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volving House - PART 2. 주방 (2021.8)

미니멀 혹은 맥시멀
PART 2. 주방

취재 신은지, 한성옥, 이상진

무슨 음식을 먹는지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주방을 가졌는지가 그 사람을 말해주는 시대다. 한국의 전통 주거에서 주방은 주목받는 공간이 아니었다. 외부에 동떨어져 있는 조리 영역에서 낮은 아궁이와 부뚜막 때문에 쪼그리고 앉아 요리하고 밥상은 방까지 날라야 하는 불편한 공간이었다. 주거가 현대화돼 입식 부엌이 등장한 뒤에도 요리가 여성의 일로만 국한되어 구조나 디자인은 여전히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 증가, 가사 노동에 대한 인식 변화, 가족 규모 축소, 대규모 감염병 등 다양한 사회 변화를 겪으며 주방도 달라지고 있다. 주방의 변화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작고 단순해지거나 크고 복합적으로 극화되는 것이다. 1인 가구의 보편화로 주거 규모가 축소되고 배달 음식, 간편식 등의 활성화로 조리의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많은 주방이 작아졌다. 하지만 작다고 해서 초라하고 부족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작지만 흥미롭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구역을 분할하거나 이동성과 가변성이 높은 가구, 기능을 집약한 가구를 배치해 협소한 면적을 영민하게 재구성하고, 선명한 콘셉트를 입혀 주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자리한다. 반면에 요리와 식사의 의미가 확장되면서 주방의 역할이 다층화되는 양상도 나타난다. 저녁이 있는 삶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요리를 가족이 함께하는 취미로 인식하고 식사를 통해 가족 간의 소통을 도모하는데, 이에 조리 공간과 식사 공간 모두 확대되는 것이다. 여럿이 모여 요리할 수 있는 대형 아일랜드, 많은 식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장과 팬트리 룸 등으로 조리 공간을 확충한다. 또한 주방이 거실을 대체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부상해 주방과 거실을 통합한 리빙 다이닝이 등장하고 다이닝 영역을 아늑한 휴식 공간으로 연출해 가족 간 교류를 유도한다. 외부에서 즐기던 여유를 자신만의 공간에서 누리고자 홈 바나 홈 카페를 마련하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오늘날의 주방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양극화되는 듯하지만 사실 이 두 가지 흐름은 결국 한 지점으로 수렴한다. 천편일률적인 주방의 공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춰 한 사람 혹은 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온전히 담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주방은 구조부터 디자인까지 사용자에게 특화해 나를 말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MINIMAL - INDEPENDENCE

작은 주방의 독립
TRIPLEX AMPERE

Design / Bertina Minel Architecture
Location / Paris, France
Area / 235㎡
Photograph / Agathe Tissier

프랑스에 위치한 TRIPLEX AMPERE는 모든 공간에서 자연 채광을 받도록 개방적으로 구성한 3층 집이다. 거실과 주방이 있는 1층은 높은 천장고와 통창으로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며 수납공간은 벽처럼 숨겨 더욱 쾌적하다. 각 층은 커뮤니티, 휴식, 다목적 공간을 중심으로 나누고 층별 분위기를 달리했다. 이를 위해 화이트와 우드로 바탕을 마련했으며 거실 수납장과 주방, 2층 복도 등에는 파란색을 중심 컬러로 사용했다. 아이방은 다채로운 패턴 벽지로 발랄함을, 욕실은 벽돌 벽으로 러프한 감각을 전하는 등 실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구현한 후 밝은 오크로 바닥을 깔아 조화를 이뤘다.

*Focus on KITCHEN
넓게 펼쳐진 거실 한편에 작은 주방이 간이식당처럼 자리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벽을 세워 거실과 완전히 구분했는데, 특히 거실과 맞닿은 벽면을 활용한 점이 독특하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우드 패널로 주방 벽 하단을 둘러 수납장을 자연스럽게 숨기고 상판은 바 테이블처럼 연출해 작은 카페에 온 듯한 여유를 전한다. 벽면 상단 유리창은 두 면을 이어 널찍하게 펼친 후 우드 프레임으로 리듬감을 주었으며 이를 통해 요리하며 아이를 볼 수 있다. 주방 내부는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정돈하고 패턴 타일로 바닥을 마감해 거실과 차별화했다. 또 주방 가운데에 테이블을 결합한 아일랜드를, 가장자리에는 조리대를 두어 주어진 공간을 알차게 구성했다.




MINIMAL - PASSAGE

스쳐 지나가는 주방
Flat with half-arc

Design / SHKAF interior architects·Anna Akhremenkova, Viktoria Korneeva
Location / Moscow, Russia
Area / 33㎡
Photograph / Polina Poludkina

활동적이고 젊은 거주자를 위한 Flat with half-arc는 과감한 조닝을 통해 협소한 아파트 평면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운용한 집이다. 먼저 다양한 기능을 좁은 공간에 압축하기 위해서는 기능 요소를 일체감 있게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에 세심한 구획으로 욕실, 주방, 침실을 포괄한 입구 구역과 벽 없이 개방적으로 연출한 거실 구역으로 나누었으며, 입구는 청량한 화이트 컬러를 입혀 산뜻한 진입감을 조성하고 거실은 콘크리트를 드러내 한결 다이내믹하게 표현했다. 전반적으로 간결한 톤이 이어지지만 욕실과 주방을 아우르는 복도는 개구부를 반아치로 절개해 재미있는 포인트를 줬다. 또 옆에 자리한 침실은 주방과 욕실 사이 벽을 영민하게 활용해 아늑한 구조로 완성했다.

*Focus on KITCHEN
입구에서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 주방을 콤팩트하게 구성했다. 주어진 구조를 참신하게 활용한 것으로 동선을 따라 조리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독특한 영역성을 가진다. 조리대와 수납장 모두 거실과 경계 짓는 가벽 뒤쪽에 맞춰 설치됐기에 방 안에서 봤을 때 기능 요소를 완벽히 숨기며 깔끔한 단면을 이룬다. 또 배경색과 동일한 화이트 컬러로 상하부장을 통일해 일체감을 자아내고 조리대 상판과 벽 일부에는 목재를 입혀 따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다이닝 테이블은 영역의 한계로 인해 복도에서 벗어나 거실 소파와 마주 보게 배치했으나, 주방에 사용한 화이트 컬러를 유지해 영역성을 암시했다.




MINIMAL - FLEXIBLE

공간을 더 유연하게
서광아파트

Design / 메리래빗 디자인
Location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30길 19
Area / 77.04㎡
Photograph / 레이리터

부부와 아이 한 명이 사는 서광아파트 프로젝트는 미니멀한 인테리어 아래 따뜻하고 서정적인 무드가 흐르는 집이다. 하얀 벽과 옅은 색 마루가 조화를 이루고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해 공간이 넓어 보이며, 구석구석 마련한 수납공간과 한정된 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가구 활용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공용 공간과 수납공간은 화이트 톤과 심플한 라인으로 깔끔하게 정돈했으며 개방적이고 통일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부부 침실과 아이 방은 파스텔 핑크 톤으로 아울러 부드러움을 더하고 기능을 풍성하게 채웠다.

*Focus on KITCHEN
주방은 좁고 긴 직사각형 구조로 싱크대, 수납장을 놓고 나면 다이닝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이에 긴 주방의 양쪽에 조리대를 배치해 좁은 주방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효율적인 조리 환경을 완성했다. 메인 조리 영역은 상부장 대신 심플한 선반과 후드로 마무리해 거실 쪽 시야를 확보했다. 가로줄 무늬가 돋보이는 회색 타일 벽은 밋밋할 수 있는 주방에 입체감을 주면서 좌우로 넓어 보이는 효과를 더한다. 반대쪽 보조 조리대 또한 상부에 짧은 장만 설치해 답답함을 해소했다. 특히 보조 조리대는 식탁을 놓지 못하는 공간을 보완하기 위해 특별하게 제작했다. 상판에는 경첩을, 다리에는 바퀴를 달아 부드럽게 당기면 수직으로 꺾이며 간이 식탁으로 변화해 필요한 시간에 펼치는 팝업 다이닝 공간이 된다.




MINIMAL - BORDERLESS

주방의 해체
Cavour 82

Design / Pierattelli Architetture
Location / Florence, Tuscany, Italy
Area / 65㎡
Photograph / Iuri Niccolai

거주자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실현한 Cavour 82는 실용성과 편안함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 주거 프로젝트다. 19세기 지어진 팔라초 건물의 최상층을 개조했는데 높은 천장고를 살리고 영역 간 경계를 허물어 폭이 좁은 평면을 극복한 점이 인상적이다. 주방 요소가 흩어진 개방적인 공용 공간이 집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며, 높은 층고를 살린 메자닌 영역 역시 유리 파티션으로 열려 있어 내부 흐름을 잇는다. 특히 울트라마린 블루, 세이지 그린 등 차분하지만 생기가 감도는 색으로 구역마다 개성을 입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했다. 아울러 모든 면을 심플하게 정돈하면서도 나무, 돌 같은 천연 소재를 포인트로 입혀 편안한 감각을 놓치지 않았다.

*Focus on KITCHEN
작은 아일랜드가 1층 중앙을 가로지르지만 그 안도, 바깥도 하나의 주방으로 이름 붙이기 어렵다. 주방 기능을 최소화하면서 협소한 공용 공간 곳곳에 분산해 실용성을 최대화한 것이다. 일반 주방과 달리 아일랜드에 매립한 싱크대와 레인지, 오븐뿐 아니라 냉장고까지도 거실 방면에 배치돼 동선이 더욱 자유롭다. 아일랜드 옆에는 높은 천장고를 살려 긴 매립형 수납함을 설치했는데 오픈형으로 계획해 디스플레이 장으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주방을 이루는 요소가 흩어져 있음에도 디자인 언어를 유지해 내부는 통일감 있다. 주방 아일랜드와 다이닝 체어, 거실 선반장의 색을 고급스러운 페트롤 그린으로 통일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Smeg 냉장고, 아티스틱한 실루엣을 지닌 Flos의 ‘Zeppelin’ 램프 등으로 공간을 꾸몄다.




MINIMAL - MULTI-FUNCTION

공간의 멀티플레이어
아현동 마포트라팰리스 2차

Design / FLIP360
Location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201
Area / 123.94㎡
Photograph / 정우석

아현동 마포트라팰리스 2차 프로젝트는 부부와 아이가 함께하는 집이다. 맞벌이 부부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체 동선을 간결하게 계획했으며 안방을 제외한 모든 발코니를 확장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내부는 미니멀 스타일을 강조해 다양한 기능 요소를 정돈하는 동시에 타일, 우드, 유리 등 입체적인 물성으로 밝고 따뜻한 감성을 연출했다. 아울러 각 방 역시 거주자의 니즈를 체계적으로 반영해 용도를 나누었다. 아이 방은 돌봄 선생님이 함께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구성하고 드레스 룸 겸 남편 서재와 아내의 서재를 분리해 모두의 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Focus on KITCHEN
바쁜 거주자를 위해 주방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아우를 수 있도록 서재 공간과 세탁실 등 여러 기능을 알차게 집약했다. 그 대신 동선은 최대한 간결하게 계획하고 베이지 컬러가 은은히 감도는 오프화이트 톤으로 공간을 아울러 산뜻하게 정리했다. 여기에 회색 타일 벽과 조화를 이루는 매트한 건식 무늬목 가구가 포인트가 되며 따뜻함을 살린다. 중앙 아일랜드는 여섯명이 식사를 할 수 있게 넉넉히 제작했는데 아일랜드의 다리를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주방의 무게감을 덜어냈다. 맞은편에는 간단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붙박이 테이블을 시공하고 컴퓨터를 배치했으며 주방과 이어지도록 벽타일과 마감재를 연결했다. 세탁실 입구는 수납장과 연결되는 우드 톤 페이크 도어로 제작해 주방이 더욱 넓어 보인다.




MAXIMAL - HOME BAR

집 안으로 들어온 바
Residence W

Design / fws_work·Yu-Hsiang Fu, Yi-En Lee
Location / Taoyuan, Taiwan
Area / 130㎡
Photograph / Suiyu Studio

타이완의 Residence W는 자연스러운 소재를 섬세하게 가공해 따스한 안식처로 거듭난 주거다. 항공기 조종사인 거주자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나라를 오가는 바쁘고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터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온전히 마음 놓고 휴식 할 수 있는 집을 꿈꿨다. 디자이너는 먼저 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자리에 거실과 주방, 독서 공간을 모아 일상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더불어 거주자의 시골집 풍경을 차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휴양지 느낌을 더해 일에 지친 마음을 편안히 이완하려 했는데, 석고, 참나무 등 촉감이 살아있는 천연 재료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짜인 케인, 주름 무늬가 있는 유리, 채색 세라믹 타일 등을 조합해 마음을 보듬는 공간을 탄생시켰다.

*Focus on KITCHEN
주방은 거실과 통합해 빛을 넉넉히 받아들이되 요리를 좋아하고 여가 시간에 위스키를 즐기는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시각적으로 차별화했다. 전체 공간의 소재 구성을 유지해 따스한 느낌은 이어가면서 거실의 부드러운 나무 색과 명료히 대조되는 검은색을 입혀 힘을 실었다. 조리 영역과 수납공간에 검은색 스테인드 목재와 타일을 시공했는데 묵직한 어둠이 요리, 식사, 음주 등 주방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순수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중앙 조리대 역시 목재 위에 타일 상판을 얹어 일관된 흐름을 가져가는 한편 조리대에서 돌출된 형태의 식탁은 밝은색 목재로 변경해 거실과 서서히 연결되도록 계획했다. 조리대 위에 선반을 설치하고 수납장 일부를 오픈해 위스키를 진열함으로써 실제 바에 들어선 듯 생생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MAXIMAL - WIDE BENCH

가족의 이야기가 모이는 곳
한빛마을 래미안 이스트팰리스3단지

Design / KOI디자인·한용만, 문민정
Construction / KOI디자인·조웅희, 문민정
Location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135번길 21
Area / 118㎡
Photograph / 포토포유·김재영

한빛마을 래미안 이스트팰리스3단지 프로젝트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기 원하는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의 일상에 꼭 맞춘 보금자리를 선사한다. 특히 함께 놀고 요리하고 휴식하는 등 서로 소통하며 기쁨을 얻고자 한 가족의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공용 공간에 힘을 쏟았다. 모던한 인테리어를 추구하면서도 휴양지 리조트를 모티브로 끌어들여 편안한 형태와 색감을 연출했으며, 일반 주거에서는 보기 힘든 실험적 구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먼저 주방은 좌식과 입식을 고루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더욱 자유로운 활동을 유발하도록 계획됐다. 이어지는 거실 역시 자연 속 리조트에 온 느낌을 배가하기 위해 기존 구조에 아치형 창을 덧댔으며 하늘거리는 커튼을 달아 분위기를 돋웠다. 이 밖에 개인 공간은 구성원의 니즈를 구체적으로 반영하고자 한 노력이 느껴진다. 안방은 부부의 침실 겸 서재, 재택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암막 커튼을 내려 영화관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자녀방은 침실과 드레스 룸, 학습 영역과 놀이공간으로 세분화했는데, 패션에 관심이 많은 자녀를 위해 개인 피팅 공간을 배치하고 1인용 독서 공간을 구성하는 등 섬세한 맞춤 구조가 돋보인다.

*Focus on KITCHEN
예상치 못한 곳에 펼쳐진 큼직한 평상이 일상을 풍부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11자 대면형 주방 앞에 다이닝 테이블을 마련하고 한쪽 면에는 의자 대신 넉넉한 평상을 마련해 가족의 소통 공간을 제안한 것이다. 벽에서 뻗어나온 평상은 스킵 플로어 형태로 구성돼 벽 없이도 분명한 영역성을 지니며 개방감은 유지해 다채로운 공간감을 이끈다. 구조상 요리 중인 구성원과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좌식과 입식형 테이블을 동시에 사용 가능한 멀티 공간으로서 자녀의 취미 생활을 보조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을 밀도 있게 확장한다. 평상은 오크 톤 원목으로 제작했으며 내부를 수납형으로 만들어 활용도를 높였고, 부드러운 원목 상판 위에는 베이지 컬러 카펫을 두어 한결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몄다. 평상과 마주한 다이닝 테이블은 하단을 둥근 라인의 템바보드로 디자인하고 천장에는 자그마한 펜던트 등을 달아 아기자기한 감성을 더했다.




MAXIMAL - Eye-catching

시선을 홀리는 풍경
Garnier Residence

Design / Dupont Blouin
Location / Montreal, Quebec, Canada
Area / 297.2㎡
Photograph / Olivier Blouin

일반적으로 집은 상공간과는 다른 공간 특성을 살려 가장 내밀하고 아늑한 쉼터로 연출한다. 그러나 캐나다의 Garnier Residence는 이러한 틀을 깨고 집에 고급스러운 상공간의 이미지를 입혀 거주자에게 따스한 환대를 건네는 안식처의 역할을 강화했다. 거주자 부부는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는 동시에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집을 원했고, 디자이너는 주방, 거실 등 공용 공간을 레스토랑, 바, 라운지처럼 연출해 안락하면서도 기분을 환기하는 공간을 선사했다. 3층 규모의 집에서 공용 공간을 최상층으로 올려 자연광이 흘러넘치는 바탕을 마련했으며 미드 센트리 모던 스타일로 디자인해 고급 라운지의 느낌을 구현했다. 소재를 섬세하게 조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산뜻한 분위기를 이룬 점이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알록달록한 무라노 테라조 슬래브로 바닥을 다져 밝고 즐거운 이미지를 펼친 뒤 이와 대조되는 중후한 호두나무로 계단, 욕실 등의 기능을 수용하는 박스를 만들어 전 층을 관통하는 중심을 세웠다. 박스 측면에 자리한 거실은 벽에 호두나무 선반을 짜 넣고 LP, 책 등을 배치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라운지 성격을 부여했고 대각선에 위치한 주방은 U자형 아일랜드를 설치해 트렌디한 레스토랑 겸 바처럼 표현했다.

*Focus on KITCHEN
호두나무 박스와 테라스를 향한 통창 사이에 거대한 아일랜드와 식탁을 배치해 주방을 공용 공간의 아이콘으로 삼았다. 대담한 디자인을 시도해 근사한 바에 들어선 분위기를 여실히 살린 점이 특징으로, 중앙의 거대한 U자형 아일랜드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리 기능을 모두 포괄한 아일랜드를 말발굽처럼 구부려 조리 영역과 다이닝 영역을 분리함으로써 상공간 같은 동선을 구축한 것이다. 또한 테라조와 색감이 이어지는 흰색을 입히고 구리 디테일을 섬세하게 심어 보석처럼 빛나는 외관도 감각을 매료한다. 천장에는 아일랜드와 동일한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해 위아래가 맞물리며 더욱 힘 있는 모습을 연출하는데, 구리로 제작한 틀이 그리드처럼 뻗어 나가는 사이사이로 불투명 유리가 은은한 빛을 투과해 세련되면서 아늑한 분위기가 흐른다. 맞은편의 통창 앞에는 널찍한 식탁을 두어 테라스 풍경과 환한 빛을 누리며 식사하도록 했다. 아일랜드 영역과 다이닝 영역을 무게감 있는 커튼으로 아울러 스피크이지 바처럼 표현한 부분이 콘셉트의 밀도를 높인다.


COPYRIGHT 2021.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인테르니앤데코 - www.internidecor.com 저작권법에 의거,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