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Green Oasis - 정원의 탄생 (2021.4)

My Green Oasis
정원의 탄생 

취재 신은지, 한성옥

따스하고 찬란한 봄, 힘껏 몸을 세운 앙증맞은 잎사귀가 지친 일상에 큰 위로를 전하는 계절이다.
푸르른 모습을 들여 자연과 함께 생동감 넘치는 삶을 실현하는 홈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살펴보자.

‘눈이 뻑뻑하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으로 간다. 글쓰기에서 도망칠 수 있는 나의 안식처로. 노동을 가장한 휴식. 상상의 실타래가 한없이 풀리는 명상. 영혼이 자란다. 즐거움이 자란다.’ 헤르만 헤세의 저서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을 여는 글이다. 헤르만 헤세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을 사랑했다. 손에 직접 흙을 묻혀가며 식물을 가꾸고, 이 작은 생명이 천진난만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에 평화를 얻은 것이다. 푸른 풍경을 가까이했을 때의 긍정적인 효과는 특히 자연과 멀어져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절절히 와 닿는다. 식물은 인간의 몸과 마음까지 맑고 청량하게 가꾼다. 미세 유해물질을 흡수하고 공기질을 조절해 건강한 환경을 일구며, 스트레스를 낮춰 정서를 안정시키고 식물을 성장시키는 성취감으로 내면까지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 작은 식물이 지친 하루를 윤택하게 만드는 경험은 많은 이들을 식덕(식물 덕후), 식집사(식물 집사)를 자처하게 만들며, 말뿐인 반려식물이 아니라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반자로서 진중하고 의미 있는 관계로 나아가게 한다.
싱그러운 초록빛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공간은 바로 집이다. 화훼 시장은 불황이나 씨앗과 묘목, 삽, 화분 등 가드닝 관련 상품은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관상용 정원을 꾸미는 데서 나아가 작은 채소를 직접 재배해 식재료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양상이 나타나며, 이에 집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전문적인 재배 키트나 식물 생장등도 활발하게 거래된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별도로 식물 카테고리를 형성할 정도로 식물을 분양하고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나누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처럼 식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구성과 활동을 수용하기 위해 집은 한층 유연하고 자유로운 레이아웃을 갖춘다. 벽과 기둥 사이의 작은 틈부터 애매한 구조로 방치했던 빈 창고나 다락방, 보조 공간으로 여겨지던 베란다 등 평면을 알차게 활용해 나만의 정원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넉넉한 발코니가 집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됐으며, 베란다를 확장하는 것이 추세였던 국내에서도 최근에는 야외 공간처럼 활용할 수 있는 매력이 재조명돼 베란다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사생활 침해와 방범 문제, 외부 소음과 채광 부족으로 기피했던 아파트 1층도 그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1층에 정원을 갖춘 아파트는 오히려 매매 가격이 가장 높아질 정도로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우며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로열층으로 부상했다. 이 외에 자연 모티브 스타일링도 꾸준히 인기를 끌며 참신한 구조의 집기를 통해 식물의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기사를 통해 집을 짜임새 있게 바꾸어 나만의 휴식처를 조성하는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작은 유휴 공간 활용과 구조 변경, 윈도우 시스템과 파사드로 집의 경계를 확장한 사례까지, 식물을 보듬기 위한 실질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과 자연을 밀접하게 연결한 공간 활용법을 소개한다.



St Kilda Apartment

Design / FIONA LYNCH OFFICE
Location / Melbourne, Australia
Area / 150㎡
Photograph / Tom Ross

How to design_발코니 벽을 식물로 가득 채우고 컬러 팔레트에 자연을 집약해 공간 가득 푸른빛이 흐른다.

발코니는 집 안팎의 경계를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생활 영역을 완전히 확장해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풍경의 가장자리를 느슨하게 만들어 싱그러운 온실처럼 꾸밀 수도 있는 공간. 하지만 그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기는 무척 어렵다. 여기저기 놓인 큼직한 화분과 각종 집기 가운데 머물고 쉴 곳을 찾아내는 것은 낭만적이기보단 어쩐지 고단한 일처럼 느껴진다. 이때 벽과 천장 등 구조적 측면을 활용해 식물이 다채롭게 자리 잡도록 돕는다면 합리적인 활용성과 자연 속 풍요로운 쉼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집 St Kilda Apartment는 발코니에 식물과 공존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현해 감각적인 조경을 제안한다. 광고 기획자와 조경 디자이너 부부가 업무차 멜버른에 방문할 때 사용할 집이었기에 디자이너는 이들이 편안한 휴식에 집중하도록 고즈넉한 무드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특히 기존 면적 150㎡ 중 20㎡에 이르는 영역이 발코니에 할당돼 있었는데, 거주자 직업 특성을 살려 아름다운 그린 월을 설치하고 완전히 오픈해 생활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역동적인 잎사귀를 지닌 식물로 창 하단을 가득 채워 바깥과 어우러지면서 입체적 풍경을 연출하며, 발코니가 거실과 침실을 아울러 펼쳐져 어디서든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침실 벽에서부터 이어지는 녹색 리넨 커튼으로 공간을 구분해 시각적 연속성을 유지하고 하늘하늘한 실루엣과 내추럴한 질감을 살려 은둔하면서 안식하는 느낌을 극대화했다. 안쪽 생활 공간은 자연 요소를 생생하게 받아들인 소재와 색상을 통해 부드럽고 아늑한 디자인을 확장한다. 주방은 맥시멀한 기하학 패턴이 두드러지는 대리석을 아일랜드와 벽에 공통으로 활용해 야성적인 자연미를 강조했으며, 거실에는 부드럽고 풍부한 질감을 지닌 베이지색 실크 러그와 우아한 디자인 가구를 매치해 콘셉트를 고급스럽게 변주했다. 침실은 올리브 톤을 중심으로 뉴트럴 계열로 통일해 마음을 비우며 쉴 수 있는 고요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상계 은빛 1단지

Design / 카멜레온디자인·임현진
Construction / 카멜레온디자인
Location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245길 162, 상계 은빛 1단지
Area / 82㎡
Photograph / 카멜레온디자인·김미선

How to design_베란다를 식물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해 집 안에 작은 정원을 구현했다.

최근 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공간은 베란다가 아닐까. 영역별 기능이 확고한 주거에서 베란다는 거주자가 자유롭게 역할을 부여할 수 있어 공간의 숨을 돌려준다. 이에 캠핑 용품을 구비해 여행 온 느낌을 내거나 홈 카페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식물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카멜레온디자인이 진행한 상계 은빛 1단지는 베란다를 식물 전용 공간으로 조성해 도심 속에 나만의 정원을 마련한 프로젝트다. 흰색과 목재를 조합해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아우른 주거에 식물을 위한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삶을 이끌어냈다. 

식물을 좋아하는 거주자는 집 안 곳곳에 크고 작은 화분을 배치했는데 특히 안방 베란다가 눈에 띈다. 기존에 창고로 사용하던 베란다를 확장하고 식물을 두어 작은 정원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벽은 물에 강한 세라믹 탄성 코트로 마감했으며 바닥도 방수 기능이 있고 오염이 적은 콩자갈로 덮어 식물을 키우기 좋은 환경을 다졌다. 토기 화분을 채택해 소박한 느낌이 물씬 풍기며 천장에도 식물을 결합한 조명을 설치해 싱그러움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안방과 베란다 사이의 창은 흰색 금속 틀로 마무리해 단절감을 최소화하고 안방에서 언제든 식물을 볼 수 있게 했다. 거실 역시 베란다를 확장해 식물과 함께하는 홈 카페로 계획했으며 밝은색 나무 진열장, 앤티크한 조명, 아기자기한 가구를 조합해 아늑한 보금자리를 완성했다.



방배현대홈타운

Design / 플립360·박상국
Location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1길 34
Area / 105.78㎡
Photograph / 플립360·정우석

How to design_서재 일부를 타일로 방수 처리함으로써 식물을 곁에 두고 생활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홈 가든을 완성했다.

자연을 생활 공간에 들이려다 보면 경계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상냥한 푸른빛 친구와의 거리를 최소화하고 싶다가도, 생장하는 방식과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 영역을 할당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거주자와 반려 식물이 가까이 마주하면서 서로의 삶을 존중해나가기 위해서는 공간 구조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방배현대홈타운 프로젝트는 산뜻한 컬러 조합과 감각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반려 식물 공간이 돋보이는 신혼부부의 보금자리다. 경쾌하면서 단정한 미감을 살리기 위해 반듯하게 정돈된 면을 살리고 화이트 바탕에 파스텔 톤을 활용했으며, 식물과 패턴 타일 등으로 생기를 더했다. 중문은 장식을 최소화하되 유리의 면적을 넓혀 공간을 밝고 깔끔하게 밝힌다. 양옆에 펼쳐지는 공용 공간은 화이트 톤으로 심플하게 마무리한 가운데 은은한 블루 톤의 펜던트와 사랑스러운 핑크 컬러의 가전 등으로 포근한 감성을 녹였다. 아울러 협소한 주방 때문에 거실을 확장해 다이닝을 겸하게 했는데, 베란다가 사라져 식물을 키울 공간이 부족했기에 서재의 역할을 재설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서재 창가에 단을 올리고 타일로 마감해 관리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온전히 식물을 위한 영역을 조성했으며, 파티션 없이 완전히 오픈해 야외 화단처럼 자유롭게 구성했다. 부드러운 베이지 컬러 타일이 공간을 따스하게 달구는 가운데 양 벽면에 데스크를 배치해 어디서든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House That Rains Light

Design / LIJO.RENY.architects
Location / Thevakkal, Ernakulam, Kerala, India
Area / 209.87㎡
Photograph / Praveen Mohandas

How to design_주거 영역 사이에 식물을 식재해 집과 정원이 얽히고 설키며 하나의 공간을 이룬다.

이제 우리에게 문밖은 언제든 닿을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자연은 더더욱 그렇다. 외부 상황에 상관없이 언제나 싱그러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문 안으로 자연을 들여야 한다. 생활 공간을 내주는 일이 처음에는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자연을 품에 안은 공간은 삶에 새로운 생명력을 채워줄 것이다. 

House That Rains Light 프로젝트는 주거 내부 공간과 식물을 날실과 씨실처럼 섬세히 엮어 일상을 푸르게 물들인 집이다. 거주자는 한가로운 시간을 선사하는 나무 그늘, 아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노는 공터, 꽃이 피고 새가 날아드는 정원 등 도시화로 잃어버린 삶의 요소를 되살리고 싶어 했다. 디자이너는 개방적인 구조를 설계하고 실내 깊숙이 정원을 끌어들여 자연과 일상이 어우러지게 했으며 천창과 보이드로 빛이 흘러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2층 규모의 주거는 외관 일부에 식물 스크린을 덧대 자연과의 연계성을 드러낸다. 세 벽면에 나누어 설치된 스크린은 바닥에서 지붕까지 이어져 울창한 숲 같은 장면을 연출하는 한편 집 안쪽에 적절한 그늘을 드리운다. 안으로 들어서면 탁 트인 공간 곳곳에 작은 정원들이 섬처럼 흩어진 모습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집 안을 누비도록 1층을 통합한 뒤 여러 개의 실내 정원을 조성한 것으로, 벽이 없는 거실, 주방, 침실 사이사이에 자리한 정원이 열림과 닫힘을 절묘히 조율하며 느슨한 경계가 된다. 정원은 바닥에 작은 돌을 깔고 잎이 무성한 식물을 식재해 야성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생활 공간 바닥에도 회색을 적용해 시각적 흐름을 이었다. 주거 전반은 흰색으로 칠해 깨끗한 바탕을 마련했는데 구역마다 노랑, 빨강, 파랑 등 선명한 원색을 적용해 개성을 부여하고 생기를 더했다. 한편 침실과 거실 사이에는 보이드를 만들고 천창을 내 빛이 집 안 깊은 곳까지 쏟아지듯 들어온다. 침실과 욕실, 발코니가 있는 2층 역시 디자인 테마를 일관되게 가져갔으며 일부 구역에 내벽을 세우고 식물을 식재함으로써 초록빛으로 충만한 공간을 완성했다.



Kew Residence

Design / John Wardle Architects·John Wardle, Luca Vezzosi, Jeff Arnold, Elisabetta Zanella
Location / Kew, Melbourne, Australia
Area / 382㎡
Photograph / Trevor Mein

How to design_벽을 다양한 방식으로 절개하고 창의 역할을 극대화해 어디서든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다.

푸른빛으로 생명이 역동하는 자연을 바라보면 단조로운 일상에도 생기가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실내에 직접 식물을 들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 사실. 이럴 때 닫힌 곳을 열어 풍경을 최대한 가까이 맞이하는 윈도우 시스템과 자연을 닮은 마감재를 활용하면 싱그러운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Kew Residence는 자연을 삶의 터전 깊숙이 투영해 예술적 영감을 확장하는 집이다. 

중성적인 색조를 다지고 잔잔한 결이 돋보이는 빅토리아 애쉬 우드를 기본 재료로 활용해 거주자의 예술품과 도자기 컬렉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특히 다이닝 영역, 서재 등 오래 머무는 공간마다 외부와 맞닿은 깊은 틈을 조성해 자연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윈도우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총 2층으로 구성된 주거 영역은 안뜰을 향해 층마다 통창을 냈을 뿐 아니라 상층부 매스 일부를 나무 가까이 돌출하고 유리로 감싸 숲속에서 쉬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안으로 들어서면 차분한 톤으로 조정한 우드가 바닥과 벽을 고루 감싸며 뻗어나가는데, 디스플레이 레일을 내장해 예술 작품으로 포인트를 주면서도 일체감 있게 연출했다. 무엇보다 다이닝 공간의 창가를 극대화해 공간을 극적으로 환기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두꺼운 벽을 덜어내고 큰 직사각형 창을 설치하되 가장자리를 사선으로 처리해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표현했으며, 가장자리는 메인 마감재와 동일한 목재로 마무리해 독특한 액자형 구조를 부각했다. 주방은 천장까지 우드로 감싼 후 어두운 일본식 타일과 규암 상판으로 동굴처럼 아늑한 공간감을 전하고, 이와 반대로 거실은 탁 트인 통창과 벽에서 천장으로 이어지는 긴 창을 통해 밝고 산뜻하게 표현했다. 

2층 역시 우드를 전개하면서 창을 다이내믹하게 계획해 자연으로 충만한 감각을 이어간다. 그중 압도적인 사선 천장 아래 펼쳐진 서재가 돋보이는데, Louis Kahn의 프로젝트 Fisher House를 오마주해 간결한 우드 프레임으로 자연을 투영하는 데스크와 휴식 영역을 완성한 것이다. 또 수평을 고요히 가르는 빌트인 가구를 제작해 다양한 도자기 컬렉션과 책을 편안하고 차분한 무드로 정돈했다.



House in Minohshinmachi

Design / Yasuyuki Kitamura
Location / Minoh City, Osaka, Japan
Area / 81.15㎡
Photograph / Masashige Akeda

How to design_건물의 창과 벽을 투명하게 처리해 집과 자연의 경계를 흐림으로써 풍경을 포용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존재할 때 가장 경이롭고 완벽하다. 그 본연의 아름다움은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재현하기 어렵지만 온전히 누릴 수는 있다. 삶과 자연의 경계를 흐리는 것이다. 집을 견고하고 폐쇄적으로 만드는 대신 안팎의 구분을 누그러트리면 거대한 자연이 단숨에 내 앞뜰이 되어 가장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다.

House in Minohshinmachi는 산과 농장을 마주한 집의 벽과 지붕 일부를 투명하게 만들어 자연 풍광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경계를 지워 자연이 곧 집이 되고 집이 곧 자연이 되며, 내부 역시 목재로 단순한 구조를 형성하고 가구와 장식을 덜어내 소박하고 평화로운 공기가 감돈다.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자리한 집은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 부피를 줄인 단층 주택이다. 얼핏 평범한 박공지붕 집 같지만 벽 대부분이 창으로 이루어진 데다 지붕 중앙이 투명해 흥미를 유발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과 주방을 통합하고 박공지붕 형태를 살려 개방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나타나는데, FPS와 폴리카보네이트를 결합해 투명한 지붕으로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벽체를 대신한 창 너머로 자연 풍경이 펼쳐져 숲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더불어 나뭇결이 선명한 천장이 새하얀 벽, 바닥과 조우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는 가느다란 목재 기둥 두 개가 곧게 서있는데, 공간감을 강조하는 한편 숲속에서 자라는 나무를 연상시켜 차분함을 고조한다. 주방 겸 거실 양옆에 각각 침실과 게스트룸, 욕실과 세탁실이 자리하는데, 침실 역시 벽을 창으로 대체해 주방부터 풍경이 끊이지 않고 유입되며 게스트룸은 금속 벽체로 감싸 비일상성을 부여했다. 길게 내려오는 처마 역시 이 집의 특징으로 처마 아래 공간이 외부와 내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접경지대 역할을 하고, 처마 끝자락에 커튼을 칠 수 있어 햇빛과 외부 시선을 차단한다.


COPYRIGHT 2021.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인테르니앤데코 - www.internidecor.com 저작권법에 의거,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