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행복을 쓰다 (2018.12)

다시, 행복을 쓰다

취재 조민희, 최윤정, 신은지

국경에 상관없이 현대인들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꾼다.
개인의 고유성이나 독립성을 중시하고 개인적 성취나 목표를 우선시하며,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한 집단의 화합, 공존은 우선순위에서 물러났다. 휘게(Hygge)에 이어 라곰(Lagom), 오캄(Au calme) 등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는 대신 찰나의 작은 순간에 집중하며 소박하게 공간을 채워 나가는 삶의 방식에 집중한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면서 ‘저녁이 있는 삶’ 을 추구하며, 각자의 방법을 통해 오늘의 행복을 찾아간다. 동시에 잦은 자연 재해로 안전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개념 있는 소비의 약진이 이어졌다. 기존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업사이클링 공간이 주목받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품의 대체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또 로컬 시장을 살리려는 움직임도 보이는데, 지역 장인이 만든 수공예 디자인 같은 희소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선호해 라탄, 위빙 등 크레프트한 질감의 가구나 오브제가 공간에 채워졌다. 이렇듯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해지다 보니 하나의 메가 트렌드보다 가지각색의 니즈를 채우는 여러 디자인이 등장한다. 이를 반영해 본 기사에서는 올해 주목받은 공간디자인 스타일 총 10개를 선정해 한 해의 인테리어를 돌아보고자 한다.



 SPACE_Keyword 1 

The Pleasure of Memory MAXIMAL RETRO

2018년은 레트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은 과거의 감성을 그리워하며 추억에 젖는다. 레트로 디자인은 패션, 제품, 공간, 놀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드러나 하나의 문화로 자리했으며, 스마트한 미니멀리즘 디자인과 반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매력으로 젊은 층의 호기심과 재미를 채웠다. 세상은 첨단 기술로 한층 풍요로워졌지만 경쟁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은 추억인 셈이다. 힙스터의 성지라 불리는 익선동, 을지로를 채운 다양한 상공간은 대부분 기존 건물의 마감을 살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노출한 채 인기몰이 중이다. 이러한 서울식 레트로뿐 아니라 미드센추리 스타일이나 아메리칸 레트로처럼 때로는 과거의 특정한 시대에서 영감을 얻어 다채롭게 표현한다. 아날로그가 가지고 있는 투박함, 촌스러운 컬러,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과한 장식들. 과거에서 온 디자인이 최근 가장 현대적이라는 역설 때문인지 레트로 디자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1 “과거의 빛깔을 담다”
오래된 중국 아르데코 풍 극장 콘셉트의 맥주 펍.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유니크한 감성을 담아 공간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실내는 비비드한 컬러와 기하학 패턴, 클래식한 데커레이션을 가득 채워 옛 스타일의 멋을 표현했다. 벽돌 마감과 역동적인 타일 그리고 짙은 나뭇결 소재까지 다양한 소재의 대비를 과감하게 시도했으며, 오래된 공간이 지닌 러프한 질감을 현대적으로 매만진 점이 돋보인다.

2 “스타일의 열쇠, 레트로 컬러”
레스토랑 겸 바 Piraña는 비교적 작은 공간에 풍부한 디자인 요소를 풀어내 머무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라틴풍의 유쾌하고 에너제틱한 이미지가 전체를 아우르며, 간결한 곡선과 직선으로 이루어진 매스감과 레트로 컬러 덕분에 율동감이 느껴진다. 둥근 파이프 장식, 아치형의 박스 형태 매스를 제작해 마치 80년대 아메리칸 클럽 분위기를 자아낸다.

3 “풍요로운 낭만을 즐기다”
SONAI 디자인 역시 요즘 주목받는 한국적인 레트로 감성을 표현해 트렌디한 감각을 자랑한다. 가정집으로 쓰이던 낡은 주택의 구조를 재구성한 것으로 기존 천장의 목구조물과 일부 벽면의 빈티지 벽지들을 보존처리 하는 등 세월의 흔적을 최대한 유지함으로써 SONAI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수십 년 된 골동품 한약 장과 자개장을 카운터 바와 대형 테이블 등으로 활용하고 시간을 되돌리는 듯한 손때 묻은 병풍, 도자기, 부채 등의 소품을 한껏 장식해 그 시대의 풍요로웠던 한 순간을 바라보는 듯하다.



 SPACE_Keyword 2 

Experience the Genuine REAL & RAW

공간디자인이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머무는 이의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는 추세다. 시각적, 촉각적으로 보다 사실적인 표현을 지닌 마감재, 가구, 소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더 이상 흉내가 아닌 눈을 의심케 하는 정교하고 사실적인 비주얼을 담은 공간이 각광받는다. 실재하는 듯한 애니멀이나 곤충 프린트는 물론 자연석, 메탈, 콘크리트 등의 거칠고 강한 질감을 숨기지 않고 공간에 등장시킨다. 해당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석재를 활용해 공간에 더욱 풍성한 의미를 전달하는가 하면 화려한 플라워, 싱그러운 식물을 카펫이나 벽지에 적용해 마치 꽃밭에 온 기분을 들게 한다. 네덜란드 가구 브랜드 moooi는 9m나 되는 곤충 아트 워크를 침실에 배치해 공간의 미학에 새로운 정의를 세웠다. 기상천외한 사이즈에 섬세하게 표현한 곤충의 컬러와 세밀한 모(毛)는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돼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마치 다른 세상에 떨어진 듯 때로는 아찔하게, 때로는 흥미롭게, 사실적인 공간이 주는 경험은 인테리어가 가진 가장 큰 특장점이 아닐까.

1 “거친 질감이 주는 안락함”
나지막한 오름과 저 멀리 푸른 바다를 벗 삼은 이 펜션은 건물 사이 제주석 돌담을 쌓아 올려 프라이빗한 환경을 조성했다. 미로 같은 돌담길을 빙빙 돌아 내부로 들어가는 구조 때문에 ‘달팽이집’ 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거친 제주석을 최소한으로만 다듬어 자연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며, 지역이 가진 친자연적인 분위기를 배가한다.

2 “공간과 이룬 새로운 교감”
‘다른 세상 같은 생명’ 을 모토로 내세운 주렁주렁 동물원에 방문한 사람은 단지 관람객이 아닌 자연의 보금자리에 초대 받은 탐험가가 된다. 오두막 내부는 목재의 거친 느낌을 살려 실제를 방불케 하며, 천창 너머 나뭇잎이 드리워진 모습을 모사해 생동감을 살렸다. 실감나는 체험을 위해 문 밖은 촉촉하게 비에 젖은 울창한 숲의 풍경을 표현했다. 특정 동·식물에게 적합한 온도와 습도 등을 유지하는 비바리움(Vivarium) 장치를 적용해 시각뿐 아니라 촉각, 청각을 고루 자극한다.

3 “촉각을 유도하는 리얼리즘”
과감한 입자 패턴이 담긴 그레이 컬러 테라조 타일로 전체를 마감해 색다른 인상을 준 욕실. 타일이 가진 물성의 다채로움을 활용한 사례로 실재하는 석재와 거의 흡사한 사실감을 전달한다. 과감한 사이즈의 석재 입자를 적용함으로써 공간의 강약을 조절하고 사용자의 감각을 깨운다.



 SPACE_Keyword 3 

A Little Happiness THE SMALL LIFE

1인 가구는 이미 새로운 가족형태로 자리한다. 국내 1인 가구는 2017년 KOSIS 기준 28.6%(5백 61만여 가구)로 가장 흔한 살림살이 형태가 됐다. 이들은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로 국내 소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다. IT기기에 능숙하고 자기만족과 흥미, 경험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자기만의 개성과 취향을 과시하며, 가치 있는 소비를 좇는다. 특히 무의미한 것들로 눈을 돌려 그 안에서 꾸밈없는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무민(無mean)세대, #대충살자, 싫존주의 등 경쟁에 지쳤던 삶을 위로하는 키워드가 주목받는다. 기성 세대가 중시했던 부와 성공이라는 개념을 내려놓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의미를 찾아 가는 것이다. 그것이 소박할지라도 확실한 행복이라면 기꺼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현 세대는 도시 유목민적인 성격을 드러내며,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 이는 혼자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여러 명과 함께 생활하는 주거 형태 셰어 하우스를 등장시켰다. 작고 아기자기한 공간에 함께 머물며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이들의 스몰 라이프는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하나의 대안이다. 주거뿐 아니라 오피스 역시 대표적인 공유 사례로 떠오르며, 공간 구획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은 가구가 또다른 진화를 겪는 중이다.

1 “공유에서 얻는 따뜻함”
Co-Living은 경제적인 문제 해결부터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의 만남이라는 콘셉트를 제시하며 1인 주거의 솔루션으로 성장한다. COMMOM TOWN의 개인 공간은 최대한 면적을 적게 차지 하는 아담한 1인 가구의 사용이 돋보인다. 하나의 룸에 2~3명이 생활할 수 있도록 철저히 분리된 침대와 책상, 옷장 등 최대한 개인의 공간을 존중하는 콤팩트한 배치가 두드러진다.

2 “공간 활용을 높이는 아이디어”
거주자의 독특한 개성을 극대화한 협소주택 GREYCOUCH는 삶의 터전에 대한 영감을 자극하는 프로젝트다. 좁은 면적을 짜임새 있게 구획한 감각적인 내부가 특징이다. 협소주택임에도 불구하고 계단을 중앙에 둠으로써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리하고 깔끔한 동선을 완성했다. 특히 시각적 단절감을 해소하기 위해 유리로 계단을 만든 점에서 실험 정신이 돋보인다.



 SPACE_Keyword 4 

The Classy Coziness MODERN COMFORT

황사, 미세먼지 그리고 혹독한 여름을 견뎌온 사람들은 어딘가로 떠나기 보다 집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고 편안하다 느낀다. 지난 혹서 때 멀리 휴가를 가지 않고 집이나 도시속 호텔에 머물며, 외부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은 채 실내에서 아늑하고 코쿠닝한 생활을 즐기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호캉스(Hocance) 등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이 머무는 공간 디자인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수년 째 주거 공간의 메인 흐름을 이어가는 미니멀 스타일을 필두로 북유럽의 따뜻하고 실용적인 요소 그리고 아르데코 스타일의 귀환으로 더욱 몽글몽글해진 가구들의 양감은 공간에 아늑함을 더해준다. 다소 차갑고 이지적인 인상의 미니멀리즘에 포근한 감성이 더해져 바깥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니즈를 충족시킨다. 오래 봐도 지루하지 않은 모던 디자인의 안정감과 아늑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채우는 패브릭 소재, 웜 컬러 그리고 장식적인 오브제들로 세련된 조화를 완성한다.

1 “직선과 곡선의 조화”
여성 패션 브랜드 KUHO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는 디자이너의 감각이 담긴 유선형 라인이 천장과 가구, 카펫에 접목돼 세련된 통일감을 완성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유선형을 그리며 독특한 양감을 드러내는데,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마저 풍부한 이미지를 지닌다. 조약돌을 연상케 하는 동그란 미니 소파와 대비되는 벽면의 직선 장식은 현대적이면서 부드러운 인상을 전한다.

2 “정제된 미학이 주는 안정감”
덴마크 가구 브랜드 MENU Space는 쇼룸과 카페를 겸한 복합적인 공간이다. 단단하고 거친 콘크리트 마감을 바탕으로 블랙 스틸 가구와 조명을 접목하고, 존재감 있는 가구들을 선별해 조화롭게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블랙컬러의 철재는 공간을 더욱 모던하게 강조하며, 미니멀한 요소와 조화를 이뤄 매력적인 쇼룸을 완성했다. 날렵하고 가벼운 어의 다리, 조명의 스탠드 실린더와 대조를 이루는 봉긋한 쿠션 등 브랜드 제품의 특징을 부각할 수 있도록 공간을 짜임새 있게 디자인했다.

3 “탁월한 패브릭의 미감”
유리 도어를 통해 풍부한 채광을 확보한 부부 침실이다. 전체적으로 화사한 화이트 컬러를 바탕으로 여린 핑크를 주요 텍스타일 컬러로 선택해 부드럽고 여성스러움이 묻어난다. 균일한 정사각형의 화이트 프레임의 유리 도어를 통해 공간을 구획했으며, 바깥 커튼과 안쪽 침구의 컬러 톤을 맞춤으로써 통일성을 의도했다.



 SPACE_Keyword 5 

Enjoy a Ecstatic Mood LUXURY as HIGH ART

최근 럭셔리 스타일은 사치스럽게 치장한 것이 아니라 아티스틱한 멋을 풍기는 스타일로서 변천사를 보인다. 섬세하고 예술적인 감성을 녹여 호화로운 디자인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며, 현대인 내면에 깃든 럭셔리 라이프에 대한 상상을 깊이 자극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강렬한 맥시멀 스타일로 시각적 풍부함을 극대화함으로써 더욱 과감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큼지막한 샹들리에부터 화려한 골드 소재 등 중세 디자인 요소 특유의 풍만한 느낌을 유지하되 모던한 형태로 변주해 이전보다 성숙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석적인 르네상스식 아이템이 아니라 세련미를 갖춘 아트워크와 고급스러운 원석 등을 활용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펼친다. 글래머러스한 데커레이션 요소가 감각적인 합을 이뤄 미학적 가치를 선사하며, 독자적인 감성을 발휘한다. 당당한 아름다움을 그리며 평범한 일상 풍경 속 귀족적 경험을 선사하는 뉴 럭셔리. 당찬 본색을 드러낸 아티스틱한 력셔리는 농밀한 디자인 세계를 드러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 “명품의 프리미엄 가치 구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DOLCE & GABBANA가 오픈한 플래그쉽 스토어는 이탈리아 전통 공예 방식을 통해 화려하고 감각적인 무드로 꾸며졌다. 오래된 저택 구조를 활용해 고풍스러운 몰딩을 그대로 살렸으며, 대리석 패턴과 골드 컬러를 맥시멀하게 연출함으로써 궁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냈다. 연회장에 있을 법한 아름다운 샹들리에를 포인트로 더해 완성도 높은 럭셔리 디자인을 구현했다.

2 “감미로운 샹송을 닮은 공간”
프렌치 레스토랑 LA VIE EN ROSE는 화려한 그린과 골드 컬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섬세하고 엘레강스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특히 메인 홀은 짙은 청록색을 입힌 클래식한 웨인스코팅 벽이 어우러져 한결 운치 있다. 우아한 라인을 지닌 브래킷과 페미닌한 감성을 자아내는 샹들리에를 곳곳에 배치해 콘셉트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3 “풍요로운 시대 감성”
예술적인 감성으로 가득한 게스트하우스 Little Albion Guesthouse는 아르데코 양식을 더욱 럭셔리하게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객실을 각기 다른 콘셉트로 디자인했는데, 그중 펜트하우스는 고급스러운 오브제로 화려하게 치장해 특별함을 만끽하게 한다. 아찔한 라인을 지닌 아트 퍼니처를 곳곳에 두거나 화려한 패턴의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더하는 등 매혹적으로 연출했다.



 SPACE_Keyword 6 

Vitality for Daily Life ULTRA PLAYFUL

인간은 유희의 동물이라 했던가.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지친 몸과 마음을 일깨워 줄 재미있고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다. 이러한 근본적인 니즈를 바탕으로 ‘즐거움’ 을 위한 공간은 다채로운 주제와 형태로 변화하며 꾸준히 인기몰이하는 추세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카페, 레스토랑, 혹은 업무를 위한 오피스마저 발랄하고 재미있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 특히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브랜딩과 체험형 콘텐츠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감정과 사고를 풍요롭게 만드는 유희 콘셉트의 공간이 힘을 발휘한다. 유희라는 주제 아래 삶의 여러 모습을 재치 있게 녹여냄으로써 개성 강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강렬한 색채와 이미지를 띤 공간은 놀이동산에 온 듯 다이내믹한 경험을 선사하며 바라보기만 해도 에너지가 느껴진다. 시야를 가득 메울 정도로 다채로운 컬러를 표현하거나 위트 넘치는 그래픽 이미지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등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며 사람들을 매혹한다. 또 사이니지, 캐릭터, 컬러 패턴 등의 코믹한 데커레이션 요소가 맥시멀한 사이즈로 더해져 콘셉트를 극대화하는 데 일조한다. 공간이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일상에 활력이 차오를 것이다.

1 “환상적인 컬러의 향연”
W Hotel Panama는 전통 공예인 Mola 패브릭 패턴과 현지 아티스트의 작품을 통해 지역 문화를 이색적으로 표현한 호텔이다. 모노톤으로 마감한 내부에 무지갯빛 컬러로 포인트를 더했는데, 카페 부스 위에 컬러풀한 그라피티 작품을 입혀 에너제틱한 인상을 전한다. 홀에는 각종 도형 패턴으로 컬러 그라데이션을 표현한 러그를 두어 임팩트 있게 데커레이션 했다.

2 “유쾌한 스토리텔링을 전하다”
톡톡 튀는 감성의 의류 브랜드 rolarola의 쇼룸은 발랄한 컬러와 가벼운 소재를 적극 활용해 자유분방한 소녀의 이미지를 그린다. 밝은 핑크 컬러와 부드러운 페일 톤이 어우러져 마치 놀이 공원에 온 듯 동심을 자극하며, 곳곳에 키치한 소품을 배치해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반 백열등 대신 파스텔 컬러 네온사인을 활용해 영롱한 느낌을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3 “창의성을 자극하는 콘셉트”
bumble HQ의 사옥 The Hive는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를 통해 직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오피스다. 벌을 뜻하는 업체명에서 착안해 벌집을 콘셉트로 삼은 점이 독특한데, 선명한 옐로 컬러와 헥사곤 패턴을 공용 공간에 적용해 재미있는 율동감을 형성한다. 또 벽면에 재미있는 그래픽 아트워크를 배치해 사원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도록 유도했다.



 SPACE_Keyword 7 

The Magical Realism  ELECTRIC FANTASY

글로벌 컬러 리서치 기관 PANTONE이 발표한 트렌드 컬러 울트라 바이올렛은 패션뿐 아니라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큰 이슈였다. 신비롭고 사색적인 멋을 지닌 깊이 있는 컬러는 사람들의 감성을 간질이기 충분했던 것이다. 컬러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몽환적인 무드를 풍기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인기를 끌며, 판타지 세계를 연상시키는 공간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곳이 복잡한 세상 속 은밀한 도피처로 자리하기 때문일까. 오묘하고 신비로운 데커레이션은 다양한 상업 공간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다채로운 컬러 조명과 미래적인 느낌의 소재로 판타지 감성을 표현하는데, 투명하고 광택 있는 비닐, 유리 소재와 무지개처럼 영롱한 컬러 팔레트를 통해 매혹적인 분위기를 심화한다. 돔 구조를 활용하거나 상상 속 동식물을 묘사하는 등 독특한 형태와 이미지를 활용해 테마를 드러낸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카페, 레스토랑 등 어디서든 흔히 마주하는 공간이더라도 판타지 콘셉트가 적용된 곳이라면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신선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무채색 일상을 기묘하고 짜릿하게 바꾸는 이세계(異世界)의 풍경은 헤어나올 수 없이 매력적이다.

1 “신비로운 메탈의 영역”
PATIO 7 카페는 다른 차원의 공간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컬러와 메탈릭한 가구로 신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벽을 마감하고 은은한 간접등을 설치함으로써 빛이 흐르는 효과를 냈다. 그 앞에 광택 있는 매끄러운 소재의 둥근 의자를 배치함으로써 우주선 내부를 연상시키는 기묘한 풍경을 자아낸다.

2 “빛의 결을 그려내다”
ORBIT 카페는 빛의 산란을 투명하고 맑은 유리 소재를 통해 표현한 재미있는 프로젝트다. 간결하게 마감한 벽체 사이에 핑크, 그린 컬러 등이 혼합된 홀로그램을 적용함으로써 환상적인 데커레이션 요소를 완성했다. 볼드한 라인 조명이 천장을 가로지르도록 배치해 입체적인 공간감을 살렸으며, 홀로그램 위에 빛을 비춰 풍성한 시각적 경험을 이끈다.

3 “영롱하게 반짝이는 환상 세계”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서점 Zhongshu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내부를 자유롭고 추상적인 형태로 구성해 테마파크를 연상케 한다. 특히 ‘The Cave of Fireflies’ 라는 공간을 통해 반딧불이 빛을 시각화한 방식이 매우 독특하다. 신비로운 푸른 빛 어둠 속에 광섬유 수백 개를 커튼처럼 내림으로써 은하수가 일렁이듯 몽환적인 풍경을 완성했다.



 SPACE_Keyword 8 

We Are Living Together  LIVING FOR ALL

세대와 성별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었던 한 해,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디자인의 책임은 더 깊어졌다. 나아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환경적위협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모두의 문제로 다가왔다. 타인을 위한 배려를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공간은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며, 친환경적인 소재와 공법으로 지구의 미래를 함께 지키고자 한다. 특히 노인, 아이 등 약자를 위한 공간은 의무적인 규칙에 따라 기능에 충실했던 과거와 달리 매력적인 디자인이 주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면서 섬세한 감각이 더해졌다. 삶을 공유하는 또 다른 구성원인 반려동물, 식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포용적으로 변화했다. 그저 ‘나를 즐겁게 해주는 대상’ 이라는 생각이 아닌 애정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또 다른 주체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들을 위한 공간은 생활속으로 한층 더 깊숙이 스며들었으며,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1 “눈과 마음을 다독이는 보태니컬 프린트”
컨시어지 서비스와 피트니스 센터, 키즈 카페 등 각종 편의 시설을 갖춘 시니어 레지던스.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해 완성한 이 곳은 기존 실버타운의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고자 자연을 닮은 컬러와 패턴, 포근한 패브릭 소재를 두어 정서적 위로를 전한다.

2 “창의력 샘솟는 유연한 공간 활용”
학습 공간을 놀이터처럼 꾸며 창의력을 자극하는 독일계 외국인 학교로 교실과 외부 공간을 회전 도어로 구획해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인다. 차분한 그린 톤 패브릭을 입힌 교실 외벽에 둥근 쿠션을 나란히 매달아 율동감을 배가했는데, 쿠션은 바닥에 앉을 때 사용하거나 가방처럼 수납 기능을 하도록 해 실용성까지 고려했다.

3 “반려견의 시선으로 본 컬러 선택”
별도의 층을 마련해 반려견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한 주거 공간. 파스텔 톤의 블루와 레드 컬러는 동물이 인지할 수 있는 컬러 스펙트럼을 적용한 것으로 감성적인 색감 덕분에 세련미까지 느껴진다. 사람과 반려견의 눈높이를 맞춘 긴 테이블은 데일리케어를 위한 검진대로 사용함으로써 깊이 있는 교감을 이끈다.



 SPACE_Keyword 9 

Somewhere Fresh  EXOTIC PARADISE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심리는 신선한 비주얼을 탐닉하는 젊은층의 니즈와 만나 한층 더 적극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도시의 삭막함과 인파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은 유명 관광지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고, 이국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풍경에 열광했다. 건강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 것도 원인이다. 폭염, 미세먼지와 같은 이상 기후로 인해 야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오히려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다. 한강피크닉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잡았고, 테라스와 루프탑을 갖춘 식음 공간이 꾸준히 인기를 끈다. 반대로 실내를 야외처럼 꾸며 언제나 생생한 활력을 곁에 두려는 움직임 역시 두드러진다. 특히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과감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이 올 한 해 SNS 피드를 가득 채웠다. 디자인 모티브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 실제 자연물을 활용함으로써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주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짜임새를 지닌 라탄, 케인 가구는 물론 식물, 흙 등 자연 유래 소재가 주는 생명력은 현대인에게 또 다른 파라다이스를 선사한다.

1 “생명력으로 채우다”
실내·외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 짓지 않은 트로피컬 무드의 레스토랑은 화이트 컬러로 채워 군더더기 없이 정돈하고, 우드의 견고한 물성이 돋보이는 가구를 두어 야외 정원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별 다른 장식없이 식물이 주는 생명력을 강조한 이 공간은 담백하면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동시에 전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2 “또렷한 색감이 주는 생기”
정감 가는 적벽돌로 지어진 이 게스트 하우스는 고택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모든 손님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용 공간은 벽돌로 완성한 아치를 곁에 두어 아늑한 시각적 안정감을 더했다. 또 벽돌과 짙은 우드 소재 선반의 붉은 색감과 식물의 초록빛은 감각적인 대비를 형성한다.

3 “자연 소재의 산뜻한 어울림”
여행 온 듯 이국적 풍경을 풍경을 선사하는 베트남 레스토랑. 시멘트와 우드 소재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돋보이며, 바닥의 천연석 타일은 빛바랜 스톤 컬러로 실제 베트남 거리를 연상시킨다. 식물 데커레이션과 민트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하고, 손으로 짠 듯 내추럴한 형태가 돋보이는 라탄 의자를 배치함으로써 산뜻하게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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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than a One ALIVE PLATFORM

이제 세상은 플랫폼으로 통한다. 쉴 새 없이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 기차 승강장처럼 여러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로 모이거나, 하나의 목적을 가진 다양한 이가 모여 새로운가치를 만들어낸다. 흔히 지금을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혼자 살아남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정보를 독점해 수익을 얻던과거의 시장과 달리 최근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각광 받는다. 플랫폼은 단지 여러 주체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성립되지 않으며, 그보다 구성원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대표적 사례인 amazon, airbnb, Uber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지역 사회나 취미,취향을 중심으로 소규모 공동체를 이루는 살롱까지 규모에 상관 없이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올해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이러한 경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중요한 사회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증명했다.

1 “다양한 문화가 화음을 이루는 곳”
약 6백 평 규모의 대지에 책과 음악, 음식 등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담은 복합 라이프 스타일 공간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도시의 삶에 꼭 필요한 가치를 담기 위해 완성한 이곳은 각각의 콘셉트가 분명한 상공간이 마치 하나의 마을처럼 조화를 이룬다. 한적한 골목길을 간직한 주변 지역의 정체성을 그대로 받아들여 친근한 소재인 회벽돌을 사용했으며,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걸을 때마다 새로운 광경을 만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 “영감이 샘솟는 도심 속 원더랜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문화 플랫폼 URBAN ALICE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의 이미지를 차용해 신비로우면서 자유분방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탁 트인 라운지에 좌석을 널찍이 배치함으로써 이용자가 원하는 좌석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과감한 실루엣과 톡톡 튀는 컬러를 지닌 가구를 통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3 “세분화된 코워킹 스페이스의 등장”
철재 가구 브랜드 rareraw에서 선보인 코워킹 스페이스로 금속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메이킹 스페이스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제작 활동이 이뤄지는 작업실은 블랙 컬러를 주조로 심플하게 연출함으로써 전문적인 인상을 강조했고, 천장을 가로지르는 라인 조명으로 충분한 조도를 확보했다. 넉넉한 작업대와 가까운 거리에 진열한 각종 도구와 설비는 편리하게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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