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환상 속으로
Alice in the Wonderland
에디터 이석현, 최지은, 이은희
‘나만의 세계가 있다면 모든 게 말이 안 될 거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의 대사 중 하나다. 1865년에 출간된 어린 소녀가 이상한 나라에서 신비로운 모험을 이어 나가는 이야기가 100년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 누구나 말도 안 되는 나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반복되는 현실에서 몸과 마음 모두 벗어나 신비와 모험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기에 사람들은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에 매료되고는 한다. 특히 형형색색의 색감과 아기자기한 형태, 과감한 디자인이 겸비된 공간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동심까지도 자극하는데, 자연의 형태를 과장하고 익살맞게 재해석해 어린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환상적인 모습을 구현하는가 하면 동화나 만화 속 주인공들이 살던 곳처럼 파스텔컬러와 과감한 색조합으로 포근함을 자아내기도, 근세 유럽의 성의 모습을 풍요롭게 재현해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잠시 잊고 있던 시절의 나를 되살려 주는 곳, 이상한 나라처럼 어색하지만 한 번쯤 꿈꿔본 공간을 만나보자.
환상적 자연과의 만남
Beijing Wukesong Meland club
에디터 최지은
어릴 때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잊히지 않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는 한다.
베이징 우커송 멜란드 클럽(Beijing Wukesong Meland club)은 마법 같은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애정을 품게 하는 테마파크다.
Design / X+Living
Location / 중국, 베이징
Area / 10,000㎡
Photograph / SFAP, Cheng Yifeng
어린이의 동심은 또 다른 세계를 꿈꾸게 하는 동력이 된다. 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공간 등에서는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스러운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 인기 있는 어린이 테마파크 브랜드인 멜란드 클럽(Meland Club)도 환상적인 공간감을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이징에 새 지점 베이징 우커송 멜란드 클럽을 오픈하며 상하이 기반의 건축회사 X+living과 협업해 3세대 테마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자인을 통한 가치 창출을 핵심 가치로 생각하는 회사인 만큼 어린이와 부모의 서로 다른 선호를 적절히 조율해 미래와 자연이 만난 색다른 박물관의 형태로 풀어냈다.
두 개 층에 걸친 널찍한 면적을 곤충, 바다, 땅, 하늘, 정글의 다섯 가지 테마 아래 조화롭게 꾸민 것으로 생명체와 초자연적인 풍경을 기계의 특성과 결합시킴으로써 역동적인 탐험을 떠나는 듯한 기분마저 선물한다. 또한 교육적 의미를 보강하고자 60종의 멸종 동물 이미지를 각 장면에 통합하고 주제별 세부 사항을 풍부하게 마련해 어린이가 자연의 소중함을 놀이를 통해 체득하도록 의도했다.
과장되게 느껴질 만큼 역동적인 파사드는 거대한 3차원의 구조물로 관람객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기계적 베어링이 만든 기하학적 분할은 리듬감을 형성하고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복잡한 패턴을 형성했으며 내부까지 베어링 구조가 트러스, 돔 형태로 변형되어 프로젝트에 일관성과 함께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 준다. 파사드 곳곳에는 장난감 태엽 같은 입체 구조물과 눈부신 LED 조명 장식이 더해져 환상적 세계의 시작을 알린다.
입구로 들어서면 파사드처럼 화려한 디자인의 리셉션이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밝은 톤과 디자인 모티프는 유지하되 전체 구조를 돔으로 설계했다. 돔 라인을 따라 아치, 몰딩의 고전적 특징이 살아나 전통적인 테마파크의 이미지를 강조했고 중앙에는 독특한 부품을 조립한 듯한 붉은 조형물로 포인트를 주었다. 양옆으로는 신발장이 자리한다. 규모에 걸맞게 신발장 영역 또한 상당하며 스트라이프 패턴과 유기적인 곡선 형태, 강렬한 레드 컬러가 어우러져 본격적인 테마파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자연 박물관이 콘셉트인 만큼 1층은 바다 영역, 2층은 정글 영역으로 나뉘며 화려함만 가득했던 파사드, 리셉션과는 달리 월넛의 편안한 색감을 점층적으로 활용한 모습이다. 덕분에 몽환적이지만 오래 머물러도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을 완성했는데, 먼저 1층은 중앙의 Sea Merry-go-round라는 놀이기구를 중심으로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코럴 카페(Coral Café), 공연을 위한 쇼 스테이지(Show Stage), 시장 놀이를 할 수 있는 쿠쿠 마켓(Coocoo Market) 등으로 구성되었다. 물빛을 메인 팔레트로 2층에 가까워질수록 우드의 조화를 찾고 물결처럼 일렁이는 모습과 산호, 조개, 심해 생물 등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정글 탐험 영역으로 연출한 2층은 공간을 직접 움직이며 수평적, 수직적 탐험을 즐길 수 있는 정글 디스커버리(Jungle Discovery)와 클라이밍 프레임(Climbing Frame), 열차를 이용한 탐험인 레인포레스트 어드밴처(Rainforest Adventure)를 비롯해 천장을 오가는 Airship Tour, 정적 활동을 위한 Picture Book Classroom 등이 마련되었다. 밤하늘처럼 어둡고 반짝이게 꾸민 천장과 우드 구조물 사이로 멸종 위기 생물체를 재해석한 거대한 동식물 모형이 색다른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며 1층과 2층 사이를 오가는 길목을 만들고 철로를 깔아 전체 공간을 둘러볼 관광 열차까지 설치했다.
유쾌한 사막의 오아시스
YUCCA VALLERY
에디터 이석현
Design / Another Human
Location / 캘리포니아 유카밸리, 미국
Photographs / Lance Gerber
유카 밸리를 수년간 방문한 인테리어 및 제품 디자이너 어나더 휴먼(Another Human)의 레아 링(Leah Ring)은 2021년 자신의 디자인 감성을 극단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부동산을 구매하기로 했다. 수리공이 사는 이 건물은 다양한 파손 상태의 작은 건물 네 채로 구성되어 있어 레아 링은 백지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레아 링은 건물의 외형만 그대로 두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대담한 색상과 생동감 넘치는 형태, 재미가 느껴지는 커스텀 및 빈티지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은 레아 링의 두 번째 집이자 인테리어 및 가구 디자인의 쇼케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인 하우스는 7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아 링은 리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스크린 베란다를 선룸(Sunroom)으로 바꾸고 주 침실과 세탁실을 추가했다. 외관에서 알 수 있듯이 메인 하우스는 시원한 색상 팔레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방은 레아 링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캘리포니아 디자이너, 주요 빈티지 소품, 모로코 러그가 어우러진 가구와 어울리는 다른 색상으로 칠해져 있다. 예를 들어 파란색 거실에는 레아 링이 디자인한 세 가지 색상의 데님이 섞인 소파와 그녀가 디자인한 커피 테이블이 조화를 이룬다. 구석에는 오브제 포 오브제(Objects for Objects)의 커스텀 테이블과 파이어 온 더 메사(Fire on the Mesa)에서 디자인한 벤치, 독일의 빈티지 의자를 함께 배치했다. 커튼과 벤치 쿠션은 인도에서 직접 염색한 패브릭을 사용했다. 나비 형태의 빈티지 스콘 조명이 벽을 장식하고, 세일 행사에서 구매한 엘리스 그레이엄 시계와 LA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사라 존스(Sarah Jones)의 작품도 걸었다.
깊고 채도가 높은 색상은 주방과 욕실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두 곳 모두 같은 색상을 사용했다. 주방은 밝은 라임 컬러의 맞춤형 주방가구를 적용하되 아쿠아 블루 컬러의 손잡이를 달아 딥 블루 컬러의 상판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작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밝고 통풍이 잘되는 느낌을 준다. 욕실은 벽을 따라 내려갈수록 녹색이 파란색으로 바뀌도록 패턴감 있게 디자인했으며, 분홍색 뚜껑의 양변기, 볼라(Vola) 수도꼭지, 분홍색 배관 설비로 욕실을 강조했다. 침실은 라임 그린 벽에 삼색 맞춤 커튼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빈티지 폴 프랭클 헤드보드 위에 주문 제작한 릴리아 로즈의 부드러운 조각품을 걸고 장 로이어(Jean Royere)에게서 영감을 받아 오브제 포 오브제(Objects for Objects)에서 제작한 맞춤형 나이트 스탠드와 빈티지 램프를 조화시켰다.
레아 링은 손님을 초대한다는 생각으로 집과 벙크하우스를 모두 디자인했다. 선룸(Sunroom)에는 침대 겸용 소파를 두고 말름(Malm) 벽난로와 어나더 휴먼 체어를 함께 배치했다. 벙크하우스는 따뜻한 색상이 지배한다. 침실에는 레아 링이 맞춤 디자인한 진한 빨간색 리넨 소재의 원형 헤드보드와 진한 빨간색 침대보, 마젠타색 냉장고가 있다. 옅은 분홍색 컴포니빌리(Componibili) 수납장은 빨간색 스탠드 조명과 함께 침대를 장식한다. 방은 빈티지 모로코 러그와 딸기가 그려진 빈티지 퀼팅 패브릭으로 만든 커튼으로 동화적인 감성을 더했다. 메인 공간에서 욕실 벽이 보이기 때문에, 침실과 욕실의 연계성을 염두에 두어 욕실에는 빨간색, 주황색 타일과 대비되는 회반죽을 사용하고 밝은 체리색 빈티지 욕실 액세서리를 매치했다.
별도의 건물에 있는 레아 링의 사무실은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을 주는 맞춤형 구름 벽지로 덮여 있다. 벽지를 만들기 위해 레아 링은 원하는 흰색과 파란색의 양과 구름의 형태와 푹신함이 담긴 구름 참조 이미지를 보냈다. 파란색은 공간 내에서 지배적인 색상으로 파이어 온 더 마사(Fire on the Masa)의 맞춤형 책상, 어나더 휴먼의 잡지 랙, 레아 링이 디자인한 맞춤형 퀼트 암체어와 천으로 덮인 수납함인 오토만(Ottoman)에서 파란색을 볼 수 있다. 의자와 오토만은 두툼한 오버사이즈 지퍼가 달린 겨울 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MISTINGUETT
에디터 이은희
Design / Atelier HA
Location / 파리, 프랑스
Photograph / DePasquale Maffini
140년의 역사를 지닌 음악홀 건물 카지노 드 프랑스(Casino de Paris)의 4층에 레스토랑겸 바 Mistinguett(미스팅게트)가 문을 열었다. 1920년대 파리의 화려하고 풍성했던 시기에 영감을 받아 대형 샹들리에와 스테인드 글라스 등의 장식을 적용하고 연극장에서 사용하던 붉은 커튼에 착안해 붉은색으로 공간을 꾸미는 등 과거 파리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조성한 점이 눈에 띈다. 레스토랑 이름은 당시 유명했던 여배우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세기를 걸쳐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그녀의 아름다움 자체가 공간에 묻어나도록 파티에 걸맞은 분위기로 꾸몄다.
넓은 공간에 총 130석의 좌석을 준비하고 프라이빗 객실에는 커튼을 달아 최대 16명의 손님이 수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매일 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세레나데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과거 파티의 중심지였던 카지노 드 프랑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천장이 둥글게 아치 형태로 공간을 감싸며 전면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시야 가득 들어와 웅장한 첫인상을 준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고대의 건물을 배경으로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그려 넣고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 파티 분위기에 열기를 더했다. 벽과 바닥 모두 와인 빛 컬러를 사용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돌며 가구는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하되 채도가 낮고 짙은 컬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이어 나간다. 천장에도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려 넣었는데 프레스코화에 능한 시각 예술가가 그린 것으로 실제 하늘이 연상될 정도로 그림이 정교해 야외에서 파티를 즐기는 듯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천장에는 두 개의 샹들리에를 달았다. 샹들리에는 마치 새의 깃털 여러 개를 꽃처럼 이어 붙인 형태라 공간에 화려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아름다움을 더했다. 좌석은 양쪽으로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소파 테이블을 세 개를 배치한 뒤 양옆으로 2인용 테이블을 3개씩 연결하고 1인용 의자를 함께 배치해 변화를 줬다. 스테인드글라스 바로 앞에는 바를 만들어 좌석을 다채롭게 마련하고 색색의 샴페인을 배치해 화려한 분위기를 더했다.
COPYRIGHT 2023.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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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환상 속으로
Alice in the Wonderland
에디터 이석현, 최지은, 이은희
‘나만의 세계가 있다면 모든 게 말이 안 될 거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의 대사 중 하나다. 1865년에 출간된 어린 소녀가 이상한 나라에서 신비로운 모험을 이어 나가는 이야기가 100년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 누구나 말도 안 되는 나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반복되는 현실에서 몸과 마음 모두 벗어나 신비와 모험의 세계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기에 사람들은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에 매료되고는 한다. 특히 형형색색의 색감과 아기자기한 형태, 과감한 디자인이 겸비된 공간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동심까지도 자극하는데, 자연의 형태를 과장하고 익살맞게 재해석해 어린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환상적인 모습을 구현하는가 하면 동화나 만화 속 주인공들이 살던 곳처럼 파스텔컬러와 과감한 색조합으로 포근함을 자아내기도, 근세 유럽의 성의 모습을 풍요롭게 재현해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잠시 잊고 있던 시절의 나를 되살려 주는 곳, 이상한 나라처럼 어색하지만 한 번쯤 꿈꿔본 공간을 만나보자.
환상적 자연과의 만남
Beijing Wukesong Meland club
에디터 최지은
어릴 때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잊히지 않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는 한다.
베이징 우커송 멜란드 클럽(Beijing Wukesong Meland club)은 마법 같은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애정을 품게 하는 테마파크다.
Design / X+Living
Location / 중국, 베이징
Area / 10,000㎡
Photograph / SFAP, Cheng Yifeng
어린이의 동심은 또 다른 세계를 꿈꾸게 하는 동력이 된다. 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공간 등에서는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스러운 모습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 인기 있는 어린이 테마파크 브랜드인 멜란드 클럽(Meland Club)도 환상적인 공간감을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이징에 새 지점 베이징 우커송 멜란드 클럽을 오픈하며 상하이 기반의 건축회사 X+living과 협업해 3세대 테마 디자인을 선보였다. 디자인을 통한 가치 창출을 핵심 가치로 생각하는 회사인 만큼 어린이와 부모의 서로 다른 선호를 적절히 조율해 미래와 자연이 만난 색다른 박물관의 형태로 풀어냈다.
두 개 층에 걸친 널찍한 면적을 곤충, 바다, 땅, 하늘, 정글의 다섯 가지 테마 아래 조화롭게 꾸민 것으로 생명체와 초자연적인 풍경을 기계의 특성과 결합시킴으로써 역동적인 탐험을 떠나는 듯한 기분마저 선물한다. 또한 교육적 의미를 보강하고자 60종의 멸종 동물 이미지를 각 장면에 통합하고 주제별 세부 사항을 풍부하게 마련해 어린이가 자연의 소중함을 놀이를 통해 체득하도록 의도했다.
과장되게 느껴질 만큼 역동적인 파사드는 거대한 3차원의 구조물로 관람객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기계적 베어링이 만든 기하학적 분할은 리듬감을 형성하고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복잡한 패턴을 형성했으며 내부까지 베어링 구조가 트러스, 돔 형태로 변형되어 프로젝트에 일관성과 함께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 준다. 파사드 곳곳에는 장난감 태엽 같은 입체 구조물과 눈부신 LED 조명 장식이 더해져 환상적 세계의 시작을 알린다.
입구로 들어서면 파사드처럼 화려한 디자인의 리셉션이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밝은 톤과 디자인 모티프는 유지하되 전체 구조를 돔으로 설계했다. 돔 라인을 따라 아치, 몰딩의 고전적 특징이 살아나 전통적인 테마파크의 이미지를 강조했고 중앙에는 독특한 부품을 조립한 듯한 붉은 조형물로 포인트를 주었다. 양옆으로는 신발장이 자리한다. 규모에 걸맞게 신발장 영역 또한 상당하며 스트라이프 패턴과 유기적인 곡선 형태, 강렬한 레드 컬러가 어우러져 본격적인 테마파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자연 박물관이 콘셉트인 만큼 1층은 바다 영역, 2층은 정글 영역으로 나뉘며 화려함만 가득했던 파사드, 리셉션과는 달리 월넛의 편안한 색감을 점층적으로 활용한 모습이다. 덕분에 몽환적이지만 오래 머물러도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을 완성했는데, 먼저 1층은 중앙의 Sea Merry-go-round라는 놀이기구를 중심으로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코럴 카페(Coral Café), 공연을 위한 쇼 스테이지(Show Stage), 시장 놀이를 할 수 있는 쿠쿠 마켓(Coocoo Market) 등으로 구성되었다. 물빛을 메인 팔레트로 2층에 가까워질수록 우드의 조화를 찾고 물결처럼 일렁이는 모습과 산호, 조개, 심해 생물 등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 정글 탐험 영역으로 연출한 2층은 공간을 직접 움직이며 수평적, 수직적 탐험을 즐길 수 있는 정글 디스커버리(Jungle Discovery)와 클라이밍 프레임(Climbing Frame), 열차를 이용한 탐험인 레인포레스트 어드밴처(Rainforest Adventure)를 비롯해 천장을 오가는 Airship Tour, 정적 활동을 위한 Picture Book Classroom 등이 마련되었다. 밤하늘처럼 어둡고 반짝이게 꾸민 천장과 우드 구조물 사이로 멸종 위기 생물체를 재해석한 거대한 동식물 모형이 색다른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며 1층과 2층 사이를 오가는 길목을 만들고 철로를 깔아 전체 공간을 둘러볼 관광 열차까지 설치했다.
유쾌한 사막의 오아시스
YUCCA VALLERY
에디터 이석현
Design / Another Human
Location / 캘리포니아 유카밸리, 미국
Photographs / Lance Gerber
유카 밸리를 수년간 방문한 인테리어 및 제품 디자이너 어나더 휴먼(Another Human)의 레아 링(Leah Ring)은 2021년 자신의 디자인 감성을 극단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부동산을 구매하기로 했다. 수리공이 사는 이 건물은 다양한 파손 상태의 작은 건물 네 채로 구성되어 있어 레아 링은 백지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레아 링은 건물의 외형만 그대로 두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대담한 색상과 생동감 넘치는 형태, 재미가 느껴지는 커스텀 및 빈티지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은 레아 링의 두 번째 집이자 인테리어 및 가구 디자인의 쇼케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인 하우스는 7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아 링은 리노베이션의 일환으로 스크린 베란다를 선룸(Sunroom)으로 바꾸고 주 침실과 세탁실을 추가했다. 외관에서 알 수 있듯이 메인 하우스는 시원한 색상 팔레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방은 레아 링이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캘리포니아 디자이너, 주요 빈티지 소품, 모로코 러그가 어우러진 가구와 어울리는 다른 색상으로 칠해져 있다. 예를 들어 파란색 거실에는 레아 링이 디자인한 세 가지 색상의 데님이 섞인 소파와 그녀가 디자인한 커피 테이블이 조화를 이룬다. 구석에는 오브제 포 오브제(Objects for Objects)의 커스텀 테이블과 파이어 온 더 메사(Fire on the Mesa)에서 디자인한 벤치, 독일의 빈티지 의자를 함께 배치했다. 커튼과 벤치 쿠션은 인도에서 직접 염색한 패브릭을 사용했다. 나비 형태의 빈티지 스콘 조명이 벽을 장식하고, 세일 행사에서 구매한 엘리스 그레이엄 시계와 LA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사라 존스(Sarah Jones)의 작품도 걸었다.
깊고 채도가 높은 색상은 주방과 욕실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두 곳 모두 같은 색상을 사용했다. 주방은 밝은 라임 컬러의 맞춤형 주방가구를 적용하되 아쿠아 블루 컬러의 손잡이를 달아 딥 블루 컬러의 상판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작은 비율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밝고 통풍이 잘되는 느낌을 준다. 욕실은 벽을 따라 내려갈수록 녹색이 파란색으로 바뀌도록 패턴감 있게 디자인했으며, 분홍색 뚜껑의 양변기, 볼라(Vola) 수도꼭지, 분홍색 배관 설비로 욕실을 강조했다. 침실은 라임 그린 벽에 삼색 맞춤 커튼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빈티지 폴 프랭클 헤드보드 위에 주문 제작한 릴리아 로즈의 부드러운 조각품을 걸고 장 로이어(Jean Royere)에게서 영감을 받아 오브제 포 오브제(Objects for Objects)에서 제작한 맞춤형 나이트 스탠드와 빈티지 램프를 조화시켰다.
레아 링은 손님을 초대한다는 생각으로 집과 벙크하우스를 모두 디자인했다. 선룸(Sunroom)에는 침대 겸용 소파를 두고 말름(Malm) 벽난로와 어나더 휴먼 체어를 함께 배치했다. 벙크하우스는 따뜻한 색상이 지배한다. 침실에는 레아 링이 맞춤 디자인한 진한 빨간색 리넨 소재의 원형 헤드보드와 진한 빨간색 침대보, 마젠타색 냉장고가 있다. 옅은 분홍색 컴포니빌리(Componibili) 수납장은 빨간색 스탠드 조명과 함께 침대를 장식한다. 방은 빈티지 모로코 러그와 딸기가 그려진 빈티지 퀼팅 패브릭으로 만든 커튼으로 동화적인 감성을 더했다. 메인 공간에서 욕실 벽이 보이기 때문에, 침실과 욕실의 연계성을 염두에 두어 욕실에는 빨간색, 주황색 타일과 대비되는 회반죽을 사용하고 밝은 체리색 빈티지 욕실 액세서리를 매치했다.
별도의 건물에 있는 레아 링의 사무실은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을 주는 맞춤형 구름 벽지로 덮여 있다. 벽지를 만들기 위해 레아 링은 원하는 흰색과 파란색의 양과 구름의 형태와 푹신함이 담긴 구름 참조 이미지를 보냈다. 파란색은 공간 내에서 지배적인 색상으로 파이어 온 더 마사(Fire on the Masa)의 맞춤형 책상, 어나더 휴먼의 잡지 랙, 레아 링이 디자인한 맞춤형 퀼트 암체어와 천으로 덮인 수납함인 오토만(Ottoman)에서 파란색을 볼 수 있다. 의자와 오토만은 두툼한 오버사이즈 지퍼가 달린 겨울 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MISTINGUETT
에디터 이은희
Design / Atelier HA
Location / 파리, 프랑스
Photograph / DePasquale Maffini
140년의 역사를 지닌 음악홀 건물 카지노 드 프랑스(Casino de Paris)의 4층에 레스토랑겸 바 Mistinguett(미스팅게트)가 문을 열었다. 1920년대 파리의 화려하고 풍성했던 시기에 영감을 받아 대형 샹들리에와 스테인드 글라스 등의 장식을 적용하고 연극장에서 사용하던 붉은 커튼에 착안해 붉은색으로 공간을 꾸미는 등 과거 파리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조성한 점이 눈에 띈다. 레스토랑 이름은 당시 유명했던 여배우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세기를 걸쳐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그녀의 아름다움 자체가 공간에 묻어나도록 파티에 걸맞은 분위기로 꾸몄다.
넓은 공간에 총 130석의 좌석을 준비하고 프라이빗 객실에는 커튼을 달아 최대 16명의 손님이 수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매일 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세레나데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과거 파티의 중심지였던 카지노 드 프랑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내부로 들어서면 천장이 둥글게 아치 형태로 공간을 감싸며 전면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시야 가득 들어와 웅장한 첫인상을 준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고대의 건물을 배경으로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그려 넣고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 파티 분위기에 열기를 더했다. 벽과 바닥 모두 와인 빛 컬러를 사용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돌며 가구는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하되 채도가 낮고 짙은 컬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이어 나간다. 천장에도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려 넣었는데 프레스코화에 능한 시각 예술가가 그린 것으로 실제 하늘이 연상될 정도로 그림이 정교해 야외에서 파티를 즐기는 듯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천장에는 두 개의 샹들리에를 달았다. 샹들리에는 마치 새의 깃털 여러 개를 꽃처럼 이어 붙인 형태라 공간에 화려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아름다움을 더했다. 좌석은 양쪽으로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소파 테이블을 세 개를 배치한 뒤 양옆으로 2인용 테이블을 3개씩 연결하고 1인용 의자를 함께 배치해 변화를 줬다. 스테인드글라스 바로 앞에는 바를 만들어 좌석을 다채롭게 마련하고 색색의 샴페인을 배치해 화려한 분위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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