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품다 - Apartment Shows Future (2024.1)

가능성을 품다
 Apartment Shows Future

에디터 이석현, 최지은, 이은희

지난 여름 개봉했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재난이 일어난 상황을 그렸다. 영화 초반에는 아파트의 역사를 짧게 보여주는데 전쟁 이후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주택의 일종이자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의 종착지와 같은 공간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파트가 당연해지면 질수록 부정적인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1952년 아파트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é d’habitation)이 완공 이후 ‘정신병의 온상’이라며 비판받았듯, 아파트 수가 하나의 도시를 뒤덮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점차 거주할 사람이 아닌 규격화된 평면을 찍어내는 일로 방점이 옮겨간 듯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1952년의 프랑스와 지금 우리에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아파트 외에 더 나은 선택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아파트의 변신이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건축 방식 자체에 변화가 생겼다. 최대한의 가구 수를 확보하려던 과거와는 달리 거주민의 쾌적한 삶을 위해 아파트의 기준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며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는 중이다. 펜트하우스처럼 면적과 층고를 여유롭게 활용하는가 하면 테라스, 발코니를 정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도심의 답답함을 자연으로 해소하게 돕는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대에서도 여러 개 다른 평면을 마련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리모델링 사례도 많아졌다. 기존 평면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구성하거나 천장, 벽, 바닥 등 기존 골조를 곡선, 아치 등으로 변주한 뒤 취향껏 색과 패턴, 소재를 선택해 개성을 은근히 드러낸다.
전후 폐허가 된 도시를 되살리고 수많은 인파를 빠르게 수용할 목적으로 지어진 주거 공간 아파트. 그 어느 때보다 도시가 번성한 지금이지만, 도시가 수용할 사람이 많다는 점은 여전하다. 동일한 목적이지만 풍요로움을 기반에 둔 아파트는 다채롭게 얼굴을 바꾸며 거주자의 삶을 지지해 주고 있다.



우아하고 시원하게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에디터 최지은

디자인 / 림디자인
시공 / 림디자인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면적 / 150㎡
마감 / 천장-도장, 실크 벽지ㅣ벽체–도장, 실크 벽지ㅣ바닥–수입 타일(공용부), 원목 마루(방)
사진 / SOULGRAPH·진성기

아파트 속 로망의 집이라면 단연 펜트하우스가 아닐까. 꼭대기 층에 위치한 만큼 가장 높은 곳에서 도시 전체의 모습을 담은 멋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데다 층고와 면적도 여유롭다는 점이 많은 사람에게 매혹적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림디자인이 진행한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프로젝트는 2개 층을 사용하는 펜트하우스다. 하지만 층고 대비 면적이 넓지 않은편인 데다 현관을 비롯한 공용부 개방감이 부족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이에 구조 변경을 통해 공용부 면적을 확장하고 개방감이 느껴질 소재를 선택했으며 밝은 톤과 묵직한 우드를 아울러 우아한 품격이 흐르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공간인 만큼 현관은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디자인했다. 신발장, 팬트리가 짧게 나열된 11자형 구조는 유지한 채, 수납장 일부를 할애해 현관을 확장하고 수납장 도어는 모두 거울로 마감했다. 중문도 프레임 없는 투명한 유리로 제작해 복도와 영역은 분리하되 시야는 이어 확장감을 주었다. 또한 실내 영역을 대변하듯 흰빛 톤 온 톤의 차분하고 깔끔한 매력을 전했다.
현관을 통해 들어오면 공용부로 향하는 좁은 복도와 2층으로 향하는 복도가 현관과 같은 디자인 언어를 이어간다. 기존에는 복도에도 팬트리 장이 하나 마련되어 있었는데 현관 팬트리와 하나로 묶어낸 뒤 도어 자리에는 홈 바를 설치했다. 크림 빛 밝은 공간에 짙은 아몬드 컬러 무늬목을 중심으로 벽체, 하부장, 선반, 간접 조명 등 장식적 요소를 더함으로써 공간감을 풍부하게 한다.

짧은 복도 끝에 나타난 공용부는 펜트하우스의 개방감이 가장 잘 드러난 공간이다. 두 개 층의 층고를 모두 활용한 데다 높이를 활용해 벽 두 면에 커다란 창이 나 있고 거실, 주방, 다이닝이 하나로 이어진 구조를 띠어 탁 트인 인상을 준다. 이를 강조하고자 주방 바로 옆에 마련되었던 세탁실을 최소한으로 줄인 뒤 주방을 확장했으며 아일랜드도 거실을 바라보도록 새로 설치했다. 공용부 역시 컬러는 화이트와 크림 톤으로 모던하게 맞췄다. 대신 세라믹, 벽지, 도장을 다양하게 활용해 풍성한 톤 온 톤 팔레트를 구성했다. 이때 짙은 아몬드 컬러 무늬목을 복도 홈 바부터 주방의 키 큰 장까지 이어 매스감과 함께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묵직하게 가라앉히고 곡선 라인을 벽면 곳곳에 담아 부드러운 연결감을 만들었다. 보컨셉의 소파, 테이블, 의자로 우아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은근하게 화려한 루체플랜의 펜던트 조명을 다이닝 테이블 위로 내렸다. 주방, 거실과 길게 연결된 테라스는 활용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주로 커튼을 열고 생활한다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플랜트 박스를 활용한 작은 정원을 꾸미고 다양한 좌석과 볼 조명을 추가로 설치했다.

화이트와 우드로 가득한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2층은 거주자 개개인만을 위한 공간이다. 총 2개의 침실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중 안방에는 거실을 내려다볼 수 있는 큰 창과 널찍한 드레스 룸이 딸려있었다.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드레스 룸을 철거하고 개별 방을 추가로 계획했으며 두 방 사이를 붙박이장으로 나눠 수납력을 보강했다. 또한 휴식을 위한 공간인 만큼 차분한 뉴트럴 톤과 낮은 헤드 레스트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펜트하우스의 매력을 드러내다
남양주 다산한신더휴8단지 펜트하우스 63평

에디터 이석현

디자인 /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
시공 /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가운로2길 98
면적 / 208.3㎡
마감 / 천장-스페셜 페인트ㅣ벽체-스페셜 페인트, 타일ㅣ바닥-타일, 마루
사진 / 몽상·김용성

다산한신더휴는 2009년 준공한 아파트로 가장 작은 평수가 40평대일 만큼 주로 큰 평수만 있는 아파트다. 동마다 6~7층 정도의 높이로 층수도 낮고 세대수도 적어 일반 아파트 단지와는 다른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풍긴다. 프로젝트는 최상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 세대로 다른 층들은 한 층에 2세대로 구성되어 있지만, 펜트하우스는 1세대만 자리한다. 현장은 리모델링 이전에는 2세대를 1세대로 합쳐놓기만 해서 평수는 넓지만, 인테리어, 레이아웃 등은 차별성이 없는 곳이었다.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펜트하우스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특히 높은 천장을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의 디자인 기조가 자연 소재(Natural Material), 모던한 형태(Modern Shape)를 주제로 디자인을 펼치고 있는 만큼 최대한 깔끔한 공간을 만들고 모던한 형태에서 느낄 수 있는 차가움을 소재로 상쇄하는 방향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컬러 또한 소재가 가진 고유의 컬러 정도만 활용해 소재의 질감이 주된 무드를 전달하도록 기획했다. 이번 프로젝트 설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공간이 가진 한계점, 단점 등을 장점으로 변환하는 것이었다. 2세대가 합쳐진 구조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긴 복도와 복도 공간만 천장을 높일 수 있는 박공지붕 형태의 공간 등 디자인의 시작은 공간이 가진 단점들을 극복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동선을 생각해 보면 복도에서 시각적 체류가 많이 일어날 것 같아서 복도가 보여지는 디자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사선으로 높아지는 천장 그리고 간접 조명, 빛과 형태를 다시 부드럽게 받아주는 라운드 벽체, 양 끝에서 느껴지는 채광 등이 디자인 포인트다.

거실은 박공지붕 디자인이 한껏 드러나 특별함이 느껴진다. 박공지붕을 가진 펜트하우스에만 적용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요소로 일반적인 사각의 거실이지만 천장 디자인으로 특별함이 강조된다. 리모델링 이전에는 일반적인 평평한 아파트 천장 형태였지만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는 높이를 디자인으로 살리고 내추럴한 소재들을 배합해 모던하게 정리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천장이 점점 높아지는 디자인이 형태적으로 자연스럽도록 곡선으로 마감하고, 거실 벽체 끝부분도 복도로 이어지는 공간이 좁게 느껴지지 않도록 곡선으로 마무리했다. 마감재는 벽면과 천장은 스페셜 페인트 중 하나인 오이코스가 적용되었고 마루는 원목마루로 시공했다.

클라이언트가 집에서 업무를 하는 시간이 많아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넓은 서재가 등장한다. 서재는 유리 파티션 및 도어를 사용해 현관을 통해 집에 들어오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서재 옆으로는 식당과 다이닝 팬트리, 주방, 주방 팬트리, 거실이 있다. 다이닝 팬트리 공간을 오픈해서 좀 더 주방과 가깝게 두고 연결성을 주고자 했으나 내력벽 문제로 별도의 식당 공간은 한 칸 옆으로 밀려나고 안쪽으로 다이닝 팬트리를 디자인했다. 와인이 많은 거주자가 식당에서 접근이 편하도록 다이닝 팬트리에 와인셀러도 배치했다. 또한 보관할 물건이 많은 점을 감안해 최대한 수납을 확보했는데 다이닝 팬트리는 모자란 수납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주방에서도 아쉬운 점은 역시 내력벽이다. 주방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여서 좀 더 개방감 있는 주방을 계획했는데 내력벽 문제로 오히려 강하게 응축된 느낌의 주방이 연출되었다. 내력벽은 최대한 얇게 감싸 효율적인 동선을 만들었다. 소재감이 강하게 드러나도록 세라믹 소재로 아일랜드, 주방 상판, 도어, 싱크볼, 인덕션, 후드까지 마감해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가족 구성원이 2명이어서 침실은 1개만 기획하고 평면도 상의 왼쪽 공간에 배치했다. 안방에 들어서면 침실, 드레스 룸, 욕실이 한 공간에 담겨 온전한 휴식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침실부터 마루 톤이 변화하는데 경계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공동영역으로 사용하고 왼쪽은 사적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는 각 공간의 활용도에 따라 공간도 변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색상의 차이를 두었다. 집이 작을 때는 색상이나 마감재 등을 통일해 집이 넓어 보이게 하고 집이 클 때는 오히려 색상이나 마감재를 나눠서 적용해 다른 공간감을 만들면 더 큰 집으로 느껴질 수 있다. 침실에 가까운 작은 방은 침실로 귀속해 드레스 룸으로 계획하고 기존 드레스 룸은 욕실에 귀속시켜 더 큰 욕실을 만들었다.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한 집
Elegant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우리는 미래의 세입자인 예술 및 오브제 디자인 전문가와 어울리는 진정으로 우아한 인테리어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주택 소유자가 세련된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능적인 인테리어는 필연적으로 흥미로운 문체와 건축적 선과 모양으로 채워진다.
이에 우리는 최고의 재료와 건축 설루션을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_ YODEZEEN Architects

Design / YODEZEEN Architects
Area / 164㎡
Location / 키이우, 우크라이나
Photographer / Andrii Shurpenkov

이오데제엔(YODEZEEN) 아키텍츠가 디자인한 ‘우아한 아파트(Elegant Apartment)’ 프로젝트는 164㎡ 규모의 아파트 공간으로 17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도시를 잠시 방문하면서 구매한 사진엽서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파트에 들어서면 색상 팔레트, 넓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풍부한 자연광, 조화로운 가구 배치로 따뜻함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창의적인 직업을 대표하는 고객은 미래의 집을 구현하는데 가능한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인테리어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고품질 천연 소재로만 만들어지기를 원했으며 모든 선과 모양은 새롭고 우아한 미학이라는 단일 개념이 반영되기를 희망했다.

우아한 아파트는 ▲주방과 식당이 결합된 거실 ▲침실, 옷장, 욕실로 구성된 넓은 메인 침실 ▲게스트 침실 ▲보육실 ▲기술실로 구성되어 있다. 아파트는 밝은 악센트로 전체 콘셉트에 과부하를 주지 않고 따뜻한 누드 팔레트로 디자인되었다. 디자이너는 천연소재 선택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오크 목제 패널, 실버 루츠 대리석, 황동 소재, 부드러운 가죽을 입힌 가구 등으로 공간을 채웠다. 또한 실내조명 시스템은 특정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인공조명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모든 방의 창문을 클래식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블라인드로 장식하고 실내를 자연채광으로 채웠다. 전체적으로 바닥재는 케라콜(Kerakoll) 에코 브랜드의 셀프 레벨링 콘크리트 바닥재로 마감해 매끄러운 바닥면을 연출했다. 디자인팀은 자연스럽고 내구성 있는 재료만을 선택해 공간의 품격을 올리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주방이 식당과 공유하는 공간에는 아일랜드, 수납공간, 싱크대 등 모든 것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주방이 있으며, 조리대 위쪽으로는 얇은 대리석 상판과 완벽하게 조화하는 황동 소재의 라인 조명이 공간을 장식한다. 디자이너는 8인용 대형 맞춤 테이블과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 의자로 식사 공간을 장식했다. 아파트 주인과 손님은 식사가 끝나면 식당과 결합된 거실로 이동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거실에 아늑한 미노티 코너(Minotti Corner) 소파, 적층 폴리폼(Poliform) 커피 테이블, 트렌디한 생강색상의 B&B 악센트 의자 등 좋아하는 이탈리아 스튜디오 브랜드 제품을 조화시켰다. 수납공간을 영리하게 숨기는 목제 패널로 장식된 긴 복도는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기면 수납공간이 필수적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염두에 두고 눈에 띄지 않는 물건을 숨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마련했다. 넓은 메인 침실 공간은 반투명 흑연 유리 파티션으로 욕실과 침실, 탈의실이 분리되어 있다. 침실에는 TV 대신 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예술품이 가득하다.




흑백의 대비가 고급스러운 공간
LR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Design / nmdarq
Location / 리스본, 포르투갈
Area / 215.75㎡
Photo Credits / nmdarq

포르투갈 리스본 시내에 자리한 LR 아파트는 21세기 초에 지어진 건물 그룹의 일부로 재료와 마감재가 다소 오래되었지만, 수리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넓은 테라스가 강점인 LR 아파트지만 아파트 내부와의 연결은 작은 창문과 문으로 구성되어 연계성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새롭게 리모델링한 LR 아파트는 흑백의 대비가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면서 외부와의 연결도 자연스러운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아파트 리모델링을 제안한 주된 이유는 테라스가 제공하는 모든 것을 활용해 더 많은 공간을 만들고 외부로의 넓은 접근을 가능케 하기 위함이었다. 더 많은 공간을 만들기 위한 설계의 본질은 기존 건물 구조와 인프라에 의해 개인 공간(침실과 욕실)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내부 공간을 변경하고 아파트의 공용 공간을 더 넓은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따라서 거실과 주방 사이의 기존 벽을 허물어 하나의 공용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외부 유리문을 설계해 더 넓고 넉넉한 공간으로 디자인을 강화했다.

현관은 흰색 래커로 칠한 수직 선반, 아래에서 조명이 비춰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매달린 가구, 벽이 거울처럼 비춰 공간을 더욱 넉넉하게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조명, 마지막으로 가장 눈에 띄는 두 가지 요소인 둥근 천장 조명과 원형 유리 개구부가 있는 넉넉한 크기의 검은색 슬라이딩 도어와 같은 특징적인 요소의 도입을 시작으로 더 매력적이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경되었다. 이 공간은 미닫이문을 통과하자마자 눈에 띄는 흰색 음영이 특징이며, 검은색 요소와 공간 중앙에 ‘매달린’ 매우 큰 조리대, 그리고 홀 자체로 확장되어 공간의 통일성을 높여주는 광택이 나는 대형 에스트레모스(Estremoz) 대리석 바닥이 있는 넓은 공간으로 이어진다.
현관을 들어서면 넓은 거실과 주방이 자리한다. 거실은 마이크로 시멘트로 마감된 거실장과 바이오 에탄올 벽난로가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리모델링 이전과 다르게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창문으로 중단없는 시각적 맥락과 넓은 공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테라스에는 곳곳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식물들과 기본적으로 데크가 깔려 있고 모임을 위한 퍼걸러(Pergola)가 시공되어 있다.




색과 형태로 다듬은 집
Arches and Patterns Apartment

에디터 이은희

Design / PLUS ULTRA studio
Location / 밀라노, 이탈리아
Area / 130㎡
Photograph / Federico Villa

아치스 앤 패턴스 아파트(Arches and Patterns Apartment)는 디자인을 사랑하는 젊은 부부가 사는 집인데 기존의 불편했던 공간 구조를 명확하게 정돈하고 클라이언트의 취향이 잘 드러나게 리모델링했다. 아치를 활용한 기하학 형태와 패턴으로 트렌디한 미감을 입혔으며 공간마다 다른 컬러 콘셉트를 적용했다. 또한 방과 방 사이에 문을 만들어 공간을 구분하되 생활 영역을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거실과 주방 사이에는 유리문을 만들어 공간이 이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등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화를 줬다. 테라초 패턴은 주방이나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공간에만 적용해 차별점을 주었다. 테라초 패턴에 들어있는 다양한 컬러를 벽과 천장, 바닥 등에 확장시켜 다채로운 컬러를 입히되 통일감을 갖춰 독특하면서도 편안 분위기가 감도는 집으로 완성됐다.

내부로 들어가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현관이 먼저 나타난다. 세로줄 무늬 패턴 벽지를 입혔으며 두 쪽 벽에 있는 아치문을 통해 거실로 들어갈 수 있다.
거실 옆에 주방이 자리하며 중앙에 있는 흰색 아치문을 지나면 차례로 세탁 공간, 침실, 욕실, 서재가 나타나는 구조다. 거실은 바닥에 헤링본 패턴의 마루를 시공하고 천장, 벽을 화이트 컬러로 마감해 깔끔하고 온화한 분위기를 만들되 현관 벽에 연한 그린 컬러를 칠해 색다른 느낌을 줬다.

천장 모서리는 면이 직각으로 이어지지 않고 곡선으로 부드럽게 연결돼 공간을 편안하게 감싸는 느낌이 든다. 대화, 독서, 음악 감상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 한쪽에 클라이언트가 소유한 레코드 콜렉션과 오페라 소책자 등을 배치했으며 독서와 음악 감상에 편리하도록 소파와 1인용 의자 등을 배치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방이 나타나는데 짙은 녹색 창살이 달린 아치형 유리 창 너머로 내부가 들여다보인다. 주방은 바닥과 벽을 화이트 컬러로 칠하되 찬장 등 가구에는 연한 노란색 컬러를 포인트로 활용했으며 벽면 수납장에는 스테인드 오크를 사용해 온화한 색감이 감돈다. 창살의 짙은 녹색 컬러와 대비감을 빚어내 편안한 분위기는 그대로 간직하되 각 컬러의 매력이 돋보인다. 중앙에 있는 아일랜드에는 녹색과 노란색 패턴이 적용된 테라초를 사용해 공간을 조화롭게 아울렀다. 안방은 거실과 동일한 천장 마감과 마루를 시공하고 벽을 오렌지색으로 칠한 뒤 청록색 철봉이 달린 침대를 배치해 색을 대비시켰다. 침대의 철봉은 침대 헤드와 반대편에 아치형 구조를 만든 뒤 천장을 일자 봉으로 이어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침대 자체가 공간의 포인트가 되도록 수납공간은 벽감형 옷장을 만들어 숨겼다. 안방 욕실은 바닥에 테라초 타일을 깔고 안방에 쓰인 오렌지 컬러와 청록색을 변주했다. 연한 하늘색 타일을 입혀 청량하면서도 개수대와 벽에는 오렌지 컬러를 입혀 온화한 느낌마저 감돈다. 샤워 부스는 유리 벽으로 깔끔하게 레이아웃을 나눴다. 공용 욕실은 바닥과 벽에 테라초를 적용하고 노란색과 검은색을 사용했으며 문과 거울을 둘 다 아치 형태로 통일했다. 서재는 차후 아이가 생기는 등 상황에 따라 다채롭게 바꿀 수 있도록 붙박이 가구 등을 사용하지 않고 가벼운 이동성 가구만을 배치했다.




공간을 분리하는 새로운 방법
Campo Grande Apartment

에디터 이석현

Design / FCstudio·Flavio Castro
Location / 캄푸그란지, 브라질
Area / 251㎡
Photos / Pedro Kok

브라질 캄푸그란지 시에 위치한 캄푸그란지 아파트(Campo Grande Apartment)는 사교 공간 확장을 주요 목표로 한 리노베이션의 결과물이다. 프로젝트는 발코니와 식당을 통합하고 화장실과 침실을 제거하여 사교 공간을 두 배로 늘림으로써 친구를 자주 초대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캄푸그란지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내부 중앙에 자리한 나무상자 구조물이다. 아파트 중앙에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내부에 들어서면 현관을 둘러싸고 프레이주(freijo) 나무로 만든 상자와 마주한다. 아파트 중앙에 거대하게 놓인 나무상자에는 수납장 및 TV장, 와인 저장고가 마련되어 있고 원활한 흐름을 위해 상자 주위와 상자를 통과하는 통로가 형성되어 있다.

FC스튜디오는 공간이 하나의 응집력 있는 힘을 갖도록 아파트 전체의 모든 가구를 선택하거나 제작 의뢰했다. 거실과 식당을 분리하는 거대한 건축용 조명 박스 역시 직접 제작한 것으로, 거실과 식당을 분리하면서 분위기 있는 공간을 연출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식당 공간에도 중앙의 나무상자와 같은 소재의 목제 패널이 통로를 사이에 두고 연장되어 있다. 접이식 문을 열면 간이 주방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과의 모임에서 편리하게 활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다. 평소에는 문을 닫아 깔끔하게 공간을 연출하고 필요에 따라 문을 열고 사용하면 된다.

나무상자 이외에 주요 요소 사이의 공간은 유동적이면서 동시에 구분되어 있다.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FC스튜디오는 각 방이 추구하는 감각과 분위기가 편안함, 기능성, 조화를 주요 포인트로 일관되도록 설계하고 나무, 석재, 강철 등의 소재들이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도록 디자인했다. 일례로 FC스튜디오가 제작한 건축용 조명기구는 거실과 식당을 분리하는 동시에 색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비춘다. 또한 거의 12m에 달하는 강철 책장은 3개의 스위트룸이 있는 사적인 영역과 사교 영역 사이의 통로를 숨기는 데 활용되었다. 이 밖에도 FC스튜디오는 내부 기능성과 함께 아파트 앞 도시공원의 매력적인 전망을 만끽할 수 있도록 식당을 발코니와 통합해 의미를 배가했다. 한편, 건축가 플라비오 카스트로(Flavio Castro)가 설립한 FC스튜디오는 인간의 끊임없는 변화를 반영하는 현대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트렌드를 건축과 공간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의 특성과 복잡성, 관련 건축가들의 협업에 따라 구성된 다양한 팀들이 근무하고 있다.




촉감의 소재들이 목공의 디테일과 어우러질 때
Residence W

에디터 이석현

Design / fws_work
Location / 타오위안, 대만
Area / 130㎡
Photographer / Suiyu Studio

디자인 스튜디오 fws_work가 디자인한 ‘레지던스 W(Residence W)’ 프로젝트는 빠른 발전과 교통의 중심지로 유명한 친푸(Qinpu)의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로 클라이언트는 항공사 파일럿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단기 체류로 여러 나라를 오가며 보내는 직업을 갖고 있어 고객에게 집은 집에 도착하는 순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로 작용한다.

fws_work는 거주자의 휴식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석고와 오크 우드 등 촉감을 자극하는 소재를 기본으로 씨실, 날실로 엮은 듯한 우븐 케인(Woven Cane), 세로줄 라인이 입체감을 주는 리브드 글라스(Ribbed Glass), 수제 감성을 담은 엔코스틱(Encaustic) 기법으로 제작한 세라믹 타일,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리넨(Linen) 소재의 마감으로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또한 목공 작업에서는 오랜 노하우를 가진 장인의 목공 디테일이 돋보인다. 엄선된 소재들의 구성과 목공 디테일은 어린 시절 시골집과 여행 중 지중해 휴양지에 대한 거주자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fws_work는 현관, 주방, 독서실, 식당, 거실 공간을 채광이 풍부한 개방형 공간에 결합하여 공간의 넓이와 유연성을 높이는 동시에 거주자의 일상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동선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직관적인 동선은 독서대와 연결되는 절반 높이의 칸막이와 확장된 주방 상판 같은 독립적인 아이템으로 규정된다. 또한 기존 천장의 무거운 구조 빔을 오크 패널로 덮어 거실과 식사 공간을 기능 중심의 독서 및 주방 공간과 시각적으로 분리하고 구조 빔의 시각적 무거움을 완화했다.
전체적으로 중성적인 색상 팔레트의 느긋한 느낌과 대조적으로 검은색으로 칠해진 우드 수납장, 엔코스틱 세라믹 벽타일, 가죽 손잡이 석제 조리대가 무드 있는 주방과 확장형 바 카운터를 연출한다. 주방과 바 카운터의 어두운 분위기는 요리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며, 라탄 캐비닛 도어 사이로 들어오는 따뜻한 선반 조명과 빛에 반사되는 유리잔과 식기는 식사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연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열린 공간을 침실과 다기능실로 연결하는 임시 복도는 참나무 패널과 석고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부분적인 칸막이는 우븐 케인 패널과 골이 있는 리브드 유리로 대체되어 햇빛을 복도로 가져오는 동시에 방의 프라이버시와 방음 기능을 제공한다. 벽에서 천장까지 일렬로 늘어선 가구는 빛이 들어오면 깊이와 입체감을 만들어 낸다. 또한 끝부분의 원형 벽 조명은 입구의 원형 거울에 반사되어 집 전체의 직선적인 디자인 언어와 균형을 이룬다. 열린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뉴트럴 컬러에 더해 짙은 청록색은 윗벽과 천장의 경계를 흐려주고 긴 하루를 보낸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실에 평온함을 선사한다.




기능적이고 우아한 공간
Minimalism & Elegance

에디터 이석현

Interior Architect & Designer / Inga Kordya
Location / 모스크바, 러시아
Area / 116㎡
Photographer / Mikhail Loskutov

‘미니멀리즘 & 엘레강스(Minimalism & Elegance)’ 프로젝트의 영감이 되는 원천은 취향이 뛰어나고 현대 미술을 사랑하며 새로운 모든 것에 열려있는 젊은 고객 자신이었다. 목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기능적이고 우아하며 아늑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습관은 다양한 항목을 선택할 때 기준점이 되었다. 비트라(Vitra)의 안락의자 임스 라운지 체어(Eames Lounge Chair)가 거실에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디자이너 찰스와 레이 임스의 걸작품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 고객이 좋아하는 수많은 영화에 등장하는 만큼 필수적인 선택 기준이었다.
글래스 이탈리아(Glas Italia)의 웅장한 장식용 유리로 된 슬라이딩 파티션이 공간의 중심이 되었지만, 네덜란드 예술가 마티아스 드 보겔(Matthias de Vogel)이 만든 섬유 패널이 전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술품 역할도 하는 또 다른 기능성 아이템은 황동 막대로 이루어진 누에고치 형태의 샹들리에로 전원을 켜면 수백 개의 얇은 광선이 천장을 따라 부드럽게 흩어진다. 바 카운터에는 조명이 내장되어 저녁이 되면 부드러운 실내조명을 제공한다. 바 카운터 위에 매달린 수공예 펜던트 조명은 샹들리에를 완벽하게 보완한다.

침실은 약간의 악센트가 있는 차분한 회색으로 조성되었다. 침대 위 벽부등으로 설치된 황동 스콘(Sconces)은 360° 회전하는 제품으로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답다. 나만의 조명 시나리오를 만들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욕실은 이탈리아 아피아니(Appiani)사의 연한 녹색 모자이크 타일이 특징으로 밝은 벽타일의 색감을 보완한다. 거울의 황동 프레임은 따뜻한 색조의 검은색으로 톤을 맞춰 엄숙한 느낌을 준다. 양쪽에 창문이 있는 공간은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으로 나뉜다. 석양이 비치는 도시를 감사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을 서쪽에 배치했으며, 아침에 일어나기 쉽도록 동쪽에 침실을 두었다. 그리고 그사이에 욕실, 복도, 드레스룸 등이 자리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인가 코르디아(Inga Kordya)는 건축적 접근 방식을 중요시하는 디자이너로 모든 요소가 서로 연결된 기능적이고 깨끗한 공간을 만드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우연이 없는 간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만들고자 노력하며 디테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단순한 느낌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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