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변형이 주는 즐거움
에디터 이석현, 이은희
인테리어에서 ‘컬러’는 매우 다양한 의도로 활용된다. 공간 설계자의 계획에 따라 전체 또는 부분에 적용되어 공간이 담고 있는 의미를 완성하는 데 일조한다. 의도에 따라 컬러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테리어에서 컬러는 그 역할에 따라 공간에 머무는 사용자들의 감정을 조절한다. 어떤 색상을 어떻게 마주하는가의 결론은 사용자의 개인별 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물로 인식된다.
우리는 컬러가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지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구조와 만난 컬러는 공간의 입체감을 올려주고 주요 테마를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거주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대담한 인테리어로 변신하기도 한다. 때로는 가장 활용되기 어려운 사무빌딩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외성은 공간 사용자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목적으로 컬러를 적용한 공간을 통해 또 다른 변형의 가능성을 상상해보자.
색으로 완성된 꿈과 미로 테마
The Other Place
에디터 이석현
Design Consultant / Studio 10
Location / 중국 광시성 계림시 핑러현
Area / 객실 70㎡
Photographer / Chao Zhang
디 아더 플레이스(The Other Place)는 구조와 컬러의 변형으로 공간의 재미를 한껏 올린 창의적인 게스트하우스로 두 개의 다른 테마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소유주는 프로젝트를 맡은 스튜디오 10에게 ‘분주한 세상으로부터의 은신처’로서의 호텔의 특성을 반영하는 창의적이고 비현실적인 리노베이션을 요청했으며 동시에 경사 지붕이 있는 기존 7m 높이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랐다. 스튜디오 10은 미완성 콘크리트 방이었던 현장을 처음 방문한 후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거의 예배당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10은 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 엠씨 에셔(M.C. Escher)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일련의 착시현상을 만들기 위해 2D와 3D 요소를 결합, 신비롭고 무한하며 불가능한 공간을 디자인했다. 스튜디오 10은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게스트하우스 공간 구성과 디자인하고자 하는 비현실적인 공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았다. 완성된 게스트하우스는 에셔의 대표작들에서 드러나듯 미로 같은 상대성 석판화를 기반으로 수수께끼 같은 아치형 출입구와 반중력 계단을 특징으로 한다.
디 아더 플레이스는 ‘꿈’과 ‘미로’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첫 번째 테마 ‘꿈’을 표현한 공간은 옅은 분홍색과 흰색의 팔레트가 평범한 일상의 혼돈에서 멀리 떨어져 고요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내부 공간을 완성한다. 분홍색 팔레트는 솜사탕과 마시멜로 같은 느낌을 주면서 장난스러운 침실 설정을 암시하는 ‘달콤한 꿈’과 관련된 색상이다. 조명 기구와 전자 제품과 같은 현실 세계의 모든 구성 요소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일련의 가짜 문 뒤에 숨겨져 있다. 반면, ‘미로’ 공간은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숨겨진 문이 동화 같은 비밀의 숲을 모방하기 위해 금색과 녹색으로 표현되었다. 녹색 숲을 테마로 한 이 공간은 반중력 계단이 황금 문으로 이어지며 그 뒤에는 비밀의 숲길이 연상되는 공간으로 연결된다.
색을 입은 보헤미안 하우스
Pine House
에디터 이은희
단순한 듯 시선을 끄는 패턴, 열정이 느껴지는 색, 예술적인 곡선으로 다듬어 낸 집 파인 하우스(Pine House).
도전적인 시도로 가득한 풍경 속에 창의적인 일상이 깃든다.
Design / Braginskaya & Architects
Location / 겔렌지크, 러시아
Area / 350㎡
Photograph / Sergey Krasyuk
다양한 건축 양식들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후세의 사람들에게 다시 해석되며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러시아 남부 지역 겔렌지크(Gelendzhik)에 있는 산과 흑해 사이에 자리한 파인 하우스는 과거 러시아에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구성주의와 브루탈리즘에서 영감을 얻어 리모델링한 집이다. 불필요한 장식을 줄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해 건물 내외부를 자유로운 형태로 만든 뒤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따라 짙은 채도의 색상을 입혀 대담한 디자인을 펼쳤다. 사업가와 예술가 부부인 클라이언트가 대담한 인테리어를 원했기에 평소 시도하지 않았던 더욱 예술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는데 파사드에서 보이는 부조와 공간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높은 채도의 색감 등에서 이러한 면모가 잘 드러난다.
외관은 3층짜리 메인 건물과 추가 건물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추가 건물은 차고와 작업실을 위해 따로 제작한 것이다. 메인 건물은 박공지붕에 기와를 얹고 입구가 돌출된 형태다. 파사드를 신화의 한 장면처럼 부조로 장식한 점이 돋보이는데 현지의 유명 조각가와 협업해 직접 제작한 것으로 대담하고 예술적인 것들을 사랑하는 거주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1층에는 부부 전용 공간인 방, 침실, 욕실, 옷방, 수영장, 식당과 주방이 자리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짙은 마룻바닥을 깔고 천장과 벽을 분홍색으로 칠해 대비가 인상적인 현관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벽에 커다란 도트로 무늬를 넣고 벽에도 커다란 원형 거울을 장식하는 등 기하학적 형태를 활용해 발랄한 인상을 만들었다. 거실은 네이비 색상으로 벽을 칠해 전체적으로 짙은 컬러감을 주고 예술적인 형태의 가구를 들이거나 대비감이 강한 패턴, 색 등을 활용했다. 바닥에 콘크리트 테라초를 깔고 벽난로는 과거의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형태를 만들되 내구성을 보완하고자 재료는 트래버틴 석재를 사용했다. 부부 방, 옷방에는 채도 높은 색상을 사용하기보다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적용해 편안한 느낌이 감돈다.
침실은 짙은 푸른색으로 벽과 천장을 마감하고 침대 시트도 톤을 낮춰 프라이빗한 분위기인데 침대 헤드와 깔판에 밝은 노란 색을 사용해 세련된 대비를 만들었다. 식당에는 레드 컬러로 강렬한 인상을 줬다. 천장과 바닥을 어두운 톤으로 마감한 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블랙 테이블과 하늘색 의자를 배치했는데 레드 컬러와 대비되며 고급스러운 색의 조화를 만들어 낸다. 수영장은 지역 근처에 있는 흑해의 밤바다를 연상하도록 짙은 회색을 주로 활용했다. 벽에 기하학적인 부조를 만들어 예술적인 분위기가 감돌며 천장에 여러 개의 일자 조명을 모빌처럼 달아 불을 켜면 물 위에 마치 별이 비친 듯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계단도 기하학적 조형감과 컬러로 신선하게 디자인했다. 난간과 벽, 천장을 모두 연한 청록색으로 통일한 뒤 계단을 둘러싼 면에 금속으로 철창처럼 벽을 세웠는데 기하학 무늬를 예술적으로 그려내 창의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에는 아이 전용 공간이 자리한다. 계단에 사용한 청록색을 아이 전용 침실과 방에도 확장했다. 노란 의자와 다양한 색이 섞인 러그 등을 함께 매치해 동화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했다. 아이 욕실에는 벽의 타일을 노랑, 빨강, 파랑, 하늘 등 채도 높은 원색 타일을 무지개처럼 깔아 동심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3층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박공지붕 아래 자리한 덕에 천장이 평평하지 않고 외곽으로 갈수록 비스듬하게 낮아져 독특한 조형미가 느껴진다. 천장과 벽에는 내부의 소리가 더욱 아름답게 울리는 기능을 가진 특별한 합판을 사용했다.
색으로 소통을 돕다
웨어밸리 사옥
에디터 이은희
강렬한 컬러를 활용해 오피스의 가능성을 더욱 부각한 공간.
오피스의 역할을 소통과 교류를 도우며 문화 경험을 전하는 공간으로 확대한 웨어밸리 사옥을 소개한다.
디자인 / 다나함 어소시에이트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81
면적 / 2,310㎡
마감 / 천장-도장, LPMㅣ벽체-도장, 폴리카보네이트, LPMㅣ바닥-도장, 타일, LVT, 카펫
사진 / Studio tom
데이터베이스 운영과 관리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IT기업 웨어벨리가 최근 마포구 사옥을 워라벨이 중요해지는 트렌드에 맞춰 리모델링했다. IT기업이기에 개발자의 업무 특성에 맞게 개인 업무에 집중하는 성향도 존중하되 서로 소통과 교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사옥을 원했는데 이를 충족하고자 커뮤니티 공간과 휴게 공간을 집중적으로 조성했다. 총 7개 층 건물의 공간 콘셉트를 컨템포러리 모던으로 계획하고 외관과 내부를 깔끔하게 통일했으며 층별로 바이탈(Vital), 하이테크(Hi-tech), 클래시(Classy) 세 가지의 다른 무드를 적용해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교류가 주로 이루어지는 공간은 생동감 있는 컬러를 활용한 바이탈로 무드를 잡아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오피스 공간은 하이테크 무드를 적용해 미래적인 분위기에서 일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한 옥상 정원도 마련했는데 이곳에는 클래시 무드로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누리도록 했다.
외관은 직사각형의 6층 높이 건물이다. 1층은 진한 회색 외벽을 덮어 다른 층과 구분하되 2층부터는 밝은 미색의 외벽을 덮어 깔끔한 인상을 만든 뒤 맨 꼭대기에 WARE VALLEY 로고를 붙였다. 1층과 지하 1층, 2층 일부는 바이탈 무드로 생동감이 감도는 공간으로 꾸몄다. 1층 커뮤니티 존은 전체적으로 밝은 미색으로 통일하고 카페처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한 뒤 2층과 이어지는 계단에 채도 높은 오렌지색을 칠해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입혔다. 지하에는 플레이 라운지를 조성해 여럿이서 모여 다트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채도 높은 오렌지 색과 레드, 블루를 사용해 마치 아이들 놀이터처럼 활발한 분위기가 감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리프레시 존과 오피스 공간이 나타난다. 리프레쉬 존은 바닥을 반으로 나눠 한 쪽은 오렌지 색으로 덮고 나머지는 미색을 사용해 1층보다 생동감 있는 이미지가 부각된다. 또한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오렌지색 바닥 위에 ㄷ자 칸막이로 영역을 구분하고 안마의자를 배치했다. 2층 일부와 3, 4층은 오피스 공간으로 사용한다. 하이테크 무드로 미래적이고 모던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색을 최소화해 정갈한 이미지가 돋보이며 색감이 단조로운 가운데 리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구를 규칙적으로 배치하되 서로 다른 사이즈의 가구들이 각자 다른 규칙에 맞물려 어우러지도록 한 것이다. 오피스 공간 복도에는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넣어 바이탈 무드 공간과 대비되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에너지를 입혔다. 5, 6층에는 옥상정원이 자리한다. 클래시 무드를 입혀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좌석 또한 여럿이서 앉을 수 있는 일자 목제 벤치와 2인용 좌석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곳곳을 거닐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나무와 꽃을 심고 길을 만들었다. 소통뿐 아니라 혼자만의 사색에 잠길 여지도 마련하고자 공간 한편에 나무를 심은 뒤 주변의 미색과 대비되도록 검은 자갈을 깔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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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변형이 주는 즐거움
에디터 이석현, 이은희
인테리어에서 ‘컬러’는 매우 다양한 의도로 활용된다. 공간 설계자의 계획에 따라 전체 또는 부분에 적용되어 공간이 담고 있는 의미를 완성하는 데 일조한다. 의도에 따라 컬러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테리어에서 컬러는 그 역할에 따라 공간에 머무는 사용자들의 감정을 조절한다. 어떤 색상을 어떻게 마주하는가의 결론은 사용자의 개인별 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물로 인식된다.
우리는 컬러가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지는 프로젝트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구조와 만난 컬러는 공간의 입체감을 올려주고 주요 테마를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거주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대담한 인테리어로 변신하기도 한다. 때로는 가장 활용되기 어려운 사무빌딩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외성은 공간 사용자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다양한 목적으로 컬러를 적용한 공간을 통해 또 다른 변형의 가능성을 상상해보자.
색으로 완성된 꿈과 미로 테마
The Other Place
에디터 이석현
Design Consultant / Studio 10
Location / 중국 광시성 계림시 핑러현
Area / 객실 70㎡
Photographer / Chao Zhang
디 아더 플레이스(The Other Place)는 구조와 컬러의 변형으로 공간의 재미를 한껏 올린 창의적인 게스트하우스로 두 개의 다른 테마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소유주는 프로젝트를 맡은 스튜디오 10에게 ‘분주한 세상으로부터의 은신처’로서의 호텔의 특성을 반영하는 창의적이고 비현실적인 리노베이션을 요청했으며 동시에 경사 지붕이 있는 기존 7m 높이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랐다. 스튜디오 10은 미완성 콘크리트 방이었던 현장을 처음 방문한 후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거의 예배당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10은 네덜란드 그래픽 아티스트 엠씨 에셔(M.C. Escher)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일련의 착시현상을 만들기 위해 2D와 3D 요소를 결합, 신비롭고 무한하며 불가능한 공간을 디자인했다. 스튜디오 10은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게스트하우스 공간 구성과 디자인하고자 하는 비현실적인 공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았다. 완성된 게스트하우스는 에셔의 대표작들에서 드러나듯 미로 같은 상대성 석판화를 기반으로 수수께끼 같은 아치형 출입구와 반중력 계단을 특징으로 한다.
디 아더 플레이스는 ‘꿈’과 ‘미로’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첫 번째 테마 ‘꿈’을 표현한 공간은 옅은 분홍색과 흰색의 팔레트가 평범한 일상의 혼돈에서 멀리 떨어져 고요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내부 공간을 완성한다. 분홍색 팔레트는 솜사탕과 마시멜로 같은 느낌을 주면서 장난스러운 침실 설정을 암시하는 ‘달콤한 꿈’과 관련된 색상이다. 조명 기구와 전자 제품과 같은 현실 세계의 모든 구성 요소는 검은색으로 칠해진 일련의 가짜 문 뒤에 숨겨져 있다. 반면, ‘미로’ 공간은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숨겨진 문이 동화 같은 비밀의 숲을 모방하기 위해 금색과 녹색으로 표현되었다. 녹색 숲을 테마로 한 이 공간은 반중력 계단이 황금 문으로 이어지며 그 뒤에는 비밀의 숲길이 연상되는 공간으로 연결된다.
색을 입은 보헤미안 하우스
Pine House
에디터 이은희
단순한 듯 시선을 끄는 패턴, 열정이 느껴지는 색, 예술적인 곡선으로 다듬어 낸 집 파인 하우스(Pine House).
도전적인 시도로 가득한 풍경 속에 창의적인 일상이 깃든다.
Design / Braginskaya & Architects
Location / 겔렌지크, 러시아
Area / 350㎡
Photograph / Sergey Krasyuk
다양한 건축 양식들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후세의 사람들에게 다시 해석되며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러시아 남부 지역 겔렌지크(Gelendzhik)에 있는 산과 흑해 사이에 자리한 파인 하우스는 과거 러시아에서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구성주의와 브루탈리즘에서 영감을 얻어 리모델링한 집이다. 불필요한 장식을 줄이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해 건물 내외부를 자유로운 형태로 만든 뒤 클라이언트의 취향에 따라 짙은 채도의 색상을 입혀 대담한 디자인을 펼쳤다. 사업가와 예술가 부부인 클라이언트가 대담한 인테리어를 원했기에 평소 시도하지 않았던 더욱 예술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는데 파사드에서 보이는 부조와 공간마다 다채롭게 변화하는 높은 채도의 색감 등에서 이러한 면모가 잘 드러난다.
외관은 3층짜리 메인 건물과 추가 건물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추가 건물은 차고와 작업실을 위해 따로 제작한 것이다. 메인 건물은 박공지붕에 기와를 얹고 입구가 돌출된 형태다. 파사드를 신화의 한 장면처럼 부조로 장식한 점이 돋보이는데 현지의 유명 조각가와 협업해 직접 제작한 것으로 대담하고 예술적인 것들을 사랑하는 거주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1층에는 부부 전용 공간인 방, 침실, 욕실, 옷방, 수영장, 식당과 주방이 자리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짙은 마룻바닥을 깔고 천장과 벽을 분홍색으로 칠해 대비가 인상적인 현관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벽에 커다란 도트로 무늬를 넣고 벽에도 커다란 원형 거울을 장식하는 등 기하학적 형태를 활용해 발랄한 인상을 만들었다. 거실은 네이비 색상으로 벽을 칠해 전체적으로 짙은 컬러감을 주고 예술적인 형태의 가구를 들이거나 대비감이 강한 패턴, 색 등을 활용했다. 바닥에 콘크리트 테라초를 깔고 벽난로는 과거의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형태를 만들되 내구성을 보완하고자 재료는 트래버틴 석재를 사용했다. 부부 방, 옷방에는 채도 높은 색상을 사용하기보다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적용해 편안한 느낌이 감돈다.
침실은 짙은 푸른색으로 벽과 천장을 마감하고 침대 시트도 톤을 낮춰 프라이빗한 분위기인데 침대 헤드와 깔판에 밝은 노란 색을 사용해 세련된 대비를 만들었다. 식당에는 레드 컬러로 강렬한 인상을 줬다. 천장과 바닥을 어두운 톤으로 마감한 뒤 차가운 기운이 감도는 블랙 테이블과 하늘색 의자를 배치했는데 레드 컬러와 대비되며 고급스러운 색의 조화를 만들어 낸다. 수영장은 지역 근처에 있는 흑해의 밤바다를 연상하도록 짙은 회색을 주로 활용했다. 벽에 기하학적인 부조를 만들어 예술적인 분위기가 감돌며 천장에 여러 개의 일자 조명을 모빌처럼 달아 불을 켜면 물 위에 마치 별이 비친 듯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계단도 기하학적 조형감과 컬러로 신선하게 디자인했다. 난간과 벽, 천장을 모두 연한 청록색으로 통일한 뒤 계단을 둘러싼 면에 금속으로 철창처럼 벽을 세웠는데 기하학 무늬를 예술적으로 그려내 창의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에는 아이 전용 공간이 자리한다. 계단에 사용한 청록색을 아이 전용 침실과 방에도 확장했다. 노란 의자와 다양한 색이 섞인 러그 등을 함께 매치해 동화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했다. 아이 욕실에는 벽의 타일을 노랑, 빨강, 파랑, 하늘 등 채도 높은 원색 타일을 무지개처럼 깔아 동심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3층은 책을 읽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등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박공지붕 아래 자리한 덕에 천장이 평평하지 않고 외곽으로 갈수록 비스듬하게 낮아져 독특한 조형미가 느껴진다. 천장과 벽에는 내부의 소리가 더욱 아름답게 울리는 기능을 가진 특별한 합판을 사용했다.
색으로 소통을 돕다
웨어밸리 사옥
에디터 이은희
강렬한 컬러를 활용해 오피스의 가능성을 더욱 부각한 공간.
오피스의 역할을 소통과 교류를 도우며 문화 경험을 전하는 공간으로 확대한 웨어밸리 사옥을 소개한다.
디자인 / 다나함 어소시에이트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 81
면적 / 2,310㎡
마감 / 천장-도장, LPMㅣ벽체-도장, 폴리카보네이트, LPMㅣ바닥-도장, 타일, LVT, 카펫
사진 / Studio tom
데이터베이스 운영과 관리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IT기업 웨어벨리가 최근 마포구 사옥을 워라벨이 중요해지는 트렌드에 맞춰 리모델링했다. IT기업이기에 개발자의 업무 특성에 맞게 개인 업무에 집중하는 성향도 존중하되 서로 소통과 교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사옥을 원했는데 이를 충족하고자 커뮤니티 공간과 휴게 공간을 집중적으로 조성했다. 총 7개 층 건물의 공간 콘셉트를 컨템포러리 모던으로 계획하고 외관과 내부를 깔끔하게 통일했으며 층별로 바이탈(Vital), 하이테크(Hi-tech), 클래시(Classy) 세 가지의 다른 무드를 적용해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교류가 주로 이루어지는 공간은 생동감 있는 컬러를 활용한 바이탈로 무드를 잡아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오피스 공간은 하이테크 무드를 적용해 미래적인 분위기에서 일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한 옥상 정원도 마련했는데 이곳에는 클래시 무드로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누리도록 했다.
외관은 직사각형의 6층 높이 건물이다. 1층은 진한 회색 외벽을 덮어 다른 층과 구분하되 2층부터는 밝은 미색의 외벽을 덮어 깔끔한 인상을 만든 뒤 맨 꼭대기에 WARE VALLEY 로고를 붙였다. 1층과 지하 1층, 2층 일부는 바이탈 무드로 생동감이 감도는 공간으로 꾸몄다. 1층 커뮤니티 존은 전체적으로 밝은 미색으로 통일하고 카페처럼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한 뒤 2층과 이어지는 계단에 채도 높은 오렌지색을 칠해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입혔다. 지하에는 플레이 라운지를 조성해 여럿이서 모여 다트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채도 높은 오렌지 색과 레드, 블루를 사용해 마치 아이들 놀이터처럼 활발한 분위기가 감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리프레시 존과 오피스 공간이 나타난다. 리프레쉬 존은 바닥을 반으로 나눠 한 쪽은 오렌지 색으로 덮고 나머지는 미색을 사용해 1층보다 생동감 있는 이미지가 부각된다. 또한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오렌지색 바닥 위에 ㄷ자 칸막이로 영역을 구분하고 안마의자를 배치했다. 2층 일부와 3, 4층은 오피스 공간으로 사용한다. 하이테크 무드로 미래적이고 모던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색을 최소화해 정갈한 이미지가 돋보이며 색감이 단조로운 가운데 리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구를 규칙적으로 배치하되 서로 다른 사이즈의 가구들이 각자 다른 규칙에 맞물려 어우러지도록 한 것이다. 오피스 공간 복도에는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넣어 바이탈 무드 공간과 대비되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에너지를 입혔다. 5, 6층에는 옥상정원이 자리한다. 클래시 무드를 입혀 자연 친화적이고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도록 좌석 또한 여럿이서 앉을 수 있는 일자 목제 벤치와 2인용 좌석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곳곳을 거닐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나무와 꽃을 심고 길을 만들었다. 소통뿐 아니라 혼자만의 사색에 잠길 여지도 마련하고자 공간 한편에 나무를 심은 뒤 주변의 미색과 대비되도록 검은 자갈을 깔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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