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있는 패션숍 (2023.8)

특색 있는 패션숍

에디터 이은희, 최지은

최근에는 오프라인 공간에 공간이 주는 매력 그 자체를 경험하기 위해 발걸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패션숍의 경우도 더욱 독특한 비주얼과 콘셉트로 눈길을 끄는 공간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소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 머물고 싶은 기분이 드는 공간을 만들어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는 것이다. 풍부해진 볼거리로 무장한 패션숍은 방문자들이 옷을 입어보는 동안 오감을 자극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며 더욱 이색적인 공간으로 거듭난다.

최근 여러 브랜드들이 공간에 어떤 방식으로 특색을 담아 연출하는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여러 재료와 색상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낯선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보다 확장해 미래적인 풍경을 그려내며, 자연물과 이색적인 소재의 대비로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를 전하는 패션숍까지. 독특한 콘셉트로 구현한 패션숍을 살펴보며 마치 그 공간 자체를 입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자.




브랜드에 블루를 새기다
TOM GREYHOUND_MEN

에디터 이은희

익숙한 색과 재료를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변주하고 매치할 때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패션 플랫폼 톰 그레이하운드(TOM GREYHOUND)는 첫 편집숍을 블루 컬러와 다채롭게 질감이 변주된 금속으로 꾸며 브랜드만의 실험적인 스타일을 전한다.

디자인 / 커먼 룸(COMMON ROOM)
시공 / 에르트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46번길 20
면적 / 79.8㎡
마감 / 천장-V ART Istinto 텍스처 도장ㅣ벽체-V ART Istinto 텍스처 도장, 도장, SUSㅣ바닥-콘크리트 텍스처 타일, 카펫
사진 / STUDIO SIM

MZ세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힙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패션 플랫폼 톰 그레이하운드가 현대백화점 판교에 첫 편집숍을 오픈했다. Hip&Experimental이라는 브랜드 방향성에 맞춰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스타 일을 공간에도 적용해 주목할 만하다. 수작업으로 만든 러프한 표현과 대비감이 느껴지는 소재, 생기가 살아있는 블루 컬러 등을 통해 브랜드만의 차별적인 특색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작고 단순한 공간에서도 밀도 있는 공간 경험을 전하고자 반사 재질을 주로 활용했는데 반사되는 형태들이 겹쳐지며 생동감 있는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했다. 또한 금속 표면에 핸드 브러싱 처리와 글로시 처리 등으로 대비감을 노리되 공예적 요소까지 가미해 더욱 특별해졌다.

파사드는 직사각형으로 커다랗게 입구를 내고 상단에 깔끔하게 TOM GREYHOUND 로고를 입힌 모습이다. 내부는 직사각형 구조인데 앞쪽에는 판매 공간을 두고 안쪽에 피팅 룸을 구성했다. 판매 공간은 바닥과 벽, 천장 모두 화이트에 가까울 정도로 밝은 색상으로 마감하되 바닥은 콘크리트 질감의 타일을 깔고 천장과 벽은 모두 질감이 있는 페인트를 사용해 변화를 줬다. 중앙에는 커다란 푸른색 기둥이 우뚝 서있으며 양옆으로 옷걸이를 만들고 거울을 배치해 지루함을 덜고 생동감을 살렸다.

진열대는 입구에서부터 차례로 볼 수 있도록 일렬로 놓고 가장 안쪽에는 커다란 진열대를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했다. 진열대 왼쪽 벽에는 큰 거울을 붙여 공간 자체가 다른 형태로 확장된 듯 한 착시 효과를 만들었다. 진열대는 두 가지 재료로 제작해 신선한 감성이 돋보인다. 콘크리트 패널과 핸드 브러시로 거친 질감을 낸 금속을 각각 격자로 쌓아 유니크한 감각이 드러나는데 콘크리트 패널은 블루 컬러가 무작위하게 섞이며 생긴 패턴을 넣어 독특하다. 피팅룸은 판매 공간과 조도를 대비해 감각이 전환되도록 연출했다. 천장고를 낮게 계획하고 천장을 모두 바리솔로 마감해 조도를 높였으며 바닥과 벽을 모두 블루 컬러로 마감해 색이 주는 유니크한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피팅룸 내부로 들어가면 전부 미러 스틸 패널로 마감되어 있어 미래적인 느낌이 감돈다. 미러 스틸 패널 표면은 전부 핸드 브러싱 처리해 거친 느낌과 함께 수작업 특유의 친근감까지 더했다.




새로운 시도의 향연
New Nature

에디터 이은희

자연 친화적인 삶에 대한 추구는 이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혁신적인 실험으로 가득한 옷가게 리플렉트 스튜디오(Reflect Studio) 매장은 더 나아가 새로운 미래의 풍경까지 그려낸다.

Design / Salon Alper Derinbogaz
Location / 이스탄불, 튀르키예
Area / 37㎡
Photograph / Studio Majo

여러 기업들이 재활용 재료를 활용하거나 제조 과정에서 오염을 줄이는 방식을 도입하며 환경을 위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속 가능성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당연한 가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의류 브랜드 리플렉트 스튜디오도 이스탄불의 메트로폴(Metropol) 쇼핑몰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에 맞춰 혁신적인 자재와 재활용 재료, 폐기물을 활용한 디자인 매장을 선보였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더니즘을 표현하고자 미래지향적인 공간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 할 만하다. AI가 디자인한 가구를 적용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이 특징이며 모든 공간에 금속과 비슷한 회색 빛을 펼쳐 담백하면서도 미래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쇼핑몰 안에 자리한 매장은 입구 벽을 완전히 개방해 내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입구 천장 상단에는 직사각형으로 간판처럼 단을 내리고 그 위에 로고를 붙였다. 안쪽 공간은 왼쪽 벽 길이가 오른쪽보다 더 긴 사다리꼴이다. 바닥은 재활용 금속 테라초로 마감하고 벽은 폐알루미늄으로 덮고 천장은 전체를 정사각형 바리솔을 이어 붙였다. 바리솔 아래에는 직선 형태의 펜던트 조명을 5행 5열로 나란히 달아 조도와 함께 장식 효과까지 높였다. 덕분에 전체적인 톤이 회색으로 차분하며 미래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각 가구들은 비대칭적으로 배치했는데 맨 앞에 직사각형 금속판 양쪽을 물결 무늬로 잘라낸 테이블을 놓고 안쪽에는 우주선을 떠오르게 하는 탈의실과 인간의 어금니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의 선반을 배치했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탈의실은 비정형적 형태로 로켓처럼 상단이 볼록하게 솟아있다. 가벼운 유리 섬유를 사용해 이동이 편리하며 문은 위쪽에 창을 내 우주선 캡슐 같은 느낌을 준다. 탈의실 내부는 단단해 보이는 겉모습과 대비되게 부드러운 털로 가득 채웠다. 안쪽을 털로 채운 모습이 마치 생명체의 특징을 연상시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에는 건축에서 사용하는 재료인 시그마 프로필을 가로로 붙여 행거를 만들었다. 시그마 프로필 아래로는 금속 봉을 추가로 연결해 형태를 다채롭게 확장하며 공간을 활용했다.




담백한 변주
DIAGNAL, hannam

에디터 최지은

디자인 / oftn studio
시공 / oftn studio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49
면적 / 85.3㎡
마감 / 천장-수성 도장ㅣ벽체-수성 도장ㅣ바닥-콘크리트 폴리싱
사진 / 최용준

패스트 패션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들고 자신의 취향에 대한 고찰이 당연해지며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디자이너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브랜드인 만큼 색깔이 명확한 경우가 많은데 여성복 브랜드 다이애그널(DIAGNAL)은 최근 서울 한남동에 브랜드의 특색을 한껏 담은 쇼룸을 다시 오픈해 주목할 만하다. 다이애그널은 간결하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곳으로 공간에도 이러한 방향성을 드러내고자 단순한 선과 일상적인 형태로 빚은 깔끔한 바탕에 여러 물성의 소재와 질감을 활용함으로써 공간에 밀도와 포인트를 더해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빽빽한 한남동의 골목길 한편에 등장한 다이애그널, 한남(DIAGNAL, hannam)은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이 잘 드러난 공간이다. 직사각 공간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로, 콘크리트 폴리싱 바닥과 흰색 페인트를 칠한 골조가 단정한 바탕을 빚는 가운데 공간 중앙의 오브제 디스플레이 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 시즌 별 디자인 콘셉트를 단번에 볼 수 있도록 마련한 가변적인 공간으로 2023 SS 시즌에는 풀과 나무 등을 하나의 덩굴식물처럼 얽어낸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해 임팩트를 더했다. 이 외에는 집기류까지 톤을 무채색으로 맞춰 중성적인 무드를 풍기는데 곳곳에 소재와 질감으로 포인트를 준 모습이 눈에 띈다. 피팅룸 근처에는 은경을 벽 전체에 입혀 확장감을 주면서도 피팅이라는 기능성까지 충족시켰으며 앞쪽에도 메탈 곡선 헹거와 블랙 컬러의 벤치를 함게 두어 담백한 공간에 변주를 줌과 동시에 몰릴 수 있는 동선을 부드럽게 유도했다. 전면 창가에도 마련된 블랙 컬러 포인트는 FRP 소재를 활용해 특유의 질감이 돋보이게 신경 썼다. 카운터는 묵직한 매스감이 느껴지는 직사각 형태로 무광 스테인리스 스틸에 질감이 느껴지도록 마감해 공간의 중심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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