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use that You Want to Live in (2023.9)

The House that You Want to Live in

취재 이석현, 최지은

같은 평면이 연속된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거주자의 생활양식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용자의 요구 사항이 가장 많이 반영되지만, 주택이 자리한 지역 환경 또한 내외부적 변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 세계 곳곳의 다채로운 주택 디자인이 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한 공간이다. 건축가 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고려한 지점은 무엇이었는지 각각의 프로젝트를 통해 즐거운 경험을 해보자.

콘크리트 11(CONCRETE 11)은 시골집처럼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도시형 주택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도심과 이를 둘러싼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바람에서 탄생했다. 콘크리트 11은 건물이 구현된 지형과 주요 특성을 유지하면서 주변 환경과 원활하게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개발함으로써 거주자는 자연에 더 가까워지고 보다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월산리 주택은 고요히 풍경에 몰입할 수 있는 주택이다. 경기도 양평의 한적한 마을에 자리하는데 개발의 흔적으로 척박한 주변 환경과 달리 원경은 산의 능선과 아기자기한 주택이 어우러져 아름답다는 장점에 착안한 구조가 특징이다. 마당의 활용도를 높이면서도 주변 풍경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는 구조물과 풍경 감상에 특화된 실내 공간 배치로 오롯한 평안함을 누릴 수 있다.

머큐리우스 프로젝트는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미니멀한 주택으로 벨기에 앤트워프 지역의 흐름에 맞춰 제조공장과 주택이 함께 있는 두 개의 개체였던 건물을 생활 공간으로 전환했다. 긴 직사각 형태의 주택 1층은 주로 낮에 활동하는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그리드를 염두에 두고 레이아웃을 구성했으며 산업 공간의 상당 부분을 허물고 넓은 테라스와 녹색 오아시스를 조성했다.

더 하우스 앳 플랫 록(The House at Flat Rock)은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 있는 만큼 벽돌, 콘크리트, 하드우드 및 철판을 사용해 피해를 예방하고 있으며, 산불 규정에 맞는 셔터를 설치해 화재에 대비하는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 거친 벽돌과 붉은 철판, 목재가 조화를 이룬 주택의 외관은 거주자와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킬레스(Achilles)는 대리석을 완벽하게 깎아낸 것 같은 확장된 외관을 갖는다. 단단한 대리석과 기존 노출된 벽돌 사이의 관계와 역동적인 상호 작용을 탐구하면서 대비를 전경으로 하는 리노베이션이 진행되었다. 확장 공간은 부드러운 회색 결이 있는 대리석으로 완전히 덮여 있으며, 각진 모서리를 특징으로 하는 두 개의 입방체 프레임으로 완성되었다.

글로스 하우스(GLOSS HOUSE)는 가족들의 즐거움이 극대화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1950년대 팜 스프링스를 연상케 하는 세기 중반의 건축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열정을 반영했으며, 내부에 사용된 다양한 자재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용되었다.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도시형 주택
CONCRETE 11

에디터 이석현

유럽 대륙의 최서단 지점에 자리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건축가들에게 빛과 그림자 사이의 특별한 대조를 주택의 내부까지 유입할 수 있게 하는 도시다.
여기에 시골 환경의 존재를 더하면 빛과 그림자의 대조는 더욱 깊어진다.
도심의 기하학적인 구조로 생성된 그림자는 주변의 나무와 식물, 햇빛의 상호작용으로 생성된 이미지로 보완된다.

Architecture Office / CAGE ATELIER
Main Architect / RICARDO RAMOS
Location / 리스본, 포르투갈
Area / 540㎡
Interior Design / CAGE ATELIER
Photographer / Ivo Tavares Studio

콘크리트 11(CONCRETE 11)은 시골집처럼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도시형 주택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도심과 이를 둘러싼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바람에서 탄생했다. 이에 콘크리트 11 프로젝트는 건물이 구현된 지형과 주요 특성을 유지하면서 주변 환경과 원활하게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개발함으로써 거주자는 자연에 더 가까워지고 보다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다. 지형으로 위장한 주택의 파사드는 도시와 조경이 통합된 결과물을 갖게 한다. 또한 가파른 경사 지형은 두 개의 중첩된 레이어로 작동해 하나는 지형에 내장되어 베이스 역할을 하고 다른 하나는 그 위에 부상되어 있다. 수평 간격이 있는 흰색 콘크리트 요소로 대표되는 부상된 공간은 집의 사회적 부분을 발전시키는 곳으로 주로 사교적인 활동이 일어난다.

콘크리트 11의 내부 인테리어는 현대적이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 속에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을 제공한다. 내부로 진입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자동차 차고와 보행자 통로다. 차고는 평활한 콘크리트로 지은 지하실에 있으며, 이곳에는 와인 저장고와 설비 구역도 위치한다. 보행자 통로를 이용하는 방식은 특별한 형식적인 정렬 없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가볍고 넓은 계단을 통해 이뤄진다. 실내에 들어서면 바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위·아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전실이 나온다. 계단실은 안정감 있는 목제 루버를 이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높은 천장에 매달린 포인트 조명이 아기자기함을 선사한다.

외부 계단을 통해 들어온 1층에는 나무 패널로 숨겨진 3개의 스위트룸이 있다. 각각 별도의 욕실이 설계된 개인 공간은 대지 중심부에 있는 대형 파티오에 자리한 100년 된 올리브 나무를 향해 창이 나 있다. 자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에 적합하다. 2층에는 주방과 식당, 2개의 거실, 사무실이 U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무실이 단독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고 주방과 식당, 거실이 한편으로 디자인되었다. 패널로 숨겨진 1층 방처럼 주방과 식당 모두 독립된 공간으로 기획되어 모임이나 파티를 열 때 필요 공간만 오픈할 수 있다. 자연 채광으로 가득한 거실은 완전히 열리는 구조의 창을 통해 정원과 수영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히 2층은 벽면 중간중간 창을 낸 것이 특징이다. 경사 지형으로 형성된 두 개의 볼륨으로 위층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평적 틈은 단순한 파사드 디자인이 아니다. 수평적 틈은 주로 햇빛과 그림자가 건물을 교차할 때 내부와 외부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서 사용자의 행동양식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식당 공간의 수평적 틈은 평균 키의 사람이 앉았을 때 나무 꼭대기를 볼 수 있는 정확한 높이에 배치된다. 거실의 틈새를 통해 앉았을 때는 지중해 지역의 전형적인 올리브 나무를 볼 수 있고, 서 있을 때는 도시의 건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회랑과 처마의 집
월산리주택

에디터 최지은

월산리주택은 척박한 대지에 정갈하게 자리한 주택으로 담백한 형태를 유지한 채 처마, 기둥, 회랑을 활용함으로써 고유의 매력을 빚어냈다.

설계 / 비유에스건축·박지현, 조성학
디자인 팀 / 비유에스건축·박주희
시공 / 춘건축
위치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월산리
면적 / 190.67㎡
마감 / 외장-전벽돌, 테라코트 뿜칠, 야키스기ㅣ천장-도장ㅣ벽체-도장ㅣ바닥-원목 마루, 타일
사진 / 홍기웅

험준하고 아찔한 경사를 극복하고 산 정상에 오르면 보상처럼 감탄스러운 경치가 발 아래 펼친다. 굳이 먼 곳을 찾아 높다란 산에 오르는 이유 중에는 이 성취감과 감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 양평군에 등장한 비유에스건축의 주택 프로젝트 월산리주택도 가파른 경사와 지반 평탄화를 위한 보강 토옹벽, 위태롭게 조성된 토목 공사물들이 척박한 인상을 주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디자인을 담당한 비유에스건축이 사이트에 도착했을 때 본 풍경은 그 모든 상황을 잊을 정도로 근사했기에 설계의 주안점을 원경과 근경을 더욱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일에 두었다고 한다. 거칠고 혼잡한 주변과 달리 집에서는 원경의 아름다움 속에서 오롯한 편안함을 누리게 한 것이다.

가파른 길을 따라 주택들이 저마다의 영역을 차지하는 가운데 월산리주택이 거주자를 반긴다. 2층 규모의 주택은 검고 낮은 직사각 형태로 담백하며 최소한의 개구부와 테라코트 마감, 불에 그을린 적삼목 판재 등의 단정한 재료가 어우러져 절제된 인상을 전한다. 동시에 마당 쪽에 조성된 6m의 두 단짜리 옹벽과 주변 풍경의 척박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마당은 외부 풍경과 주택 사이의 전이 공간으로 옹벽이 보이는 주도로면이 아닌 원경이 보이는 면에 좁고 길게 배치했다. 또 1층 높이에 처마를 길게 설치하고 거실이 마중 나오는 구조를 계획해 위압감을 완화했으며 2층에는 기능상 필요한 최소한의 실을 배치해 뒤쪽 땅의 옹벽과 마당을 배려했다. 특히 처마 형태를 조정해 거주자가 마당에서 풍경을 즐기며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점에 주목할 만한데, 그 폭을 사람이 상주할 수 있을 정도로 길게 설치하고 지지할 기둥을 여럿 세워 회랑 같은 구조를 완성했다. 처마를 지지하는 기둥은 기능적 요소 외에도 건물 내부에 그림자를 드리울 뿐 아니라 직사각 비례를 만들어 거실에서 바라본 원경의 모습이 보다 깊어 보이게 한다. 또한 회랑 중간에는 동그란 구멍을 내 거실에 앉아 변화하는 날씨와 자연환경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끼게 도왔다. 풍경과 자연의 변화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바란 만큼 외벽의 상당 부분을 통창으로 마감하고 중앙에는 중정을 마련했다. 중정은 마당 넓이를 줄이고자 건폐율을 최대로 활용한 결과 건물의 내부 채광과 절제된 외부의 풍경이 필요했기에 마련한 것으로 둘레에 설치된 창문을 통해 내부와 외부의 풍경이 교차된다. 현관을 통해 내부로 들어오면 화이트 톤의 담백한 공간이 펼쳐진다. 전면의 중정을 기준으로 앞쪽에는 거실, 주방 등의 공용 공간이, 뒤쪽에는 침실과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거실 구조의 독특함에 주목할 만한데, 먼 풍경을 바라보기 좋도록 주변보다 단을 낮추고 창가를 향하는 소파만을 두어 자연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천장부에는 빔 프로젝트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이용하게 했다. 거실 안쪽에는 주방과 다이닝 룸을 모아두었으며 세 공간 모두 벽이나 문 없이 구조만으로 자연스레 공간을 분할했다. 뒤편에는 드레스 룸, 욕실이 딸린 안방과 일반 침실이 계단과 뒷마당으로 향하는 문을 사이에 둔 채 자리하며 2층에는 테라스로 향하는 간이 거실과 또 하나의 침실로 콤팩트하게 구성했다.




시간의 흔적을 남기다
머큐리우스 Mercurius

에디터 이석현

스튜디오 콘텍스트(Studio Contekst)가 디자인한 머큐리우스 프로젝트는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미니멀한 주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주거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앤트워프 지역의 흐름에 맞춰 제조공장과 주택이 함께있는 두 개의 개체였던 건물을 생활 공간으로 전환했다.

Architects / Studio Contekst
Location / 앤트워프, 벨기에
Area / 326㎡
Photographs / Evenbeeld

주택으로 기능이 전환되면서 출입구는 자연 채광이 들어오도록 강철 프레임에 플라스틱 그릴이 장착된 문으로 교체되었다. 새로운 문은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정면의 노란 벽돌과 통일감을 이뤄 디자인 효과를 배가한다.

긴 직사각 형태의 주택 1층은 주로 낮에 활동하는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그리드를 염두에 두고 레이아웃을 구성했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샌드블라스트 처리되었으며 내부와 정원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산업 공간의 상당 부분을 허물고 넓은 테라스와 녹색 오아시스를 조성한 것이 머큐리우스 프로젝트의 백미다. 기존의 뼈대를 그대로 드러낸 테라스 공간과 벽돌 벽체는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담아 멋스러움이 느껴지며, 연계되는 나의 시간이 건축물에 스며들며 또 하나의 역사로 기록된다.

실내는 기존 주거 수준의 아르데코 기능을 보존해 향수를 더했다. 이전 생활 공간의 아치형 통로는 침실과 드레스룸 사이의 우아한 칸막이 역할을 한다. 복구된 모자이크 쪽모이 세공 마루는 한 방에서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전체 디자인을 통합한다. 기존 식당 공간에 함께 있었던 샤워 및 욕조 시설은 이제 침실에 포함되어 기능을 구현한다. 건물의 과거를 기리는 동시에 현대 생활의 요구 사항을 충족함으로써 새로운 공간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또한 스튜디오 콘텍스트는 구조적 요소에 상대적인 요소를 추가해 놀이방과 다용도실을 만들었다. 전 교육감의 사무실은 홈 오피스로 개조되었다. 실내에 사용된 조명은 공장 조명을 현대적인 기준에 맞게 재작업한 것으로 무엇보다 주방에서 오브제 성격이 강한 펜던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연과 동화되는 삶
The House at Flat Rock

에디터 이석현

호주 남동부 사우스 이스트 숲 지대에 자리한 더 하우스 앳 플랫 록(The House at Flat Rock)은 생생한 녹음이 가득한 자연풍광을 갖고 있다.
거친 벽돌과 붉은 철판, 목재가 조화를 이룬 주택의 외관은 거주자와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Architect / Billy Maynard
Location / 뉴사우스웨일스州 사우스 코스트, 호주
Internal area / 145㎡
Site area / 662㎡
Photographs / Rory Gardiner

주택은 해안공원인 콘졸라 국립공원(Conjola National Park)과 울창한 숲 지대의 경계 지점을 향해 있는 진정한 ‘숲속의 집’이다. 특히 2020년 대형 산불로 황폐화된 이후 더 하우스 앳 플랫 록은 건물 설계의 중요한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주택은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 있는 만큼 벽돌, 콘크리트, 하드우드 및 철판을 사용해 피해를 예방하고 있으며, 산불 규정에 맞는 셔터를 설치해 화재에 대비하는 동시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

거리를 향해 ㄷ자로 열린 형태의 주택은 길쭉한 다용도 창고가 있는 자갈길을 따라 현관으로 진입한다. 거친 벽돌 파사드와 선명하게 풍화된 강판 지붕 건물이 강한 인상을 주며, 야생의 초원을 연상케 하는 넓은 안뜰은 자연과 일체화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 주택 외관에 사용된 벽돌은 불규칙한 결합과 절단으로 빛과 어둠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표출한다. 또한 회색과 붉은색 외관의 색상 조합은 낮 동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유칼립투스 나무와 유사한 색채로 형체를 숨긴다.

거주자가 생활하는 주택 공간은 주변의 숲 지대를 포용하는 L자형으로 계획되었다.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과 식당, 주방이 단 차이를 두고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길게 이어진 공간은 톤 다운된 붉은 목재가 높은 천장을 켜켜이 장식하고 있어 매우 무게감 있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견고한 외관과 대조되는 부드러우면서도 편안함이 강조된 공간이다. 현관 왼편으로는 정원으로 열린 데이베드(Day Bed)가 자리한다. 평온한 마음으로 안뜰의 식물을 감상하며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거실과 식당을 지나면 단을 높인 주방으로 이어진다. 마찬가지로 톤 다운된 붉은 목재로 주방가구의 몸통을 제작하고 스틸, 타일과 조합해 간결함을 극대화했다. 주방을 기점으로 꺾인 나머지 공간은 1개의 마스터 침실과 2개의 게스트 침실, 2개의 욕실, 세탁실 등 개인 영역이 위치한다. 침실은 외부 통로를 통해 생활 공간에 연결되어 거주자가 가볍게 정원을 가꾸는 일 등을 할 때 효율적으로 사용된다. 각각의 침실에서는 창을 통해 정원을 감상할 수 있으며, 산불 규정으로 설치된 셔터가 문의 역할을 하는 욕실은 외부로 오픈되어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면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대리석의 물성을 극대화하다
아킬레스 Achilles

에디터 이석현

런던에 본사를 둔 건축 회사 컨펌(ConForm)은 영국 북부 햄스테드(Hampstead)에 있는 계단식 주택의 독특한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대리석을 완벽하게 깎아낸 것 같은 확장된 외관은 아킬레스(Achilles)의 가장 큰 특징으로 대리석 마감은 새롭게 개조된 거실과 식당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Architect / ConForm
Location / 런던, 영국
Photographer / Lorenzo Zandri

새롭게 디자인된 1층 평면도와 남동쪽 정원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대리석 측면 확장은 이전의 어둡고 분리된 빅토리아 시대 주택의 생활 공간에 볼륨과 빛을 선사한다. 클라이언트는 재료의 물성에 대한 민감한 접근 방식을 구현하는 건축회사 컨펌을 선택했으며, 고요한 인테리어, 효율적인 동선과 수납, 대규모 모임을 주최할 수 있는 유연한 식당 및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충족되는 공간의 개조를 요구했다.

컨펌은 먼저 런던의 조용한 주거 지역에 있는 아킬레스 주택의 맥락을 살펴본 후 단단한 대리석과 기존 노출된 벽돌 사이의 관계와 역동적인 상호 작용을 탐구하면서 대비감을 전경으로 하는 리노베이션을 설계했다. 확장 공간은 부드러운 회색 결이 있는 대리석으로 완전히 덮여 있으며, 각진 모서리를 특징으로 하는 두 개의 입방체 프레임으로 완성되었다. 육중하지만 가벼운 색상과 섬세한 가공으로 무게감을 덜어낸 확장 공간은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깊은 창문으로 시각적인 부피마저 덜어냈다. 새로워진 진입 순서는 1층을 통해 더 간단한 동선을 제공한다. 거주자는 복도에서 스테인드 오크 미닫이문을 통해 거실로 이동할 수 있으며 식당 공간은 계획의 중심에 있는 거실 옆에 배치하고 입구 홀 아래 위치한 새 문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컨펌은 대리석 공급 및 전문 설치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주방가구 도어, 서랍 등의 대리석 두께를 6㎜로 줄이고 각 대리석 패널은 걸쇠 고정 장치로 보강해 안전하고 견고하게 연결했다. 결과적으로 바닥, 벽체 및 캐비닛에 대리석이 사용된 주방을 통해 대리석 마감이 연계되어 응집력 있는 공간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대리석을 일관되게 사용해 주방이 제자리에 끼워진 듯 보이는 공간을 교차점으로 기존 건축물과 연결했다.

컨펌은 요리와 가족 접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기능적인 주방을 제공하고자 밝은 공간의 중앙에 가볍게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넉넉한 주방 아일랜드를 설계했다. 스테인드 오크로 마감된 아일랜드는 단단한 석재 마감재의 무게감을 줄이기 위해 가느다란 흰색의 스틸 프레임으로 지지했다. 또한 스틸 프레임은 아일랜드로부터 확장되어 4인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식탁으로 이어진다.
컨펌은 새로운 주방과 거실 공간의 단을 40㎝ 아래로 낮춰 새로운 영역성을 강조했으며, 마감자재는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선택했다. 내부와 외부 사이의 원활한 전환은 거주자에게 즐겁고 쉬운 야외로의 이동을 제공한다. 3개의 오버헤드 빔은 통합된 LED 조명과 함께 하루 종일 태양광 음영을 제공해 밝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공간 전체에 부드러운 그림자와 반사를 그려낸다. 한편 컨펌은 거실과 주방 이외에도 위층에 있는 5개의 침실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예상치 못한 전개
GLOSS HOUSE

에디터 이석현

2개의 침실을 가진 주택 중에서도 글로스 하우스(GLOSS HOUSE)는 매우 매력적인 힘을 발휘한다.
스튜디오 도허티(Studio Doherty)는 1950년대 팜스프링스를 연상케 하는 세기 중반의 건축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열정을 반영하기 위해 

엔스 디그리 아키텍처(Enth Degree Architects)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합류해 독특하고 특이한 주택을 완성했다.

Interiors / Studio Doherty
Location / 멜버른, 호주
Area / 300㎡
Architect / Enth Degree Architects
Photography / Anson Smart

글로스 하우스는 이곳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즐거움이 극대화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족들이 모이는 공용 공간은 테라스와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개방형 주방과 식당, 거실을 비롯해 밝은 오렌지색 소파가 배치된 13m에 이르는 대화 공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며, 스튜디오 도허티는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주택을 완성해 나갔다. 특히 내부에 사용된 다양한 자재들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적용되어 클라이언트의 높은 기대감을 얻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주택의 입구에 들어서면 블루 색상으로 광택 마감된 맞춤형 나선형 강철 계단과 기둥이 시선을 끈다. 유쾌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울트라 글로시 일렉트릭 블루라 불리는 파란 색상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목재 마감과 부드러운 회색 테라초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계단의 형태를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한다. 계단 옆으로 개방형 주방과 식당, 거실이 경사진 목재 지붕 아래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경사진 지붕을 그대로 수용해 공간을 구성했기에 천장의 가장 낮은 지점은 벽면 마감재 사용을 단순화해야 했다. 이에 스튜디오 도허티는 주방, 식당, 거실로 이어지는 긴 벽면을 150×150㎜의 비교적 작은 규격의 평면 타일 하나만으로 시공했다. 타일 마감은 오후 시간 주택의 창으로 빛이 들어올 때 바닥으로 감기는 빛을 반사해 반짝이는 효과를 연출한다. 눈에 띄는 지점은 주방가구처럼 보이는 덩어리다. 벽면에 사용한 타일과 동일하게 표현된 주방가구는 상판은 가구 위를 한 번 더 마감하고, 아일랜드는 기하학 형태의 매스 덩어리로 제작해 마치 벽타일을 시공한 것처럼 연출했다. 통일감 있는 공간을 완성하면서도 묵직하지만 아기자기한 곡선들이 무게감을 한층 덜어냈다.

1층에 있는 메인 침실과 게스트룸은 부티크 호텔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편안함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클라이언트의 성향을 공간에 그대로 투영한 것으로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을 담았다. 1층 메인 욕실도 사고의 틀을 벗어난 연출로 클라이언트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그린 톤의 모자이크 타일로만 뒤덮은 욕실은 갑자기 4차원의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둥근 욕조와 둥근 창문은 우주를 유영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듯하다.
강렬한 색감의 나선형 계단을 내려오면 스터디 존과 대화 공간(conversation pit)이 자리한다. 스터디 존에는 한쪽 벽면에 철제 구조물로 선반을 만들고 책이나 장식품 등을 진열했다. 스터디 존 맞은 편에는 오렌지색 카펫으로 덮인 13m 길이의 대화 공간이 있다. 오렌지색 카펫과 어우러지는 오렌지색 소파가 파란색의 계단만큼 강렬한 인상을 준다. 파란색 계단 옆으로 설치된 파란색 망사 커튼과 야외 수영장이 투영되는 창이 있는 대화 공간은 놀이 공간이자 가족들이 결속력을 높이는 최적의 장소다. 글로스 하우스의 매력은 주문 제작한 다양한 가구에 방점이 찍힌다. 이색적이고 독특한 패브릭 선택으로 공간에 유희감이 넘친다. 공간의 성격에 따라 다채로운 디자인의 가구가 즐거운 공간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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