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like a Hotel (2019.1)

Home like a Hotel

취재 조민희

There is no place like home!’ 세상엔 집 만한 곳이없다.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된 듯한 집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매일 여행을 떠나온 듯한 일상을 보내며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한없이 쉬고 싶어지는 호텔 같은 집에 대하여.

럭셔리한 호텔에 잠시 머물다 보면 마치 자신이 VIP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이 호텔 방이 내 집이었으면 혹은 내 집이 이런 인테리어를 갖고 있었으면 하는 로망을 꿈꾼다. 스스로를 좀 더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공간. 어떤 일로 좌절해 있을 때 나의 자존감을 일으켜 세워줄 것 같은 그런 공간. 집을 그런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 같은 집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따분한 현실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운 로망을 실현한 호텔 같은 집에 대해 림디자인의 이혜림 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현재를 탈출해 자신을 럭셔리하고 최고로 편안하게 대접해줄 집을 원한다. 호텔 디자인에 공식이라는 게 있다. 편안함을 주는 베이스 컬러에 고급스러움을 반영하는 건축적인 웅장함과 범상치 않은 섬세함 등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거부감이 없는 소재들이 대표적이다.”
언제든지 점핑하고 싶은 쿠셔닝이 가득한 침실, 빛을 어느 정도 차단해 은은한 분위기를 유도하는 실키한 커튼 등 심신을 어루만지는 요소가 아늑한 감성을 자극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유동적인 역할을 부여해 기존 아파트 구조를 탈피함으로써 뻔한 주거를 벗어나는 것 역시 호텔 같은 집을 연출하는 방법이다. 호텔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원칙 Hospitality(환대)를 들여와 최상의 휴식을 즐기는 진정한 홈 스윗 홈. 여행을 떠나온 듯한 설렘 가득한 기분을 지금부터 느껴보길 바란다.



Save My Garden
Argentona Apartment


Architects / YLAB Arquitectos
Design Team / Tobias Laarmann, Yolanda Yuste
Structural Calculation / Josep Nello
Location / Carrer d’ Argentona, 08024 Barcelona, Spain
Area / 90㎡
Photograph / YLAB Arquitectos Barcelona

초록빛 잔디가 깔끔하게 다듬어진 정원과 가드너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세련된 조경을 집으로 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갑갑한 아파트에서의 삶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싱그러운 정원이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Argentona Apartment는 여행지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자연의 생기를 최대한 담기 위해 아이디어적 구조뿐 아니라 소재에 대한 섬세한 감각을 부여한 주거 프로젝트다. 바르셀로나 그라시아 지구(Gracia district)에 위치한 이곳은 27평 정도의 그리 넓지 않은 아파트로 디자인과 자연을 사랑하는 노르웨이안 부부가 살고 있다. 그들은 도시가 가진 따뜻한 햇살을 안으로 들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전반적으로 내추럴하고 온화한 느낌을 완성하길 원했다. 이를 위해 큰 창문 쪽으로 오픈 스페이스를 만들고 세미(Semi) 가든을 연출해 아웃도어와 인도어의 경계를 허물었다. 기존 베란다였던 곳의 양 끝에 풍성한 열대 식물을 담은 화단으로 만들고 아웃도어 의자와 선인장 등을 배치했다. 그리고 마치 카페처럼 유리 폴딩 도어를 활용해 거실과의 경계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마치 정원을 지닌 현대의 주거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다. 보송보송한 패브릭 질감이 느껴지는 카펫을 깐 거실은 채광을 한껏 머금은 듯 화사한 분위기를 띠는데, 한쪽 벽면 전체에 심플한 다목적 책장을 세워 실용성을 갖추고 라탄 체어로 캐주얼한 아웃도어 느낌을 가미했다. 그리고 좁은 평수를 극복하기 위해 거실부터 부엌까지의 벽면을 모두 키 큰 장으로 세워 수납을 최대화 했으며, 심지어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는 물론 싱크대와 인덕션까지 도어를 열어야 사용할 수 있는 빌트인 형식으로 숨기는 방식을 택했다. 그밖에 욕실과 침실로 이어지는 모든 도어를 스윙도어나 슬라이딩 도어로 설계해 대부분을 문을 열어두어 오픈형 공간의 특징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Very Careful Beauty
Bori i Fontestà House

Design / MERITXELL RIBÉ - THE ROOM STUDIO
Construction / The Room Work S.L
Location / Sant Gervasi, Barcelona, Spain
Area / 190㎡
Photograph / Mauricio Fuertes

꼭 비싸고 럭셔리한 가구가 있어야 훌륭한 인테리어는 아니다. 특히 주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단순히 호텔처럼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넘어 거주자의 취향이 담긴 독특한 가구와 소품들로 자신만의 공간을 완성했을 때 더욱 만족스러운 집이 완성된다. 여기에 품격 있는 취향으로 선택한 가구와 소품이 섬세한 조화를 이룬다면 값비싼 부티크 호텔에 있는 듯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왕실 소유의 자택을 리모텔링한 Bori i Fontestà House 프로젝트는 컨템포러리한 데코레이션에 치중하고 가구의 디테일한 매치에 신경 쓴 매력적인 주거다.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가족과 손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원했고, 이에 디자이너는 각 방에 개성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채움으로써 오래 머물고 싶은 하이엔드 하우스를 완성했다. 거실과 다이닝 룸은 벽면의 컬러와 가구의 동일한 디테일을 통해 연결성을 지니는데, 세련된 미감이 묻어나는 파스텔 톤의 벽면 컬러를 바탕으로 모던하고 유연한 형태의 소파, 테이블 등을 배치해 따뜻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꾀했다. 거실 메인 벽면 중앙에 석재 프레임으로 제작한 벽난로는 공간의 고풍스러운 세련미를 극대화하며, 상단에 독특한 디자인의 거울과 소품을 둠으로써 더욱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각 공간에 특정한 조명의 사용을 통해 아이덴티티의 연결성을 부여한 점을 주목할만하다. 다이닝 테이블 위 구 형태의 전구와 가느다란 라인 형태의 지지대가 대비를 이루는 조명은 밝고 리듬감 있는 공간임을 드러내는가 하면, 복도 코너에 배치한 브래킷 역시 둥근 구 조명을 사용함으로써 부드럽고 편안한 스타일을 이끈다. 그리고 더욱 따뜻하고 코지한 감각을 담은 침실은 추상적인 페인팅이 돋보이는 벽면과 이와 컬러 매치를 이루는 침구를 적용해 통일감을 이뤘다. 역시 각 침실에 어울리는 스탠드 조명, 브래킷을 베드 옆에 배치함으로써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구분했다.



The Feast to the Eye
Gin & Tonic

Design / GASPARBONTA & Partners
Lead Designer / Orsolya Lörincz, Gaspar Bonta
Art Direction / Ákos Starcz
Location / Budapest, Hungary
Area / 89㎡
Photograph / Balint Jaksa

여전히 주거를 이루는 컬러가 그레이와 크림 화이트, 네이비, 블랙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다채로운 컬러가 주는 즐거운 자극과 환기에 대한 갈증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 호텔처럼 트렌디한 공간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비비드 컬러의 사용이다. Gin & Tonic은 최근 기존 밋밋한 벽면에 포인트 월을 시도하는 것 이상 컬러를 다채롭게 적용해 유쾌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이름처럼 알싸한 술이 생각나는 바 같은 집. 스위트룸에 있는 미니 바 분위기를 집으로 들여온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즐기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디자인됐다. 집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다이닝룸과 주방은 짙은 블랙 컬러의 가구로 반전 있는 첫인상을 전한다. 파티를 즐기는 메인 공간이 되는 이곳은 주방의 맞은편 마련된 흡연실의 네온사인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묘한 퍼플 컬러의 빛으로 더욱 멋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침실로 가기 전 거쳐가는 거실은 쨍한 바닷빛의 몰딩 벽면 앞 블루 톤의 소파와 카펫을 매치하고, 포인트로 옐로 컬러의 쿠션을 두어 감각적인 리빙 룸을 연출했다. 게다가 소파는 큰 창을 정면에 바라보고 있어 주방과는 달리 낮 동안 햇살을 머금는 화사한 오픈 공간으로 사용한다. 몰딩 벽면을 따라 안쪽으로 이어지는 침실은 컬러의 생동감을 진정시키는 듯한 짙은 블랙과 화이트 컬러를 적절히 섞어가며,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컬러풀한 팝아트를 걸고, 생동감 있는 침구로 리듬감 있는 모습을 꾀하면서 블랙 컬러 프레임의 유리 폴딩 도어나 욕실 내 타일을 블랙 컬러로 맞추는 과감함을 시도했다. 또 욕실 조명은 한 공간에 노란색과 빨간색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해 블랙 타일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한다.



Romantic Holidays
구리갈매푸르지오

디자인 / 림디자인·이혜림, 배지은
시공 / 림디자인
위치 / 경기도 구리시 갈매중앙로 16 구리갈매푸르지오
면적 / 148㎡
사진 / 이종하

바쁜 바깥 생활에서 들어오면 나를 최고로 편안하게 대접해줄 공간. 럭셔리하면서 아늑하고 섬세하게 짜인 자신만의 영역이 사람들이 원하는 호텔 같은 집의 특징이 아닐까. 로맨틱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로 낭만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구리갈매푸르지오는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아이템과 여성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고급 주거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띠지만 곳곳에 모던한 스타일을 적절하게 믹스 앤 매치해 부담스럽지 않고 고전적인 취향만을 멋스럽게 표현했다. 화사한 컬러를 바탕으로 정교한 장식의 우아한 소품을 추가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매스감이 큰 블랙 컬러의 가구를 들여 웅장한 멋을 담아냈다. 로코코 시대에서 사용한 듯한 암체어와 콘솔을 배치한 거실은 화사한 그레이 컬러의 벽면에 과하지 않은 몰딩을 적용해 전체 스타일 균형을 맞췄으며, 이중 커튼을 통해 빛을 적당히 가려 더욱 은은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안방은 클라이언트의 의견대로 군더더기 없는 가족형 룸을 의도했는데, 침대만은 호텔을 연상케 하는 유럽풍으로 선택해 클래식한 고급스러움을 유지했다. 블랙 컬러의 기둥 장식이 있는 침대 프레임, 머리맡에 둔 레이스 장식이 돋보이는 테이블 조명 등 클래식하면서 여성적인 면모를 조화롭게 매치해 고급스럽고 아늑하다. 특히 호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깨끗한 화이트 침구 덕분에 더욱 집 같지 않은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양문 손잡이를 열면 등장하는 아이방은 두 방을 통합해 보다 넓고 유동적인 기능을 갖도록 했는데, 아치형 가벽과 핑크 컬러의 커튼, 캐릭터 조명으로 사랑스러운 느낌을 배가했다. 또 공간의 우아한 포인트를 자처하는 블랙 컬러의 앤티크 소파를 두어 고풍스러운 멋을 간직했다.



Creative Living
Soft loft

Design / l i n e a r c h i t e c t s
Location / Chisinau, Moldova
Area / 171㎡(Apartment), 87.3㎡(Terraces&Balconies)
Photograph / Oleg Bazhura

큰 거실과 주방 그리고 침실과 욕실은 일반적인 주거의 구성 방식이다. 물론 오랫동안 이러한 구조 역 시 효율과 기능에 따라 굳혀진 것이겠지만, 최근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는 흐름은 전형적인 주거의 틀을 벗어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Soft loft 역시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구조, 아이디어로 거주자를 만족시킨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아파트의 맨 꼭대기 층이지만, 아파트라는 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했다. 창조적인 일을 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도시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 하우스처럼 느껴지도록 계획한 것이다. 주방, 스튜디오, 드레스룸, 침실은 모두 테라스로 이어져 오픈된 도시의 풍경과 자연스레 어우지고, 테라스에 우드 데크와 식물, 테이블을 적절히 배치해 야외 공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현관에 서면 거실과 주방으로 그리고 침실로 가는 각 방향이 좌우로 나뉘는데, 활동과 쉼의 경계를 완전히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거실과 주방은 하나로 통합된 공용 공간으로 TV 대신 대형 스크린과 영사기를 두어 작은 영화관처럼 꾸몄으며, 독특한 형태의 다이닝 테이블로 마치 스튜디오 같은 스타일을 연출했다. 다이닝 테이블에서 야외 테라스와 곧바로 이어지는 동선을 마련하고 데크에 카펫을 깔아 테라스를 마치 제2의 거실처럼 사용하도록 했다. 반대편 침실로 가면 더욱 새로운 모습이 펼쳐진다. 침실과 욕실의 경계를 없애고 침대 옆 욕조를 배치함으로써 지극히 개인 공간으로 자리하도록 했다. 또 석재와 부드러운 우드를 활용해 깔끔한 마감을 하면서 자연 그대로의 나무 기둥을 공간 중앙에 세우는 등 질감의 대비를 의도적으로 강조했다. 미니멀한 스타일의 침대는 단조로운 평상형의 낮은 헤드레스트로 단출한 듯하지만 톤을 맞춘 에스닉한 카펫과 스탠드 조명 등으로 자연스럽고 모던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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