시되었다 항아리 상부가 연상되는 뚜껑은 정겨움을 주며 인출이 용이한 서랍방식을 적용하여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하다. 더불어 카펫 문화에서 시작된 진공청소기의 경우, 한국의 온돌문화를 반영한 물걸레 기능을 도입하여 디자인보다는 기능과 개념에서 한국적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LG전자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전통적인 컨셉트와 함께 다양한 소비자와 사용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양문형 냉장고는 성인부터 어린이까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긴 핸들을 적용하였고 홈바의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원터치 오픈 방식을 채택하여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한 기업의 대표적인 유니버설디자인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작동시 문 잠금 기능이 있어 어린이가 조리 도중 문을 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라운드 형상의 내부로 청소가 용이한 솔라돔 가스레인지도 사람을 중심으로 디자인 된 사례라 할 수 있다.



남을 배려하는 유니버설디자인, 나아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특정한 공간, 어떠한 상황을 모두 포용하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여기에 반영된 한국적 정서를 발산함으로써 한국적 자부심이 담긴 LG전자의 세계 속 유니버설디자인이 형성되었다.

도움글 및 스케치 / LG화학 DA디자인연구소

세계적인 유니버설디자인으로 표현되는 한국의 美

좌식 문화로부터 시작된 물걸레 청소기, 한국형 식기 세척기, 김치 냉장고 등 우리 고유의 생활방식에서 발전되어 디자인 된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의미를 충분히 이해시킨다. 이를 대변하듯 세계 5대 공모전 중 하나인 독일 ‘iF’에서 한국적인 선을 형상화 한 삼성전자(주)의 청소기가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즉, 이같은 현상은 한국적인 자부심이 가미된 가전제품디자인의 글로벌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태극 무늬의 사용, 오방색의 적용은 한국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기에는 이제 너무나 일반적인 소재가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가진 생각의 뿌리로 한국사람의 손길을 거쳐 만든 것이 진정한 한국적인 제품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정보통신청괄 이기태 사장’은 삼성전자(주) 휴대폰디자인의 모팁는 한국적인 미에서 찾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한국의 미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함께 세련되고 우아한 품위도 있어, 이를 새에 비유한다면 화려한 디자인은 공작, 우아한 디자인은 학과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B&O와 합작하여 개발한 명품 휴대폰 ‘세린’을 학에 비유하고 ‘블루블랙폰Ⅱ’는 공작이라고 표현하였다. 이렇듯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오리엔탈 모태를 기반으로 기업들은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유니버설디자인’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였다.더욱이 인구 고령화 현상과 성숙된 사회로의 도래는 특정한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닌 사용자의 연령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제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현상을 낳았다. 이것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함으로써 가능하며 여기에 발맞춰 삼성전자(주)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빗 2006’을 통해 ‘3종 접이식모니터’, ‘YP-Z5’, ‘블루블랙폰’을 ‘유니버설디자인관’에서 선보였다. 사용자 지향성의 디자인 개념에서 출발한 유니버설디자인은 모든 생활 영역에서 사람들이 차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이번에 전시된 제품은 화면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어린이와 노인들도 손쉽게 뷰포인트를 맞출 수 있는 3중 접이식모니머와 실행취소키를 적용하여 조작경로를 단순화한 YP-Z5, 입력오류 방지로 저시력자의 사용성을 높인 블루블랙폰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주)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적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클래식한 패턴의 조화로 한국적 디자인을 창출한 지펠 냉장고와 몸을 굽히지 않아도 작동이 가능한 인체공학적 경사조작부와 전면이 열리는 허리사랑 사각도어가 편리한 드럼세탁기는 스마트링을 통한 바코드 인식으로 조리가 간편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유도하는 가이드라이팅을 부착한 전자레인지와 함께 유니버설디자인이 가미된 제품으로 인식된다.

자료협조 / 삼성전자(주)

글 : 김은영 기자 (delove@empal.com)
진행 : 김은영, 이성진, 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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